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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스케치] 아르코미술관 50주년 기념전시 《어디로 주름이 지나가는가》...다양한 예술 주체들의 교류와 소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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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스케치] 아르코미술관 50주년 기념전시 《어디로 주름이 지나가는가》...다양한 예술 주체들의 교류와 소통
  • 김서진 기자
  • 승인 2023.12.11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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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관을 거쳐 간 작고 작가 3인의 미발표작 및 대표 작품 소개
《어디로 주름이 지나가는가》 전시 전경 /김서진 기자

[핸드메이커 김서진 기자]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아르코미술관(이하 미술관)은 2024년 미술관 50주년을 맞이하여 기념전《어디로 주름이 지나가는가》를 12월 8일부터 2024년 3월 10일까지 개최한다고 밝혔다. 

미술관 본관 및 공간열림(이하 별관)에서 펼쳐지는 이번 전시는 국내 작가 총 22명의 신작 및 미발표작과 미술관 전시사를 살펴볼 수 있는 아카이브 자료 약 200점을 선보인다. 

전시는 오늘날 미술관의 기능 중 하나인 네트워크 구축을 본질적 요소로 채택했다. 이를 위해 미술관 전시에 참여했던 작가를 대상으로 미술관과 인연을 맺었던 관계자들이 함께 작가를 선정하고 이들에게 함께 교류하고 싶은 서로 다른 세대의 작가를 추천받았다. 

추천을 통해 서로 다른 관계성을 지닌 총 9개의 작가 팀(▲서용선×김민우×여송주 ▲신학철×김기라 ▲이용백×진기종 ▲정정엽×장파 ▲조숙진×이희준 ▲채우승×최수련 ▲최진욱×박유미 ▲홍명섭×김희라 ▲박기원×이진형)이 구성됐으며, 초청된 작가 중 약 80% 이상이 아르코미술관에서 처음 전시하는 작가로, 수도권을 비롯한 여러 지역에서 활동하는 작가가 고루 안배되어 미술관의 인적 관계를 확장하는 계기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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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는 각 작가가 현재 집중하고 있는 신작이나 미발표작을 중심으로 다른 세대를 경유한 작가들의 만남이 동시대 미술계에 던지는 화두를 살펴본다.

김민우 <전남 신안군 암태면 단고리 99-1> /김서진 기자
서용선 <농민> /김서진 기자

서용선×김민우×여송주

사람과 역사를 기반으로 활발한 국내외 활동을 하고 있는 서용선 작가는 새로운 작업 및 변형의 작업 등을 고민하고 있던 지점에서 오브제 및 미디어 작업을 하는 두 젊은 작가와 새로운 실험으로 평면을 입체 영상화 작업을 진행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일제 강점기의 대표적 항일 농민 운동인 신안 '암태도 소작쟁의'를 기리는 작업을 선보인다. 

김민우 작가는 개인적 심상과 주변 환경에 대한 단상을 드로잉과 페인팅으로 표현해 왔다. 이는 시각적 불완전함, 왜곡과 익살스러운 블랙 코미디 같은 이야기로 재현된다. 

또한, 소리 반응에 의한 미디어 공간과 실체에 대한 조형적 실험작업으로 입체 설치와 연관된 드로잉 이미지를 유니티 프로그램을 사용하여 실체와 사물과의 관계를 표현한다. 이는 관객의 상호작용에 반응하며 오랫동안 표현의 주제이자 대상이었던 인간의 형상을 역동적으로 보여준다.
 

서용선 X 여송주 <서태석> /김서진 기자

목포에서 활동하는 여송주 작가는 직접 경험한 것들을 다양한 시각적 매체로 표현해 왔으며 최근에는 소통의 형태에 대한 연구를 토대로 이를 재현하는 방식에 몰두한다. 특히 작가의 거주지에서 발생하는 부정적인 사건들을 소재로 지역성이란 존재하는가가 주요 화두이다.
 

신학철 <일본 관동대지진 조선인 대학살> /김서진 기자
작품에 대해 설명하는 신학철 작가 /김서진 기자

신학철×김기라

한국 근현대사, 민중의 애환과 희망을 회화로 표현해온 신학철 작가는 1923년 일본군 주도로 벌어진 조선인 학살을 다룬 대형 회화 작업을 선보인다. 김기라 작가는 신학철 작가의 작업에 대한 일종의 오마주로서, 시대 정신을 공유하는 인간의 고통을 심도 있게 사유할 수 있는 신작 영상을 선보인다. 
 

