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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생각] 갑진년(甲辰年) 새해...주위를 돌아보는 값진 한해 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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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생각] 갑진년(甲辰年) 새해...주위를 돌아보는 값진 한해 되길
  • 박정민 기자
  • 승인 2024.01.02 11: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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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출 이미지/ pexels

[핸드메이커 박정민 기자] 청룡의 해 2024년 갑진년(甲辰年) 새해가 밝았다. 많은 사람들이 해돋이를 보러 가기도 하고 새해 소원을 빌기도 하고, 토정비결을 보러 가기도 하며 새로운 해를 맞이했을 듯 하다.   

주변을 둘러보면 아직도 서울 도심의 마천루 사이 쪽방촌이 혼재하며 하루하루 버티며 살아가는 이웃도 많다. 지난해 연말 수도권 기준 영하 15도를 밑도는 강력 한파가 한반도를 덮쳤을 때도 쪽방촌 주민, 노숙인, 독거 노인들은 추위와 싸우며 한 해의 마지막을 또 그렇게 버텼다. 

폐지 줍는 노인들...한 달 수중엔 16만원

우리는 거리에서 부지런히, 때로는 위태롭게 폐지를 줍는 노인을 종종 목격하게 된다. 안타깝게도 한달동안 부지런히 일해도 수중에 쥐어지는 돈은 고작 16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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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달 28일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폐지 줍는 노인 실태조사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폐지를 줍는 65세 이상 노인이 4만 2천명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평균적으로 일주일에 6일을 일하고 하루에 5.4시간 폐지를 주웠으며, 이러한 노동으로 월 15만 9천원 가량을 버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대부분 생계비 마련 등 경제적인 이유로 폐지를 줍고 있다.
 

폐지줍는 노인 관련 이미지/ 핸드메이커 DB
폐지줍는 노인 로봇/ 핸드메이커 DB

고가·저가 주택 밀집지 나뉘어...주거지 분리 확대

최근 국토연구원은 서울 및 5개 주요 도시의 고가주택 밀집지와 저가주택 밀집지가 뚜렷하게 나뉘는 '주거지 분리' 현상이 심각하다고 진단했다. 고가주택은 고가주택끼리, 저가주택은 저가주택끼리 나뉘어지는 분리현상이 심하다는 것이다. 서울은 공간 지니계수 0.38로 '불평등이 존재' 하는 수준이었다. 

비록 현대사회가 돈에 의해 굴러가는 '자본주의' 사회라 할지라도 어디에 사느냐에 따라 보이지 않는 등급이 매겨지기도 하고 주택 가격에 따라 주거지가 분리되어 버린다는 건 씁쓸한 현상인 것 같다. 

'OO거지'라는 말이 널리 쓰이는 사회

요즘 일부 초등학생들 사이에서 '빌거지'(빌라 사는 거지)라는 말이 쓰이고 있다고 한다. '아파트 가격이 빌라보다 비싸 빌라에 사는 것'을 비하하는 말이다. 저렴한 브랜드의 아파트, 임대아파트에 사는 사람들을 비하하는 엘사(임대아파트 비하), 휴거지(휴먼시아 비하)라는 말도 아이들 사이에서 쓰이고 있다. 

사회 현상을 연구하는 사회학자도, 법을 만들고 나라를 다스려 나가는 정치가도 이러한 자라나는 세대들의 인식마저 바꾸어 내기는 쉽지 않을 테다. 일부에서 그런 현상이 있다고는 하지만 착하고 바르게 자라나는 아동·청소년도 많다고 생각하며 위안을 삼으련다. 
 

KBS 시사기획 창 쪽방촌 계급사회 방송 갈무리
KBS '시사기획 창' 쪽방촌 계급사회 방송 갈무리

같은 행정구역에 업무지구 쪽방촌 혼재하기도

'쪽방'은 방을 여러 개의 작은 크기로 나눠 한 두 사람이 들어갈 정도의 크기로 만들어 놓은 작은 방으로 보통 보증금은 없이 월세로 운영된다. 보통 서울의 창신동, 돈의동, 남대문5가, 동자동, 영등포 쪽방촌을 묶어서 '서울 5대 쪽방촌'이라고 부르고 있다.

