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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스케치] 예술가의 실험 정신을 PACK에 담아 스트리밍하는 축제, 《PACK FAIR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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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스케치] 예술가의 실험 정신을 PACK에 담아 스트리밍하는 축제, 《PACK FAIR 23》
  • 김서진 기자
  • 승인 2023.11.04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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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CK FAIR 23》 /김서진 기자

[핸드메이커 김서진 기자] 서울을 대표하는 예술 축제 《PACK FAIR 23》이 11월 5일까지 성수동 공간 와디즈 전관에서 열린다. 이 행사는 2017년부터 지금까지 서울의 커뮤니티 아트씬을 주도해 온 아트 플랫폼 PACK의 연례 행사로, 독창적인 작품과 다양한 예술 형태로 아티스트와 관객을 만나게 한다.

《PACK FAIR 23》은 "‘We Want a Deep Stack’"을 슬로건으로 내걸고, 오늘날 인류가 마주한 수많은 문제에 접근하는 새롭고 깊은 지혜의 영역이 필요하다는 메시지를 송출한다. 서울의 다양한 아트씬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전문가 그룹인 'PACKER(팩커)'가 아티스트와 예술 작품을 조명하며, 예술의 새로운 가능성과 미래를 탐색한다.
 

BEST섹션 /김서진 기자

BEST섹션은 50인 아티스트가 출품한 150개의 팩, 500여 점의 작품을 한눈에 볼 수 있다. 전문가 그룹으로 이루어진 팩커 10인이 각각 아티스트 5인을 선별하고 작품을 모아 저마다의 컬렉션을 제출했다. 팩커 10인이 제안하는 10가지의 개성 있는 컬렉션을 따라 지금 여기에서 발아하는 아트씬의 흐름을 느낄 수 있다. 

팩은 자체 제작한 초소형 큐브로 초소형 건축물이자 미술관이며 혁신적인 브래킷이 제공하는 최대한의 예술 경험을 뜻한다. 팩은 작품을 경험하는 초소형 큐브의 이름으로 예술가의 실험 정신을 컬렉터의 생활 공간으로 스트리밍하는 파이프라인이다. 예술과 사람이 만나는 장소이며 아트와 비지니스 문제를 창의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교차점에 위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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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se by sgenyn> /김서진 기자

'어센틱 인터넷'은 불법 오프라인 필름 페스티벌을 표방한다. 음악이 있는 비디오를 끊기지 않게 상영하는 형식을 가져와 참여 아티스트는 음악/비디오를 큐레이션해 각 비디오를 라이브로 믹싱하는 방식으로 상영한다. 

인터넷에 떠도는 뮤직/비디오를 큐레이팅해 새로운 형식으로 프리젠테이션하는 어센틱 인터넷은 소셜미디어에서 화제가 된 상품들을 큐레이팅하는 방식으로 참여한다. 아티스트 장희진과 misé seoul의 컬래버레이션 QR음반 'Ashes. Pomelos, and the Sickroom'은 버츄얼 스튜디오  misé seoul의 탐미적인 작업으로 연결된다.

<조각들>, <지켜보는 자>, <흔적들> /김서진 기자

이주영은 스크린을 기반으로 3D 영상과 조각, 설치를 전개하며 활동한다. 디지털 시각효과를 사용해 현실에 개입하거나 주변적 이미지와 내러티브를 엮는 실험을 하고 있다. 동물과 식물, SF, 비가시성, 신화적 이미지에 관심을 갖고 있으며 죽음과 폭력의 비가시성을 도시 속 비둘기의 서사로 풀어내는 작업을 해 오고 있다. 주요 활동으로는 개인전 《Body Keeps the Score》(2019, Mana Contemporary, 시카고), 단체전 《지속 가능한 미술관》(2021, 부산현대미술관, 부산)등이 있다. 
 

