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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스케치] 소비자의 오브제와 그에 보답하는 창작자와의 관계를 탐구하다, 《CRAFT SEOUL : GIVE LOVE, LOVE GIF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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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스케치] 소비자의 오브제와 그에 보답하는 창작자와의 관계를 탐구하다, 《CRAFT SEOUL : GIVE LOVE, LOVE GIFT》
  • 김서진 기자
  • 승인 2023.05.25 10: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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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AFT SEOUL : GIVE LOVE, LOVE GIFT > /공진원

[핸드메이커 김서진 기자] 최근 공예 시장에 색다른 취향과 개성을 입히는 젊은 공예가들이 급부상하는 가운데 예술공예에서 일상-취미공예, 라이프스타일로 전개되는 공예의 흐름을 연출한 전시회 《CRAFT SEOUL : GIVE LOVE, LOVE GIFT》(이하 크래프트 서울)가 5월 28일 까지 신사하우스에서 개최된다.

《크래프트 서울》은 다소 멀게 느껴지는 공예를 일상의 공예로 새롭게 조명하고, 대중에게 보다 친근하게 소개하고자 기획된 전시회다. 작년 10월 코엑스 단독 전시를 시작으로 올해 2월 서울리빙디자인페어 내 크래프트 서울 홍보관을 운영하는 등 활발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크래프트 서울》의 피재욱 대표는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는 한국의 음악과 영화, 드라마, 음식 등의 ‘K-컬쳐’와 더불어 이번 전시회를 통해 ‘K-크래프트’의 팬덤을 만들어 내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전시가 열리는 신사하우스 /공진원

이번 《크래프트 서울》은 오래된 다세대 주택을 개조한 복합문화공간인 ‘신사하우스’에서 개최된다. 신사하우스는 메종 마리끌레르의 전시를 시작으로 코오롱 스포츠의 래코드(RE;CODE), 스피커(SPEEKER)의 토끼전 전시가 운영되었으며, 예술과 커뮤니티&리테일의 교차로를 표방하고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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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가정의 달을 맞아 《크래프트 서울》은 ‘사랑의 완성, 오브제(GIVE LOVE, LOVE GIFT)’를 주제로 소비자의 특별한 사랑으로 소장되는 '오브제'와 그 사랑에 창작으로 보답하는 창작자(생산자)의 관계에 대해 집중 조명한다.

전시의 구성은 ‘MORE, OBJET, BEYOND’로 미학적인 예술공예에서 일상-취미공예로, 나아가 라이프 스타일로써 확장되어가고 있는 공예의 흐름을 살필 수 있도록 연출되었다.

미브래 도자들 /김서진 기자

미브래는 자연에서 느끼는 안온함을 도자기에 담는다. 박미래 작가의 도자기 브랜드인 '미브래'는 도자기를 통해 우리의 공간에 자연의 위안을 선사한다. 자연의 선을 모티브로 만들어진 미브래의 리빙오브제가 우리의 공간에 생동감을 가져다주길 바란다. 
 

자연 속으로 들어온 느낌 /김서진 기자

이의진 작가는 도구로서의 물건이 아닌 존재 자체가 목적인 순수한 것들을 만든다. 이렇게 탄생한 오브제들을 통해 우리들의 삶 또한 존재 자체로 이미 충분하다는 것을 말하고자 한다. 이러한 오브제로 채워진 공간에서 관람객들이 도구로서의 삶을 내려놓고 자연과 같이 스스로 그러한 자신을 만나 보길 바란다.
 

프랭키 작가의 터프팅 작품들 /김서진 기자

층마나 나눠진 방에 들어가 해당 작가들의 작품을 볼 수 있다. 통로는 상당히 협소해 1-2명 정도 드나들 수 있다. 통로 벽에는 이렇게 프랭키 작가의 멋진 터프팅 작품들이 곳곳에 걸려 있거나, 또는 숨어 있다. 밋밋할 수 있는 하얀 벽을 채워 주는 멋진 작품들이다.
 

potterim x pot! pot! pot! /김서진 기자

포터림 세라믹 스튜디오는 테이블웨어 '못'과 디자인플랜터 '팟팟팟'을 만들며 흙이라는 소재를 통한 깊이감과 다양성을 탐구해 실용적 미의식의 결과물을 만들고자 한다. 

 

내가 보이시나요...? /김서진 기자

기본적 재료인 흙을 바탕으로 키치한 취향과 위트를 담아 제품과 프로젝트 사이의 모호한 경계를 드나드는 작업을 한다. 앞만 보는 것이 아닌, 위를 올려다 보면 커다랗게 난 창문 사이로 발견할 수 있는 포터림의 작품.
 

'RamiBrass' /김서진 기자

'RamiBrass'는 프로젝트 팀으로 금속공예가 오승환 작가와 국가무형문화재 한산모시짜기 이수자 김나연이 서로 다른, 두 가지의 소재를 사용해 생활공간 속 따스함을 선보이고자 한다.