김기라 <눈이 멀고 벙어리인> /김서진 기자

전시에서는 한국 사회, 즉 다양한 공동체 및 정치, 이념, 집단, 상처, 세대 갈등 등의 개념에서 출발하여 개인과 집단의 욕망과 현상이 변질하는 지점을 탐구한다. 그들이 공통으로 하는 이야기는 ‘예술은 어떠한 역할을 다시 맡게 될지 예측하기 힘들지만, 예술의 역사가 보여주듯이 시대와 예술은 언제나 밀착해 있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는 것, 시대는 예술작품에 각인되지만, 예술에 의해 다시 발굴되는 시대도 있었다는 것’을 직시할 필요가 있다는 점이다. 
 

이용백 <블루스크린> /김서진 기자
진기종 <항해> /김서진 기자

이용백×진기종

이용백 작가의 〈블루스크린〉은 PC에서 하드웨어나 소프트웨어의 오류가 발생했을 때 나타나는 대표적 현상인 파란색 화면을 세계와 세계를 관통하는 통로의 문인 포털의 단절로 의미화 한다. 또한 진기종 작가의 〈항해〉는 기후변화로 인한 해수면 상승으로 육지가 사라진 지구에서 방황하는 장면으로 볼 수 있다. 또 최근 종교와 이념으로 인해 지중해를 건너는 난민들의 위험한 항해로 보이기도 한다.

두 작품의 합작을 선보이는 이번 전시는 두 작가의 지구 종말론적 위기에 대한 이야기를 디오라마 세트장에서 연출한 드라마틱한 미장센으로 드러내며, 그 내용을 극대화한다. 우리가 특별하게 생각하지 않던 평범한 풍경들이 모두 가상의 세계인 환영이었음을 에러 메시지를 통해 확인하는 순간처럼 설치된 공간은 반복적으로 현실과 가상 즉, 밤바다와 재부팅 블루스크린의 화면으로 전환된다. 

정정엽 X 장파 작가의 만남 /김서진 기자
<나방5-나는 너를 모른다> 작품에 대해 설명하는 정정엽 작가 /김서진 기자

정정엽×장파

정정엽 작가는 사라지고 유약한 존재가 가진 저항과 아름다움에 대한 이야기를 스스로 몸의 언어의 일부라고 말하는 드로잉을 통해 이미지화하고 있다. 장파 작가는 2011년부터 여성혐오 이미지의 서사적 계보, 혹은 남성 젠더 중심의 거대 서사에서 섬세하게 귀기울이지 못했던 '여자들의 세계'를 다루는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작품에 대해 설명하는 장파 작가 /김서진 기자
장파 <태초에 할망이 있었다> /김서진 기자

이번 전시에서 정정엽 작가는 장파 작가와 교류하며 발산하는 에너지에 주목하고, 서로 다른 세대와 화합하고 충돌하는 지점에 집중한다. 장파 작가는 제주도 설문대 할망의 이야기를 풀어놓은 회화 작업 위에 그간 모아놓은 아카이브 이미지를 중첩하여 여성신의 이미지를 형상화한다. 

정정엽 작가는 장파 작가의 할망 작업 계획을 듣고 정정엽 작가는 현재 진행하고 있던 나방 시리즈 작업을 연결지어, 인간 외 생명의 군무가 여성 신의 다양한 이미지와 어울릴 것이라고 판단하여 서로의 작업에 화답하는 방식으로 교류한다. 나방 작업은 전시장에 떠도는 느낌이 반영되는 설치로 구현한다. 
 

조숙진 <저 너머> /김서진 기자
조숙진 <십자가> /김서진 기자

조숙진×이희준

주로 버려진 재료나 환경에 가치를 부여하는 작업을 하는 조숙진 작가는 어떤 매체를 사용하든지 소재의 고유한 가치를 찾아 사람들에게 울림을 주고, 영감을 주는 작품을 만들고 있다. 〈Over There〉는 합판이 갖는 물성을 살리기 위해 동양화적 기법을 사용했고, 〈Cross〉는 버려진 공사장 합판이나 나무 오브제를 수집해 결합시킨 작업이다.

이희준 <성운들 속으로>, <낯선 협곡 사이로> /김서진 기자

이희준 작가는 주변 환경의 비례와 균형, 색채를 민감하게 살피고 그것으로부터 회화의 소재를 찾고 수집한 풍경을 확대하고 편집하는 과정을 통해 수직, 수평의 색면으로 구성한 추상적 이미지를 만들어 낸다. 
 