<돌아오는 몸> /김서진 기자

"길에서 지나친 죽은 새는 모두 어디로 갈까?" 
"사실은 비둘기들이 가장 어두운 골목까지 지켜보고 기억하는 목격자들이라면?"
과 같은 질문에서 시작해 이주영은 죽음과 폭력의 비가시성을 도시 속 비둘기를 통해 풀어내는 작업을 하고 있다. 《PACK FAIR 23》에는 <흔들리는 언덕>, <돌아오는 몸>, <머리 셋 다리 하나>로 이어지는 영상 속 비둘기와 그 파편을 더듬어 가는 <흔적들>연작으로 참여한다. 
 

<I taste delicious> /김서진 기자

서혜연은 관념적 세상을 떠도는 불완전한 사물의 파편을 채집하고 이를 조각과 애니메이션 작업으로 형상화한다. 땅을 딛고 존재하는 조각과 그 감각에서 벗어난 디지털 환경을 오가며, 신체 이미지를 물리적임과 동시에 심리적인 파편으로 다룬다. "발가락을 뚝 잘라놓은 채 나머지 몸이 허공으로 멀어진다면 우리는 땅을 딛고 있다고 말할 수 있을까? 나는 멀어지는 몸인가, 남겨진 발끝인가"라는 질문을 두고 파편화된 생명체를 통해 '없다'는 감각과 '남아 있다'는 감각이 동시에 느껴지는 미스터리를 탐구한다. 

'이 곳, 3층짜리 건물 꼭대기에 행복한 구미베어가 산다.' 어느날 구미베어가 덫에 걸린다. 고통에 몸서리치다가 어쩔 수 없이 자신의 한쪽 다리를 베어 먹는다. "음, 나 생각보다 맛있잖아?" 마찬가지로 덫에 걸린 우리 또한 몸부림친다. 떨어진 발가락은 그때부터 사물의 좌표에 놓인다. 훼손된 구미베어와 발가락은 각각 수행하는 대상/폐기 대상이 되어 서로의 정상적 기호와 역할을 바꾼다. '층을 올려다보라' 그들의 세상에서 우리의 몸은 단지 조금 더 커다랄 뿐이면서 꽤 으스대는 덩어리다.
 

<Fairy of Fluorite> /김서진 기자

김윤아는 아이들이 만들어내는 작업의 예술성과 순수성에 매료되어 자신의 유년기 상상친구였던 토끼 캐릭터를 다시 만나 현재 경험한 세상을 어린아이의 시선으로 표현한다. 다양한 감정들과 게임, 자연의 아름다움, 인터넷과 같이 무작위의 이미지들을 계획 없이 종이에 그려나가며 찾는 것은 과정 속에 나타나는 즐거움과 놀라움 그 자체다. "토끼와 함께 어린 시절로 돌아가 상상의 세계를 마음껏 뛰어다녀 보자"

작가는 한국 산에 있는 요소 중 소원의 탑, 땅굴, 돌에 정령을 더해 《PACK FAIR 23》에 참여했다. 소망이 깃든 숲의 신비함을 구체화함으로써 자연 속 지혜와 아름다움을 발견하길 독려한다. 
 

 <image stone> /김서진 기자

후지시로 우소는 화가로 1990년 도쿄 출생, 도코대 예술학부를 졸업했다. 어린 시절 자연과학과 그림에 관심을 갖고 청소년 때는 인터넷 문화에 푹 빠졌다. 현재 '캐릭터' 주제로 만화 캐릭터, 문자, 풍경 등을 다양하게 표현하는 평면 작품을 만들며 SNS으로 만난 크리에이터들과 '카오스 라운지' 전시 등 다양한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다.

애니메이션 캐릭터의 특유의 눈 디자인은 대부분 큰 눈동자와 반짝거림으로 보석과 우주를 연상시키며 세포같이 느껴지기도 한다. <image stone>은 천연석을 이용한 오브제다. 천연석의 특징은 정렬된 결정으로 인해 빛을 직진하도록 굴절시키는 것으로, 그 때문에 돌에 갇힌 눈은 특정 위치에서 초점이 맞아 우리는 가끔 눈을 마주보게 된다. 미술 작품이, 그리고 캐릭터가 우리를 돌아볼 때 우리는 어떻게 생명감을 느낄까. 
 

