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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당탕탕 초보 식집사 오늘] 조명, 온도, 습도… 식집사의 장마철 식물 키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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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당탕탕 초보 식집사 오늘] 조명, 온도, 습도… 식집사의 장마철 식물 키우기
  • 윤미지 기자
  • 승인 2023.07.17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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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도가 95%이상이 되면 HH%로 표시가 된다. 장마철 습도가 높을 때 식물 관리 방법은? /윤미지 기자

[핸드메이커 윤미지 기자] 2019년 방송된 tvN 예능 <삼시세끼 산촌편> 세 번째 에피소드에 출연한 배우 남주혁이 남긴 유명한 어록이 있다. 맛있는 저녁상과 산촌의 여유로운 분위기가 어우러지면서 감성에 취해 “낭만적이네요. 이 조명, 온도, 습도”라는 말을 한다.

비록 ‘조온습(조명, 온도, 습도)’ 발언은 하나의 웃긴 ‘밈’이 되어 온라인을 떠돌고 있지만, 장마철을 맞은 식집사에게는 꽤 유용한 공식이다. 식물마다 특성이 다르지만 장마철엔 일조량과 습도에 특히 유의해야 한다. 또 사람이 높은 온도에 더위를 호소하듯이 식물도 때론 덥다.

장마철은 식물을 관리하기 어려운 시기인 것도 사실이지만, 한 가지 반전은 의외로 게으른 식집사에게 좋은 점도 있다는 것이다. 초보 식집사가 장마철에 기억하면 좋을 정보와 조명, 온도, 습도를 관리하는 방법까지 정리했다.

조명 - 일조량 부족한 장마철을 위한 ‘식물 생장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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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 기간에는 다습도 문제지만 일조량이 부족하다는 게 특징이다. 날씨가 흐리고 구름이 많다 보니 일조량이 거의 없다. 햇빛은 식물이 광합성을 하기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에너지 원인데 빛이 부족하다는 것은 큰 문제다. 여기서 광합성을 알기 쉽게 설명해 보자면, 빛 에너지를 통해 물과 이산화탄소를 포도당과 산소로 전환하는 것이다. 이는 빛을 이용해 식물이 양분을 만드는 과정으로, 햇빛을 받는다는 것은 쉽게 말해 사람이 밥을 먹는 것과 비슷하다. 일조량이 줄어들면서 식물이 먹을 밥이 생성되지 않는다는 것이니, 장마철은 식집사에게 참 고단한 시기이다.
 

태양광이 없어 라디오미터가 전혀 움직이지 않는 모습 /윤미지 기자

하지만 이렇게 설명하면 초보 식집사들은 빛이 강하면 강할수록 양분 흡수가 더 많이 일어난다고 오해하기도 한다. 광합성의 조건은 빛의 세기와도 분명 연관이 있지만 그 외에 다른 조건도 충족해야 한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먼저 이 챕터에서는 일조량에 대해서만 언급해 보려고 한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빛의 세기 정도가 광합성과 연관을 가지는 것은 사실이지만, 식물이 빛을 이용하는 수치에는 한계가 존재한다. 이를 ‘광포화점’이라고 하는데, 빛의 세기가 어느 점에 이르러 광포화에 도달하게 되면 더 이상 광합성은 일어나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강한 빛보다는 식물이 필요로 하는 정도의 빛을 주는 것이 초보 식집사가 식물을 잘 키우는 핵심이다.

또 모든 식물이 동일하게 같은 양의 햇빛을 필요로 하는 것도 아니다. 식물마다 특성이 다르고 때로는 음지에서 더 잘 자라는 아이들도 있기 때문에 식물을 키우기 전 필요한 일조량에 대해 체크를 먼저 해보는 게 좋다.

식물이 어느 정도의 빛을 필요로 하는지 익혔다면 그다음 필요한 것이 바로 ‘조명’이다. 앞서 연재했던 ‘우당탕탕 초보 식집사 오늘-생존이 목표! 추운 겨울 식물 관리 방법은?’에서 부족한 일조량을 채우기 위한 방법으로 ‘식물 생장등’을 언급한 적이 있다. 베란다를 통해 들어오는 햇빛이 충분했던 봄에 잠시 넣어 놨던 식물 생장등 조명을 다시 꺼내야 하는 시기가 바로 장마철인 것이다.
 

봄을 맞으며 넣어놨던 식물 생장등을 장마철에 다시 꺼냈다. /윤미지 기자

본 기자는 최근에 ‘무늬 싱고니움’이라는 식물을 입양했다. 무늬종 식물이 인기를 끌면서 관심을 갖던 종이었는데 진한 초록 잎에 흰색의 무늬가 나타난다는 것이 이 식물의 특징이다. 원산지는 보통 싱고니움과 같은 열대아메리카. 그러니까 열대아메리카의 기후를 생각하면서 환경을 조성해주면 아주 잘 큰다.

