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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스케치] 예술을 통한 ‘치유와 나눔’, 김영화 화백 특별전 《GOLDEN 마법의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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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스케치] 예술을 통한 ‘치유와 나눔’, 김영화 화백 특별전 《GOLDEN 마법의 순간》
  • 윤미지 기자
  • 승인 2023.11.17 16: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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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화 화백 특별전 《GOLDEN 마법의 순간》 /윤미지 기자

[핸드메이커 윤미지 기자] 김영화 화백의 작품을 감상하다 보면 누구에게나 마법의 순간은 존재한다는 기적 같은 말을 믿게 된다. 이번 전시에서 작가는 남들은 사용하지 않는 소재를 캔버스로 활용해 마법의 순간을 증명했다.

지난 16일부터 오는 22일까지 구띠갤러리에서 김영화 작가의 사회 협력 특별개인전 《GOLDEN 마법의순간》이 열린다. 전시에서는 작가의 기존 작품부터 이번 전시를 위해 새롭게 작업한 신작들을 만나볼 수 있어 눈길을 모은다.

예술과 나눔의 가치를 항상 실현해왔던 그녀 답게 이번 특별전은 기부 전시로 진행된다. 한국에서의 개인전을 마친 후에는 멕시코로 향하는 김영화 화백. 예술과 나눔이 만들어 내는 특별한 마법의 순간 현장에 방문해 작품들을 직접 관람하고 왔다.

단원 김홍도의 9대손…한국을 대표하는 현대 동양 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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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화 작가는 현대 동양화 화가로 손꼽히는 활동을 보인다. 풍속화를 그린 조선 후기의 화가 단원 김홍도의 9대손인 그는 홍익대 동양화과 및 동대학원 졸업 후 1988년부터 지금까지 36년 간 작품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김영화 화백 /윤미지 기자

작가가 작품 속에서 핵심적으로 추구하는 가치는 ‘치유’다. 작품을 통해 관람객의 마음을 어루만지고 또 동시에 자신의 감정도 치유한다. 김영화 작가는 자신의 작품에 대해 “꿈과 일상, 직선과 곡선, 동양과 서양, 과거와 현재 그리고 멈춤과 움직임을 담았다”고 표현한다. 이를 자세히 들여다 보면 마음 속에서 힐링을 얻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김영화 화백의 작품 /윤미지 기자
김영화 화백의 작품 /윤미지 기자
김영화 화백의 작품 /윤미지 기자

작품 속에서 추구하는 치유의 가치는 나눔 실천에서도 드러난다. 그녀는 작품 활동에 집중해오면서 그간 꾸준히 예술을 통해 위로를 주고 나눔을 선보였다. 2002년에는 직접 그린 1000점 나누기 행사를 진행했고, 2005년에는 종로갤러리 전관에서 전시를 통해 소아적립회관에 전동 휠체어 5대를 기증했다. 또 2013년에는 일본 지바현 지진 피해자 돕기를 위해 일본에서 나눔 전시회를 개최, 전액 후원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SBS비즈 예능프로그램 <우리 일촌합시다>를 통해서는 할머니, 할아버지들의 모습을 그리거나, 고령의 어르신을 위한 따뜻한 향토방을 만들고 에어컨을 청소하는 등의 일손을 돕는 활동을 하기도 했다.

기부 프로젝트 특별전 《GOLDEN 마법의 순간》

이번에 열리는 전시 역시 그녀의 나눔을 위한 의지가 돋보인다. 특별전 《GOLDEN 마법의 순간》은 사회 공헌 기부 전시로 멕시코 툴룸에서 개최될 한국, 멕시코, 미국 3개국 협력 전시 프로젝트의 선행 전시이자, 국제 구호단체 코인트리의 비영리 구호자금 조성을 위한 펀드 레이징 행사로 진행된다.

김영화 작가가 이번 전시를 떠올리고 참여하게 된 계기 역시 특별하다. 그는 국제구호단체 코인트리 대표이자 ‘꽃부자’로 이름을 알린 한영준 대표의 ‘십시일반(十匙一飯)’ 전략을 보고 큰 감동을 얻었다고 한다. 한영준 대표는 개인에게 100원 씩 후원을 받으며 빈민국 중 어려움에 처한 아이들을 돕는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특히 그는 개인 후원을 통해 작은 금액이 모여 큰 기적을 이루는 모습을 보여준다. 공정여행가로 알려져 있으면 여행지에서 프리허그를 진행하고 허깅 당 100원을 받는다. 이렇게 모인 금액은 빈민국에 병원과 학교를 짓는데 쓰인다.
 

