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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스케치] Vitarium-생존을 고민하다···신한갤러리 신진 작가 3인 전시회 《Vitarium》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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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스케치] Vitarium-생존을 고민하다···신한갤러리 신진 작가 3인 전시회 《Vitarium》展 
  • 김서진 기자
  • 승인 2023.12.05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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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tarium》 /신한은행

[핸드메이커 김서진 기자] 신한은행은 12월 23일까지 서울시 강남구 역삼동에 위치한 신한갤러리에서 ‘2023 Shinhan Young Artist Festa’ 그룹 공모전에서 선정된 손희민, 이산오, 임희재 작가의 《Vitarium》 전시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Shinhan Young Artist Festa’ 공모전은 신한은행의 대표적인 문화예술 사회공헌 프로그램으로 2003년 처음 시작했다. 지금까지 선정된 작가는 총 278명이며 선정작가들은 163회에 걸쳐 개인전 및 그룹전으로 전시회를 개최했다.

2012년부터는 그룹전으로만 운영되고 있으며 연말 공모를 통해 다음해 전시회 참여 작가를 선발한다. 선발된 작가들에게는 전시공간 무료 이용, 작품지원비, 리플렛 제작, 전시홍보 영상 제작 등 다양한 혜택을 제공한다.
 

전시 전경 /김서진 기자

전시 제목 '비타리움'은 생명을 뜻하는 라틴어 'Vita'와 장소를 일컫는 접미사 '-Rium'의 합성어다. 손희민, 이산오, 임희재 세 작가는 '살아있음'에 대한 강한 욕망으로 필연적인 결말이 다가올 때에도 움직임을 보존할 곳을 찾아 그들의 비타리움을 만들어내려 했다. 이들은 생존을 변화를 멈추지 않는 상태로 정의하고 이에 대한 욕망을 움직이는 동물의 속성에 빌려 작업으로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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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희재 <Stuffed Antelope> /김서진 기자
작업 중인 임희재 작가 /신한은행 유튜브 

임희재 작가는 자연의 개념이 이미지로 가공된 상태를 회화로 다루고 있다. 자연을 온전하고 생생하고, 마땅히 그러한 것으로 가정하고 만지고 소유하려는 인간의 욕망을 그림 그리는 작가 개인의 욕망과 연결해 평면 위에서 가시화하고 딜레마 속 의미를 찾는 도구로 사용한다.

그는 이미지가 만들어지는 틀 사이에서 그 가능성을 발견했다. 작가는 <stuffed>연작에서 죽은 후에 한 종의 대표적 이미지로 완전한 삶을 흉내내는 박제표본의 교착 상태에 주목한다. 
 

임희재 <Stuffed Sable Antelope> /김서진 기자

"나는 '살아있음' 의 개념이 이미지로 가공된 상태를 그리고 있다. 자연사박물관의 박제들과 같이 제가 대상으로 다루는 이미지들은 자연을 온전하고 생생한 것으로 가정하고 그에 닿으려 한다. 작업 과정에서 완전한 자연을 만지고 소유하려는 욕망과 이미지를 회화로 옮기는 저 작가 자신의 욕망에서 유사성을 발견했다. 자연사박물관의 상이 맺힌 유리와 캔버스 화면을 중첩시켜 두 딜레마 사이의 의미를 찾으려 한다"-작가노트-
 

임희재 작가의 작품 /김서진 기자

이번 전시에서는 유리가 만들어내는 질감과 공간감에 집중해 자연사박물관의 캐비닛을 전시장으로 옮겼다. 실물과 유사한 사이즈의 캔버스는 자연사박물관을 연상시킨다. 그러나 안의 대상들이 유리 표면으로 밀어붙여진 듯 화면의 원근이 어딘가 일그러져 보이는 것이 보인다. 이는 실은 회화에 담긴 대상이 박제표본이 아닌 사이의 유리이기 때문이다. 

