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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스케치] 맥주가 패션으로?…친환경 업사클링 패션쇼 《맥주의 실험적 컬렉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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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스케치] 맥주가 패션으로?…친환경 업사클링 패션쇼 《맥주의 실험적 컬렉션》
  • 윤미지 기자
  • 승인 2023.09.21 13: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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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 업사클링 패션쇼 《맥주의 실험적 컬렉션》 /윤미지 기자

[핸드메이커 윤미지 기자] 지난 18일 오비맥주가 전시·패션쇼를 선보이는 《맥주의 실험적 컬렉션》을 개최하고 성황리에 마쳤다. 맥주회사에서 패션쇼를 한다는 이야기는 언뜻 의문을 가지게 하지만 이를 연결하는 단어는 ‘친환경’에 있었다.

오비맥주가 선보인 이번 컬렉션은 친환경 업사이클링 전시 및 패션쇼로 맥주 산업에서 발생하는 부산물과 패키지, 폐기물 등을 활용해 패션으로 연결했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이날 맥주와 패션이라는 이색적인 조합을 담은 컬렉션 관람을 위해 패션과 주류업계 관계자 및 소비자 300여 명이 행사장을 찾았다.

친환경에 대한 소비자의 니즈가 높아지고, 기업에서도 다양한 ESG 활동을 선보이는 가운데 맥주 산업에서 발생하는 부산물을 친환경으로 재해석한 다양한 패션 아트를 관람할 수 있는 현장을 직접 찾았다.

맥주와 패션이 협업해 완성한 친환경 예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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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행사는 오비맥주와 함께 서울패션허브 배움뜰, 한국패션디자인학회(KSFD)의 산학협력으로 마련된 친환경 프로젝트다. 패션 전공 대학생과 협력 단체 소속 디자이너 등이 해당 컬렉션에 참여해 특별한 아트 피스들을 선보였으며, 지난 5월 오비맥주와 KSFD가 공동으로 연 <2023 친환경 하이브리드 셔츠 디자인 공모전>의 수상작들도 전시됐다.
 

메인 행사인 패션쇼 런웨이의 모습 /윤미지 기자
메인 행사인 패션쇼 런웨이의 모습 /윤미지 기자

이날 행사는 오후 4시부터 6시까지 이뤄졌다. 내부로 입장한 관람객들은 업사이클링 패션 아트 전시를 먼저 관람하고, 이후 5시부터 메인 행사인 패션쇼를 감상했다. 또 패션쇼 진행 중 서울종합예술학교 댄스팀 SAC Street가 무대에 올라 댄스 퍼포먼스를 선보였으며 이어 <친환경 하이브리드 셔츠 디자인 공모전> 시상식도 이뤄졌다. 이외에도 행사가 이뤄지는 동안 오비맥주의 논알코올 음료를 체험해 볼 수 있어 현장 분위기를 뜨겁게 달궜다.

맥주박·캔뚜껑·맥아포대 활용한 다양한 소재 눈길…<오비맥주·KSFD 작가 초대전>

현장에 들어서면서 먼저 <오비맥주·KSFD 작가 초대전>의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었다. 해당 작품 전시는 ‘더 크게 환호할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패션 아티스트 초대전으로 가천대, 국민대, 덕성여대, 동덕여대, 서울대, 이화여대, 창원대, 충남대 패션 아티스트 18인이 참여했다.

이날 만나볼 수 있었던 작품들은 모두 맥주 산업에 의해서 발생하는 부산물과 패키지 등을 소재로 해 제작한 디자인이었으며 26점의 작품이 전시됐다.

초대작가 최서영의 작품 <Blouse in Sack>은 맥아를 담는 자루를 블라우스로 변형한 작품이다. 버려지는 맥아 포대 자루가 화려한 색감을 입고 작품로 재탄생한 만큼 관람객들의 시선이 집중됐다.
 

