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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생각] "나가기 무서워요"...사회 분위기 흉흉해지는 까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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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생각] "나가기 무서워요"...사회 분위기 흉흉해지는 까닭
  • 박정민 기자
  • 승인 2023.09.01 15: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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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뉴스 갈무리
KBS뉴스 갈무리

[핸드메이커 박정민 기자] "서현역 묻지마 흉기난동 일어났어~ 돌아다니지마~" 지난 달 3일 서현역 묻지마 흉기난동 사건의 피해자 고 김혜빈 양(사고 당시 20세)의 어머니가 사건 발생 당시 혜빈 양에게 보낸 카톡 내용이다. 그러나 그날 김혜빈 양의 부모님은 수원 아주대병원 집중치료실에 누워 있는 혜빈 양을 마주해야만 했다. 혜빈 양은 사고 당일 이미 뇌사가 진행돼 손을 쓸 수 없는 상태였고 같은 달 28일 결국 숨을 거뒀다. 

최근 들어 주변에 볼 일이 있어도 밖에 나다니기가 두렵다고 말하는 이들이 생겨나고 있을 정도로 사회 분위기가 흉흉해지고 있다. 

지난 7월 신림동에서 묻지마 칼부림을 자행한 30대 남성 피의자 조선을 시작으로 분당 서현역 쇼핑몰에서 시민들에게 칼을 휘두른 최원종, 또 등산로에서 출근하는 여성을 성폭행해 사망케 한 최윤종 사건 등이 잇따라 일어난 바 있다. 

지난달 한 서울지하철 한 역사에서 어린아이가 지하철과 승강장 사이에 틈에 빠져 가까스로 구출된 사건이 있었는데, 사람들이 한 공간에서 웅성거리자 '칼부림' 사건이 난 줄 알고 괜스레 공포에 떨었다는 목격자 인터뷰가 언론에 보도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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묻지마 폭행, 묻지마 칼부림에 대한 포비아(phobia, 공포증)가 시민들의 무의식 속에 형성되어 버린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신림역 칼무림 살인사건 피의자 조선/ SBS 갈무리
신림역 칼부림 살인사건 피의자 조선/ SBS 갈무리

인간의 폭력성에 관한 고찰

지난 4월 출간된 『우리 본성의 악한 천사』는 심리학자 스티븐 핑거의 『우리 본성의 선한 천사: 인간은 폭력성과 어떻게 싸워 왔는가』가 인류사에서 문명화 과정에 따른 폭력성의 순화와 평화화로 인해 폭력성이 지속적으로 감소해왔다는 주장에 대해 논박한 책이다. 

전 세계적으로 권위 있는 역사학자들이 역사적, 사회적, 의학적, 생물학·고고학의 역사 등의 학제간 방법론이 동원돼 인간의 폭력성이 지속적으로 감소해 왔다는 낙관적인 주장에 대해 전면적으로 반박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사실 최근 잇따라 발생한 범죄 현상들을 보면 이러한 역사적 권위자들이 온갖 실증과 논리를 통해 반박하지 않아도 '폭력성이 지속적으로 감소해 왔다'는 주장은 터무니 없이 느껴지기는 한다.

유인원에서 본 인간의 본성 탐구

인간의 폭력성을 유인원(영장류 사람상과에 속하는, 꼬리가 없는 종)의 관찰과 분석을 통해 설명하려는 시도도 많았다. 유인원인 침팬지의 어머니로 불리는 제인 구달은 『곰베의 침팬지』라는 책에서 침팬지 사회의 제노사이드(집단 학살)을 언급했는데 침팬지 사회가 두 집단으로 나눠지면서 집단 간에 폭력적인 공격성이 나타났다고 적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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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려진 바와 같이 침팬지들은 같은 종족을 죽이거나 잡아먹기도 하는데 이와 같은 면은 인간의 폭력성 면에서도 서로 닮아 있는 모습으로 분석되고 있다.

침팬지의 친척이라고 할 수 있는 보노보는 동종 살해의 비율이 0%에 가까울 정도로 낮다. 인간은 이러한 침팬지의 잔인성과 보노보의 공감 능력 모두를 닮아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또 집단생활을 하고 자기 영역이 분명한 종일수록 동족 살해의 비율이 높다고 한다. 무리 속에서 서열 경쟁을 하다 죽일 수도 있고, 무리끼리 영역이나 암컷 등을 두고 집단 싸움을 벌이다 죽이기도 하는데 동족 살해를 하거나 당한 것은 대부분 수컷이라고 한다. 