사실 무늬 싱고니움을 키울 때 장마철이라고 해서 크게 어려운 점은 없다. 오히려 더위를 좋아하는 특성이 있어 습도 조절만 잘 해주면 여름에 활발한 성장을 보이는 식물이다. 한 가지 문제가 있다면 바로 ‘무늬’를 유지해 주기 위해서 햇빛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무늬 싱고니움 /윤미지 기자
무늬 싱고니움 /윤미지 기자

잎의 무늬는 형태에 따라 다른 이름을 가진다. 전체에 걸쳐서 조금씩 퍼져 있는 무늬는 ‘산반 무늬’라 부르고, 잎의 반절에 무늬가 나타나면 ‘반반무늬’, 그리고 잎 전체가 흰색 무늬로 형성되면 ‘알비노’라고 부른다. 이 알비노를 식집사들 사이에서는 ‘고스트잎’이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이 고스트잎은 흰색으로, 엽록소를 가지고 있지 않고, 광합성은 불가하지만 살아있는 잎이다. 광합성이 잘되지 않는다는 점은 안타까울 뿐만 아니라, 잎이 매우 약하기 때문에 식물에게 권장되는 상태는 아니지만, 무늬종 마니아들은 이 고스트잎의 아름다움을 잃지 못한다.
 

산반 무늬 /윤미지 기자
작은 잎은 반반무늬로 자라고 있다 /윤미지 기자

본 기자가 데려온 무늬 싱고니움은 큰 잎들을 중심으로 산반 무늬가 잘 형성되어 있고, 작은 잎은 반반 무늬로 성장한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문제는 장마가 시작되고 어느 날부터 묘하게 무늬의 범위가 줄어든 듯한 느낌을 주는 것이다. 알고 보니 무늬종 식물의 무늬 형성에는 일조량이 영향을 미친다고 한다. 일조량이 충분하면 무늬가 더 크게 나타나고 부족하면 무늬가 줄어든다는 정보를 뒤늦게 알게 된 것이다. 현재 급하게 식물 생장등을 켜 놓고 무늬 싱고니움의 무늬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온도 - 여름철 울창한 잎을 원한다면

사람이 추위와 더위를 느끼 듯 식물도 똑같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식물마다 특성에 따라서 충족되어야 하는 조건은 다 다르다. 식물이 잘 자라는 온도 역시 마찬가지로 제각각이지만 장마철을 기준으로 알고 있으면 좋은 온도 관리 정보에 대해 설명해 보려고 한다.

먼저 광합성이 이뤄지는 생물 및 미생물에게 공통적으로 필요한 것이 효소다. 효소는 식물이 광합성을 할 때 이를 도와주는 역할을 하며 온도에 따라 활성 정도가 다르다. 너무 낮은 온도에서는 효소가 잘 활성화되지 않고, 높은 온도에서는 활성화된다. 광합성에 있어 빛의 세기 외에도 여러 가지 요소가 영향을 미친다고 언급했는데, 적절한 온도 유지가 중요한 것이 이 때문이다. 날씨가 따뜻해지면 잎이 울창하게 자라는 것도 연관이 있다. 광합성에 도움을 주는 효소가 따뜻할 때 더 활성화되기 때문에 온도가 올라가는 계절에는 잎이 울창하게 자란다. 하지만 또 온도가 너무 올라가게 되면 어느 시점(40도)부터는 효소가 변성되면서 오히려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게 된다.

언뜻 표면적으로 볼 때 장마철은 식물에게 그렇게 나쁘지 않은 온도인 것만 같다. 본 기자도 그렇게 생각했다. 하지만 장마철 베란다에 물이 들이칠 것을 걱정해 외부 문을 닫아버리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사람도 찜통 같은 더위를 느낄 때가 있듯이 화분도 찜통 같은 더위에 그대로 노출 되게 된다. 그나마 장마철은 일반 여름보다는 선선하다고 생각하게 되지만, 화분의 흙 온도는 다르다. 실내 온도가 높을 때 화분 흙이 물을 머금고 있다면 찜통 같은 더위가 식물의 뿌리를 괴롭히게 된다.
 

더위 자체가 식물에게 나쁘진 않지만... 서큘레이터로 선선한 바람을 간접적으로 보내주면 좋다 /윤미지 기자

장마철에는 어느 정도 공기 순환이 되는 공간을 형성해 주고 시원한 바람이 갈 수 있게 서큘레이터를 간접적으로 틀어주는 것이 좋다. 복수의 식집사들에 따르면 서큘레이터를 통해 시원한 바람이 돌면 식물이 느끼는 온도도 조금은 내려가게 된다. 물론 서큘레이터를 사용하는 이유가 꼭 온도와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적절한 온도를 유지해 주는 것이 식물 생장에 도움이 된다는 점을 기억하면 관리하기가 쉬워진다.

습도 – 장마철, 식물에게 꼭 나쁘기만 할까?

장마철 식물 관리에서 습도 얘기가 빠질 수 없다. 한 가지 반전이 있다면 의외로 장마 기간은 게으른 식집사들에게 꽤 도움이 되는 시기라는 것. 식물을 관리할 때 많은 관심을 주는 것이 때론 독이 될 때도 있는데 주로 물을 주는 주기가 너무 짧고 잦으면 발생하는 과습이 여기에 해당한다. 식물이 아낌없이 물을 먹고 자라길 바라는 마음에 매일매일 물을 듬뿍 주게 되면 오히려 지나친 관심으로 인해서 식물이 힘을 잃게 되는 것이다. 흙이 마를 새가 없이 물을 주면 뿌리가 습해지고 썩는 원인이 되기 때문이다.
 