전시 오프닝 파티 중 상영된 꽃부자 한영준 대표의 영상 /윤미지 기자

김 작가는 “어떻게 보면 작은 금액이지만 100원을 통해 기적을 만든 젊은 청년을 보면서 나도 예술로서 이를 실현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라며 “프리허그를 통해 많은 분들이 나눔에 동참했듯, 이번 전시는 작품 소장을 통해 선한 마음에 동참할 수 있는 방식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전시 의도에 맞게 작품의 가격도 이전과는 다르다. 국내를 대표하는 동양화가로 활동하며 63회의 개인전을 통해 그간 작품 가격이 높게 형성됐으나, 작가는 이번 전시를 위해 누구나 작품을 소장하고 기부에 참여할 수 있는 방식을 고안했다.
 

김영화 작가의 작품 <Golden moment> 시리즈 /윤미지 기자
김영화 작가의 작품 <Golden moment> 시리즈 /윤미지 기자
김영화 작가의 작품 <Golden moment> 시리즈 /윤미지 기자

김 작가는 “‘마법의 순간’이라는 전시 타이틀처럼 혼자는 힘들지만 다 같이 마음을 모아 큰 기적을 만들어 냈으면 하는 바람이다”라며 “나눔에 마음이 있다면 작품 구매를 통해 누구나 기부할 수 있도록 가격을 낮췄고, 작품 구매의 벽을 없애는 방식을 택했다”고 말했다.   

이번에 열리는 전시에는 작가가 기부를 위해 새롭게 제작한 작품 29점과 기존의 작품 30점 총 약 60점의 작품을 선보였다. 해당 전시를 마치고 내달 멕시코에서 선보이는 전시에서는 15~20점의 작품이 관람객을 만날 예정이다.   

그렇다면 그가 이렇게 꾸준히 예술을 통한 나눔을 실천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김 작가는 “어쩌다 한 번이 아니라 끊임없이 나눌 때 더 큰 기쁨이 느껴진다”라며 “나눔이 이어진다는 것은 내가 존재하는 이유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이어 “인생은 짧고 예술은 길다고 하는데, 나눔도 똑같은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예술과 마찬가지로 나눔 역시 인생보다 더 길게 남을 수 있는 가치라는 메시지다.

버려지는 ‘스기목’ 위에 그린 그림 

이번에 열린 김영화 작가의 특별전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부분은 캔버스 대신 스기목 자투리 위에 그림을 완성했다는 것이다. 그는 캔버스의 위에 그림을 그리는 기존의 방식에서 세상을 더 이롭게 하는 작품을 만들기 위해 버려지는 목재를 선정해 작품의 베이스로 삼았다.
 

스기목을 캔버스로 활용한 작품, <Golden moment> 시리즈 /윤미지 기자

그의 눈에 띈 소재는 바로 스기목이다. 작가는 자투리로 남아 어디에도 쓰기 어려운 스기목의 한 부분을 작품으로 재탄생 시키는 과정을 거쳤다. 일종에 쓸모없던 재료가 작가를 만나 새로운 의미를 입게 된 것이다. 

김 작가는 “사람도 누군가를 만나서 달라질 수 있듯  어떤 소재도 누군가를 만나서 달라질 수 있다고 생각했다"라며 “우리가 잘 쓰지 않는 자투리 나무를 사용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설명했다. 

김영화 화백은 버려질 수도 있었던 스기목 조각을 직접 다듬고 칠하면서 그 안에 에너지를 불어넣어 명품으로 변화시켰다. 이 과정을 통해 스스로에게도 귀한 작품을 완성하고, 이를 소장하게 되는 사람에게도 특별한 의미를 더하는 작업을 선보였다고 볼 수 있다. 

이번 전시에서 작가의 캔버스로 변신한 스기목은 버려지는 자투리 부분이긴 하지만, 실제 해당 목재의 본질은 높은 가치를 가지고 있는 소재라고 한다. 3천 년에서 5천 년 가는 나무라고 하니 오랜 시간 긴 가치를 전할 그림인 것이다.

스기목 위에 완성한 그림은 캔버스에 그린 일반 작품과는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나무 고유의 결과 느낌을 그대로 가지고 있으면서도 한 폭의 작품으로서 완성도를 더한다. 매끈한 종이가 아니라 나무 결이 시선을 사로잡으면서 작품에 특별함을 더한다.
 

목재의 상처나 구멍이 작품에 남아 있다 /윤미지 기자
나무 결이 느껴지는 아름다운 작품 /윤미지 기자

또 작품을 자세히 살펴보면 나무에 생긴 상처나 구멍들이 보인다. 이를 부러 감추려 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보여줌으로써 상업적인 가치를 잃은 나무가 하나의 작품이 됐다는 치유의 의미가 더 강조되어 느껴진다.  

검이불루 화이불치(儉而不陋 華而不侈)의 정신

이번 전시에서 기부를 위해 그려진 작품들은 <Golden moment> 시리즈라는 이름으로 소개됐다.  잘 다듬어진 스기목 위에 삼분할 된 공간 그리고 다채롭고 강렬한 색감의 대비가 눈에 띈다. 가운데에는 검은색으로 칠해진 부분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이는 동양화에서 쓰이는 먹이다. 작품 감상 포인트에 대해 작가에게 직접 물었다.

