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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스케치] 키아프 특별전부터 전통 문화 담은 작품까지…〈2023 인천공항 문화예술주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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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스케치] 키아프 특별전부터 전통 문화 담은 작품까지…〈2023 인천공항 문화예술주간〉
  • 윤미지 기자
  • 승인 2023.09.01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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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키아프 인천공항 특별전》이 열리고 있는 인천공항 모습 /윤미지 기자

[핸드메이커 윤미지 기자] 여행의 설렘을 가진 공항이라는 공간에서 문화예술을 즐길 수 있다면 어떨까. 인천국제공항(이하 인천공항)에서 한국국제아트페어(Kiaf, 이하 키아프) 특별전 개최와 함께 다양한 전시 그리고 예술 작품들을 곳곳에 선보여 눈길을 끈다.

공항은 우리에게 단순히 출국과 입국의 관문으로 여겨지지만 그간 인천공항은 이를 문화예술과 융합하기 위한 다양한 시도를 선보여왔다. 다채로운 전시와 공연 등이 어우러진 ‘인천공항 문화예술주간’이 그 예다.

지난 8일부터 시작해 내달 17일까지 진행되는 ‘2023 인천공항 문화예술주간’을 맞아 인천공항에서는 현재 다양한 전시와 공연이 한창 진행 중이다. 공항을 방문한 누구나 즐길 수 있는 공간에 마련된 전시부터, 여행객만 관람이 가능한 탑승동 내에 마련된 전시까지, 인천공항이 준비한 다양한 문화예술 공간에 모두 방문해봤다.

‘2023 키아프 인천공항 특별전’…’K아트’ 이끌 젊은 작가들의 대표작 선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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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8일 개막식을 시작으로 《2023 키아프 인천공항 특별전》’(이하 특별전)이 개최됐다. 이번 특별전은 내달 17일까지 인천공항 제1교통센터에서 관람이 가능하다.
 

《2023 키아프 인천공항 특별전》전경 /윤미지 기자

28일 진행된 개막식 현장에는 인천국제공항공사 이학재 사장, 한국화랑협회 황달성 회장이 참여해 환영사와 축사를 전했으며, 관계자 40여 명과 7명의 참여 작가가 참석했다. 이어지는 축하공연과 함께 개막식 세리머니 그리고 기념 사진 촬영을 마치고, 작품들의 도슨트 투어가 이어졌다.

키아프는 2002년 처음 시작된 국내 최대 규모 국제아트페어로, 2021년부터 매년 인천공항에서 특별전시를 개최하고 있다. 올해 3회째를 맞는 특별전의 주제는 ‘We Connect Art&Future 3rd Edition(위 커넥트 아트&퓨처 써드 에디션)’이다. 총 20개의 화랑이 참여하며, ‘K아트’의 미래를 이끌어갈 주목받는 49세 이하 젊은 작가 30명의 대표 작품 57점을 만나볼 수 있다.
 

《2023 키아프 인천공항 특별전》 개막식 현장 /윤미지 기자
특별전 개막식에 참석한 인천국제공항공사 이학재 사장, 한국화랑협회 황달성 회장의 모습 /윤미지 기자

가장 먼저 아트놈 작가의 대형 작품 <하트 모타루>가 소개됐다. <하트 모타루>는 작가가 인천공항 특별전 만을 위해 작업한 작품이다. 페인팅 작업을 주로 하는 그의 작품 속에 등장하는 주요 캐릭터 중 하나인 말썽꾸러기 강아지 ‘모타루’를 표현했으며, 실제 작가가 어렸을 적 키웠던 강아지와의 추억을 담고 있다.

작가는 작품에 대해 “어렸을 때 키웠던 강아지와의 추억을 담아, 인천공항에 오시는 분들을 ‘모타루’의 형상을 한 작품이 반갑게 맞아주는 컨셉을 가지고 작업했다”고 설명했다. 해당 작품의 높이는 7m가 넘는 크기라고 한다.
 