작품에 대해 설명하는 이희준 작가 /김서진 기자
작품에 대해 설명하는 조숙진 작가 /김서진 기자

각각 미국과 한국에서 활동하는 조숙진 작가와 이희준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작업이 탄생한 시대적 배경과 도시의 풍경 안에서 서로 다른 시차를 두고 추상이라는 언어를 기반으로 교류한다. 이는 도시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그 이면과 표면을 설치와 회화의 지지체로 삼고 추상의 방법론으로 서로의 작업을 연결하려는 시도이며 이를 통해 세대 구분과 지정학적 거리를 좁히고자 하는 것이다. 특히 이희준 작가는 조숙진 작가의 작업을 면밀히 관찰하고 상상하며 얻은 감각을 토대로 제작한 신작을 소개한다. 
 

박유미 <어부漁婦> /김서진 기자

최진욱×박유미

최진욱 작가는 회화 언어를 통해 일상의 순간을 포착하고 그 찰나의 풍경을 감각적으로 리얼하게 표현해 왔다. 한편 박유미 작가는 최근 십여 년 동안 가부장제에서 타자화된 여성, 특히 노년 여성의 삶과 노동을 다루는 공동체 기반의 프로젝트를 하고 있다.

최진욱 <여성 어부> 시리즈 /김서진 기자

최진욱 작가는 박유미 작가의 〈여성 어부〉 작업에서 신산한 땅 위의 삶으로부터 벗어난 여성, 혹은 밀려 나온 여성이 장엄한 자연을 맞닥뜨린다는 설정 그 자체에서 특별한 의미를 발견한다. 이 주제는 ‘여성과 사회’, ‘여성과 노동’, ’여성과 생태’, ‘여성과 자연’이라는 풍부한 담론의 풍경을 드러내는데, 위기에 처한 지구 환경과 신음 속에 있는 한국사회를 상징적인 방식으로 직시하고, 동시에 평화와 고요한 내면을 대면하게 만드는 은유적 풍경을 담는다.

두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박유미 작가의 〈여성 어부〉를 둘러싼 주제를 최진욱 작가의 회화 매체를 통해 문제의식을 공유하는 방식으로 발전시킨다. 이는 최진욱 작가가 박유미 작가의 주제 속으로 기꺼이 스며들거나 잠입하는 일종의 작업적 주석이자 화답이다.
 

최수련 <장엄연습>, 채우승 <탑> /김서진 기자
채우승 <무제> /김서진 기자

채우승×최수련

채우승 작가는 조각과 회화의 경계를 넘나들며 견고한 재료적 속성과 사물의 실체에 대한 인식의 전환을 이끌어내는 작업을 해 왔다. 한편 최수련 작가는 동북아시아의 고전적 이미지와 전통적인 동양의 신화와 전설, 그리고 괴담 등이 현재 시점에서 재현되는 양상에 관심을 갖고 이를 모티프로 작업해 왔다.

채우승 작가는 최수련 작가 작업의 시각적 연결성을 모티프로 한지 및 모빌작업을 선보인다. 또한 최수련 작가는 가상의 수련자를 상정하고 그의 방을 상상하며 시작된 작품을 소개하며, 빛바랜 단청지가 도배된 공간을 조성한다.

서로의 작업 태도에 대한 호기심으로 교류하게 된 두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이미지와 텍스트의 혼용 방식, 토속 신앙이나 한 사회의 신화적 이미지에 대한 공통의 관심을 바탕으로 서로의 작업이 한 공간 안에서 어떻게 서로 침투하고 화답하는지 그 방식을 엿보고자 한다.  
 

홍명섭 X 김희라 <프로크루스테스의 침대> /김서진 기자
작품에 대해 설명하는 홍명섭 작가 /김서진 기자

홍명섭×김희라

홍명섭 작가는 그동안 개념적 설치미술을 수행하면서 작품으로서의 결과물보다는 과정 중심의 예술, 사물과 예술의 의미구축 및 해체에 관심을 두어왔다. 한편 김희라 작가는 보다 결과물 중심의 자기충족적 폐쇄성을 본질로 하는 완전체, 혹은 결정론적 세계관에 입각한 미학을 천이나 실을 활용한 설치 작업, 회화, 부조로 표현해 왔다.

