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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공예박물관, 서울아트위크 연계 특별기획전 《공예 다이얼로그》 개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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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공예박물관, 서울아트위크 연계 특별기획전 《공예 다이얼로그》 개최
  • 곽혜인 기자
  • 승인 2023.09.06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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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공예박물관 제공

[핸드메이커 곽혜인 기자] 서울공예박물관은 서울아트위크를 맞아 9월 8일부터 11월 12일까지 특별전 《공예 다이얼로그(Dialogue)》전시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번 전시는 금박, 분청, 채화 3개 분야에서 사물의 탐구를 통해 공예의 조형적 확장을 모색하는 6인(팀)의 작품을 소개한다. 장연순×김기호(금박), 이강효×김혜련(분청), 황수로×궁중채화서울랩(채화)이 이번 전시에 참여한다.

《공예 다이얼로그》전은 전승 장인과 현대공예 작가는 물론 화가와 문화기획자 등 다양한 층위에서 공예 작업을 하는 작가들과의 대화를 시도한다. 이들은 제작방식과 다루는 매체가 모두 다르지만 각자의 조형언어로 세대를 관통하고 분야를 넘나드는 대화를 끊임없이 시도한다.

영원불멸의 빛을 새기는 ‘금박’, 산수를 담아내는 화폭으로서의 ‘분청’, 피어나는 생명을 상징하는 ‘채화’를 통해 전통과 현대의 경계 없이 다양한 조형성으로 공예의 외연 확장을 시도하는 작가들의 작품을 조명한다.
 

'금박' 장연순x김기호 전경사진

먼저 현대 섬유예술가 장연순과 국가무형문화재 금박장 보유자 김기호가 말하는 ‘금박, 빛을 새기다’에서는 <중심에 이르는 길Ⅲ>과 <천상열차분야지도> 연작을 선보인다. 이들은 각각 산업용 테플론 메시와 전통 직물에 금박을 입혀 그들이 추구하는 고유한 정신적 질서를 기하학적 도형과 천문으로 형상화했다.

금박은 예로부터 고구려 고분벽화의 연꽃 장식에서부터 백제 무령왕비의 목제 베개와 발받침, 가야의 고리자루 큰 칼, 신라·통일신라의 허리띠와 ‘화조도를 새긴 장식물(선각단화쌍조문금박, 線刻團華雙鳥文金箔)’, 고려의 등롱, 조선의 병풍, 초상화, 불화, 불상, 단청, 현판, 투구 등에 이르기까지 주로 왕실의 위엄과 종교의 신성함을 시각적으로 과시하는데 광범위하게 활용됐다.
 

‘분청’ 이강효×김혜련 전경사진
‘분청’ 이강효×김혜련 전경사진

옹기와 분청 기법을 결합해 작업하는 이강효와 분청의 문양을 탐구하는 김혜련이 말하는 ‘분청, 산수를 담다’에서는 이강효와 김혜련이 분청을 이용해 각각 <분청산수>와 <예술과 암호-분청> 연작을 제작했다. 이강효는 마음에 떠오르는 자연의 형상인 산, 바람, 물 등을 거대한 산수 기형에 그려냈고, 김혜련은 귀얄, 덤벙 기법 등 도기에 표현된 회화적 필치를 대형 캔버스에 먹으로 담아냈다. 이들은 회화와 도자, 전통과 현대라는 장르와 시대의 구분에 구애받지 않고 분청에 깃든 회화적 가능성을 각자의 방식으로 작업한다.

분청사기는 회청색 바탕흙 위에 백토로 분장한 뒤 유약을 입혀 구운 자기의 한 종류이다. 14세기부터 16세기까지 활발히 제작되었다가 자취를 감추었으나 시대를 초월한 아름다움으로 오늘날 현대 작가들의 영감의 원천이자 탐구 대상으로 새롭게 각광받고 있다.
 

‘채화’ 황수로×궁중채화서울랩 전경사진

마지막으로 국가무형문화재 궁중채화 보유자 황수로와 궁중채화의 현대화를 모색하는 궁중채화서울랩이 말하는 ‘채화, 꽃을 피우다’에서는 황수로와 궁중채화서울랩이 궁중채화의 원형을 재현한 <홍벽도화준(紅碧桃花樽)>과 이것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신수목(神樹木)>을 소개한다.

