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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기로운 물멍생활... 작고 소중한 ‘반려어’에 빠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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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기로운 물멍생활... 작고 소중한 ‘반려어’에 빠지다
  • 윤미지 기자
  • 승인 2023.12.19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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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생활 입문자들이 늘고 있다 /윤미지 기자

[핸드메이커 윤미지 기자] ‘물생활’ 입문자들이 늘고 있다. 물생활은 관상어를 반려동물로 키우는 것을 의미하는데, 코로나19 팬데믹 이후로 1인 가구들이 물고기를 키우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고 한다.

물고기를 반려동물로 키운다는 것이 낯설게 느껴질 수도 있으나 의외로 물고기는 인간의 친구가 되기에 더 없이 적합하다. 편안하게 지낼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주는 것 또한 조금만 신경 쓴다면 어렵지 않고, 의외로 사람을 따르는 특성을 가진 종도 있어서 인간과 정서적 교감이 가능한 동물이다.

의외로 많은 반려어 인구

반려견이나 반려묘만큼 흔하진 않지만 반려어를 키우는 일이 아주 신기한 것만은 아니다. 지난 2월 농림축산식품부가 공개한 ‘2022 동물보호에 대한 국민의식조사’에 따르면 국내에서 가장 많이 키워지는 반려동물은 강아지와 고양이 다음으로 물고기라고 할 만큼 물생활을 즐기는 국민들이 많다는 것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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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코로나19 팬데믹의 영향으로 1인 가구가 쉽게 키울 수 있는 반려동물인 물고기를 키우기 시작한 영향도 있을 수 있으나, 사실 관상어 시장은 오래전부터 세계적으로 크게 확대되고 있는 분야기도 하다.

특히 전문가들은 사육인구와 1인 가구가 증가하면서 관상어 산업이 선진국을 중심으로 연평균 7~8%씩 성장하고 있다고 한다. 국내 관상어 산업 규모는 6천억 원 정도이나, 전 세계적으로는 50조에 달하는 거대 산업으로 평가받고 있다.
 

선진국을 중심으로 관상어 시장이 커지고 있다 /윤미지 기자

해외에 비해 아직은 규모가 크지 않지만 국내에서도 관상어 시장 확대에 대한 기대를 가지고 관련 산업을 육성하려는 노력을 보이기도 했다. 지난 4월 경상북도에 따르면 국내 최초 다기능 복합연구기관인 ‘경상북도 내수면 관상어 비즈니스센터 건립공사 기공식’을 개최했다고 밝혔다.

경상북도 내수면 관상어 비즈니스센터는 건축 연면적 4538㎡의 규모로 총사업비 190억 원(국비 95, 도비 95)을 투입해 2024년 6월 완공될 예정이라고 한다. 주요 시설로는 사육·품종개발 연구실, 무균수초 배양실, 먹이생물 배양실, 창업지원시설, 홍보관 등이 들어서며, 한 건물 내에서 행정·연구·교육·창업이 모두 이루어지는 독특한 구조를 하고 있어 준공 이후 R&D혁신 거점센터로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관상어 산업은 종자 생산부터 물고기가 살기 위해 필요한 환경을 구축하기 위한 용품, 그 이후의 사육 관리 등의 서비스까지 다양한 영역이 필수적으로 어우러져 있어 앞으로의 시장 확대와 반려어 인구의 증가를 기대하고 있는 실정이다.

블랙핑크 로제부터 연반인 재재까지… 반려어 키우는 스타들

이렇게 물생활을 즐기는 이들이 늘어나면서 반려어를 키우고 있는 스타들에게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반려어를 키우는 대표적인 스타는 걸그룹 블랙핑크의 멤버 로제가 있다. 로제는 과거 한 예능프로그램에 등장해 자신이 키우는 물고기 두 마리를 소개했다.