작품 <하트 모타루> 앞에 선 아트놈 작가 /윤미지 기자

이주형 작가의 작품 <말풍선3>은 말풍선의 모양을 그대로 따온 형상을 담고 있다. 하지만 그 안에는 무언가를 설명하는 글자 대신 알 수 없는 털 같은 것으로 덮여 있는 모습이 보인다. 작가는 해당 작품에 우리가 일상적으로 주고받는 말들이 과연 스스로 믿을 만한 것인지에 대한 의구심을 담고 있다.
 

작품 <말풍선3>에 대해 설명하는 이주형 작가 /윤미지 기자

이주형 작가는 “우리가 주고받는 대화 그 안에서 발견되는 불확실성과 이에 존재하는 삶의 불안 같은 요소는 우리 삶에서는 뗄래야 뗄 수 없는 삶의 일부분이라고 생각하며, 다른 분들도 다 이런 것들을 가지고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에 작가는 작품을 통해 불확실성과 불안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이러한 상황과 감정을 통해서 약간은 불안정할 수밖에 없는 우리의 삶을 서로 교류하고 인정하자는 의도를 표현했다는 설명이다.

젊은 작가들의 다채로운 작품이 전시된 만큼 독특한 소재를 담은 작품도 눈길을 끈다. 이흠 작가의 작품 <산수 09>, <산수 10>는 캔디를 소재로 해 산수의 아름다운 모습을 표현했다. 사실적으로 표현된 캔디가 물결치며 어우러진 자연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 눈길을 끈다.
 

이흠 작가의 작품 <산수> /윤미지 기자
이흠 작가의 작품 <산수> /윤미지 기자

흔히 자연은 푸른빛을 떠오르게 하지만 이흠 작가가 표현한 산수의 모습은 비비드한 색감이 돋보인다. <산수>라는 작품명 옆에 영문으로 써진 작품명 <Sweets Landscape>처럼 말 그대로 달콤한 풍경을 감상할 수 있어 더 돋보이는 작품이다.

꽃을 모티프로 삶의 양면성을 담은 박종필 작가의 작품도 만나볼 수 있다. 작품 <fresh-m no.27>은 화사한 꽃의 모습이 세밀하게 담겨 있다. 언뜻 아름다운 꽃의 형상을 있는 그대로 그려낸 듯 하지만 작품 그 이면에는 인간의 모습과 삶에 대한 깊은 성찰이 담겨 있다.
 

박종필 작가의 작품 작품 <fresh-m no.27> /윤미지 기자
박종필 작가의 작품 작품 <fresh-m no.27> /윤미지 기자

박종필 작가는 “사람을 쉽게 판단하지 않고, 세상을 바라볼 때는 그 본질을 바라봐야 한다는 의미를 담았다”라며 “그림 속에서 생화와 조화의 차이를 쉽게 구분할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로 사람 역시 장점과 단점을 모두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이를 예술로 표현하는 작업을 했다”고 전했다.

구조적인 빌라 이미지를 동화적으로 담고 있는 윤필현 작가의 작품 <Paradise Mansiom>도 관람객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해당 작품은 여러 인물이 등장해 다채로운 색감으로 표현되어 있지만 그들의 모습은 어딘지 모르게 쓸쓸하고 슬퍼 보인다.
 

윤필현 작가의 작품 <Paradise Mansiom> /윤미지 기자

윤필현 작가는 “맨션이나 빌라의 어원을 따져보면 대저택 등을 지칭하는 말이고, 그 앞에 수식어 역시 파라다이스나 골든, 리치 등 화려한 단어들이 붙지만, 그 안에 살고 있는 이들의 실상은 그리 행복하지만은 않다는 생각을 했다”라며 “겉을 포장하고 있는 화려한 건물 외관과 이름과는 다르게 그 안에 있는 우울한 사람들의 이미지를 병치해서 표현했다”고 전했다.

