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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스케치] 그 때도 귀했지만 지금은 더 귀한 공예 예술, 《조선 장인의 기예를 품다》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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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스케치] 그 때도 귀했지만 지금은 더 귀한 공예 예술, 《조선 장인의 기예를 품다》展
  • 김서진 기자
  • 승인 2023.08.18 18: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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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장인의 기예를 품다》 /김서진 기자

[핸드메이커 김서진 기자]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이하 공진원)은 2023년 KCDF 공예·디자인 공모전시 단체 부문에 선정된 (사)아시아민족조형학회의 전시 《조선 장인의 기예를 품다》를 8월 21일까지 인사동 KCDF갤러리 (2층 2, 3전시장)에서 개최한다.

《조선 장인의 기예를 품다》는 국가·시·도 지정 무형문화재 보유자 및 이수자, 대한민국 명장, 기능 전승자, 전문공예가 등이 참여한 전통공예작품을 중심으로 한 기획 전시다. 전통 공예는 장인의 기예를 기반으로 한다. 기예는 개인의 능력으로 발휘되지만 그 내면에는 정성스러운 마음이 존재한다. 치밀함으로 무장된 정성스러운 마음은 다시 공예문화의 빛으로 발현된다. 

전시는 크게 3개의 섹션으로 구성되어 있다. 조선의 왕실, 사대부, 현대에 맞게 재현된 공예품들로 130점 이상이 출품되었으며 국내 최고 수준의 공예품들과 다양한 분야의 작품을 한자리에서 관람할 수 있다. 
 

전시 전경 /김서진 기자
권우범 <사각 좌등> /김서진 기자

사각 좌등(덕수궁 즉조당 재현 작품)은 1897년 고종이 덕수궁으로 옮겨 온 뒤 정전으로 사용되었던 즉조당 전각 내부 집기들(평상, 경상, 연상 등)중 하나인 좌등을 재현한 작품으로 섬세한 조각과 창호가 특징이다. 지붕처럼 기울어진 천판에 만자 무늬를 투각해 장식과 함께 환기 기능을 겸하도록 했고 옮길 때 편리하도록 ㄷ자형 손잡이를 달았다. 상하단에 안상문을 투각한 머름칸 장식이 있고 다리는 구족형의 날개를 편 박쥐 모양 풍혈로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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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희옥 <영친왕비 진주화접문 자수 향주머니>, <자수 향주머니>, <자수 귀주머니> /김서진 기자

<영친왕비 진주화접문 자수 향주머니>는 국립고궁박물관 소장의 향주머니를 재현한 것으로 세 송이의 매화와 잎, 줄기, 양쪽으로 나비 한 쌍의 도안에 금사를 사용해 징금수 기법으로 수놓았다. 금사 위에는 진주를 부착해 입체감을 주었다. 양쪽 매듭은 유물과 동일하게 도래매듭, 생쪽매듭, 날개 국화매듭을 엮었고 매듭 끝부분에는 금사 가락지를 끼워 마무리했다.

<자수 향주머니>는 국립고궁박물관 소장의 자수 향주머니를 참고해 제작한 것으로 홍색, 황색 무문단을 사용했고 석류와 불수문을 금사를 사용해 징금수 기법으로 수놓았다. <자수 귀주머니>는 자수로 놓은 귀주머니로 오색 색실로 수놓았으며 불로초, 모란, 나비, 벌 등을 수놓았고 매듭에는 개불, 고추, 은장도를 매달았다.
 

이형만 <매화문 좌경> /김서진 기자

나무에 베를 발라 옻칠을 하는 목심저피칠기 기법으로 제작했다. 매화문 장식을 실톱으로 섬세하게 주름질해 중심을 잡아 주었다. 외곽에는 국화문 끊음질 장식기법으로 자개를 실처럼 가늘게 잘라 문양에 따라 하나하나 끊음질하여 나전의 장식 효과를 극대화했다.
 