장마철 자주 목격하게 되는 HH% 표시. 95%이상의 과습을 나타낸다 /윤미지 기자

식물의 물을 주는 방법은 식물의 특성에 따라 정해져 있지만 어느 정도 식집사의 감을 믿어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일자를 계산해 봤을 때 아무리 물을 줘야 하는 날이더라도 식물이 필요치 않다면 건너뛰는 과감함도 필요하다.

식물을 데려오면서 식물숍에서 본 기자에게 ‘식물의 무게’를 잘 기억해두라는 팁을 줬다. 화분을 들어보고 ‘대충 이 정도 무게구나’ 기억하라는 것이다. 그래서 물을 줘야 하는 날이면 화분을 들어보고, 기준점보다 무겁게 느껴진다면 아직 화분 내에 물이 충분하다고 생각하면 된다. 여러 번 시도해보다 보면 어느 정도 손에 감이 온다. 어떤 날은 묵직해서 한 손으로 들기 어렵고, 어떤 날은 손쉽게 화분이 들린다. 화분이 가볍게 들리는 날은 물을 흠뻑 주면 되는 날이다.
 

손의 감각을 믿을 수 없다면 모이스터 미터기를 사용해보자 /윤미지 기자
손의 감각을 믿을 수 없다면 모이스처 미터기를 사용해보자. 직관적으로 토양의 수분을 확인할 수 있다.  /윤미지 기자

그렇다면 장마철을 기준으로 물 주는 주기를 생각해 보자. 식물은 의외로 건조함보다 과습에 취약하다. 어느 정도의 적절한 무관심을 줘야만 더 잘 큰다는 뜻이다. 장마철에는 공기 중 습도가 높도 당연히 흙이 마르는 시간이 오래 걸린다. 이때는 물을 조금 덜 주는 것이 식물 생장에 도움이 된다. 물을 많이 주지 않아도 공기 중에 있는 수분을 통해 식물은 더 울창하게 자라날 가능성이 크다. 장마철이 식물에게 취약한 시기이면서도 한 편으로는 식물이 기뻐하는 시기인 것은 공기 중의 수분이 식물에게 이로운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만약 화분 내의 습도가 걱정된다면 밑면을 바닥과 떨어뜨려 놓아주면 좋다. 물 빠짐 구멍을 바닥과 바로 닿게 해서 막아버리는 게 아니라 공간을 주면 통풍에도 도움이 된다. 가장 흔히 활용할 수 있는 물건이 페트병 뚜껑이다. 페트병 뚜껑을 여러 개 모아서 화분 아래 지지해두면 바닥과 화분 밑면 사이에 공간을 확보할 수 있다.
 

화분 밑면과 바닥 사이 공간 확보하기 /윤미지 기자

식물에게 보약? 빗물 떠주기

흔히 식물에게 빗물이 좋다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 한때 본 기자도 식물에게 빗물을 주고 싶어서 비가 오는 날을 손꼽아 기다려 보기도 했다. 복수의 전문가에 따르면 빗물에는 미네랄과 질소화합물이 많아 식물에 이롭다고 한다. 장마는 빗물을 구하기에 가장 최적화된 시기라고 볼 수도 있다.
 

빗물 받기 /윤미지 기자

신기한 점은 지난 겨울 한차례 말라죽을 고비를 넘긴 겹 캄파눌라가 빗물을 주니 울창하게 자라나고 있다는 점이다. 마른 잎을 떼주고 가지치기를 해주면서 기적적으로 푸른 잎을 내고 있지만 꽃을 피우는 건 무리일 것이라 여겼는데 작은 꽃봉오리도 보인다. 시기상 슬슬 꽃을 피울 때이긴 하지만 하루가 다르게 커가는 것을 보니 빗물이 식물에 보약이라는 말이 믿겨진다.
 

마른 잎이 싱그러워진 겹캄파눌라 /윤미지 기자
아주 작은 꽃봉오리가 보인다 /윤미지 기자

하지만 견해에 따라서 빗물이 식물에 특별히 이롭지 않다는 일각의 의견도 있다. 빗물에 녹은 질소량이 생각보다 많지 않고, 오히려 공해 물질이 섞인 물이기 때문에 특별히 좋을 게 없다는 설명이다. 게다가 외부 물을 주는 과정에서 실내에 벌레가 유입될 수 있다는 점도 문제다.

여러 가지 의견들이 있지만 결정은 각각 식집사들의 몫이다. 분명한 점은 장마에 쏟아지는 폭우에 식물을 직접적으로 노출하면 잎이 상할 수도 있고 식물이 유실될 수도 있다. 만약 식물에 빗물을 주기로 마음먹었다면 물을 따로 받아 놨다가 주길 권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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