김 작가는 “작품 속 가운데에 검은 먹을 쳐다보면서 점차 그림을 전반적으로 감상하면 어떤 생각을 하느냐에 따라 작품의 새로운 모습이 보인다”라며 “가로로 보면 강이 흐르는 모습, 세로로 보면 떨어지는 폭포가 되듯, 그림이 자꾸 변해가는 것을 느끼게 되고, 과거와 현재, 멈춤과 움직임 등 상반된 파동 그 사이에서 느껴지는 힐링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대형 캔버스 위에 완성한 김영화 작가의 작품 /윤미지 기자 
바라보는 각도에 따라 다양한 아름다움이 느껴진다 /윤미지 기자

특히 그림에 사용된 검은 먹은 동양화에 주로 쓰이는 재료다. 그는 일필휘지(一筆揮之)의 에너지를 담아 먹이 주는 고고하면서도 편안한 아름다움을 그림 속에 담았다. 이를 통해 동양화 만의 ‘검소하나 누추하지 않고, 화려하나 사치스럽지 않다’라는 ‘검이불루화이불치(儉而不陋 華而不侈)의 정신을 표현한다. 먹으로 표현한 검은 선을 중심으로 퍼지는 다채로운 빛은 동양화와 서양화가 공존하는 느낌을 주기도 한다.  
 

색채의 대비가 아름답다 /윤미지 기자
먹으로 표현한 검은 선 /윤미지 기자
먹으로 표현한 검은 선 /윤미지 기자
검이불루화이불치(儉而不陋 華而不侈)의 정신이 느껴진다 /윤미지 기자

작가는 자신의 작품에 대해 ‘아스라히 안개가 낀 하늘’이라 표현하기도 했다. 김 작가는 “먼 미래를 쳐다볼 수 있는, 꿈과 이상을 얘기할 수 있는 에너지를 담은 그림이다”라고 말했다.

드로잉쇼부터 아트 모델 워킹까지, 볼거리 더한 전시 오프닝 현장

지난 16일 오후 18:30부터 전시 시작을 알리는 오프닝 파티가 진행됐다. 현장에는 작품을 직접 관람하기 위해 모인 관람객들부터 다수의 업계 관계자들까지 모습을 드러냈으며, 오프닝 파티가 시작되기 전까지 자유롭게 작품을 관람할 수 있었다.

본격적인 행사가 시작 되고 먼저 이번 전시의 영감이 된 꽃부자 한영준의 활동 영상이 재생됐다. 그리고 전시를 위해 특별히 준비된 영상도 함께 선보였다. 영상 속 김영화 작가는 작업에 열중하는 모습과 함께 나래이션을 통해 이번 전시의 의미를 전달했다.  

이어지는 행사에서는 작가의 드로잉쇼 그리고 모델 워킹쇼가 준비됐다. 이날 모델 워킹에는 더오페라의 모델들이 참여 했으며, 모델은 김영화 작가의 작품과 어우러져 워킹 하고, 작가는 이 모습을 보고 현장에서 드로잉하는 특별한 시간이 꾸며졌다. 또 이어서 아름다운 하모니를 느낄 수 있는 오페라 공연도 만나볼 수 있었다.
 

김영화 작가의 드로잉쇼와 아트 모델 워킹 /윤미지 기자
유엔 국제자원봉사자기구 한국본부 자문위원으로 위촉된 김영화 작가가 위촉장을 받고 기념사진을 촬영을 하고 있다 /윤미지 기자

이날 오프닝 파티의 마지막 순서에서는 특별한 위촉식이 준비됐다. 그동안 작가가 걸어온 길에 남은 선한 영향력과 발자취를 인정해 유엔 국제자원봉사자기구에서 그를 한국본부 자문위원으로 위촉한 것이다.

김 작가는 본지와 인터뷰에서 “그동안은 비교적 나눔 활동을 국내에 한정해서 선보였지만 이를 통해 세계로 활성화 되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싶다”라며 “다양한 기부 전시 활동을 통해 모아진 소중한 기부금이 교육이 단절된 아이들에게 귀하게 쓰이길 희망한다”고 전했다.  
 

2017년 내내 뜨거운 감자였던 전안법은 현실과 다른 불합리함으로 수공예 작가들의 목을 죄어오는 올가미 같았습니다. 극적으로 개정안이 통과되면서 많은 작가들이 한숨 돌릴 수 있게 됐지만 아직 바뀌어야 할 부분이 많이 남아있습니다. 핸드메이커는 이러한 불합리에 ‘NO’를 외치기 위해 시작됐습니다.

손으로 무언가를 만든다는 것은 정말 매력적인 일입니다. 그들은 실을 꿰 엮기도, 펜과 물감 으로 그리기도, 흙을 빚어내기도, 금속을 녹여 두드리기도, 정성스런 요리를 만들어 내기도 하면서 작품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그들이 만들고 있는 세상을 함께 들여다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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