현대사회의 치열한 경쟁과 차가운 인간 관계를 베이스로 한 작품도 눈길을 끈다. 김수연 작가의 작품 <A space without a point of view>는 심리적 공간의 표현이다. 작품은 인간의 심리가 투영된 공간을 구조적인 집 공간과 색을 통해 보여준다.
 

(좌)정안용 작가의 작품 <사라지는 것들에 관해>, (우)김수연 작가의 작품 <A space without a point of view> /윤미지 기자

김수연 작가는 “저의 불안과 불안이 가지고 있는 내면 세계를 집과 같은 안식처 공간으로 재구성해 그렸다”라며 “작품을 구성하고 있는 전반의 색은 보라색인데, 이는 빨간색과 파란색의 중성색이며, 열정과 고독의 합성, 치유를 의미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또 작품에서 보이는 창문은 작가가 향하고 싶은 유토피아에 대한 의지를 담고 있다는 전언이다.
 

신봉철 작가의 작품 <Light stairs part 2> /윤미지 기자

이외에도 빛과 다채로운 빛깔의 유리를 매체로 한 신봉철 작가의 작품 <Light stairs part 2>, 김바르 작가의 귀엽고 경쾌한 이미지가 돋보이는 작품 <Peace dream>, 붓을 통해 도자기를 빚는 작업을 한다고 표현되는 권혁 작가의 작품 <접시-봄나들이>, 귀여운 캐릭터와 몽환적인 공간의 표현을 통해 몽상적 풍경을 그린 김명진 작가의 작품 <Edgewalker-A Space Odyssey> 등이 전시되어 인천공항을 방문한 여행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권혁 작가의 작품 <접시-봄나들이> /윤미지 기자
김명진 작가의 작품 <Edgewalker-A Space Odyssey> /윤미지 기자

특별전 관람은 무료이며 작품 옆에 있는 QR 코드를 이용해 화랑 및 작품에 대한 설명을 들을 수 있다. 또 인천공항 문화예술주간과 연계해 이달 30일부터 특별전 종료일인 9월 17일까지 도슨트 투어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진행한다. 또 현장 인증샷 이벤트 참여 시 포춘쿠키를 증정하고 캡슐 뽑기 이벤트 기회를 통해 경품도 제공할 예정이라고 한다.

실감형 전시관 ‘비비드 스페이스’

인천공항을 방문한 여행객이라면 꼭 방문해야 할 공간이 있다. 바로 실감형 전시를 즐길 수 있는 ‘비비드 스페이스’다. 해당 공간은 지난해 12월에 오픈해 콘텐츠진흥원과의 협업을 통해 만들어졌다. 문화체육관광부의 산하 기관인 콘텐츠진흥원이 만든 다양한 콘텐츠들을 만나볼 수 있으며, 과거 공항 내에서 영화관으로 활용되던 공간을 탈바꿈해 실감형 콘텐츠 상영관으로 꾸몄다.
 

비비드 스페이스 입구 /윤미지 기자

'비비드 스페이스'는 상영 공간과 체험 공간, 두 개의 구성으로 구분되어 있으며 전액 무료로 관람이 가능하다. 1관에서는 아르떼뮤지엄을 방문하면 볼 수 있는 파도치는 바다 그리고 한국과 수도 서울을 소개하는 콘텐츠 등으로 구성 되어 있으며, 2관은 인천국제공항을 배경으로 한 체험형 콘텐츠를 만나볼 수 있다.

1관에서 감상할 수 있는 콘텐츠 <트와일라잇>은 노을이 지는 서해바다의 파도 치는 모습을 시각과 청각으로 표현했다. 바닥 면을 밟으면 모래알이 빛나는 인터랙션 효과도 즐길 수 있어 실감나는 공간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

이어지는 콘텐츠는 <서울 이야기>다. 서울의 이미지를 재해석한 소재로 구현했는데, 화려한 네온사인이 가득한 이미지와 도시의 아름다운 빛과 전경을 담은 화면이 펼쳐진다. 콘텐츠 <우리는 가택신과 함께 살고 있다>는 서울 거리에 숨어 있는 민담 속 도깨비나 가택신 등이 등장한다.
 

