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핸드메이커 윤미지 기자] 광복 78주년을 맞아 스타벅스 코리아에서 특별한 디자인의 광복절 굿즈를 출시했다. 나전 공예를 접목한 자개코스터, 자개함 그리고 나전 공예 디자인을 활용한 텀블러가 그 주인공이다. 해당 굿즈 3종은 광복절인 지난 15일부터 일부 매장에서 판매되고 있다.

특히 한정 수량만 입고된 해당 굿즈를 구매하기 위해 오픈 시간에 맞춰 스타벅스 지점을 찾는 등 일명 ‘오픈런’을 하기도 했다는 후기가 온라인에 다수 올라오고 있는 점도 눈길을 끈다. 자개 공예 전문가가 참여한 굿즈인 만큼 관심도가 높은 상황인데 이를 직접 살펴보기 위해 굿즈가 판매되고 있는 매장을 찾았다.

영롱한 디자인 돋보이는 ‘자개 공예’ 콜라보 눈길

스타벅스 굿즈는 그간 차별화된 디자인으로 소비자에게 큰 관심을 받았다. 2013년부터 출시된 한국 전통 디자인을 활용한 한정판 굿즈는 전통 문화에 대한 관심을 제고하는데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평가와 함께 특히 사랑을 받았다.

이번 2023년 광복절 기념으로 한정 판매되는 굿즈에 대한 관심 역시 높다. 한국의 아름다운 빛의 예술을 담은 전통 자개를 활용한 디자인이 눈길을 끈다. 현재 한정 수량으로 판매 중인 자개코스터와 자개함 그리고 텀블러를 직접 실물로 확인해봤다.
 

굿즈 3종의 전체적인 첫 인상은 전통적이면서도 현대적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단청의 배경색을 떠올리게 하는 짙은 청록색이 굿즈의 대표 색상으로 사용됐고, 전체적으로 미니멀한 디자인을 하고 있어 누구나 쉽게 사용할 만한 모습이었다. 특히 겉면을 장식하고 있는 화려하고 영롱한 나전 공예가 눈길을 끌었다.

나전 공예는 자개 등 어떤 빛을 가진 것들을 가공하고 세공해서 이를 기물에 장식하고 칠을 더하는 작업을 의미한다. 특유의 광택감과 반짝이는 소재가 매력을 더하며, 선조부터 현재까지 전해지는 전통적 미감이 살아 있는 공예디자인이다.

굿즈 3종 중 실제로 나전 공예가 사용된 것은 ‘자개코스터’와 ‘자개함’이다. 텀블러는 전통 나전 공예의 디자인을 활용했고, 실제 조개껍질을 사용해 제작된 제품은 아니라고 한다.

먼저 ‘자개함’부터 살펴봤다. 정식 명칭은 ‘코리아 자개함’. 명함이나 액세서리 등 다양한 소품을 보관하는 함으로 사용할 수 있다. 뚜껑이 분리되어 열리며, 전통적인 자개함 디자인의 모티브를 충실히 따른 형태다. 매끈한 모서리, 나전 공예가 사용된 모든 부분이 섬세하게 만들어졌다는 인상을 준다.
 

자개함의 크기는 가로 115mm, 세로 83mm, 높이 46mm로 너무 크지도, 작지도 않다. 책상이나 테이블, 협탁 등에 놓고 사용하기 좋아 실용성도 높았다. 가벼운 나무로 제작되어 완성도가 느껴지고, 오얏꽃과 전통 단청에 그려진 당초 문양이 자개 장식으로 들어가 있어 은은한 화려함이 돋보였다.

특히 뚜껑 윗면과 자개함의 옆면을 장식하고 있는 아름다운 자개 전통 무늬가 눈길을 끈다. 이번 디자인의 모티프가 된 ‘오얏꽃’은 대한제국을 상징하는 꽃 문양이며, ‘단청무늬’는 조선시대 궁궐 건축에서 발견할 수 있는 요소다. 스타벅스 코리아 공식 유튜브 영상에 따르면 이번 MD 디자인에는 우리에게 잊혀가는 전통의 요소를 담았다고 한다.
 

‘코리아 자개코스터’는 오얏꽃과 나비의 이미지가 자개로 표현됐다. 팔각형으로 완만한 각을 그리고 있는 형태로 제작됐으며, 모서리 부분에도 자개 장식이 둘러 있어 고급스러운 이미지다. 역시 빛의 각도에 따라 오색으로 빛을 내는 자개의 아름다움이 돋보인다.
 

코스터는 아크릴로 제작해 실용도를 높였다는 인상이 느껴졌다. 쉽게 세척이 가능하다는 장점을 가지긴 하지만, 개인적으로 나무 소재가 아니라는 점은 아쉬웠다. 크기는 가로, 세로 95mm, 높이는 7mm로 기본적인 컵에 모두 적합하게 사용할 수 있는 크기였다. 또 코스터를 뒤집어 하단을 보면 4곳의 모서리에 미끄럼 방지 실리콘이 붙어 있어 소비자의 편안한 사용에 도움이 될 듯했다.
 

카페 굿즈로서 활용도가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SS코리아 트로이 텀블러’는 실제 조개를 사용한 나전 공예 제품은 아니다. 간편한 사용과 세척 등에서는 용이하겠지만 이 역시 아쉬운 점이었다. 하지만 나전 공예가 사용되지 않아 오히려 금액대는 더 합리적인 제품이라고 볼 수 있다. 또한 자개 디자인을 활용해 전통적인 미감을 살린 굿즈라는 점에서 소장 가치가 있다는 인상을 받았다. 역시 색상은 청록색으로 제작됐다.
 