곽홍찬 <은제 부금 목단문 타출 다관> /김서진 기자

'은제 부금 목단문 타출 다관'은 부귀영화를 상징하는 목단문을 고부조 타출 조각 기법의 문양으로 넣은 작품이다. 조각 기법 중 평각은 음각이라고도 하는데 평면에 여러가지 문양을 쪼아 나타내고 투각은 필요없는 부분을 오려내어 나타낸다. 육각은 금속판을 두드려 오목하거나 볼록한 입체감을 표현하는 기법이고 입사는 바탕면에 홈을 파고 그 자리에 금·은·오동선 등을 넣어 문양이 다른 색으로 나타나도록 만드는 기법이다. 
 

정수화 <고려나전넝쿨문 5단합> /김서진 기자

합의 윗면과 각각의 모서리는 동선을 꼬아 이어붙여 구획을 나누고 각각의 칸을 고려나전기법을 이용해 자개로 장식했다. 당초넝쿨의 선을 동선으로 연결한 후 씨자개를 하나하나 붙여 당초넝쿨을 표현했다. 나전을 장식한 뒤에는 빈 공간을 자개 높이까지 옻칠을 수차례 반복 칠해 채워 손으로 만졌을 때 자개면과 옻칠 면이 매끄럽게 이어지도록 마무리했다.
 

이연 <모시 두루마기>, 염성희 <횟대유소>, 이선희 <국화 꽃살문 문양시접 보자기> /김서진 기자

<모시 두루마기>는 여성용 한 겹 모시 두루마기를 깨끼 바느질로 제작했다. 모시 두루마기 옆에 걸려 있는 <횟대유소>는 획대의 굵기에 맞춰 동다회 끈 목을 짠 후 십일고 매듭을 맺었다. 술은 머리의 망 장식과 방망이술로 무게감을 주었다.

<국화 꽃살문 문양시접 보자기>는 옛 것을 바탕으로 한 새로운 조각보 제작 기법인 『문양시접』 (곡선 시접으로 조각보에 국화, 연꽃, 모란, 여의주 등의 문양으로 꽃살문을 제작해 조각보에 꽃을 담을 수 있음)으로 한옥의 창호인 꽃살문을 조각보로 제작해 전통 보자기의 새로움을 현대적으로 표현했다. 
 

재료 제공 - 충남무형문화재 제2호 조은실 <지승 육각전통 재료> /김서진 기자
조은실 <지승 육각전통> /김서진 기자

<지승 육각전통 재료>는 고서의 먹글자가 씌어 있는 한지와 일반 한지를 색으로 염색하고 각각의 한지에 물을 적셔 얇게 외홀로 꼬아 놓는다. 꼬아놓은 외홀을 엮어 가며 문양을 만들어 제작한다.

<지승 육각전통>은 한지를 꼬아 노끈을 만들어 염색하고 이를 엮어 육각활통을 만들었다. 노끈의 색을 바꾸어 두올 뜨기 엮음으로 무늬를 넣어 양각의 느낌을 주었다.
 

여러 공예품들을 볼 수 있는 자리 /김서진 기자
전상규 <추사 김정희 선생의 붓 재현품> /김서진 기자

조선 후기 서화가이자 추사체를 완성한 추사 김정희 선생의 붓을 재현, 붓의 역할을 강조한 추사 김정희 선생의 다양한 글, 그림 작품을 오랜 시간 연구했다. 특히 그 시대 붓촉의 특성과 재료의 쓰임에 맞는 창의적 연구로 붓을 재현했다. 서울시무형문화재 백모필장 백산 전상규 선생의 손에서 탄생한 한국 전통 붓매기 기법의 현대적이면서도 예술성 있는 작품이라 할 수 있다. 
 

권혁미 <색실누비 상자> /김서진 기자

색실누비함은 느티나무 백골에 색실누비 기법으로 바느질한 천을 붙였다. 테두리의 연결 부분은 이음새를 감추기 위해 한지를 붙이고 명주실로 짠 끈을 덧대었다. 국립중앙박물관에 소장된 청자상감모란무늬항아리의 문양과 형태 등을 색실누비 기법을 사용해 '원형 안경집'표면에 표현했다.
 