콘텐츠 <서울 이야기> /윤미지 기자 
콘텐츠 <서울 이야기> /윤미지 기자 
콘텐츠 <우리는 가택신과 함께 살고 있다> /윤미지 기자

빛이 만들어지는 형상이 교차하고 흩어지는 모습을 통해 신비로운 우주공간을 보여주는 콘텐츠 <비비드 랜드>도 눈길을 끈다. 마치 놀이공원에 온 듯 어트랙션을 타고 우주공간을 구경하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이외에도 <브레스 오브 포레스트>, <비비드 사파리>, <달 그림자 이야기> 등의 콘텐츠를 감상할 수 있다.
 

콘텐츠 <비비드 랜드> /윤미지 기자
콘텐츠 <비비드 랜드> /윤미지 기자

2관에서는 체험형 콘텐츠가 진행된다. 실제 인천국제공항을 배경으로 한 콘텐츠가 상영되고 있는데, 자세히 보면 하늘을 날고 있는 항공기의 모습이 독특하다. 이는 관람객이 직접 그린 비행기다. 콘텐츠가 상영되고 있는 공간 한 쪽에는 ‘드림 플라이트’를 체험할 수 있는 작업대가 있다. 여기서 먼저 원하는 모양의 비행기 시안을 고르고 자유롭게 색을 칠하면 된다.
 

2관에서 진행 중인 체험형 콘텐츠 '드림 플라이트' /윤미지 기자
비행기 시안을 고르고 색칠을 해서 콘텐츠 영상에 적용할 수 있다. /윤미지 기자

바로 옆에는 색칠한 비행기를 콘텐츠 내부에 적용할 수 있는 스캐너가 준비되어 있다. 그림을 스캔하고 기다리면 잠시 후 관람객이 직접 그린 비행기가 바닥 면에서 나타나 비행을 준비하고, 하늘을 나는 모습을 감상할 수 있다. 관계자에 따르면 비비드 스페이스가 오픈한 첫 달 약 1만 2600명의 시민이 이곳을 찾았다고 한다.

인천공항 곳곳에서 선보이는 미디어 작품들

단순히 전시 공간을 마련한다고 하여 모두 문화예술 공항이 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인천공항은 여행객들의 동선 이동 중 예술을 접하고 이를 감상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비디오 전시 프로젝트 《In Sync》를 보여준다.

예술 프로젝트 《In Sync》는 ‘파라다이스 아트랩’ 출신 11팀의 아티스트 공동체가 참여했다. 11점의 비디오 작품을 선보이며 이는 각각 AI나 데이터 시각화 등의 첨단 기술이 활용됐으며 물질, 데이터와의 상호 작용을 기반으로 제작 됐다. 모든 작품들은 인천공항 내의 대표 전광판을 통해 감상할 수 있으며, 제2여객터미널 5층 일반지역 중앙 공용 공간에는 작품 11점을 한 자리에서 감상할 수 있도록 구성한 《In Sync》 쇼케이스 구역이 마련되어 있다.
 

비디오 전시 프로젝트 《In Sync》가 나오고 있는 인천공항 내 대형 전광판 /윤미지 기자

뉴미디어 아티스트 조영각의 작품 <속담 모음집>은 속담을 인공지능이 이미지와 영상으로 구현했다. 작품이 송출되는 대형 전광판 왼쪽 측면을 보면 비디오가 표현하고 있는 속담이 어떤 것인지 글귀로 함께 나온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 '호랑이 담배 피우던 시절' 등 여러가지 속담이 영상으로 만들어진 작품이다.
 