재질은 스테인리스 스틸이며, 뚜껑을 살짝 돌려서 여는 구조라 간편한 사용성이 돋보인다. 텀블러 용량은 473ml. 스타벅스 기준 숏(237ml), 톨(355ml), 그란데(473ml)사이즈의 음료를 담을 수 있다.
 

가격대는?

이번 광복절 굿즈는 나전 공예가 활용된 제품임에도 가격이 꽤 합리적이라는 평이다. 전통 자개 공예의 새로운 트렌드를 이끌어 가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 브랜드 ‘진주쉘’의 이영옥 전통자개명장이 함께 참여한 제품으로, 나전 공예가 활용됐다는 점에서 고가의 굿즈가 될 것이라 예상했지만 그간 스타벅스에서 출시됐던 굿즈들과 크게 가격차이가 나지 않는다.
 

자개를 사용해 제작한 ‘코리아 자개함’은 55,000원, ‘코리아 자개코스터’는 25,000원이다. 일반적으로 시중에서 만나볼 수 있는 비슷한 크기의 자개함 비교했을 때 평균적인 금액이며, 코스터도 나전 공예가 사용된 타사 제품들과 비슷하다.

자개를 사용하지 않은 ‘‘SS코리아 트로이 텀블러’ 역시 35,000원으로 스타벅스 기준 타 MD들과 큰 가격 차이가 없었다.

중고거래 플랫폼에서 ‘프리미엄’ 붙어 올라오기도

한정 수량으로 제작되어 판매되는 이번 스타벅스 광복절 굿즈 시리즈를 구하기 위해 소비자들이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특히 이를 구하기 위해 이른 아침부터 스타벅스 지점을 찾는 이른바 ‘오픈런’을 시도하는 이들의 후기도 눈에 띈다.

해당 굿즈의 경우 일부 매장에서만 구매 가능할 뿐만 아니라, 그나마도 입고되는 수량이 많지 않다. 온라인 커뮤니티와 개인 SNS에 올라온 구매 후기를 살펴보면, 해당 굿즈 시리즈에 대해 매장 별 입고 수량을 외부에 미리 표기해두는 곳들도 발견된다. 수원에 위치한 한 스타벅스 지점은 텀블러와 자개 코스터가 각 2개, 자개함은 1개가 입고되었다는 안내판이 붙기도 했다. 또 타 구매 후기들을 살펴봤을 때 특히 자개함의 수량이 많지 않다는 것이 확인된다. 스타벅스 지점 몇 군데를 찾아가봤지만 자개함이 이미 품절되어 구할 수 없었다는 글도 있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해당 제품들은 중고나라 플랫폼을 통해서 ‘프리미엄’이 붙은 금액으로 거래되기도 한다. 프리미엄은 일명 ‘플미’라고 불리기도 하는데, 구하기 어려운 공연 티켓이나 한정판 제품 등을 원가에 웃돈을 올려 판매하는 것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플미 거래는 부당이익에 해당할 뿐만 아니라, 판매가 이뤄진다 해도 세금 신고를 누락하는 사례도 있어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광복절 굿즈 판매가 이뤄진 지 3일 만인 17일 기준, 마포의 한 지역에만 해당 굿즈 관련 물량이 162개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으며, 종로의 한 지역에서는 281개의 판매 글이 올라와 해당 굿즈에 대한 높은 관심이 이어지는 상황이라는 점을 알 수 있다.

스타벅스 광복절 굿즈 시리즈를 직접 구매하고 싶어하는 소비자들이 많다 보니 소장 가치는 높을 것으로 여겨진다. 오랜 역사가 담긴 우리 나전 공예가 활용된 글로벌 카페 브랜드의 굿즈이기도 하고, 전통적 미감이 세련되게 표현됐다는 점에서 일각에서는 가장 예쁜 전통 굿즈라는 평도 나오고 있다.

전통과 문화 유산 보호에 대한 소비자 관심 높여

스타벅스는 전부터 전통 문화와 유산 보호에 대한 관심을 표해 온 바 있. 국내 소비자들 역시 스타벅스의 여러 굿즈 출시와 비교할 때, 국경일인 광복절을 맞아 전통 문화에 대한 관심을 이끌어내는 취지의 행사라는 점에서 좋은 반응이다. 

특히 스타벅스는 지난 2013년부터 10년 동안 광복절, 삼일절 MD 상품을 한정 판매하고 판매 수익금 일부를 독립문화유산 보호 및 독립유공자 후손 장학기금으로 후원하고 있다. 이번에 출시된 2023 광복절 MD 시리즈 3종 역시 같다.

이외에도 독립문화유산 보호 활동의 일환으로 지난 삼일절에는 백범 김구 선생의 친필 휘호인 ‘유지필성(有志必成, 뜻이 있으면 반드시 이룬다) 유물을 문화유산국민신탁에 기증한데 이어, 이번 광복절에도 백범 김구 선생의 친필 휘호인 ‘지성감천(至誠感天, 지극한 정성이면 하늘을 감동시킨다)’ 유물을 기증했다.
 

앞서 기증이 이뤄진 백범 김구 선생의 ‘존심양성’(2015), ‘광복조국’(2016), 도산 안창호 선생의 ‘약욕개조사회 선자개조아궁’(2019), 백범 김구 선생의 ‘천하위공’(2021), 만해 한용운 선사의 ‘전대법륜’(2022), 백범 김구 선생의 ‘유지필성(2023)’에 이어 이번 유물 기증은 일곱 번째에 해당하며 꾸준한 문화유산 보호 활동으로서 의미를 더한다.

이러한 예시에 따라 일각에서는 국내에서 많은 사랑을 받는 글로벌 기업들의 전통 문화 관련 이벤트나 MD 출시가 더 활발하게 이뤄지길 바라며, 이에 대한 긍정적인 목소리도 높은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