화려한 색감이 돋보이는 블라우스 작품. 버려지는 맥아 포대 자루를 업사이클링한 의상이다 /윤미지 기자

초대작가 노주현의 작품 <25kg x 5>도 맥아포대 자루를 활용해 완성한 작품이다. 해당 의상은 맥아포대 5자루를 재조합해서 제작한 것으로, 자루에 텍스트로 적혀 있는 정보들이 마치 레터링 장식처럼 느껴져 빈티지하고 힙한 느낌을 줬다.
 

자루에 적혀 있는 텍스트 정보가 마치 레터링 장식처럼 느껴진다. /윤미지 기자

일반적으로 특정 산업에 의해서 발생한 부산물을 소재로 제작한 의상의 경우 화려한 디자인이 배제된다고 여기는 인식이 있다. 버려지는 소재를 활용하기 때문에 이를 화려하게 재해석하기 어렵다는 생각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컬렉션에서 선보인 피스들은 친환경적인 기조를 유지하면서 기대 이상의 화려한 디자인을 선보였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맥아포대와 일상복 패턴을 조합해 작품을 디자인한 초대작가 임수진의 작품 <Want to be an Outfit>은 웨어러블한 형태의 의상을 만들었는데, 여기에 오간자 소재를 더해 화려함을 더했다. 초대작가 이다소미의 작품 <The First Beauty from The Last>는 ‘마지막에서 찾은 열정과 패션’을 의상 속 화려한 디테일로 표현했다.
 

(좌)웨어러블하면서도 오간자의 화려함이 더해진 업사이클링 작품 /윤미지 기자
화려한 디테일이 돋보이는 작품 /윤미지 기자
자세히 보면 버려지는 맥아 포대 자루를 업사이클링한 것을 알 수 있다. /윤미지 기자

비닐과 플라스틱 등을 활용한 패션 아트도 있었다. 초대작가 이재민의 작품 <Changeover, OB Beer>는 오비맥주의 생산 전 과정에서 발생하는 부산물 중 하나인 비닐과 플라스틱 등을 소재로 의상을 완성했다. 특히 작품 밑단에 달린 맥주 캔 뚜껑이 빛을 반사하는 효과를 준다는 점에서 화려한 이미지가 느껴졌다.
 

밑단의 장식이 된 버려지는 캔뚜껑들 /윤미지 기자

초대작가 길나연·전재훈의 작품 <Blooming II>도 핑크와 골드를 중심으로 한 화려함 색감 사용과 섬세한 디테일을 통해 시선을 사로잡았다. 작품 설명에 따르면 부산물이 새로운 생명을 맞이하는 개념과 맥주의 상쾌한 에너지를 피어나는 꽃으로 담아냈다고 한다. 맥주 패키지를 활용한 모자는 캔 뚜껑의 원터치 따개가 태슬처럼 장식되어 있었고, 의상을 장식하고 있는 디테일한 장식들도 모두 버려지는 맥주 캔을 활용하고 있다.
 

버려지는 캔이 화려한 장식으로 업사이클링 됐다. /윤미지 기자
캔뚜껑 원터치 따개가 태슬처럼 장식된 모습 /윤미지 기자

초대작가 허현주·전재훈은 버려지는 폐기물에 더해 빈티지 의류까지 활용해서 친환경적인 작품을 완성했다. 작품 <Shedding I>은 빈티지 의류와 맥주 산업의 부산물로 제작한 모티브를 활용했으며 시간이 지남에 따라 꽃이 자연스럽게 낙화하는 과정을 드레스에 표현했다는 설명이다.
 

낙화하는 꽃으로 변신한 버려지는 캔뚜껑 /윤미지 기자

맥주박을 활용한 친환경 작품들에도 관람객의 높은 관심이 이어졌다. ‘맥주박’은 맥주의 제조 과정에서 발생하는 부산물로 맥아즙을 짜면서 나오는 찌꺼기를 말한다. 버려지는 맥주박을 활용해 천연염색과 천연염료 프린트, 디지털 프린트 등 친환경 소재를 개발한 초대작가 임소영의 작품 <Swaying Exploding, and Smudging>도 전시됐다.
 