조영각의 작품 <속담 모음집> 영상이 나오고 있다 /윤미지 기자
측면에는 프롬프트로 입력한 속담이 함께 글로 나온다 /윤미지 기자

조영각 작가는 기본적으로 AI를 활용해 작업하는 작가다. 속담을 텍스트 프롬프트로 입력하여 작가 본인이 원하는 이미지가 나올 때까지 반복적인 수정 작업을 거쳐 작품을 완성했다고 한다.

이어서 관람할 수 있었던 몽환적인 색감의 움직임이 돋보이는 <꿈속으로의 유영>은 Nsyme 작가의 작품이다. Nsyme 작가는 코딩을 통해서 작업을 하고 있지만 유화적인 느낌이 강한 작품을 완성했다. 물감이 흐르면서 하나의 작품으로 완성되는 이미지가 마치 꿈속을 유영하는 느낌을 준다. 작품은 특히 조화로운 색감의 사용과 흐르듯 움직이는 이미지가 돋보인다. 실제로 이러한 특징으로 인해 최근 예술 씬에서 그의 활동은 더욱 주목받고 있다. 작가는 프로그래머로서 활동하며 4차 산업혁명과 아트가 만나는 지점을 가장 먼저 내다보고 작업을 하기 시작했으며 테크니컬하면서도 예술성 있는 색채 사용으로 눈길을 끈다.
 

Nsyme 작가의 <꿈속으로의 유영> /윤미지 기자

oOps작가의 작품 <진경산수>는 모델링 작업을 통해서 진경산수가 어떻게 표현이 되는 지 보여준다. 자세히 보면 움직이는 점들이 보이는데 이는 꼭 숲속의 전령 같은 느낌이 든다. 마치 살아 있는 것처럼 움직이다가 어느 순간 멈추면서 진경산수가 완성되는 작품이다.

작가가 표현하는 진경산수는 치유의 숲이자 진동하는 숲이다. 3D 스캐닝 기술을 바탕으로 디지털 상에 구현된 점은 제너러티브 알고리즘과 결합해 움직이며, 컴퓨터 버전으로 진경산수를 완성한다고 설명할 수 있다.
 

oOps작가의 작품 <진경산수> /윤미지 기자

이외에도 문화재 반환과 보상에 관한 문제로 긴장감을 형성한 영국과 그리스에 관계를 작품으로 표현한 장지연 작가의 <화해한 영광>, 구체형 입자들의 유기적인 움직임을 보여주는 스튜디오 아텍의 <Airline Mossic> 등의 작품도 공항 내에 마련된 대형 전광판을 통해서 감상할 수 있다.
 

장지연 작가의 <화해한 영광> /윤미지 기자

회화·설치·미디어·조각이 만들어 낸 ‘궁중잔치’

인천공항 제1여객터미널 4층의 한국문화거리 내 전시공간에서는 김소산 작가의 전시이자 작품인 《궁중잔치》를 선보인다. 공간 자체가 하나의 작품이 되는 형식으로 이는 공간예술이라 불리기도 하는데, 회화와 설치, 미디어, 조각, 드로잉이 혼재되어 하나의 작품을 이룬다. 해당 프로젝트는 2023 경기문화재단과 인천공항 공공예술 협력사업 ‘작가의 방’ 첫 전시다.
 

김소산 작가의 전시이자 작품인 《궁중잔치》 전경 /윤미지 기자
김소산 작가의 전시이자 작품인 《궁중잔치》 전경 /윤미지 기자

작가는 ‘궁중’이라는 공간적 특성에서 그 시대의 문화 예술을 한 장소에 담을 수 있는 복합예술공간이라는 의미를 찾아 이를 작품으로 형상화했다. 김소산 작가는 “잔치에서 춤을 선보이는 모습이라거나, 여러가지 궁중잔치 안의 요소들을 복합예술로서 표현했고, 관객이 작품에 보다 가까이 다가가서 작품의 요소들을 볼 수 있도록, 작품과 관객의 스킨십을 유도하기 위한 설치 작업을 했다”고 설명했다.
 