채화(綵花)는 ‘비단 등으로 만든 꽃’을 의미하며 주로 궁중의 물품이나 행사를 장식했다. 정조19년(1795) 『원행을묘정리의궤』에 의하면 사도세자의 부인 혜경궁 홍씨의 회갑연을 위해 11,919송이의 채화가 소용될 만큼 조선시대 궁중에서 열린 잔치는 꽃 잔치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전시 개막 전날인 9월 7일 16시에는 서울공예박물관 교육동 1층 강당에서 시민들을 대상으로 <다큐멘터리 영상상영회>를 개최하고, 영상 시사 후 ‘관객과의 대화’를 통해 참여작가 6인(팀)과 관객이 소통하는 시간을 갖는다. 해당 다큐멘터리 영상은 서울공예박물관 유튜브에 순차적으로 게시 예정이며, 같은 날 20시 안내동에서는 국내‧외 미술계 전문가 대상으로 <이강효 작가의 분청 퍼포먼스>를 선보인다.

김수정 서울공예박물관장은 “이번 서울아트위크 연계 특별기획전인 《공예 다이얼로그》은 우리 전통 공예기법이 현대적으로 재해석된 수준 높은 작품을 선보이는 자리”라며 “시민들에게는 전통과 현대가 만난 뛰어난 작품을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서울을 방문하는 해외 전문가들에게는 우리 공예의 우수성을 알리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장연순(1950~)은 모시, 삼베, 아바카 등 섬유 재료에 대한 집요한 실험과 탐구에 천착해 온 섬유예술가다. 그는 최근 ‘금박’과 테플론 코팅을 한 유리섬유인 ‘테플론 메시’에 주목해, 동아시아 철학의 본질을 순수조형으로 표현했다. 여러 번 반복해서 덧입힌 순금박 기법은 그의 투철한 작가정신을 보여준다.

김기호(1968~)는 조선 철종 때부터 대대로 금박장 가업을 잇는 5대손으로, 2018년 국가무형문화재 제119호 금박장 보유자로 지정되었다. 금박의 전통기술을 유지하면서도 다양한 영역이나 기물에 적용될 수 있도록 연구하며, 현재 서울 북촌의 ‘금박연’에서 활동을 이어나가고 있다.

이강효(1961~)는 홍익대학교 공예과에서 도자를 전공한 뒤 울산의 황말수 장인에게 옹기 기술을 배웠다. 사람 키를 넘는 대형 옹기 표면에 사물놀이 가락에 맞춰 화장토와 산화철을 흩뿌리고 쏟아붓는 <분청 퍼포먼스>로도 해외에 잘 알려진 도예가이다. 전통 옹기와 분청 기법을 결합한 그의 작품은 분청 특유의 우연성, 회화성이 현대적 감각으로 발현되었다.

김혜련(1964~)은 국내외 유적지와 박물관을 답사하며 고대 암각화나 선사 유물에서 발견되는 문양을 탐구하는 화가다. 이러한 여정의 종착지로 분청에서 발견되는 도공들의 자유분방한 손길과 정신을 연상시키는 문양을 기호화하여 자신만의 모노크롬(monochrome) 회화를 탄생시켰다.

황수로(1935~)는 100여 년간 단절된 우리의 채화를 세상에 알린 장인으로, 2013년 국가무형문화재 제124호 궁중채화 기능 보유자로 인정되었다. 그의 작업은 채화 유물이 전무한 실정에서 옛 기록으로만 남아 있는 채화를 오늘날로 소환한다.

궁중채화서울랩은 국가무형문화재 궁중채화 이수자 최성우가 궁중채화의 현대적 확장을 실험하기 위해 만든 연구소이다. 이번 전시에는 최성우(총괄), 유은정·이윤정(금속), 김우현·신유나·신혜연·장준호·조혜진(섬유), 오수(이끼), 최범석(설치)이 참여해 붉은색과 흰색의 매화가 함께 뒤엉킨 연리지로서 하늘과 땅을 연결하는 신수목을 탄생시켰다.

2017년 내내 뜨거운 감자였던 전안법은 현실과 다른 불합리함으로 수공예 작가들의 목을 죄어오는 올가미 같았습니다. 극적으로 개정안이 통과되면서 많은 작가들이 한숨 돌릴 수 있게 됐지만 아직 바뀌어야 할 부분이 많이 남아있습니다. 핸드메이커는 이러한 불합리에 ‘NO’를 외치기 위해 시작됐습니다.

손으로 무언가를 만든다는 것은 정말 매력적인 일입니다. 그들은 실을 꿰 엮기도, 펜과 물감 으로 그리기도, 흙을 빚어내기도, 금속을 녹여 두드리기도, 정성스런 요리를 만들어 내기도 하면서 작품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그들이 만들고 있는 세상을 함께 들여다보려 합니다.

핸드메이커는 국내외 다양한 문화·예술·산업 현장을 발로 뛰며 취재하는 독립 매체로서 주체 적인 취재와 기사를 통해 여러 미디어·포털과 함께하고 있습니다. 기사의 가독성을 저해하는 광고 배너를 통해 수익을 얻을 수도 있겠지만 이는 독자를 위한 선택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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