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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생각] 1억 5천만 원에 울고 웃는 청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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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생각] 1억 5천만 원에 울고 웃는 청년들
  • 박정민 기자
  • 승인 2023.08.22 16: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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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핸드메이커 박정민 기자] 정부가 지난 7월 말 '2023년 세법개정안'을 발표했다. 가장 이슈가 된 항목은 결혼 자금에 대한 증여세 공제 한도를 현행 5,000만 원에서 최대 3억원(신랑, 신부 각각 1억 5,000만 원씩)으로 확대하는 안이다. 

해당 안에는 이외에도 영상콘텐츠 제작비 세액공제율을 최대 30%까지 높이는 방안, 저소득 가정 양육 지원 자녀장려금(CTC) 연소득 기준을 현행 4,000만 원에서 7,000만 원으로 상향 조정하는 방안 등이 포함됐다. 

개정안과 관련해 더불어민주당이 반발하며 '조세재정개혁특위'를 띄우고 정부의 세법 개정안에 대한 칼질을 예고했다. 적극적인 재정의 역할과 동시에 '경제 성장'과 '양극화 해소'라는 두 가지 목표를 달성하겠다는 것이다.

정부의 개정안은 국회를 최종 통과해야 입법이 가능하기 때문에 양당의 합의안이 최종 반영될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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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광온 민주당 원내대표는 지난 14일 열린 조세재정개혁특위 첫 회의에서 "특위는 정부 정책 기조에 전환을 촉구하고 대안과 경제 성장, 양극화 해소 등의 해법을 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개정안에서 가장 이슈가 된 결혼 자금 증여세 공제와 관련된 법안이 국회 본회의에서 최종 관문을 통과할 수 있을 지 여부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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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억 5천, 누군가에게는 눈물의 액수가 될지도

1억 5,000만 원. 크다면 크고 큰 부자에게는 적은 돈이 될 수도 있을 것 같다. 

1억 5,000만 원을 물려받을 것으로 예측되는 사람들은 이 법을 양팔 벌려 환영할 것이고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속으로 울고 있거나, 괘씸하다는 생각을 갖고 있을지 잘 모르겠다.

한 개개인이 증여받을 수 있는 재산이 있든 없든 이를 떠나서 객관적으로 봐도 '부의 대물림'이라고 볼 수 있는 측면은 분명히 있어 보인다. 

삼성 이병철 회장은 살아 생전 자신이 부자가 된 이유를 '운칠기삼'이었다고 했다고 한다. 운이 좋아서, 어쩌면 전생에 나라를 구해서(?) 그런 회장의 손자로 태어난 삼성 이재용 회장을 보고 '부의 대물림'이다, '공정하지 못하다'라고 말하지 않았던 것은 나름대로는 합당한 세금을 내어서 였을까. 

우리나라의 증여세 및 상속세는 1억 원 이하 10%, 5억 원 이하 20%, 10억 원 이하 30%, 30억 원 이하 40%, 30억 원을 초과할 경우 50%에 이른다. 세율이 전 세계적으로 봐도 상위권에 속한다. 

민주당 이용섭 특위위원장은 증여세 면제 관련 정책에 대해 "이런 정도의 단편적 대책은 저출산 문제에 전혀 효과가 없다"며 "세대 간의 위화감과 상대적 박탈감을 유발하는 갈등 조장 지원 세제이고 부의 대물림을 조장해 매우 공평하지 못한 세제"라고 날을 세웠다.

그러면서 "재정의 역할이 산적했는데 재정이 제 기능을 할 수 없게 세금을 깎는 건 포퓰리즘이고 단기적 인기 정책"이라고도 했다. 민주당은 9월 말~10월 초 사이에는 안을 제시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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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적 박탈감 큰  MZ세대

흔히 말하는 MZ세대들은 다른 세대들보다는 상대적 박탈감이 큰 세대라고 할 수 있다. 모두 가난하고 못 살았던 1950년대~70년대를 지나 일부 계층을 중심으로 부를 축적한 이들이 늘어나기 시작한 80~90년대에 태어난 세대이기 때문이다. 

이들은 우리나라가 개발도상국에서 벗어나 경제적으로 급격한 성장을 이룩하던 시기에 태어나 상대적 박탈감을 느낄 수 있는 환경 속에 놓여있었고, 아침에 눈뜨자마자 스마트폰부터 켜는 미디어에 잠식된 세대라고도 감히 표현이 가능할 듯 하다.