<Rover 529>, <개구리가 밤에 우는 이유> /김서진 기자

이정근은 사진과 액자의 결합을 통해 시간과 사진의 본질을 탐색한다. 다양한 형태의 액자로 작품의 시각적 요소를 풍부하게 하며 여러 관점에서 보아도 한 가지 이야기로 연결된다. 이런 접근을 통해 현대의 이미지 소비와 생산에 대한 다양한 감각을 실험하려고 한다.

"움직이는 화려한 액자를 넘어 나만의 특별한 액자가 주목받을 것이다. 특히 <개구리가 밤에 우는 이유>와 <Rover 529>는 주목받을 것이다. 평면 사진과 정사각형 액자에서 벗어나 사진은 식물로, 액자는 화분으로 변화하여 선반에 자리하게 된다"
 

<Hit Em Up (All eyez on me)> /김서진 기자

남다현은 예술을 '일상적이지 않은 것'으로 여긴다. 현대 일상은 새로운 기술과 변화로 가득하며 인공지능이 인간의 업무를 대체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다현은 익숙한 기술로 기존의 사물을 복제하는 것을 가장 예술적으로 생각한다. 이미 있는 것을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는 것이 문제 해결의 키라 여기며, 지금의 새로움에 집착하는 시대에서 과거를 반성하며 앞으로 나아가야 할 것이라 강조한다.

우리는 죽음을 두려워하면서도 그것에 대한 궁금증을 가진다. 영화는 이러한 인간의 복잡한 감정을 반영하는 매개체다. 영화 속 죽음의 가벼운 심오함을 탐구하고자 세 편의 영화 'The Voice' 'All eyez on me' 'Troy'에서의 죽음의 장면을 재조명한다. 이 장면들을 통해 프랑켄슈타인 같은 괴물의 부활을 연상하게 되며 우리는 영화 속의 죽음과 그것이 주는 불쾌함과 유쾌함 사이를 탐색하게 된다. 
 

<내 말을 잘 들어주는 도자기> /김서진 기자

박카로는 서울과 뉴욕을 무대로 다재다능한 타투이스트이자 조형예술 작가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먼지연구소의 소장이기도 하며 특정 장르에 구애받지 않는 예술 접근법을 선호한다. 다양한 관점으로 세상을 관찰하는 그의 작업은 '쓸모없음'의 깊은 해석과 연구에 중점을 둔다. 그는 누구나 쉽게 시도할 수 있는 기본적이면서도 단순한 작업 방식을 탐구하며 그의 예술 세계를 확장시키고 있다.

박카로는 꿈에서 나타난 이미지와 현실 사이의 경계를 흐린다. 꿈은 삶의 깊은 직관을 반영하며 현실과의 교차점을 찾아낸다. 그는 신화를 통해 꿈과 현실 사이의 간극을 메우려고 한다. 그의 작품은 내면의 신화적 세계와 현실 사이의 교차점에서의 탐구다. 이 끊임없는 탐구는 꿈과 현실, 신화와 진리 사이의 완벽한 조화를 찾아 헤매는 예술가의 여정을 보여준다. 
 

<초록 폐>, <숨쉬기>, <뒤엉킨 돌>, <고요하고 낮은 바닥> /김서진 기자

허연화는 물과 관련된 풍경들을 작업해 오며 인체가 빈번하게 체감하는 일상적인 공감각에서 벗어나는 감각들을 찾아내고 있다. 그리고 각기 다른 성질의 액체들이 자연스럽게 섞이듯, 단서 없는 연결들에 관심이 있다. 언뜻 관련 없어 보이는 사물과 사건들에 이야기를 부여해 연결되는 상황들을 조각과 회화의 설치로 작업한다. 

그는 바다, 강, 빗물 등 물을 배경으로 하는 작업들을 진행하며 유동적이고 경계 없는 공간에 대한 탐구를 해 왔다. <숨쉬기>, <흘러가는 것들> 등 평면 작업들을 통해 바다의 표면에서 수직으로 내려가는 과정을 명상의 흐름처럼 표현했다. 또 <초록 폐>와 <뒤엉킨 물>의 조각 작업들은 해양 생물과 혼합된 인공적 물성들을 다룬다. 
 

