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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 '만 나이 통일법' 시행되면 달라지는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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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 '만 나이 통일법' 시행되면 달라지는 것들
  • 박정민 기자
  • 승인 2023.06.23 09: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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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 청와대 공식 홈페이지
윤석열 대통령/ 청와대 공식 홈페이지

[핸드메이커 박정민 기자] #. "윤석열 대통령한테 감사해야 되는 거야, 누구한테 감사해야 되는 거야?" 경기도에서 직장을 다니고 있는 김모씨(42)는 오는 28일부터 시행되는 '만나이' 제도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아직 미혼이며 생일이 11월인 김씨는 나이 한살 한살이 아쉬운 상황에서 갑자기 두살이나 어려지는 것이 얼마나 좋은 일이냐는 생각이다. 

#. 올해 연나이로 마흔인 배우 유연석씨는 유튜브 방송 뜬뜬 '핑계고'에 출연해 '만 나이' 제도 시행에 집착하는 모습을 보였다. 우스개소리로 재밌게 풀어낸 해당 영상에서 유씨는 '올해 84년생'으로 만 나이가 시행되면 다시 30대로 내려갈 수 있다며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 회사원 고모씨(35)는 만 나이 제도와 관련해 고민이 많다. 그동안 매년 1월 1일에 전국민이 모두 한 살을 더 먹는 '연 나이' 계산법 때는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친구들과의 나이 차를 어떻게 규정지어야 할 지 몰라서다. 생일이 4월인 고씨는 생일이 9월인 자신의 절친과 이날부터는 나이가 같이 않게 되고 9월부터는 다시 동갑이 되는 현상이 발생해 혼란스럽다.
 

한 포털사이트의 '나이 계산법'/ 네이버 화면 갈무리
한 포털사이트의 '나이 계산법' 예시/ 네이버 화면 갈무리

행정기본법 및 민법 개정안에 따라 오는 28일부터 법령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전국민의 사회적·법적 나이가 만 나이로 통일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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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우리나라 국민들은 출생할 때 한 살이 되고 매년 1월 1일이 되면 똑같이 한 살씩 더 늘어나는, 이른바 한국 나이로 불리는 '세는 나이', '연 나이'를 주로 사용해 왔다. 

하지만 민법을 비롯한 각종 법률 상으로는 출생할 때는 0살이고, 그 뒤로 생일이 지나면 한 살씩 증가하는 '만 나이'를 사용해 온 바 있다. '만 나이'는 국제 표준 나이 계산법이다. 

6월 28일부터 전국민 한두살씩 어려져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만 나이'로 통일되는 '만 나이 통일' 제도 시행으로 전국민이 조금은 들떠있는 모습이다. 법제처에서 지난해 9월께 국민신문고로 실시한 여론조사(총 6394명 참여)에서 응답자 81.6%가 만나이 통일을 위한 개정안 처리가 신속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답변했다.

만 나이 통일을 찬성하는 이유로는 다양한 나이 계산법으로 인한 혼란 불편 해소, 기존 한국식 나이 계산법으로 인한 서열 문화 타파 기대, 국제적 기준과 통일, 체감 나이 하향 등을 꼽았다.

법안이 통과된 이후 일상 생활에서 만 나이를 사용할 의향이 있는지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86.2%(55121명)가 사용할 것이라고 답했다. 당시 이완규 법제처장은 "만 나이 통일 관련 법안이 정기 국회에서 통과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했었다. 
 

'만 나이 통일' 제도는 윤석열 대통령 대선 공약

'만나이 통일 제도'는 윤석열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었다. 윤 후보는 대선 당시 유튜브에 '59초 쇼츠' 영상을 올려 '만나이 기준 통일' 공약을 발표한 바 있다. 해당 영상에는 당시 국민의힘 대표였던 이준석 대표가 85년생으로 '연 나이'는 38세인데 '만 나이'는 36세라는(당시는 2022년 1월이었으며 이 전 대표의 생일은 3월이다) 내용이 담겼다. 