버려지는 맥주박을 활용한 친환경 작품들 /윤미지 기자
버려지는 맥주박을 활용한 친환경 작품들 /윤미지 기자
버려지는 맥주박을 활용한 친환경 작품들 /윤미지 기자

또 맥주박 외에도 오배자, 코치닐 등 자연재료를 이용해 개발한 천연염색 소재를 접목, 기하학적 컷아웃의 미니 드레스를 디자인한 초대작가 김세진의 작품 <Cutout and Affixation>도 전시됐다.
 

구조적인 컷아웃이 돋보인다 /윤미지 기자

<2023 친환경 하이브리드 셔츠 디자인 공모전> 수상작도 만나볼 수 있어

<2023 친환경 하이브리드 셔츠 디자인 공모전>의 주제는 ‘환호하고 싶은 순간’과 ‘맥주에 대한 열정’이다. 이와 관련해 약 150작품이 접수되었으며 1차 디자인스케치와 2차 실물디자인 심사를 거쳐 총 31작품이 선정됐다는 전언이다. 수상작은 이날 18점은 패션쇼 무대로, 13점은 전시를 통해 공개됐다.

공모전 특선작은 배화여자대학교 최윤교의 작품 <Once again, Oh Pilsung Korea 2023>이다. 맥아 포대 자루를 활용해 의상의 디테일을 더한 포인트가 눈길을 끌었다.
 

<2023 친환경 하이브리드 셔츠 디자인 공모전> 특선작 /윤미지 기자

또 다른 공모전 특선작인 이화여자대학교 박윤서의 작품 <An Eruption> 역시 맥아 포대 자루와 패키지 등을 이용한 강렬한 디자인을 선보였다. 설명에 의하면 해당 작품은 환호의 순간을 표현하기 위해 분출되는 이미지에 집중해 맥주를 목으로 넘기는 첫 순간의 짜릿함과 열정을 거품의 시각적 이미지로 표현했다고 한다.
 

<2023 친환경 하이브리드 셔츠 디자인 공모전> 특선작 /윤미지 기자

제로 알코올 제품을 소재로 한 작품도 있었다. 특선작을 받은 성신여자대학교 임한슬의 <Hocass>는 제로 알코올이 가진 부드러운 이미지를 작품에 담아 우아한 셔츠를 제작했다. 이외에도 라사라 패션직업 전문대학교 하다경의 작품 <Memory>도 특선작을 받은 작품 중 하나로 병뚜껑과 캔뚜껑의 원터치 따개를 활용해 장식한 디테일이 시선을 잡았다.
 

<2023 친환경 하이브리드 셔츠 디자인 공모전> 특선작 /윤미지 기자
<2023 친환경 하이브리드 셔츠 디자인 공모전> 특선작 /윤미지 기자

이어 특선작으로 선정된 세종대학교 김지연의 작품 <Cassh>와 전주대학교 주성영의 작품 <Casshirt>도 만나볼 수 있었다.
 

<2023 친환경 하이브리드 셔츠 디자인 공모전> 특선작 /윤미지 기자
<2023 친환경 하이브리드 셔츠 디자인 공모전> 특선작 /윤미지 기자

버려지는 부산물·폐기물…패션쇼 런웨이 올라

패션쇼 오프닝 영상에 이어 본격적으로 메인 행사인 패션쇼가 진행되면서 관람객들의 이목이 런웨이로 집중됐다. 먼저 <2023 친환경 하이브리드 셔츠 디자인 공모전>에서 수상한 18점의 착장이 무대 위에 올랐다.

패션쇼를 통해 선보인 작품들은 대체적으로 입체적이면서도 움직임이 돋보이는 작품들이 주를 이뤘다. 맥아포대를 활용해 누빔을 한 듯 도톰한 소재로 재해석한 작품도 눈길을 끌었으며, 입체적인 패턴 제작으로 후드를 단 점퍼도 선보였다. 특히 맥아포대는 스포티한 느낌을 주는 점퍼 소재로 재해석 된 작품들이 여럿 보였다.
 