<점진적 게슈탈트 붕괴3> /김서진 기자

파란색 작업복을 입은 사람들이 연결되어 있다. 이 형태를 통해 보이지 않는 일을 수행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여준다. <점진적 게슈탈트 붕괴>의 단계(1, 2, 3)에 따라 그들의 개별적인 모습이 점점 가려지는 과정을 볼 수 있다. 

선점원은 관찰하는 것을 좋아한다. 길을 걸어다니며 수많은 사람들을 관찰하고 기억한다. 관찰을 통해 얻은 이미지들을 기반으로 작업을 시작한다. 현실의 이미지를 인공지능을 활용해 새롭게 재구성하고 이를 인쇄해 조형물로 제작한다. 처음 작품을 봤을 때는 어색함이 느껴질 수 있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익숙한 요소들이 가득함을 알 수 있다. 
 

<Look at her face> /김서진 기자

장영해는 몸이 실물 혹은 동시대 기술 매체를 통과하며 어떻게 작동하는지 관찰하며 몸을 둘러싼 물리적, 사회적, 관습적 규칙들을 검토한다. 사물화된 신체성에 대해 영상, 퍼포먼스, 조각을 통해 작업한다. 

"폴댄서, 로프공, 클라이머, 스케이터- 나라는 믿음과 몸이 내 것이 아니라는 자각의 사이를 매달려 움직이는 몸을 통해 실험한다. 매달린 채 떨어지는 몸의 조건들은 세 개의 칸에 각각 설치되어 운동한다"
 

전시 전경 /김서진 기자

《PACK FAIR 23》 측 관계자는 "팩이라 불리는 진열장 안에 단순히 작품만 놓여 있는 것이 아닌, 예술가들이 저마다 이 팩을 갖고 실험을 하는 등 이상한 일들을 많이 벌였다"라며, "현대미술이 값진 이유는 예술가들이 새로운 것을 계속 시도하기 때문이다. 이번 행사는 단순히 예술 작품을 판매하고 구매하는 행사가 아닌, 왜 예술이 값어치가 있는지에 대해 생각하는 문제다. "라고 전했다.

덧붙여 "저 팩 하나는 예술가들에게 자율성을 주기 충분한 공간이라고 생각했다. 우리 사회가 자유로운 사회고, 모두가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사회인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굉장히 한정적이고 제한도 많다. 저 팩의 크기가 지금 시대를 살아가며 만들어질 수 있는 아주 큰 자율성이지 않을까 싶다"고 밝혔다. 
 

전시 전경 /김서진 기자

《PACK FAIR 23》은 예술과 기술, 커뮤니티와 혁신이 만나는 특별한 예술 축제로, 예술의 매력적인 다양한 모습을 경험하고 미술의 새로운 지혜를 탐색할 수 있는 행사다. 성수동을 방문한다면, 《PACK FAIR 23》에 들러 예술의 다양한 측면을 발견하며 미래의 예술을 예측해 보는 것도 좋은 경험일 것이다. 

행사에 대한 자세한 정보는 공식 웹사이트와 인스타그램을 참조하면 된다.

 

2017년 내내 뜨거운 감자였던 전안법은 현실과 다른 불합리함으로 수공예 작가들의 목을 죄어오는 올가미 같았습니다. 극적으로 개정안이 통과되면서 많은 작가들이 한숨 돌릴 수 있게 됐지만 아직 바뀌어야 할 부분이 많이 남아있습니다. 핸드메이커는 이러한 불합리에 ‘NO’를 외치기 위해 시작됐습니다.

손으로 무언가를 만든다는 것은 정말 매력적인 일입니다. 그들은 실을 꿰 엮기도, 펜과 물감 으로 그리기도, 흙을 빚어내기도, 금속을 녹여 두드리기도, 정성스런 요리를 만들어 내기도 하면서 작품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그들이 만들고 있는 세상을 함께 들여다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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