왕관과 왕좌, 궁중장식 등을 모티프로 한 대표 작품들 /윤미지 기자

김소산 작가의 웅장한 공간 예술로 들어서면 왕관이나 왕좌, 궁중장식 등을 모티프로 한 대표 작품들이 눈길을 끈다. 왕관의 모습을 담은 에칭 페인팅 3점과 함께 앞에는 에칭 포인트를 적용해 제작한 의자가 전시되어 있다. 에칭 작업은 물론 나무 의자 설계 제작도 작가의 손을 직접 거쳤다. 관객이 이를 가까이서 들여다볼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는 동선 덕분에 섬세한 문양을 하나하나 관찰할 수 있다는 것도 포인트다. 의자 옆에는 3D 프린팅을 통해 제작한 왕관 작품도 전시되어 있다.
 

다양한 오브제와 어우러진 작품의 모습들. /윤미지 기자

해당 공간 예술은 오랜 시간 작가가 직접 수집해 온 다채로운 오브제들이 활용됐다. 이를 작품에 적용하기 위해서 오랜 연구를 통해 공간을 구성했다는 전언이다. 특히 설치 작업에 쓰인 오브제의 종류가 상당히 많은 편. 실제로 작가는 여러 오브제들이 작품과 매칭되는 과정에서 많은 고민과 연구를 쏟았다고 한다.
 

직접 수집해 온 다채로운 오브제와 작품들이 조화를 이루고 있다 /윤미지 기자

전시를 관람하다 보면 공간 전반에서 들려오는 사운드에 집중하게 되는데, 이는 작가가 직접 녹음한 곡 ‘닐리리아’라고 한다. 마치 하나의 주문을 외우는 듯한 사운드가 전시의 몰입도를 높여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하나의 공간을 작품으로 꾸미는 복합 예술인만큼 사운드 역시 신경썼다는 설명이다.

유구한 역사 지닌 유물과 동시대 미술을 접목한 ‘인천공항박물관’

인천공항 탑승동 3층에는 ‘인천공항박물관’이 운영되고 있다. ‘인천공항박물관’은 개항 20주년을 맞아 탑승동에 개관한 공간이다. 전통을 다루는 동시대미술과, 유구한 역사를 지닌 유물이 함께 전시되어 있다. 현재는 지난 5월부터 진행되어 24년 3월 29일까지 선보이는 전시 《전이轉移:한국의 가구》를 관람할 수 있다.
 

인천공항박물관 외부 전경 /윤미지 기자

전시를 기획한 김채린 학예사에 따르면 해당 공간은 인천국제공사가 소장하는 작품을 위주로 완성됐다. 또 시각적인 체험 뿐만 청각이나 후각까지 다양한 감각을 통해 작품을 관람할 수 있도록 전시장 내에 우디한 향을 채워 조성했다는 설명이다. 박물관 내에서 들려오는 사운드 역시 절제된 분위기를 한층 더 고조 시켜 풍성한 관람을 도왔다.
 

전시 《전이轉移:한국의 가구》 전시 전경 /윤미지 기자
‘스튜디오 신유’의 작품 /윤미지 기자

가장 눈에 띄는 점은 전통과 현대의 조화가 이뤄지고 있다는 점이다. 오래된 고가구와 함께 어우러져 전시 공간 내에 위치하고 있는 테이블은 ‘스튜디오 신유’의 작품으로 고건축의 요소들을 모티프로 활용한 가구다. 블랙 등의 어두운 색을 활용해 절제되면서도 전통적인 이미지를 보여준다.

전시 제목인 ‘전이’는 해당 공간이 말하고자 하는 바를 함축적으로 담고 있다. 전이는 단절되면서 변화하는 것이 아닌, 과거에서 현대로 이전해 가는 자연스러운 변화를 말한다. 전시 구성 역시 이러한 의미를 담아 하나의 박스 안에 반쪽은 고가구, 반쪽은 현대 가구를 전시했다. 관람객은 이를 통해 전통과 현대가 자연스럽게 한 공간에 어우러지는 모습을 감상할 수 있다.
 