대선 공약중 하나로 국민의힘 정책본부는 만 나이 통일과 관련 "세금, 의료, 복지 등 실생활에 유의미한 기준이 되는 건 만 나이"라며 "법 개정으로 법적 나이 기준의 혼선을 줄이고 사회적으로 정착되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법제처에 따르면 '만 나이 통일' 제도 시행되기 이전에도 만 나이를 기준으로 운행돼 오던 정책 및 제도들이 존재했다. 예를 들면 '공직선거법'에 따라 만 18세 이상의 국민부터 대통령 선거, 국회의원 선거에 참여가 가능한 점 등이다. 

또 '국민연금법'의 노령연금과 '기초연금법'의 기초연금의 지급 기준은 이미 만 나이를 기준으로 하고 있어 수급 시점이 달라지지 않으며, 정년에 관한 부분도 근로자의 정년은 만 60세 이상이다. 

아울러 만 65세 이상의 어르신을 대상으로 한 교통비 혹은 공공시설의 이용요금 할인도 해오던대로 유지된다.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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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안 계류되면서 시행 늦어져

'만 나이 통일' 관련 민법 개정안과 행정기본법 개정안 등은 이미 지난해 4월, 5월께 발의됐지만 해당 법안은 국회 행정안전위를 통과한 뒤 국회 법제 사법위에서 오랫동안 계류한 것으로 조사됐다. 때문에 올해 1월 1일부터 시행되지는 못하고 사실상 하반기부터 시행된다.

'연 나이' 쓰는 경우 예외 조항 존재

연 나이가 만 나이로 통일되면서 당분간은 혼선이 불가피 할 것으로 보인다. 해당 제도가 시행돼도 '연 나이'를 쓰는 예외적인 경우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초·중등교육법'에 따라 초등학교는 만 나이로 6세가 된 날이 속하는 해의 다음해 3월 1일부터 입학한다. 올해를 기준으로 봤을 때 생일과 관계없이 2016년생이, 내년을 기준으로는 2017년생이 학교에 입학하게 되는 것.

법제처 제공
법제처 제공

또 '청소년 보호법'(청소년이란 '현재 연도 - 출생 연도'가 19 미만인 사람을 의미)에 따라 올해를 기준으로 생일과 관계없이 2004년생부터 주류나 담배를 구매할 수 있다.

또한 병역 의무도 마찬가지로 올해 기준 생일과 관계없이 2004년생이 병역판정검사를 받는다. 공무원 시험은 7급 이상 또는 교정·보호 직렬 공무원 시험은 2003년생부터, 8급 이하 공무원 시험은 2005년생부터 응시가 가능하다. 

이완규 처장은 "국민 편의를 위해 취학연령, 주류·담배 구매 등 일부 분야에서는 '만 나이'를 적용하지 않는다"며 "관련 정책 대상과 이해관계자를 대상으로 소통과 홍보를 강화해 '만 나이 통일법'이 안착되고 국민 혼선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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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장년·노년층 중심으로 일부 반감도

오랜 시간 동안 한국식 세는 나이를 사용해 온 중장년을 비롯한 노년층을 중심으로 이제와서 굳이 바꿔야 하느냐는 반응도 심심찮게 나오고 있다. 올해 정년을 앞두고 있는 공무원 이모씨는 "해가 바뀌면 다같이 한살씩 먹는 게 익숙한데 생일에 따라 한살씩 늘어났다 줄어들었다를 세고 있는 게 얼마나 귀찮은 일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처럼 '만 나이 통일' 제도가 시행돼도 일정 기간 혼란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2017년 내내 뜨거운 감자였던 전안법은 현실과 다른 불합리함으로 수공예 작가들의 목을 죄어오는 올가미 같았습니다. 극적으로 개정안이 통과되면서 많은 작가들이 한숨 돌릴 수 있게 됐지만 아직 바뀌어야 할 부분이 많이 남아있습니다. 핸드메이커는 이러한 불합리에 ‘NO’를 외치기 위해 시작됐습니다.

손으로 무언가를 만든다는 것은 정말 매력적인 일입니다. 그들은 실을 꿰 엮기도, 펜과 물감 으로 그리기도, 흙을 빚어내기도, 금속을 녹여 두드리기도, 정성스런 요리를 만들어 내기도 하면서 작품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그들이 만들고 있는 세상을 함께 들여다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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