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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원 회장의 이유 있는 도전… 테일러에서 전시기획 어드바이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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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원 회장의 이유 있는 도전… 테일러에서 전시기획 어드바이저로
  • 윤미지 기자
  • 승인 2023.06.10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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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원 회장
이영원 회장 /디부한도알파

[핸드메이커 윤미지 기자] 국내 비스포크 테일러 역사를 쓴 이영원 회장이 돌아왔다. 이번엔 예술과 비즈니스를 잇는 글로벌 사업가다.

이영원 회장을 만나기 전에는 먼저 장미라사를 알아야 한다. ‘장미라사’는 삼성그룹의 창업주 고 이병철 회장의 투자로 ㈜제일모직이 1956년 시작한 브랜드다. 당시 원단과 옷을 연구하려는 목적으로 만들어졌으며, 이영원 회장은 장미라사가 삼성에서 독립하는 1988년 대표이사를 맡았다.

여러 번의 전환기를 맞아 세계적인 테일러로 거듭난 장미라사를 보면, 이영원 회장의 모습을 들여다볼 수 있다. 그는 자신의 현재 상태에 안주하지 않고 끊임없이 도전하고 새로운 시장과 무대를 찾아다닌다.

현재 장미라사를 떠나, 예술과 비즈니스를 잇는 가교 역할을 해내는 이영원 회장. 그의 새로운 도전은 전시기획 어드바이저다. 그는 아티스트그룹 디부한도알파의 여정을 함께 하면서 예술과 비즈니스를 접목할 계획이라고 한다. 해외에서 바쁜 일정을 소화하다 귀국한 이영원 회장과 직접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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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비즈니스로 바쁜 나날을 보내는 중인데, 최근 소식이 궁금하다

지속적으로 영역을 넓히며 도전을 계속 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이탈리아 마르케 지방의 초고급 수제화 브랜드 ‘실바노 라탄지’의 아시아 유통 계약을 성사했습니다. 실바노 라탄지는 국내에는 ‘빈 살만의 구두’로 유명한데,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제사가 국내 대기업 총수들과 면담 당시 착용해서 국내에도 알려진 브랜드입니다. 하이엔드 비스포크 슈즈 브랜드로 1년에 정해진 켤레 수만 제작하기 때문에 상당히 하이엔드에 속하는 명품이라고 소개할 수 있습니다.

이외에도 현재 셀렉트 숍과 예술 복합 공간을 만들 계획을 가지고 있고, 갤러리와 티 하우스가 결합한 아티스트 공간을 만들기 위해 준비하고 있습니다. 입국하기 전에는 중국을 경유해 한국에 투자하고 싶어하는 바이어들을 잠시 만나 안내하는 역할을 하고 왔습니다.
 

이영원 회장 /디부한도알파

이미 안정된 사업가로서의 입지를 뒤로하고, 계속 새로운 도전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지속적으로 새로운 도전을 하는 데엔 개인적인 이유가 큽니다. 일찍이 목표 달성을 하게 됐는데, 그때 갑자기 건강상의 문제가 생겼어요. 개인적으로 그때 당시 이뤘던 목표 달성의 엔딩이 ‘예쁘지 않았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떤 영역이든 다시 시작하고, 이를 통해 더 예쁜 엔딩을 만들어 내고 싶다는 바람이 개인적으로 있어 새로운 도전을 망설이지 않습니다.

또 이제는 새로운 세대의 시작이죠. 이 말인 즉, 현재는 과거를 살았던 어른이 아닌, 젊은 세대가 이끌어 나가는 시대라고 생각합니다. 스타트와 클로징을 모두 이룬 선배로서, 후배 사업가들이 성공을 이루는 무대의 장을 만들기 위해 새로운 도전을 계속 하고 있습니다.
 

이영원 회장의 저서 『장미라사의 남자 옷 이야기 : 성공하는 남자는 수트를 입는다』

지금은 성공한 패션 사업가지만, 그 과정이 순탄치 만은 않았을 거라고 생각한다. 기억에 남는 일이 있다면

과정은 항상 험난하고 어려웠지만 굉장히 재미있었어요. 사하라 사막부터 히말라야 산까지 다니면서 드라마틱한 시간들도 보냈고, 옷을 매개체로 한 비즈니스를 펼치면서 한편으로는 자긍심도 있었습니다.