그들이 묻지마 칼부림을 자행한 이유

박문호 뇌과학자는 유튜브 채널 '스터디언'에 출연해 연이은 칼부림 사건과 관련해 "피 튀기는 폭력 영화는 뇌과학적으로 봐선 안된다. 브레인에 상처를 준다"고 말했다. 그러한 영상 시청으로 뇌가 상처를 받는 다는 것이다.

이어 "배외측전전두엽(전두엽)이 (폭력성을) 억제를 하고 있는데 억누르는 힘이 약화됐을 때 행동으로 표출된다. 언제 약화되느냐 스트레스 (때문이)다"라고 덧붙였다.  
 

유튜브채널 '스터디언' 갈무리
유튜브채널 '스터디언' 갈무리

그의 설명에 의하면 조용한 사람들이 화나면 사고 친다(더 무섭다)라는 말이 있는데 이는 뇌과학적으로 이유 있는 말이라고 한다. 느끼는 대로 말하면 스트레스가 줄어드는데 표현할 기회가 박탈된 상태에서는 자신이 스트레스가 얼마나 쌓였는지 모니터링을 할 수 없고 뚜껑이 갑자기 폭발하는 수가 있다는 것이다.

그는 "감정은 표현하라. 그러면 큰 사고 안 일어납니다"라고 재차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런 것을(폭력적인 영상 등)을 자꾸 접했다는 것도 사회적으로 좋지 않지만 그보다 더 위험한 상황이 그것을 곧장 행동으로 옮겼다는 데에서 놀라웠다. 우리 사회가 벌써 그 수준까지 갔다"고도 덧붙였다. 

실제로 지난 5월 부산에서 20대 또래 여성을 살해한 정유정 역시 범죄 수사물과 영화 '화차' 등 관련 영상을 반복해서 시청한 것으로 드러났다. 

박문호 뇌과학자의 덧붙인 소시오패스의 특징에 따르면 그들은 감정이입, 공감 능력이 떨어지며 보통 사람들과는 달리 타인의 고통을 계산할 수 없다고 한다. 또 분노를 폭발하는 편도체 억제를 하지 못하는 것이 특징이라고 한다. 
 

20대 또래여성 살인 피의자 정유정/ 채널A 갈무리
20대 또래여성 살인 피의자 정유정/ 채널A 갈무리

사회 시스템적 문제도 한번쯤 돌아볼 필요

전문가들의 의견에 따르면 결국은 자신의 생각, 감정 등을 주변 사람들과의 교류나 이야기를 통해 나누고 표현하지 못해 그들 스스로 자신의 상태를 자각하지 못한 채, 쌓인 스트레스 등으로 인한 분노 폭발을 막을 수 없었던 것이 원인으로 추정된다.

다만, 그들의 극악 무도한 결코 용서받기 힘든 범죄 행위는 그 어떤 이유로도 합리화될 수는 없을 것이다. 스트레스가 쌓이고 폭발한다고 다 그런 범죄를 저지른다면 우리 사회가 어떻게 되겠는가. 단지 그 원인을 조심스레 추측해 볼 뿐이다. 

시대의 흐름에 따라 영상 등의 시스템이 우후죽순 생겨나고 돈을 벌기 위한 목적으로 위험하고 자극적인 영상들을 자꾸만 생산해 낸 것이 이들의 범죄를 부추기지는 않았는지 또 시대적, 정치적, 경제적, 사회적으로는 어떤 문제점이 있었는지 한 번쯤 고찰해 볼 필요성을 느끼게 되는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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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내내 뜨거운 감자였던 전안법은 현실과 다른 불합리함으로 수공예 작가들의 목을 죄어오는 올가미 같았습니다. 극적으로 개정안이 통과되면서 많은 작가들이 한숨 돌릴 수 있게 됐지만 아직 바뀌어야 할 부분이 많이 남아있습니다. 핸드메이커는 이러한 불합리에 ‘NO’를 외치기 위해 시작됐습니다.

손으로 무언가를 만든다는 것은 정말 매력적인 일입니다. 그들은 실을 꿰 엮기도, 펜과 물감 으로 그리기도, 흙을 빚어내기도, 금속을 녹여 두드리기도, 정성스런 요리를 만들어 내기도 하면서 작품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그들이 만들고 있는 세상을 함께 들여다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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