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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생각] 예의· 격식...그리고 변화하는 출근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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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생각] 예의· 격식...그리고 변화하는 출근룩
  • 박정민 기자
  • 승인 2023.10.20 13: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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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핸드메이커 박정민 기자] '청바지 입고서 회사에 가도 깔끔하기만 하면 괜찮을텐데 여름 교복이 반바지라면 깔끔하고 시원해 괜찮을텐데~...사람들 눈 의식하지 말아요 즐기면서 살아갈 수 있어요 내개성에 사는 이세상이에요...(중략)' 해당 가사는 지난 1997년 발매된 DJ DOC의 4집 앨범 'DOC와 춤을' 중 일부다. 

당시만 해도 이 노래를 처음 접한 주변인들은 해당 내용이 다소 파격적이라는 반응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노래 가사 전체 맥락을 봐도 '다른 사람의 시선을 신경쓰지 말고 살라'는 내용이 주를 이룬다.

본 기자는 한국인의 주된 특징 중 하나가 '남', '남의 시선', '남과의 경쟁 의식'이 강한 민족 중 하나라고 생각한 적이 있다. 그렇다면 그 가사대로 과연 그럴 수 있었을까. 그리고 2023년 현재는 그 때에 비해서 무엇이 달라졌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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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는 예로부터 동방예의지국으로 불리면서 장소와 예의에 맞는 옷차림, 태도, 격식, 인사 등을 중요시 해 온 나라다. 이는 조선시대 국교가 유교로 채택된 영향이 큰 것일 터. 유교는 예의범절을 강조하는, 공자(孔子)가 시조인 종교로 장점과 폐습이 공존하는 종교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유교문화권에 속하는 중국, 일본, 대만을 포함한 동양과 서양의 문화적 차이를 보면 확연히 비교가 된다. 유교문화권은 예의와 격식, 의식 같은 것이 타 문화권에 비해 중요시되는 사회다. 
 

공자 선생님 동상
공자 동상/ pixabay

사실 외국의 자유분방한 인사법을 비롯해 너무나 자유로운 성문화 등을 접할 때면 우리와는 어느 정도 괴리감을 느끼게 되는 것은 사실이다. 만일 괴리감을 느끼지 않는다면 당신은 MZ 혹은 알파 혹은 잘파세대라는 증거일수도.

하지만 산업혁명 이후 서양의 경제 발전, 문명 등이 동양의 그것을 앞지르면서 서양의 발전된 문명이 동양으로 흘러들어오기 시작했다. 우리나라의 문화, 의식 등이 서양식으로 많이 바뀌었고 이를 의식조차 하지 못하고 당연하게 여기며 살아온 지 오래됐다.

일례로 온돌은 침대로, 한옥은 양옥으로, 한복은 양복으로 등등 우리나라가 한강의 기적을 이루어내며 발전해 오던 시기부터 지금까지 많은 것들이 바뀌었지만 이를 인식조차 하지 못하고 살아왔던 듯도 하다.

MZ세대로 상징되는 젊은 세대들은 예전 세대에 비해 상하 관계, 위 아래 문화, 보수적인 분위기 보다는 자유분방하고 각자의 개성이 강조되는 그런 삶을 살고 있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또 그리고 격식이나 예의를 차리고 상하 관계를 중요시 하는 회사 상사나 그런 문화, 관료제 등에 대해서는 '꼰대'라느니 '구시대적'이라는 둥의 프레임을 씌우는 것도 자주 접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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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출근룩도 격식 차리지 않는다?

예의나 격식을 중시하던 과거에 비해 전반적인 분위기가 자율과 개성을 중시하는 문화로 바뀌어 가고 있는 듯 하다. 회사 출근룩을 예를 들어 보자. 요즘 회사에 편한 복장으로 출근하는 곳이 늘고 있는 추세이다. 그리고 반바지나 캐주얼 한 옷을 입는다고 해서 무조건 예의에 어긋난다고 치부할 수는 없을 것이다.

누군가가 "우리 회사는 캐주얼하게 입고 가도 된다. 자유롭고 편안한 분위기에서 일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오너의 방침이다"라고 한다면 대부분의 반응은 "좋은 회사 다니네"일 것이다. 