용산구나 영등포구 쪽방촌 등 또 하나의 행정구역 안에 부촌과 쪽방촌이 공존하는 경우도 있다. 절반 가까이는 기초수급자이며 독거노인이나 장애인도 45% 정도 차지한다. 월세는 보증금 없이 10만 원대에서 20만 원대 정도로 운영되는 것이 보통이다.

하나의 행정구역 안에 기업 총수 같은 부자들이 사는 동네와 쪽방촌이 혼재하기도 하는 걸 보면 50년 전 다 같이 못살았던 시절을 지나 급속도로 경제 발전이 이루어진 우리나라 만의 생활상 같기도 하다. 한국전쟁 직후 전쟁 고아도 많았고 거의 모든 집이 고만고만 했던 모두가 가난했던 시절에는 못 먹어서 그렇지 이웃보다 가난해서 서럽고 불행함을 느껴야 하는 것은 적어도 없었을 것 같은데 상대적 박탈감이 심한 사회가 되어 버렸다. 
 

연탄 이미지/ KBS다큐 채널 갈무리
연탄 이미지/ KBS다큐 채널 갈무리

아직 연탄보일러 때는 곳 남아 있어

1960~80년대만 하더라도 겨울철 대표 난방 기구는 연탄보일러였다. 그 시절에 연탄에 불을 지펴 하나씩 갈아 넣던 기억은 기성세대들에게는 요즘 MZ세대나 그 아래 세대는 경험해 보지 못한 추억으로 남았을 듯도 하다. 

현재 우리나라 웬만한 도시에는 도시가스 관이 깔려 있어서 비교적 저렴한 금액에 따뜻한 겨울을 날 수 있다. 그럼에도 아직까지 연탄을 때서 살아가는 곳이 있다. 서울만 해도 노원구 백사마을, 서초구 전원마을, 영등포 쪽방촌 등이 있으며, 지방에도 연탄을 때면서 미약한 온기에 의지해 살아가는 이웃들이 있다.

1970년대에 500개가 넘던 연탄 공장은 현재 전국에 47개가 남았다. 

"중간만 하자"

최근에 지인과 대화 중 "요즘 사람들이 같은 세상 속에 살고 있지만 또 한편으로는 다른 세상을 살아가고 있는 것 같다"는 말을 했다. 무슨 말이냐면 억대 연봉, 고가의 명품백, 건물주 그리고 임대료 수익 이런 것들을 향유하며 살아가는 사람이 있는가 반면에 개인적인 여러 이유로 생활고를 겪으며 사는 이도 있으니 말이다. 

요즘엔 중간만 해도 '다행'이라는 생각을 가진 사람들도 많은 것 같다. (어찌보면 꿈을 잃었다는 말도 될 것 같다) 많이는 못 사지만 명품백 1~2개는 사고 중형 이상 자동차를 타고 다니면서 그래 '중간'은 되겠지라며 안도하고 사는 사람들. 상류층에는 못 끼더라도 하류인생은 되지 말자 그런 마인드로 사는 사람들 말이다.
 

겨울이미지/ pexels
겨울이미지/ pexels

또 최근들어 주변에서 살기가 너무 각박하다고 호소하는 이들도 많고 정신적으로도 우울증을 앓는 등 힘들게 버티며 사람들이 눈에 띄게 늘었다는 생각이 든다. 외식비, 전기세, 수도세, 가스비 등 생활 물가는 오르는데 월급은 그대로. 본 기자도 예외없이 힘들고 어렵게 사는 사람들이 확연하게 많아진 걸 체감한다.

봉사활동 많이 하는 이들이 장수한다?