두 작가의 작업은 과정 중심과 미결, 결과와 완성형이라는 완전히 반대되는 성격의 이질성을 지니고 있다. 이들은 서로의 작품관이 다른 양상에 주목하여, 그 대척점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찾고자 하며 그것들의 작동 방식에 관해 탐구한다. 이를 위해 상호 지각을 다른 차원에서 촉발하고 서로의 작업 조건 및 장소에 상호 기생하여 새 생명을 만드는 버섯의 성장 조건을 차용한다.
 

홍명섭 X 김희라 <틈1>, <틈2> /김서진 기자
작품에 대해 설명하는 김희라 작가 /김서진 기자

내용적으로는 김희라 작가의 바느질과 봉제(찌르기, 자르기, 찢기 등)의 요소들을 고문 메커니즘으로 드러나게 설정하여 삶과 파괴, 생성과 침탈 등 상호 교차하는 방식으로 구성한다. 그리고 곰팡이와 버섯이 기생하듯, 거미줄이 모퉁이에 드리우듯, 두 작가의 작업은 벽과 천장, 다른 작가의 공간 어딘가에 불현듯 나타나는 우연성으로 존재한다.
 

홍명섭 X 김희라 <실루엣 캐스팅> /김서진 기자
홍명섭 X 김희라 <회전문> /김서진 기자

이번 전시에서 두 작가는 서로 다른 작업 경향을 지니고 한 공간에서 접속하고 연합하며 발생하는 새로운 사건에 주목한다. 이는 둘 사이의 분리된 영역 간 배타적 사고를 뛰어넘는 잡종적 사고, 혹은 연합 작업을 통한 일종의 싱크레티즘(syncretism)으로, 하나의 관점에 정박되지 않는, 비자발적 힘들의 감응을 통한 상호 감정과 지각을 다른 차원에서 촉발시키는 것이다.

이러한 두 작가의 ‘연합’ 혹은 ‘사건’으로서 교류는 전시장 내 유휴 공간과 곳곳의 틈에 개입하면서, 상호 작업 혹은 상황과 조우하면서 드러나, 전시장에서 벌어지는 일련의 사건이자 예기치 않은 복잡성의 풍경으로 확장해 나간다.
 

테이블과 의자는 박기원 작가가 제작한 <작업 가구>, 벽에 걸린 회화 작품은 이진형 작가의 <무제>시리즈 /김서진 기자

박기원×이진형 

주변에서 쉽게 찾을 수 있는 일상적인 소재를 사용해 공간을 확장하고 본질을 드러내는 작업을 하는 박기원 작가는 공간을 압도하거나 의도적으로 그 조건을 변형하지 않도록 공간과의 협력적인 관계에 있는 재료들을 선택해 공간, 사람, 작업이 모두 균형적 관계에 놓이는 작업을 해 왔다.

이번 전시에서 박 작가는 공간을 점유하는 설치 작업보다 현재의 화두로서 평소 가구에 관심이 많았던 〈웍스 퍼니처〉라는 ‘작업 가구’를 제작하여 가구 형식과 50주년 아카이브 자료를 연결했다. 

한편 이진형 작가는 신작 회화 세 점과 박기원 작가의 1점을 이어 하나의 작업으로 구현했다. 이 작가는 수집한 이미지들의 형태를 감각하고 형상이나 지표 같은 부수적인 것들이 탈각되고 남은 온전한 감각에 주목해 이미지의 생김새를 평면 위에 직역하기보다는 색채 혹은 분위기를 통해 드러내는 작업을 해 왔다. 이번 전시에서는 선배 작가와 방법론, 대화로 교류한 일종의 화답을 페인팅 신작으로 제작했다. 더불어 선배 작가 역시 후배 작가의 작업에 대한 오마주 회화를 선보인다. 
 

공성훈 <개> /김서진 기자
공성훈 <블라인드 워크> /김서진 기자

이번 전시는 참여 작가들의 교류에서 파생된 결과물과 더불어 미술관 전시사에서 중요한 업적을 남겼던 작고 작가 중 3명(공성훈, 김차섭, 조성묵)의 유작 및 미발표작을 함께 선보이면서 작가의 작업 세계를 보다 입체적으로 살펴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故 공성훈 작가는 초기 작업에서는 로우 테크를 활용한 설치 작업 등 매체적 실험이 엿보였지만 이후 회화야말로 사고와 행위의 프로세스 두 과정을 모두 보여줄 수 있는 작업이란 것을 깨닫고 본격적으로 회화 작업을 시작해 회화 작가로 주목받아 왔다. 