도톰한 소재로 변신한 맥아포대 자루 /윤미지 기자
스포티한 느낌을 주는 런웨이 위 업사이클링 의상들 /윤미지 기자

또 맥아포대의 레터링을 재단해 소매에 장식으로 달거나, 앞서 전시됐던 작품들처럼 캔뚜껑 원터치 따개를 비즈처럼 원단에 장식한 모습도 포착됐다. 반짝이는 알루미늄 소재의 캔뚜껑은 의상의 장식적 요소로 다수 활용 됐으며 또 버려지는 포대 자루를 소매 퍼프로 만들어 화려하고 우아한 느낌을 주는 작품도 발견됐다. 이외에도 다양한 색감의 폐현수막을 패치워크를 한 듯한 재활용 원단을 통해 의상의 움직임을 잘 보여주는 작품도 있었으며 맥주 패키지를 빈티지한 장식처럼 구성한 작품도 선보였다.
 

버려지는 포대 자루를 소매 퍼프로 디자인한 모습 /윤미지 기자
버려지는 폐현수막을 업사이클링한 작품 /윤미지 기자
폐현수막을 패치워크를 한 듯한 재활용 원단 /윤미지 기자
버려지는 폐현수막을 업사이클링한 작품 /윤미지 기자

이어지는 런웨이에서는 업사이클링 작품이 독특한 방식으로 무대에 올랐다. 서울종합예술학교 댄스팀 SAC Street가 런웨이에 올라 업사이클링 의류를 입고서 댄스 퍼포먼스를 선보이며 흥미로운 시간을 꾸몄다. 댄스팀이 착용하고 무대에 오른 의상들은 오비맥주의 폐현수막을 업사이클링해 제작한 피스들이다.
 

서울종합예술학교 댄스팀 'SAC Street'의 댄스 퍼포먼스. 업사이클링 의상을 입고 있다 /윤미지 기자
서울종합예술학교 댄스팀 'SAC Street'. 업사이클링 의상을 입고 있다 /윤미지 기자

아울러 서울패션허브 배움뜰의 작품 20착장도 무대 위에 올랐으며 다양한 소재를 활용해 제작한 우아한 드레스 위에 캔뚜껑으로 장식적 요소를 더한 작품과 폐현수막을 원단으로 우리 전통 복식의 요소를 더한 피스도 만나볼 수 있었다. 또 오비맥주 직원이 직접 런웨이에 올라 업사이클링 의상을 선보여 눈길을 끌기도 했다.
 

폐현수막을 업사이클링해 전통 복식의 요소를 더한 디자인도 만나볼 수 있었다 /윤미지 기자
패션쇼 런웨이 무대의 모습. 버려지는 폐현수막이나 캔뚜껑 따개 등이 장식 요소로 활용 됐다 /윤미지 기자
폐현수막을 빈티지한 느낌으로 업사이클링한 모습 /윤미지 기자

이날 행사에는 오비맥주 구자범 부사장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으며 <2023 친환경 하이브리드 셔츠 디자인 공모전>의 시상식도 진행됐다.
 

<2023 친환경 하이브리드 셔츠 디자인 공모전> 대상 시상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수상자와 오비맥주 구자범 부사장의 모습 /윤미지 기자

한편, 오비맥주는 맥주 산업에 의해 발생하는 부산물과 다양한 폐기물을 패션으로 재해석한 전시 및 패션쇼 외에도 맥주박을 활용한 음식, 화장품 등을 선보이고 있으며 이색적이면서 흥미로운 업사이클링 행보를 선보이는 상황이다.

2017년 내내 뜨거운 감자였던 전안법은 현실과 다른 불합리함으로 수공예 작가들의 목을 죄어오는 올가미 같았습니다. 극적으로 개정안이 통과되면서 많은 작가들이 한숨 돌릴 수 있게 됐지만 아직 바뀌어야 할 부분이 많이 남아있습니다. 핸드메이커는 이러한 불합리에 ‘NO’를 외치기 위해 시작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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