방송에서 로제는 2018년 당시 1살이 된 블러드 패럿 ‘주황이’와 실버바브 ‘은별이’를 소개했는데 둘 중 혈앵무라고도 불리는 블러드 패럿 ‘주황이’가 SNS와 커뮤니티 등을 통해 인기를 얻기도 했다. 특히 주황이는 독특한 색감과 자신을 키우는 로제를 따르는 귀여운 면모를 보이면서 ‘물강아지’로서의 모습을 유감 없이 뽐내기도 했다.
 

SBS 예능프로그램 가로채널의 한 장면, 블랙핑크 로제의 반려어 주황이 /SBS 유튜브 공식 채널 영상 갈무리
SBS 예능프로그램 가로채널의 한 장면, 블랙핑크 로제의 반려어 은별이 /SBS 유튜브 공식 채널 영상 갈무리

블러드 패럿은 최근 국내에서는 다양한 크기와 색상으로 품종 개량이 되고 있는 물고기다. 관상어로서 귀여운 외모가 특징이며 대표적으로는 주황 빛에서 붉은 빛을 띄고 있다. 반려동물로 인기가 높고 수명이 10년~15년 정도에 달해 장수하는 물고기로 알려져 있다. 야생에서 자랄 때 최대 25cm까지도 자라지만 일반적으로 가정에서 기르는 개체는 20cm 정도가 평균적 크기라고 한다.
 

블러드 패럿 /픽사베이

실버바브는 국내에 많이 수입되는 열대어다. 몸통이 은색 빛깔을 띄고 있고 꽤 크게 자라는 대형어에 속해, 큰 물고기를 키우고 싶어하는 물생활 입문자들이 많이 키운다고 한다. 크게 자라기 때문에 큰 어항을 준비해야 한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고, 비교적 키우는 것이 어렵지 않다고 알려진 것에 비해 생각보다 수온에 민감한 어종이다. 그렇기 때문에 키우는 과정에서 수온체크가 반드시 필요하다.

연반인으로 이름을 알린 재재도 반려어를 입양해 키우게 됐다. MBC 예능프로그램 ‘전지적 참견 시점’에 출연한 재재는 집에 정을 붙이고 싶어 반려동물을 키워봐야 겠다고 마음먹었으며, 마침 친구인 가수 권진아가 키우고 있는 열대어가 새끼를 낳아 이를 분양 받기로 했다고 한다.

이날 방송에서는 가수 권진아에게 열대어를 분양 받는 재재의 모습이 그려졌으며 권진아는 어항의 밸런스가 깨지면 물고기가 죽을 수도 있다는 조언을 해주기도 한다. 특히 ‘물생활’을 통해 ‘물멍’을 하는 게 좋다는 재재의 말이 눈길을 끌기도 했으며, 출연자들은 집에서 외로울 때가 많다고 이에 공감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MBC 예능프로그램 ‘전지적 참견 시점’의 한 장면, 재재가 반려어를 입양하고 있다 /MBC 유튜브 공식 채널 영상 갈무리 

MBC 예능프로그램 ‘나혼자산다’에 출연한 배우 이상이도 반려어와 함께 살고 있는 모습을 공개했다. 방송에서 이상이는 기상하자 마자 어항 앞에 앉아 물멍으로 시간을 보내기도 했으며, 수족관 속 물 온도를 맞춰주며 반려어를 키우는 일상을 보여줬다.

‘귀여운 우리 물강아지’… 물고기, 사람 알아볼까?

일반적으로 반려동물과 함께 지내는 많은 이들이 중요하게 여기는 요소는 ‘교감’이다. 함께 사는 동물이 얼마나 자신을 알아보고 마음을 나눌 수 있는 지에 초점을 맞추며 함께 공존하는 삶을 살아간다. 그렇다면 물고기는 사람을 알아볼 수 있을까.
 