외부에서 볼 때 기억에 남는 사건은 네팔 왕실의 옷을 만들었던 사실 등을 생각할 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잊히지 않는 사건은 이라크 전쟁 중 바그다드에 재단사들과 함께 이동할 때였습니다. 장갑차가 다니고 총소리가 크게 들리는데, 전쟁터의 압박감 속에서 생사를 오가는 주변을 둘러보며 그게 트라우마처럼 기억에 남았습니다.

물론 이를 극복하고 총리의 옷을 만들게 됐고, 그 이후 보리스 옐친 전 러시아 대통령부터 엘리자베스 영국 여왕의 남편인 필립공, 성악가 루치아노 파바로티 등 세계적인 VVIP의 슈트를 만들 수 있었습니다.
 

중동 출장 중 이영원 회장의 모습 /장미라사

이러한 사건이 새로운 도전을 이뤄가는 과정에 어떤 영향을 주었나

새로운 도전을 위해서는 인프라가 형성되어야 합니다. 과거 패션 사업가로서의 삶을 통해서 많은 인물을 만들 수 있었고, 지금은 해외에서 먼저 제안이 들어옵니다. 사실 해외 기업이 국내 진출을 원한다 거나, 국내 기업이 해외 진출을 원할 때, 소통할 수 있는 창구가 없으면 사업을 이루기 쉽지 않기 때문에, 이를 잇는 역할을 하면서 지속적으로 새로운 도전을 위한 큰 그림을 그리고 있습니다.

이번엔 아티스트그룹 디부한도알파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자. 굴지의 패션업계 사업가인데 아티스트그룹의 전시기획 어드바이저로 변신했다

‘디부한도’는 스페인어로 ‘그리다, 스케치하다’라는 뜻입니다. 작가의 창작 의욕을 나타냄과 동시에, 뒤에 ‘알파’를 덧붙여 제3의 인물과 프로젝트를 지속한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지속적으로 아티스트그룹으로서 작가들과 프로젝트를 진행하는데, 지난 2월 첫 전시는 대한민국 서울에서 개최가 되어 두 명의 화가의 작품을 선보이는 2인전을 마련했습니다. 현재 디부한도알파는 임시내 작가와 함께 피렌체와 바르셀로나 전시를 앞두고 있어, 이를 서포트하기 위해 전시기획 어드바이저로 나서게 됐습니다.
 

전시 기획 어드바이저로 나선 이영원 회장 /윤미지 기자

사업가의 시선에서 바라볼 때, 예술업계에서 디부한도알파의 등장과 여정은 어떤 의미인가

지금은 모든 산업에 걸쳐 ‘예술’이 하나의 문화처럼 스며들어 있습니다. 안타까운 이야기지만, 20세기에 접어들면서 디자인이 고갈되는 세대가 왔죠. 새로운 디자인, 새로운 음악, 새로운 이야기 등 너무 많은 것들이 매일 나타나면서 정말 새로운 것은 이제 더 이상 없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예술을 다방면의 산업에 접목하면서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 가는 것에 집중하게 됐습니다.

아티스트그룹 디부한도알파는 예술이 사람들에게 어떻게 보여지고, 또 이를 어떻게 전개해 나갈 수 있는지 보여주는 새로운 무대를 확장하는 팀입니다. 음악이든, 그림이든 어떤 분야에서 뛰어난 인물을 알아보고, 이와 함께 콜라보레이션을 선보인다면 더 의미 있는 여정이 될 것으로 생각됩니다.
 

인사아트센터에서 개최된 디부한도알파의 국내 전시 전경 /디부한도알파

디부한도알파의 첫 해외 시작으로 ‘임시내 작가의 개인전’을 피렌체와 바르셀로나에서 앞두고 있다. 특히 바르셀로나는 유럽 문화의 중심지이기도 한데, 전시 개최에 앞서 특별히 신경쓴 것은 무엇인가

예술을 선보이고 또 다방면의 산업에 접목하기 이전에, 정말 중요한 것이 있다면 바로 ‘퀄리티’, 품질을 지키는 것입니다. 사실 인사아트센터에서 디부한도알파의 첫 국내 전시를 열었는데, 인사아트센터의 경우 어느 정도 평단의 인정을 받지 못하면 전시하기 어려운 갤러리이기도 합니다.