작품이 전시된 박스를 보면 현대가구와 전통 고가구를 함께 선보이고 있다. /윤미지 기자

또 최근에 유행하고 있는 ‘모듈 가구’를 모티프로 한 구성도 눈에 띈다. 모듈 가구는 분해와 조립을 통해서 가구의 모양과 쓰임새를 자유롭게 설정할 수 있다. 전시관 한 쪽에는 고가구와 현대 제작 된 가구를 함께 조합해서 조화로운 연출을 완성 했다.
 

모듈 가구를 모티프로 한 작품 구성. 현대가구와 전통 고가구의 조화가 돋보인다. /윤미지 기자

 

박물관 안 쪽으로 보이는 또 다른 공간에서는 국립중앙박물관과 협업한 대여 전시가 한창 진행 중이다. 내부로 들어서면 쇼케이스 내부에 전시되어 있는 유물들이 눈길을 끈다. 이는 1400년 전 제작된 백제의 벽돌로, 일제시대 때 발굴이 되어 보존 처리를 마친 국립중앙박물관의 소장품을 인천공항이 대여해 와 관람객들이 직접 관람할 수 있도록 선보이고 있다.
 

전시 《백제 명품, 백제 문양전》 내부 전경 /윤미지 기자
 <산수 봉황무늬 벽돌>이 전시되어 있는 모습 /윤미지 기자

가장 눈에 띄는 유물은 <산수 봉황무늬 벽돌>이다. 김채린 학예사는 “산수 무늬는 백제 사람들이 이상적인 공간으로 생각했던 자연의 모습을 벽돌에 문양으로 새긴 것이다”라고 설명했으며, 전시관 내부에는 벽돌에 새겨진 자연의 풍경을 현대적 상상으로 구현한 영상이 재생되고 있어 관람객의 이해를 돕는다.

곳곳서 문화예술 체험할 수 있는 공항

전시와 공연 외에도 인천공항 내부 곳곳에서는 다양한 작품들을 마주할 수 있다. 현재 면세동에는 명품 브랜드 ‘루이비통’ 그리고 MZ 세대의 높은 관심을 받고 있는 국내 브랜드 ‘젠틀몬스터’와 협업한 작품도 전시되고 있다.
 

명품 브랜드 '루이비통'과 협업한 작품이 전시되어 있다. /윤미지 기자
국내 브랜드 ‘젠틀몬스터’와 협업한 작품 /윤미지 기자

이외에도 공항을 지나다니는 일상 중 자연스럽게 우리 가까이에 있는 여러 작품들을 감상해보는 것도 인천공항을 즐기는 또 다른 포인트가 될 것으로 생각된다.

2017년 내내 뜨거운 감자였던 전안법은 현실과 다른 불합리함으로 수공예 작가들의 목을 죄어오는 올가미 같았습니다. 극적으로 개정안이 통과되면서 많은 작가들이 한숨 돌릴 수 있게 됐지만 아직 바뀌어야 할 부분이 많이 남아있습니다. 핸드메이커는 이러한 불합리에 ‘NO’를 외치기 위해 시작됐습니다.

손으로 무언가를 만든다는 것은 정말 매력적인 일입니다. 그들은 실을 꿰 엮기도, 펜과 물감 으로 그리기도, 흙을 빚어내기도, 금속을 녹여 두드리기도, 정성스런 요리를 만들어 내기도 하면서 작품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그들이 만들고 있는 세상을 함께 들여다보려 합니다.

핸드메이커는 국내외 다양한 문화·예술·산업 현장을 발로 뛰며 취재하는 독립 매체로서 주체 적인 취재와 기사를 통해 여러 미디어·포털과 함께하고 있습니다. 기사의 가독성을 저해하는 광고 배너를 통해 수익을 얻을 수도 있겠지만 이는 독자를 위한 선택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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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일 : 2017-08-23
  • 발행일 : 2017-08-15
  • 발행·편집인 : 권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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