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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배없는 날에 쉬어야 한다" 비노조 택배기사들 "이미 휴가 다녀왔는데 돈 벌지 말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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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배없는 날에 쉬어야 한다" 비노조 택배기사들 "이미 휴가 다녀왔는데 돈 벌지 말라고?"
  • 최미리 기자
  • 승인 2023.08.14 2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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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핸드메이커 최미리 기자] 13일부터 15일까지 3일간 ‘택배 없는 날’이 시작됐다. 국내 대형 택배사 대리점 소속 택배기사들은 3일간 쉬게 된다. 이가운데 쿠팡 로지스틱스서비스(CLS) 택배기사(퀵플렉서) 등 쉬지 않은 택배기사들 사이에서는 “휴식시간이 부족한 대형 택배사의 편의를 위해 만든 날에 왜 무조건 동참하라는 것인지 모르겠다”는 반응이다.

한진, 롯데글로벌로지스 등 주요 택배사들은 14일 ‘택배 없는 날’을 기점으로 13~15일간 쉬는 반면, 쿠팡·마켓컬리·SSG 등 직매입 기반의 유통사들은 정상배송한다. 문제는 최근 민주노총과 일부 대형 택배사들은 “쿠팡 등 유통업체들도 택배 없는 날에 동참해야 한다”고 나섰지만, 정작 택배 없는 날에 쉬지 않은 비노조 택배기사들의 반응은 싸늘하기 때문이다.

14일 택배업계에 따르면, 노조와 대형 택배사들이 ‘택배 없는 날’에 전국 모든 택배기사들이 동참해야 한다는 논리는 택배기사들이 평소 과중한 업무로 휴식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에 지난 정부는 주요 대형 택배사, 민주노총 택배노조와 함께 2019년부터 택배 없는 날을 만들었다. 

이 날이 제정된 이후 쿠팡 등 일부 온라인 유통사들은 자체 유통과 물류망을 이용해 자사 고객 제품을 배송하면서 택배 없는 날에 참여하지 않고 있다. 이에 쿠팡은 이날 “'택배 없는 날’은 원할 때 쉴 수 없는 대기업 택배사를 위해 민주노총이 주도해 만든 산업계 유일한 휴무일로, 쿠팡·마켓컬리·SSG 등 자체 배송 기사들이 있는 곳은 연중 휴무가 가능해 택배 없는 날과 무관하며, 강제 휴무 후 대기업 택배사처럼 물량 폭증도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쿠팡 로지스틱스(CLS) 소속 비노조 기사(퀵플렉서)들이 택배 없는 날을 바라보는 관점은 다르다. 상당수는 택배 없는 날은 용차비(20~30만원)를 내야만 휴무를 하는 대형 택배사 관행 때문에 노조 주도로 만든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

반면 CLS 대리점 소속 택배기사들은 대형 택배사와 달리 별도의 용차비가 없어도 휴가를 가고 있다. A대리점 대표 김모씨는 “전체 기사가 약 250여명이 넘는데, 50% 이상은 이미 2~3일 이상 여름 휴가를 다녀왔고 나머지는 이달까지 갈 예정”이라며 “다른 대형 택배사와 달리 용차비가 없고, 백업 기사 30여명이 있어 동료 기사들이 자유롭게 휴가를 간다”고 설명했다.

대형 택배사 '택배 없는 날 강조하는 또 다른 이유는?

대형 택배사는 유연하지 못한 근무체계가 '택배 없는 날'이 필요한 이유일 수 있다. 일반 대형 택배사는 월~토요일까지 쉬는 날 없이 똑 같은 날 같은 시간 근무를 해야 하기 때문에 백업 기사를 구하기 어렵고 이에 따라 휴가로 공백이 생긴 업무를 메워주기 어렵다. 반면 쿠팡 CLS의 경우 365일 진행하는 쿠팡 로켓배송 시스템을 따라 근무일수를 조율한다. 일주일 동안 배송 하는 시스템 속에 평일과 주말 가리지 않고 쉬는 날을 택배기사가 스스로 정하는 선택권을 부여하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유연한 근무체계 기반의 업무 배정은 자유로운 휴가가 가능한 근무환경을 조성했고, 택배기사 스스로 니즈에 따라 근무하는 풍토를 만들었다.

일각에선 퀵플렉서들이 휴가를 자주 쓸 수 있는 등 기존 업계와 비교해 수입과 처우가 뛰어나지만 노조가 이를 함구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택배없는 날을 두고 갈등이 커지면서 소비자들 사이에서도 “모든 택배를 다 중단하면 국민 생활은 누가 책임지냐”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2021년 전체 택배 물동량은 36억3000만개로, 하루 평균 물동량은 1억개에 달한다. 국내 경제활동인구 기준 1인당 이용 횟수만 128.4회다. 주요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쿠팡 로켓배송, 컬리 새벽배송 등 유통업체도 배송을 하지 않으면 국민 생활 물류가 아예 마비될 것이다.

노조와 일부 택배사가 관행은 바꾸지 않고 국민 피해를 가중시키고 있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쿠팡측은 “민주노총은 배송기사들의 휴무선택권을 뺴앗고 소비자와 판매자, 택배 기사 모두의 불편을 초래하는 선동을 멈춰주길 촉구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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