작가는 박물관 유리와 회화의 캔버스가 모두 평면이라는 공통적인 특징을 활용해 직조와 같이 순차적으로 짜임을 만들며 그림을 완성한다. 두 표면이 중첩하며 생긴 착시 속에서 박제표본들은 생과 사의 교착 상태를 벗어날 틈을 포착해 낸다.
 

손희민 <Who cares - glass> /김서진 기자
작업 중인 손희민 작가 /신한은행 유튜브 

손희민 작가는 '생명이란 무엇인가?'에 관한 물음을 생물학 속에서 탐구하며 그 과정을 예술로 풀어낸다. 예술, 생명, 과학 사이를 유영하며 생물의 개념, 물성과 형태, 구성과 진화에 관한 관심을 조각으로 다양하게 나타냈다.

그는 개별적인 존재로서 생물보다 그를 둘러싼 사회의 인식 체계를 연구한다. 그는 인간중심적으로 다루어진 생물들을 사회적 기호 밖으로 꺼내 새로운 가능성의 세계를 제시한다. <Who cares>시리즈에서는 집단 폐사한 동물들을 화석과 같은 형태로 엮어 그들이 겪은 비극을 증언한다. 이들은 단순한 숫자로 표기된 희생자로부터 벗어나 실재하는 조각으로 자리함으로 사건의 물리적인 결에 대해 적극적으로 발화한다. 
 

손희민 <눈 뜬 장님과 코끼리> /김서진 기자

이번 전시에서는 돼지, 소, 문어, 코끼리 네 마리의 동물 형상 중 특정 부분을 강조해 도자와 유리로 나타낸 작업을 작은 벽처럼 설치해 공간에 놓았다. 작가는 부분이 확장되어 펼쳐진 작업이 공간의 경계를 구성하는 경험 속 동물을 둘러싼 부분과 전체 경계에 대한 경험을 관람객들이 직접 해 봤으면 한다고 밝혔다.
 

손희민 <투명하고 정교한 갑옷-조에아> /김서진 기자
손희민 <야릇한 원의 층 R>, <야릇한 원의 층 B> /김서진 기자

"나는 생물학자의 드로잉에 주목했다. 에디아카라 생물군의 그림은 수많은 주름이 있는 모습으로 묘사된다. 주름은 현재에도 많은 생물에게 나타나는 특징이다. 주름은 무엇인가 숨겨져 있다는 걸 알게 해 주는 모양이기도 하다.

딱딱한 에폭시 레진에 주름을 파는 일은 수행적이며 노동집약적인 에너지를 동원해야 하는 일이었다. 에디아카라 동물군 작업은 그들의 물성뿐 아니라 색상 또한 상상의 영역이라는 점을 고려한다. 투명한 우레탄 재질에 여러 색을 더하는 실험적인 일에는 현대의 플라스틱 재료로 고생물을 재현하는 일의 아이러니가 투영되어 있다"  -작가노트-
 

이산오 작가의 작품들 /김서진 기자
작업 중인 이산오 작가 /신한은행 유튜브 

이산오 작가는 흙과 종이, 흑연으로 삶과 죽음에 대한 사색을 시적으로 풀어내는 작업을 하고 있다. 텍스트와 이미지가 발생하는 구조에서 유사성을 발견해 다양한 창작 언어를 이해한다. 그는 텍스트와 이미지 사이의 연관성을 만들어내고 글쓰기와 유사한 방식으로 초현실적인 화면을 전개한다.
 

이산오 <Moving Wings> /김서진 기자
이산오 <Eyes of three birds> /김서진 기자

작가는 예감이나 직감, 보이지 않지만 느껴지는 것들을 인식하게 하는 매개이자 이승과 저승을 오가는 전령으로써의 새의 이미지에 주목한다. 그는 해방시킬 대상이 아닌 주체적인 매개로 새의 이미지에 대한 관심을 가진다.