지금 그림은 파인아트가 점차 없어지고 일러스트레이션 같은 산업아트가 많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작품을 볼 때도 복잡하게 생각하지 않고 직관적으로 캐릭터나 스토리를 전달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를 표현하기에 임시내 작가의 작품이 적합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또 이번 해외 전시에서는 예술과 IT를 접목해 예술의 본고장에 새로운 충격을 줄 수 있는 시도를 많이 선보입니다. 작가와 AI의 콜라보레이션, 증강현실을 접목한 작품 등 새로운 볼 거리를 제공하려고 많이 노력했습니다.
 

디부한도알파의 피렌체 전시 이미지 포스터 /디부한도알파

첫번째 국내 전시 이후 바로 다음 행보를 피렌체 전시로 결정한 이유가 있다면

과거 장미라사의 스토리를 생각해보면 답이 나옵니다. 첫 단계부터 차근차근 올라가는 방법도 있겠죠. 하지만 장미라사의 경우 해외의 VVIP의 옷을 먼저 만들면서 지금의 세계적인 테일러로 자리잡게 됐습니다. 예술에도 어느 정도 톱다운 방식이 필요할 때가 있습니다.

임시내 작가는 예술 문화의 중심지에서 관심을 가질 만한 요소를 갖춘 화가입니다. 꾸준한 습작으로 하이퀄리티의 그림을 그린다는 것과 스토리를 함축적으로 표현해 캐릭터가 강한 그림을 그린다는 것, 꿈과 현실을 오가면서 재미와 몽환을 표현한다는 점이 눈에 띕니다.

일러스트레이터로서 경력단절이 있었지만, 이는 단점이자 장점이죠. 때가 묻지 않은 순수한 그림을 직관적으로 표현하는 작가의 작업에서 해외 관람객들이 주목할 만한 단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영원 회장 /디부한도알파
이영원 회장 /디부한도알파

디부한도알파 전시기획 어드바이저로서 목표와 개인적인 목표가 궁금하다

현재 목표로는 스페인 작가 하비에르 마리스칼과 함께 전시를 개최하는 것입니다. 또 일반적으로 예술은 후원 받는 분야라는 인상이 짙지만, 저는 이를 후원이 아닌 비즈니스와 연결해서 시너지를 이끌어내고 싶습니다.

산다는 것은 결국은 행복하기 위해 사는 것이죠. 예술과 비즈니스 산업을 접목해 이를 공유하고, 그 과정에서 예쁜 엔딩을 만들어 내고 싶습니다. 특히 적극적이고 열정이 있는 사업가와 예술가가 서로 소통할 수 있는 자연스러운 커뮤니티가 형성됐으면 하는 목표를 가지고 있습니다.

핸드메이커 DB

2017년 내내 뜨거운 감자였던 전안법은 현실과 다른 불합리함으로 수공예 작가들의 목을 죄어오는 올가미 같았습니다. 극적으로 개정안이 통과되면서 많은 작가들이 한숨 돌릴 수 있게 됐지만 아직 바뀌어야 할 부분이 많이 남아있습니다. 핸드메이커는 이러한 불합리에 ‘NO’를 외치기 위해 시작됐습니다.

손으로 무언가를 만든다는 것은 정말 매력적인 일입니다. 그들은 실을 꿰 엮기도, 펜과 물감 으로 그리기도, 흙을 빚어내기도, 금속을 녹여 두드리기도, 정성스런 요리를 만들어 내기도 하면서 작품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그들이 만들고 있는 세상을 함께 들여다보려 합니다.

핸드메이커는 국내외 다양한 문화·예술·산업 현장을 발로 뛰며 취재하는 독립 매체로서 주체 적인 취재와 기사를 통해 여러 미디어·포털과 함께하고 있습니다. 기사의 가독성을 저해하는 광고 배너를 통해 수익을 얻을 수도 있겠지만 이는 독자를 위한 선택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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