자연 그대로의 모시 ramie에 염색을 통해 얻은 다채로운 색감의 견사가 더해져 세상 단 하나뿐인 패턴의 작물을 제직했다. 투박하고 날것의 황동 brass 판재를 불을 사용해 자르고, 붙이고, 갈아내기를 반복해 불을 담아내는 정교한 용기를 만들었다. 시원한 질감의 소재 '모시', 그리고 차가운 온도의 금속 '황동'에 각기 다른 방법으로 따뜻함을 담았다. 
 

김수현 작가의 반려 /김서진 기자

김수현 작가는 인공 생태계를 만들어 자연 속 과정을 모방하는 작업을 한다. 파라핀 왁스가 녹아 축적되어 쌓인 왁스 더미는 마치 자라나는 식물이나 살아 있는 유기체를 연상시킨다. 작가는 생태계의 관리자로서 자라나는 왁스 유기체들을 돌본다. 작가에 의해 존재하며 계속해 자라나는 유기체들은 반려식물이며 반려동물인 만큼 그들은 인공적인 동시에 자연적이다. 
 

검은색을 매력적으로 보이게 하는 오브제들 /김서진 기자

소사요 김진완 도예가와 뷰로파피에가 함께 선보이는 테이블웨어와 오브제다. 검은 흙에 연마를 통해 표면의 질감을 더해 더 짙고 어두운 색을 찾아가는 여정 속 도자에 녹아든 검은색이 이렇게 아름다울 수 있다고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진다.
 

Seeds for Sustenance (생각의 씨앗) /김서진 기자

한국을 대표하는 19명의 터프팅 작가들이 참여한 이번 전시는 추상적인 질문들에 대한 작품들을 선보인다. 작품들은 형태와 색상을 통해 추상적인 질문들을 시각화하고 언어와 개념을 넘어 관람객들의 감성과 직관을 자극하며 예술을 통해 존재하는 미지의 영역을 탐구하는 기회를 제공한다. 다양한 형태, 색상, 텍스처 등을 통해 작품들은 개별적으로 독립적인 존재로서의 아름다움과 동시에 서로 상호작용하며 전시 공간을 채운다.
 

실제보다 더 거대하다 /김서진 기자

전시 공간은 관람객들이 작품들과 깊이 상호작용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신중히 디자인되었다. 작품들은 각각 고유한 공간에 배치되어 있으며 관람객들은 작품들 사이를 자유롭게 돌아다니며 작품들의 다양한 측면을 관찰하고 체험할 수 있다. 또한 조명과 배경음악을 통해 작품들의 분위기를 강조하고 관람객들의 감정과 인식을 깊게 이끌어낸다.

이번 전시를 통해 관람객들에게 새로운 시각과 생각을 제시하며 추상적인 질문들을 탐구하고 고찰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작품들을 통해 터프팅 작가들의 개인적인 경험과 감정을 발견하며 예술의 힘을 통해 자신과 세계 사이의 관계를 탐구할 수 있을 것이다. 
 

Another Space Series /김서진 기자

한옥은 우리가 살아온 전통 양식의 집으로 오랜 기간 동안 우리가 자연을 대하는 태도를 보여 준다. 자연과 건물, 밖과 안이라는 명확한 구분이 없는 한옥은 사람과 자연을 이어주는 매개체이자 자연과 의 조화를 중시하는 '사람'을 위한 공간이다.

건물을 배치하고 기둥을 세우고 창을 냄에 있어 어느 것 하나 자연을 거스르지 않고 사람을 배려하지 않은 것이 없다. 자연과 사람이 서로를 품을 수 있는 공간인 것이다. 그러한 공간에 들어서면 우리는 심적인 안정감을 느끼게 된다. 시간을 잊은 공간과 경험하지 못한 익숙함이 우리를 맞이할 때 우리는 비로소 시공간적인 쉼을 느끼게 된다. 
 

Another Space Series /김서진 기자

창가에 있는 장은 자연과 사람, 밖과 안의 경계인 창호를 모티브로 했다. 창호를 사이에 두고 반대편을 바라보고 있으면 내가 있는 곳이 마치 또 다른 공간으로 느껴진다. 한옥의 창호를 통해 느낄 수 있는 반대편의 공간적 경험을 이 작품을 통해 환기하고자 했다. 앞뒤 구분 없이 양면에 창호문이 달려 있는 'The inner and outer Boundaries'는 창호문의 한쪽 문을 열고 가구 안쪽을 들여다보면 마치 한옥에 들어와 있는 느낌과 동시에 어느덧 공간의 경계는 허물어지고 또다른 공간에 있음을 경험한다.