삶과 죽음에 대해 고민하던 작가는 이러한 심상을 그가 시와 이미지에서 발견한 언어 밖의 이미를 담는 용기로 활용한다. 그의 작업에서 새들의 도상은 설명할 수 없는 언어들을 담아 나른다. 고대의 문명에서 신성시되었던 새처럼 작업에서 주로 등장하는 새는 죽음 너머의 세계와 이어주는 전령 같은 존재이자 무의식의 매개체이다.
 

이산오 <Illuminated Manuscripts with Aile>, <El> /김서진 기자

작가는 모건 도서관의 책 박물관을 레퍼런스삼아 고서가 연상되는 작업들을 엔틱 가구와 함께 배치했다. 평면과 입체 작업을 병치해 몰입도 있는 공간을 만들고자 했고 텍스트와 이미지라는 서로 다른 언어의 교환을 통해 사고가 확장됨을 느끼게 하고 싶었다고 작가는 밝혔다.
 

이산오 <Aile 1>, <Aile 2>, <Aile 3> /김서진 기자

작가가 지속해오던 시와 드로잉을 하나의 평면으로 결합한 작업인 <Aile>시리즈는 시인이자 판화가였던 윌리엄 블레이크의 시집 '순수와 경험의 노래'를 오마주한 작업이다. 텍스트와 이미지가 상호보완적으로 작동해 회화와 시의 영역이 일치되었던 고전 작품들 속에서 불완전한 인간의 세계에 대해 탐구하던 순수성을 발견한다. 
 

세 작가의 만남 /신한은행 유튜브 

세 작가는 '생존하기'에 대해 고민한다. 이때 생존은 단순히 죽음의 반의어가 아닌 유동적 존재로 남으려는 적극적인 태도다. 이들은 생존을 변화를 멈추지 않는 상태로 정의하고 이에 대한 욕망을 움직이는 동물의 속성에 빌려 작업으로 담아 온다. 

인류가 동물을 타자로 세우고 만들어낸 식재료, 가축, 혁명과 같은 의미들은 이들을 존재가 아닌 기호로 고착하는 결과를 만들었다. 당연한 것이 된 생명체들은 종결된 이야기로 하나의 납작한 해석만을 허락한다.

그러나 작가들은 유리, 도자, 캔버스와 같은 각자의 매체 위에서 고정된 기호가 변화하는 존재로 다시 역동하는 것을 발견한다. '비타리움'을 만들어내는 각자의 방법론 또한 각자의 매체 위에 제공한 장소에서 흔들리고 적응하고, 의미를 횡단하는 운동성을 가진다. 이제 이들은 존재를 당연하지 않은 곳으로 도피시킨 실험들을 '비타리움' 전시장에 가져와 다시금 시연한다. 
 

전시 전경 /김서진 기자

신한은행 관계자는 “신진작가들의 활동을 지원하고 대중들이 쉽게 문화예술을 즐길 수 있도록 ‘Shinhan Young Artist Festa’를 매년 개최하고 전시회까지 지원하고 있다”며, “이번 전시회에 많은 분들이 와서 신진작가들의 작품을 감상하고 신한은행 공식 유튜브를 통해 소개되는 전시 영상도 관심 있게 봐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2017년 내내 뜨거운 감자였던 전안법은 현실과 다른 불합리함으로 수공예 작가들의 목을 죄어오는 올가미 같았습니다. 극적으로 개정안이 통과되면서 많은 작가들이 한숨 돌릴 수 있게 됐지만 아직 바뀌어야 할 부분이 많이 남아있습니다. 핸드메이커는 이러한 불합리에 ‘NO’를 외치기 위해 시작됐습니다.

손으로 무언가를 만든다는 것은 정말 매력적인 일입니다. 그들은 실을 꿰 엮기도, 펜과 물감 으로 그리기도, 흙을 빚어내기도, 금속을 녹여 두드리기도, 정성스런 요리를 만들어 내기도 하면서 작품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그들이 만들고 있는 세상을 함께 들여다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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