전시에서는 시대의 불안과 모순을 풍경을 통해 표현하는 회화적 태도로 잘 알려진 故 공성훈 작가의 미발표작 및 초기 대표작 중심으로 1990년대 초 조명 조각 설치 작업 및 2000년대 초 Dog 시리즈 등을 볼 수 있다. 
 

벽에 걸린 故 김차섭 작가의 <약 8센티미터> 작품에 대해 설명하는 김명희 작가 /김서진 기자
김차섭 <아날렘마(8)> /김서진 기자

1970년 이후 한국 현대미술의 개념적 경향을 주도해 온 작가 중 한 명인 김차섭 작가는 그동안 기하학적 에칭 작업, 신표현주의 회화, 오브제 등의 작업을 통해 인류의 문명사, 개인사, 과학적 개념 등 다학제적 관심사와 폭넓은 사유를 표현해 왔다. 

전시에서는 자연과 자신과의 관계를 살피며 인간 문명의 근원을 탐구하는 작업을 한 故 김차섭 작가의 미발표작 및 주요 대표작, 작업 노트 등 약 10점을 이번 전시에서 선보이며, 작가의 세계관이 잘 드러날 수 있는 작업들의 연결성을 고려하여 설치되었다.
 

조성묵 <메신저> /김서진 기자
조성묵 <메신저&커뮤니케이션> /김서진 기자

1960년 국전에서 특선을 받으며 미술계에 알려진 조각가 조성묵 작가는 한국 최초의 전위 조각 단체인 ‘원형회’ 및 미술단체 AG에 참여하며 조각의 전위적이고 실험적인 흐름을 이끌어 왔다. 특히 수십년 동안 조각의 재료에 대한 고민과 실험을 바탕으로 화강암, 청동, 음식에 사용하는 국수, 빵과 같은 느낌을 풍기는 데 사용한 합성수지를 사용해 작고 전까지 그의 재료적 실험은 지속되었다. 

이번 전시에 소개하는 청동 의자는 작가에 의하면 ‘수직과 수평의 지지대, 기능성과 비기능성, 결합 등 조각적 측면의 모든 구성 요소를 지닌 완벽한 대상물’로 그의 대표적인 작품 중 하나이다. 
 

전시에 대해 설명하는 차승주 큐레이터 /김서진 기자

전시명 《어디로 주름이 지나가는가》는 들뢰즈의 『주름: 라이프니츠와 바로크』에서 인용한 문구로, 사유체계로서의 주름이 지닌 과거와 미래의 접점, 여러 흔적과 접촉의 계기로 생긴 다양체의 속성을 전시에 접목하였다. 이를 통해 미술관의 현재가 접점의 궤적과 경로의 결과물이라는 점을 살펴보고, 미술관의 미래가 어떤 접점들로 그려질 것인가에 대해 탐구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아카이브를 통해 작가 발굴 및 재조명, 실험적 작품의 창작산실로서의 미술관의 기능을 상기하고, 전시에서 드러나는 작가 간 교류의 결과물을 통해 관계의 확장으로 형성되는 예술창작의 방법론을 고찰한다. 이는 50년을 맞이하는 미술관의 다양한 역할에 대해 새롭게 발견하는 계기를 제공할 예정이다. 

임근혜 관장은 이번 전시에 대해 “문화예술 현장의 파트너를 표방한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50주년을 맞아, 다양한 예술 주체가 교류하고 소통하며 함께 성장하는 장소로서 기능해 온 아르코미술관의 과거와 앞으로의 지향점을 확인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 밝혔다.

 

2017년 내내 뜨거운 감자였던 전안법은 현실과 다른 불합리함으로 수공예 작가들의 목을 죄어오는 올가미 같았습니다. 극적으로 개정안이 통과되면서 많은 작가들이 한숨 돌릴 수 있게 됐지만 아직 바뀌어야 할 부분이 많이 남아있습니다. 핸드메이커는 이러한 불합리에 ‘NO’를 외치기 위해 시작됐습니다.

손으로 무언가를 만든다는 것은 정말 매력적인 일입니다. 그들은 실을 꿰 엮기도, 펜과 물감 으로 그리기도, 흙을 빚어내기도, 금속을 녹여 두드리기도, 정성스런 요리를 만들어 내기도 하면서 작품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그들이 만들고 있는 세상을 함께 들여다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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