SNS(소셜 네트워크 서비스), TV, 유튜브, 모바일 기사 등 수많은 경로의 미디어 속에서 손에 잡히지 않고 부유하고 있는 수많은 중산층, 부자들을 보면서 한편으로는 감동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좌절, 낙담할 수도 있을 것이다. 

예전에는 대학 갈 돈이 없으면 그냥 공장으로 직행했던 이들도 많지만 이 세대들은 대학 못 가면 큰일(?) 나는 줄 알고 학자금 대출을 받아서라도 대학을 가야 했던 세대이기 때문에 천신만고 끝에 직장을 구해 사회생활을 시작하더라도 '빚의 굴레'에 벗어날 수 없는 이들도 많은 줄 안다. 

가난의 굴레에 허덕이는 20대 실제로 많아

지난 21일 국민의힘 김희곤 의원실이 서민금융진흥원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4일 기준 소액생계비 대출을 받은 20대의 이자 미납률은 24.5%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도 100만 원인 소액생계비 대출을 받은 20대 청년 상당수가 한 달에 1만 원도 안되는 이자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 같은 당 정무위원회 소속 최승재 의원이 신용회복위원회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 개인워크아웃을 통해 원금 감면이 확정된 20대는 4,654명으로 지난 5년 기준 최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빚 탕감을 적용받은 20대가 상반기 기준 2018년 2,273명, 2019년 2,325명, 2020년 3,850명, 2021년 4,019명으로 증가세를 보여오고 있다는 것.

고금리, 고물가 상황에서 제대로 된 일자리를 얻지 못해 개인워크아웃에 이르게 된 청년들이 급증해 '청년 위기'라는 지적마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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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마저도 박탈감 굴레?

최근에는 여러가지 사회적, 경제적 불안함 속에서 결혼을 포기하는 이들이 많은데 이 결혼마저도 누구는 증여를 통해 안정감을 찾아서 '결혼'을 하게 되고 누구는 그럴 수 없다면 '상대적 박탈감'이 증폭되고 말 수도 있을 것이다. 

'서민 정당'을 표방하는 민주당도 이 점을 지적한 듯하다. 그간 적지 않은 '상대적 박탈감'에 괴로웠던 젊은이들이 결혼 문제에서 마저 '우리 부모님은 증여해 줄 1억 5천이 없는데...'라며 다시 한번 좌절을 맛볼 수 있다는 것이다. 

보수 정당은 집권할 때마다 '부자 감세'라는 공격을 진보 야당으로부터 받아왔다. 이번 증여세 감면 문제는 인구 절벽으로 치닫고 있는 출산율 감소 문제에 편승해 그럴 듯(?) 한 느낌이다. 또한 실제로 해당 법안이 결혼을 장려하고 결과적으로 출산율 증가에 이바지할 수도 있다. 

또한 이 문제는 천편일률적으로 결론 내릴 수는 없는 정치적 싸움이 될 것 같기도 하다. 1억 5천. 증여받을 수 있다면 양팔 벌려 환영할 일이고 받을 수 없다면 법을 저 지경으로 만드는 나라님을 오늘도 원망하며 깡소주를 들이킬 어쩌면 개인적인 편차가 액수이기도 할 것이다. 

다만, 그 1억 5천이라는 액수가 경제적 부에 웃고 웃을 수밖에 없는 대한민국을 살아가는 젊은이들의 현실을 반영한 액수인 것만 같아 씁쓸함을 감출 수가 없다는 사실만은 확실한 것 같다. 

2017년 내내 뜨거운 감자였던 전안법은 현실과 다른 불합리함으로 수공예 작가들의 목을 죄어오는 올가미 같았습니다. 극적으로 개정안이 통과되면서 많은 작가들이 한숨 돌릴 수 있게 됐지만 아직 바뀌어야 할 부분이 많이 남아있습니다. 핸드메이커는 이러한 불합리에 ‘NO’를 외치기 위해 시작됐습니다.

손으로 무언가를 만든다는 것은 정말 매력적인 일입니다. 그들은 실을 꿰 엮기도, 펜과 물감 으로 그리기도, 흙을 빚어내기도, 금속을 녹여 두드리기도, 정성스런 요리를 만들어 내기도 하면서 작품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그들이 만들고 있는 세상을 함께 들여다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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