전시 전경 /김서진 기자
고영 <활옷> /김서진 기자

활옷은 고려 시대와 조선 시대에 왕실의 여성들이 결혼식에 참석할 때 입었던 예복으로 조선 후기에는 양반가에서도 결혼할 때 신부가 착용해 화려함과 부를 상징했다. 붉은색 비단에 노란색, 다홍색, 남색의 색동과 흰색 한삼을 달고 가슴, 등, 소매 끝에는 모란으로 화려하게 수놓았다. 
 

도윤주 <(단학)흉배> /김서진 기자
김태자 <쌍학흉배> /김서진 기자

<(단학)흉배>는 조선의 문신 당하관의 의복에 착용되던 단학흉배다. 정수리가 붉은 것이 특징인 학 한 마리가 입에 불로초를 물고 있으며 평수, 이음수, 매듭수, 깃털수, 징금수 등의 기법을 사용했다. 

<쌍학흉배>는 조선시대 왕과 왕세자, 문무백관이 입던 옷의 가슴과 등에 장식한 표장을 흉배라고 한다. 고종 8년(1871)흉배의 모양은 문신 당상관이 쌍학, 당하관은 단학, 무신 당상관은 쌍호, 당하관은 단호로 규정해 구한말까지 사용했다. 이 작품은 견사를 직접 꼬아 제작했다.
 

서지혜 <자수 일월오봉도 삽병> /김서진 기자

일월오봉도는 조선왕의 뒤편에 놓임으로써 조선 왕실을 나타내는 대표적인 채색화이다. 일월오봉도 채색화 삽병은 조선시대 왕의 어진(초상화)제작에 사용된 병풍이며 삽병이 장점인 이동과 설치가 자유로운 면을 활용해 자수로 놓은 일월오봉도를 삽병과 조합해 제작했다. 작품은 조선 왕실의 기록 등 문헌을 참조해 전문분, 장인분들과 상의 후 전통기법을 사용해 제작했고 현대에 어울리는 디자인으로 제작했다. 
 

조정희 <앞닫이 장> /김서진 기자
이영해 <망 다기잔과 꽃병> /김서진 기자

<앞닫이 장>은 한지의 백색이 갖는 온화한 느낌을 주는 한지장이다. 오동나무 골조에 한지 초배, 이합지 겉지바름, 그 위에 천도복숭아, 다래, 난, 호접(나비)문양을 올렸다. 우레탄 마감칠 후 박쥐문 장석을 달았다.

<망 다기잔과 꽃병>은 다구 장식 주전자의 뚜껑과 주전자의 손잡이에 망수 문양을 활용해 장식했고 꽃병에는 매듭을 활용해 장식했다.
 

김동귀 <색동 목과반> /김서진 기자

전통 목가구의 제작 기법에 흑, 황, 백색의 목재를 이용해 기하학적인 문양인 성퇴뇌문 등을 시문하던 '호장줄'이란 제작 기법이 있다. 이 기법을 발전시켜 목재의 판을 오방색으로 염색한 후 집성(색 종목, 염색 집성목)하여 과반을 제작한 작품.
 

강손주 <한복의 변신 '쪽과 감이 만났을 때'> /김서진 기자

삼베를 모시처럼 짠 직물에 쪽과 감물을 염색해 제작한 코트로 조선시대 여성이 착용하던 장삼을 응용해 제작한 작품이다. 현대에 한복과 함께 입으면 두루마기처럼 착용할 수 있다. 지퍼를 열고 캐주얼하게 착용할 수 있는 코트형 두루마기.
 

조은희 <황후 족두리> /김서진 기자

자개와 진주, 그리고 금박 문양을 연상시키는 금속 장식으로 화려함을 더한 조선 시대의 족두리다. 움직일 때마다 섬세하게 흔들리는 중앙의 체인 장식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좌측의 <영친왕 후수, 패옥, 패대 재현품> /김서진 기자

<영친왕 후수, 패옥, 패대 재현품>은 왕의 예복인 면복을 입을 때 뒤에 늘어뜨리는 장식으로 대대와 후수, 끈이 있다. 후수는 오채사로 직조된 천에 상부에는 금환 두 개가 부착되어 있고 하부에는 명주실로 문양을 만들어 망수를 부착했다. 대대의 끈은 아청색(검은 파랑, 청금색의 색을 말함)으로 염색해 직조한 광다회이고 술은 구멍이 없는 전통 방식으로 제작했다.
 