코로나19가 오기 전에 서울역에 노숙자들을 위해 밥차를 마련하는 '서울꽃동네'라는 곳에서 한동안 봉사활동을 한 적이 있다. 평일에는 기자 생활을 하고 주말마다 그 일을 했었는데 코로나가 오고 나서 그 활동 자체가 없어졌다. 그들은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

코로나19가 남을 돕는 행위마저도 주춤하게 만들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이 순간에도 곳곳에서 온정과 나눔의 손길을 베푸는 이들이 많을 것이다. 최근에 알게된 사실인데 봉사활동을 하면 받는 이들 뿐만아니라 베푸는 이들도 건강하고 오래산다는 과학적인 연구 결과가 있다고 한다. 

인간 수명을 연구하는 미국 미시간대 스테파니 브라운 박사는 5년 간 432쌍의 장수 부부를 추적 연구했다. 그 결과 조사 대상의 70~80%가 대가없이 베푸는 삶을 살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고 한다. 브라운 박사는 이를 통해 "남을 위해 나누고 베푸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오래 살 확률이 두 배나 높다"고 결론 내렸다.
 

마더 테레사/ YTN
마더 테레사/ YTN

테레사 효과(Teresa Effect)

테레사 효과라는 말을 한번쯤은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미국 하버드 의대에서 봉사활동과 건강과의 상관관계를 실험한 결과, 테레사 수녀와 같이 남을 돕고 봉사하는 모습을 보기만 해도 우리 몸속에 있는 항체가 생겨 면역 기능이 향상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실험을 진행한 교수는 학생들에게 테레사 수녀에 관한 다큐멘터리를 보여준 후 신체 면역의 변화를 측정했고 그 결과 바이러스 퇴치 면역 글로불린 항체(lgA)의 수치와 면역 기능이 크게 향상됐다는 결과를 얻었다. 

미국  스탠버드 의대에서도 암환자를 대상으로 비슷한 연구를 시행한 결과 자신의 몸만을 걱정하며 사는 암환자의 평균 수명은 19개월, 봉사활동을 하며 병과 싸운 암 환자의 수명은 37개월로 길어진다는 연구 결과를 도출해 냈다. 
 

꽃보다 전한길 갈무리
꽃보다 전한길 갈무리

주변의 이웃 돌아보는 값진 한 해 되길

개인적으로 본 기자가 좋아하는 일타강사 전한길씨는 "누구나 노숙자가 될수도 장애인이 될수도 있으므로 그들을 무시하지 말라"고 말한다. 인간의 운명은 언제 어느 때 뒤바뀔 지 알 수 없으므로 그렇게 살아가는 이들을 돌아보면서 살라는 뜻 같다. 

그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완벽한 사람은 없다. 장애 등급을 100등급으로 나눈다면 (모든 사람이) 다 속해있다. 다만 장애 정도가 심하냐 적으냐에 따라서 장애 등급을 국가에서 정해놓은 것 뿐 우리 모두가 장애인이라는 생각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사업 망해서 하루 아침에 노숙자가 되기도 하고 또 갑작스런 사고로 후천성 장애를 겪기도 하듯이 사람의 일은 언제 어찌될 지 알수 없으므로 조심성 있게 살아야 한다는 것이다. 2024년 갑진년, 우리 모두가 내가 아닌 주변 사람들을 돌아보고 살펴보는 그런 값진 한 해가 되길 바라본다. 

2017년 내내 뜨거운 감자였던 전안법은 현실과 다른 불합리함으로 수공예 작가들의 목을 죄어오는 올가미 같았습니다. 극적으로 개정안이 통과되면서 많은 작가들이 한숨 돌릴 수 있게 됐지만 아직 바뀌어야 할 부분이 많이 남아있습니다. 핸드메이커는 이러한 불합리에 ‘NO’를 외치기 위해 시작됐습니다.

손으로 무언가를 만든다는 것은 정말 매력적인 일입니다. 그들은 실을 꿰 엮기도, 펜과 물감 으로 그리기도, 흙을 빚어내기도, 금속을 녹여 두드리기도, 정성스런 요리를 만들어 내기도 하면서 작품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그들이 만들고 있는 세상을 함께 들여다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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