4개의 앉을 것은 한옥의 구성요소 중 공간을 구분하는 최소단위인 칸, 그것을 이루는 4개의 기둥을 모티브로 했다. 무형성, 가변성을 중요시하는 현대 사회에서 사람이 모임으로써 공간이 이루어지고 이를 앉을 것을 통해 하나의 공간의 의미로 보여주고자 했다. 4개의 기둥은 한옥에서의 공간인 칸이 되고 4개의 앉을 것은 사람간의 공간을 상징한다. 
 

'Layered sedge_lighting' (협업: 박순덕 완초 전승자) /김서진 기자

박순덕의 완초 공예는 왕골을 꼬고 엮는 행위의 반복으로 작은 공간을 짓는다. 그 공간이 담긴 기물은 기, 함, 병 등의 형태로 표현되며 그것들은 제각기 공간의 실재로 인해 비로소 그 의미를 가진다. 이번 작업은 박순덕 전승자와의 협업으로 재료의 물성과 전승자가 고수하는 두 겹 구조, 전승자의 기물들이 가지는 공간의 의미 등을 빛을 통해 드러내고자 했다. 
 

푸름으로의 유영 /김서진 기자

위버스는 두 명의 텍스타일 아티스트가 팀이 되어 활동하는 스튜디오다. 직조를 기반으로 한 실험적인 텍스타일 작업을 통해 직조의 다양성을 보여준다. 그 중 리본 위빙은 새로움을 이야기하는 작품으로 공예의 아름다움을 위버스만의 방식으로 표현한다. 이번 작품의 경우 이때까지 선보인 리본 작업과는 다르게 새로운 시각으로 풀어낸 작품이다. 

첫 유영은 아마도 어머니 품에 있는 우리를 위한 집에서 시작되었을 거다. 그때의 느낌이 가져다주는 색은 무엇이었을까. 동그란 집이 넓은 세상을 보여주는 수평선이 되어 심해에서 나오는 쪽빛의 색과 보드라운 하늘색을 느끼며 평온함과 안정감을 받았을 것이다. 지금은 그 밖 세상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마주하며 각자만의 푸름을 향해 유영한다. 
 

류종대 작가의 도자 /김서진 기자

류종대 작가는 흙덩이를 한 줌 떼어 손에 쥔다. 양 손바닥으로 비벼 우동가락보다 굵은 흙띠를 만든다. 둥근 바닥판 위에 한 줄씩 쌓고 꾹꾹 눌러 붙인다. 흙띠를 한참 쌓다 보면 어느새 갑각류의 단단한 외골격과 같은 벽체가 공간을 가르고 서 있게 된다. 대략 25미터 높이의 형태를 만드는 데 한 시간에서 두 시간 정도 걸린다.

완성된 형태의 표면을 매끄럽게 다듬는 대신 흙띠를 쌓고 붙이는 과정에서 생긴 자국을 오히려 강조해 보기로 한다. 무언가를 강조하기 위해서는 극명한 대비를 이용하는 것이 손쉬운 방법이다. 철분이 거의 없는 백토 이장을 묽게 만들어 철분이 많아 색이 어두운 점토로 만든 형태 위에 끼얹는다. 백토 이장이 표면을 따라 흐르다가 고이기도 하면서 표면의 요철이 강조된다.
 

PLUFFY AREA /김서진 기자

공진원 측은 "이번 《크래프트 서울》은 공예가 멀고 어려운 것이 아닌 손에 잡히는 일상의 한 부분이라는 인식을 확산하고 공예가 가진 확장성뿐 아니라, 타 장르 및 산업과의 연계성 또한 확인할 수 있는 전시회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번 전시회는 크래프트 서울이 주최하고 공예주간, 신사하우스와 공동 주관하며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의 후원으로 개최된다. 입장권은 네이버 예매 또는 현장에서 구입이 가능하다. 또한 이 전시는 7월 14일부터 3일간 진행되는 《2023 크래프트 서울》에서 연장, 확대하여 운영될 예정이다. 

2017년 내내 뜨거운 감자였던 전안법은 현실과 다른 불합리함으로 수공예 작가들의 목을 죄어오는 올가미 같았습니다. 극적으로 개정안이 통과되면서 많은 작가들이 한숨 돌릴 수 있게 됐지만 아직 바뀌어야 할 부분이 많이 남아있습니다. 핸드메이커는 이러한 불합리에 ‘NO’를 외치기 위해 시작됐습니다.

손으로 무언가를 만든다는 것은 정말 매력적인 일입니다. 그들은 실을 꿰 엮기도, 펜과 물감 으로 그리기도, 흙을 빚어내기도, 금속을 녹여 두드리기도, 정성스런 요리를 만들어 내기도 하면서 작품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그들이 만들고 있는 세상을 함께 들여다보려 합니다.

핸드메이커는 국내외 다양한 문화·예술·산업 현장을 발로 뛰며 취재하는 독립 매체로서 주체 적인 취재와 기사를 통해 여러 미디어·포털과 함께하고 있습니다. 기사의 가독성을 저해하는 광고 배너를 통해 수익을 얻을 수도 있겠지만 이는 독자를 위한 선택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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