물고기는 사람을 알아볼 수 있을까 /픽셀스
물고기는 사람을 알아볼 수 있을까 /픽셀스

이에 대해서는 전문가마다 견해가 다르지만 과학적으로는 인간을 알아보지 못한다는 것이 정설로 여겨진다. 물고기의 뇌는 작고 단순한 형태를 가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사람의 얼굴을 구분하는 부위로 알려진 뇌의 ‘신피질’을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물고기 중에 사람의 얼굴을 구분하는 종이 있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기도 했다. 2016년 6월 영국 옥스퍼드대와 호주 퀸즐랜드대 등 국제공동연구진은 온라인 국제학술지인 ‘사이언티픽 리포츠’를 통해서 ‘물총고기’라는 종이 사람의 얼굴을 기억하고 구분한다는 연구 논문을 발표했다.

물총고기는 열대어로 길이는 10cm 정도다. 역시 작은 뇌를 가지고 있으며 형태도 단순하다. 다른 물고기들과 마찬가지로 신피질이 없으나 사람의 얼굴을 구분할 줄 안다는 연구 결과가 나타났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물총고기 플리커
물총고기 /플리커

특이한 점은 물을 뿜을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이를 이용해 사람의 얼굴을 알아보고 기억하는 지 연구했다고 한다. 먼저 물총고기가 사는 수조 앞에 모니터를 두고 사람의 얼굴을 보여줬다. 후에 얼굴을 익힌 사람의 사진과 낯선 사람의 사진을 보여줬는데, 이 물총고기가 얼굴을 이미 익한 사람의 사진을 향해 물을 뿜었다는 전언이다. 연구진은 물총고기에게 총 40명이 넘는 사람의 얼굴을 보여줬으며 사람을 맞춘 확률이 80%가 넘는다고 전했다.

실제로 이 물총고기의 물을 뿜는 능력은 매우 정확하다고 한다. 목표물과의 거리를 정확하게 계산해 물을 뿜는 능력 덕분에 ‘수중의 사격수’라고도 불리기도 한다. 특히 스테판 슈스터 독일 바이로이트대 동물생리학자는 과학저널 ‘실험 생물학 저널’ 12월 10일 자에 실린 리뷰 논문에서 물총고기의 능력을 다양한 연구를 통해 분석하기도 했다.

물총고기는 시각 능력을 통해서 사람과 비슷한 방식으로 목표를 찾을 뿐만 아니라 먹이와의 거리 등을 고려해 물줄기를 조절한다. 물총고기는 파리에서 작은 도마뱀까지 사냥할 수 있는 것은 물론, 65cm 거리에서 100%의 적중률을 보인다고 한다. (인용 논문 : Stefan Schuster, Hunting in archerfish ? an ecological perspective on a remarkable combination of skills, Journal of Experimental Biology 2018 221: jeb159723 doi: 10.1242/jeb.159723)

최근에는 베타나 금붕어, 엔젤피쉬 등의 물고기 종이 주인을 알아보고 사람과 유대감을 형성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전문가들도 있으나 이는 과학적으로 입증된 바는 없다. 하지만 실제로 물생활을 즐기는 반려어 인구의 일부는 물고기가 주인을 알아보거나, 교감한 경험이 있다고 말한다.
 

베타 /픽셀스

밥을 주려고 어항에 다가가면 모여들거나, 주인이 어항에 손을 가져다 댔을 때 이를 집요하게 따라다니는 사례가 대표적이다. 특히 앞서 언급한 로제의 반려어 주황이가 주인인 로제의 손을 따라 움직이며 헤엄치는 모습이 방송을 통해 공개되기도 했다. 또 손을 어항 속에 넣으면 꼬리로 하이파이브를 하는 개인기도 가지고 있어 해당 종인 블러드 패럿이 물생활을 꿈꾸는 입문자들에게 물강아지로서 눈도장을 찍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물고기가 사람을 알아보고 기억하는지에 대한 문제는 여전히 정확한 답을 찾지 못하고 있으나, 다양한 연구를 통해 물고기의 지능이 생각보다 낮지 않으며 뛰어난 집중력을 가진 것은 물론, 인간처럼 물건을 구별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동물이라는 점이 알려지고 있는 상황이다.