<사인참사검> /김서진 기자

매 12년마다 돌아오는 인년에 궁중에서 제작하는 인검은 오행의 이치와 벽사의 뜻을 담고 있다. 반드시 인년 인일 인시에 제작하므로 사인검이라 부르고 시간이 완벽히 충족되지 못하는 삼인검도 있었다. 진검의 진이 인을 상징하고, 군왕이 백성과 신하들에게 베풀어야 할 덕목인 어짐, 자애로움, 어진 정사를 의미한다. 인검의 인은 의리를 상징하는 것으로 백성과 문무백관이 군왕을 받들어 재앙을 없애고 의로운 정치를 세상에 펴는 것을 의미한다. 인검은 신하를 위한 칼이고 진검은 군왕과 왕족을 위한 칼이다.

사인검의 칼날 한 면에는 28성수가 새겨져 있으며 사인검의 중요한 핵심 상징이다. 북두칠성과 28수를 새기는 것은 칠성신앙을 표현함으로써 하늘과 별, 정기의 신령스러운 기운을 넣는 것. 사인검 칼의 반대면에는 신령한 기운을 불어넣기 위해 검의 명칭을 제외한 24자의 한자가 전서체로 입사되었다. 검의 내용은 음양오행의 15자와 벽사의 의미를 담은 9자가 새겨져 있다. 
 

전시 연출 모습 /김서진 기자

이번 전시 연출은 공예, 디자인, 조형예술 등으로 분야를 정의한다기보다는 트렌드를 적극 반영해 젊은층을 유도하고 작품과 공간의 조화로움을 디자인하기 위해 노력했다. 또 홍색 왕실 공예품들과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묵직하면서도 고급스러운 석재를 전시대로 사용해 왕실의 권위를 나타냈다. 사대부의 공예품은 정갈하면서도 지적인 느낌을 연출하고자 목재를 사용했으며 현대 공예는 다채로운 색감의 인더스트리얼 디자인으로 젊은 느낌을 표현했다.
 

워크숍 /김서진 기자

또 전시기간에는 평소 접하기 어려운 전통 공예 기술과 장인들의 간담회 및 워크숍을 열어 젊은 작가와 디자이너들에게 경험과 지식을 공유하는 시간도 마련한다. 전시 관계자 측은 "이번 전시를 통해 창의와 조화, 변화와 계승, 그리고 인고의 결실을 통한 작가의 마음을 읽을 수 있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공진원 최재일 공예본부장은 ”(사)아시아민족조형학회는 우리의 전통 조형문화를 연구하는 학자, 장인들로 구성된 연구단체로 국내외 전시회와 학술세미나를 꾸준히 개최하고 있다. 이번 전시는 조선시대 왕실과 사대부의 삶 속에서 사용되었던 우리나라의 전통 공예품들을 현대에 맞게 재현된 기획으로 전통 공예문화의 지평을 넓히는 의미 있는 장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2017년 내내 뜨거운 감자였던 전안법은 현실과 다른 불합리함으로 수공예 작가들의 목을 죄어오는 올가미 같았습니다. 극적으로 개정안이 통과되면서 많은 작가들이 한숨 돌릴 수 있게 됐지만 아직 바뀌어야 할 부분이 많이 남아있습니다. 핸드메이커는 이러한 불합리에 ‘NO’를 외치기 위해 시작됐습니다.

손으로 무언가를 만든다는 것은 정말 매력적인 일입니다. 그들은 실을 꿰 엮기도, 펜과 물감 으로 그리기도, 흙을 빚어내기도, 금속을 녹여 두드리기도, 정성스런 요리를 만들어 내기도 하면서 작품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그들이 만들고 있는 세상을 함께 들여다보려 합니다.

핸드메이커는 국내외 다양한 문화·예술·산업 현장을 발로 뛰며 취재하는 독립 매체로서 주체 적인 취재와 기사를 통해 여러 미디어·포털과 함께하고 있습니다. 기사의 가독성을 저해하는 광고 배너를 통해 수익을 얻을 수도 있겠지만 이는 독자를 위한 선택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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