어떤 규율과 엄숙하고 무거운 분위기를 강조하는 것이 아니라 구성원의 행복과 만족감, 편안한 분위기를 배려하는 곳이라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특히 반바지는 자율 복장의 상징처럼 됐다. 여성들의 여름옷과는 달리 남성들의 여름 오피스룩은 대체로 긴바지에 양말, 구두까지 챙겨 신어야 하는 것이 대다수였다. 얼마나 덥고 불편했을까 싶기도 하다. 

편안한 복장 원하는 K-직장인 늘어

매년 기록을 갱신하며 무더워지는 여름 날씨 탓에 반바지 차림으로 출근하는 이른바 '쿨비즈룩'을 원하는 직장인들이 갈수록 늘고 있다고 한다. 지난 8월 인크루트가 직장인 888명을 대상으로 회사 복장에 대한 견해를 조사한 결과10명 중 9명이 쿨비즈 도입을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눈에 띄는 것은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은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로 질서·조직 와해 우려(54.3%)와 동료로부터 지나친 관심, 눈치받을 것(44.3%) 등을 꼽았다는 것이다. 편하고 시원한 복장을 원하지만 회사나 동료의 눈치를 많이 보기도 한다는 흥미로운 조사결과다.

해당 설문조사에 따르면 직장인의 10명 중 7명 이상인 74.5%가 본인이 속한 회사의 복장에 대해 자유로운 편이라고 응답했다고 하니 그만큼 우리나라 직장인들의 출근룩이 변화하고 있다는 방증으로 보인다.
 

캐주얼한 출근룩/ 핸드메이커 DB
캐주얼한 출근룩/ 핸드메이커 DB

실제로 편하게 입도록 하는 회사 늘고 있어

SK는 지난 2000년 일찌감치 복장 자율화를 선언했고 이후 삼성전자가 2008년, LG전자가 2018년, 현대차그룹 2019년, 포스코가 올해인 2023년 출근 복장을 자율화했다. 

대기업 출근룩이 격식 있고 반듯하게 차려 입은 셔츠라면 깔끔하고 군더더기 없어 보이겠지만, 많이 늘어지지 않는 캐주얼룩을 입고 다닌다면 같은 직장인의 입장에서는 부러움의 대상이 될 듯 하다. 

덧붙이기...MZ세대의 출근룩

요즘 MZ세대 사이에서 '갓생살기(갓(God·신)과 인생(人生)을 합한 신조어, 하루하루 계획적으로 열심히 살아내는 삶)', '오운완(오늘 운동 완료)', 등산, 캠핑 등이 인기를 끌면서 에슬레저룩이 뜨고 있다. 

에슬레저룩은 애슬레틱(athletic)과 레저(leisure)를 합친 용어다. 가벼운 스포츠웨어로 일상복으로 입어도 손색이 없는 운동복인데 젊은 층들 사이에서 에스레저 출근룩도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고 한다.  

잡지사 코스모폴리탄의 조사에 따르면 스포츠 아이템을 오피스 룩으로 매일 입을 수 있는 회사가 48%에 육박했으며 또 직장인들의 70% 이상이 원하는 출근룩은 격식을 갖춘 편안함이라고.

격식과 편안함은 서로 반대되는 뜻 아닌가? 이런 아이템을 찾아내는 게 쉽지 않을 것 같다. 그렇담 이 쉽지 않은 아이템을 찾아내기 위해 이번 주말 쇼핑(혹은 아이쇼핑)의 탐험을 시작해 봐야 하는 것일까.

2017년 내내 뜨거운 감자였던 전안법은 현실과 다른 불합리함으로 수공예 작가들의 목을 죄어오는 올가미 같았습니다. 극적으로 개정안이 통과되면서 많은 작가들이 한숨 돌릴 수 있게 됐지만 아직 바뀌어야 할 부분이 많이 남아있습니다. 핸드메이커는 이러한 불합리에 ‘NO’를 외치기 위해 시작됐습니다.

손으로 무언가를 만든다는 것은 정말 매력적인 일입니다. 그들은 실을 꿰 엮기도, 펜과 물감 으로 그리기도, 흙을 빚어내기도, 금속을 녹여 두드리기도, 정성스런 요리를 만들어 내기도 하면서 작품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그들이 만들고 있는 세상을 함께 들여다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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