작고 소중한 ‘반려어’, 어떻게 키워야 할까

그렇다면 반려어를 키울 때는 무엇을 중점적으로 고려해야 할까. 반려어의 경우 공간을 많이 차지하지 않을 뿐더러 어항 내에서 생활하기 때문에 비교적 키우는데 어려움을 겪지 않아 1인 가구나 반려동물을 처음 키우는 초심자에게 적합한 친구다.

하지만 물고기도 생명이라는 점, 그리고 사람과 방식은 다르지만 통증을 느끼고 인식할 수 있는 생명체라는 점에서 이를 키울 때는 신중하게 고민하고 공부하는 것이 중요하다. 일단 물고기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어항 내의 환경을 잘 구축하는 것이며 민감한 동물이기 때문에 큰 충격을 주지 않아야 한다는 점을 기억하면 대체적으로 큰 어려움 없이 서로 공존하고 교감하는 삶을 살 수 있다.
 

물생활의 시작과 끝이라는 구피, 난이도는 중에 해당하지만 초심자들도 많이 키우는 어종 중 하나다 /윤미지 기자

먼저 물생활 초심자일수록 키우기 쉬운 어종을 택해야 한다. 물고기는 대부분 비교적 키우기 쉬운 것은 사실이나 수온이나 물의 밸런스가 깨져버리면 금방 질병에 걸리거나 심하면 죽어버릴 수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처음에는 환경 변화에 민감하지 않으면서 순한 어종을 선택해 키우고, 자신이 키우는 물고기 어종에 대해 충분히 정보를 습득한 후에 어항을 꾸며주면 된다.
 

물고기 종 특성에 따라 어항을 잘 구성해주는 게 중요하다 /윤미지 기자

특히 물고기 마다 습성이 다르므로 공격성이 강한 어종과 작은 물고기를 함께 키우지 않아야 하며, 물을 갈아주는 시기를 정하고 수온을 체크하는 과정도 필요하다.

반려어를 위한 병원도 존재

최근에는 아픈 반려어를 치료하는 병원도 운영되고 있어서 눈길을 끈다. 관상어 전문병원인 ‘서경수산질병관리원’은 2018년부터 국내 1호 물고기 병원으로 운영 되고 있으며, 서울 노원의 ‘물고기병원’은 2021년부터 관상어를 치료할 수 있는 전문 병원으로 운영되고 있다. 아픈 반려어의 경우 여러가지 검사 등을 거쳐 증상을 확인하고, 검사 결과에 따라 입원이나 수술을 해야 할 때도 있다고 한다.
 

확대되는 반려어 시장 /픽셀스

하지만 아직까지 국내에서 아픈 물고기를 치료하는 전문 병원 수가 많지 않다는 점은 아쉽다. 국내 반려동물 수 중 물고기를 키우는 인구가 강아지, 고양이 다음으로 많다고 하지만 수익성, 운영의 어려움 등에 의해 반려어 전문 병원을 개원하는 숫자는 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세계적으로 관상어, 반려어 시장의 규모가 커지고 있는 만큼 앞으로 국내서도 물생활을 즐기는 이들을 위한 다양한 서비스가 어떤 방식으로 확대될지 기대가 되는 바다.

2017년 내내 뜨거운 감자였던 전안법은 현실과 다른 불합리함으로 수공예 작가들의 목을 죄어오는 올가미 같았습니다. 극적으로 개정안이 통과되면서 많은 작가들이 한숨 돌릴 수 있게 됐지만 아직 바뀌어야 할 부분이 많이 남아있습니다. 핸드메이커는 이러한 불합리에 ‘NO’를 외치기 위해 시작됐습니다.

손으로 무언가를 만든다는 것은 정말 매력적인 일입니다. 그들은 실을 꿰 엮기도, 펜과 물감 으로 그리기도, 흙을 빚어내기도, 금속을 녹여 두드리기도, 정성스런 요리를 만들어 내기도 하면서 작품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그들이 만들고 있는 세상을 함께 들여다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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