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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스케치] 동화책 일러스트로 만나는 무한한 영감과 깊은 사유, 《볼로냐 일러스트 원화전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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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스케치] 동화책 일러스트로 만나는 무한한 영감과 깊은 사유, 《볼로냐 일러스트 원화전 2022》
  • 김서진 기자
  • 승인 2023.04.28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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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로냐 일러스트 원화전 2022》 /김서진 기자

[핸드메이커 김서진 기자] 이탈리아 중북부 고대도시 볼로냐에서 매년 개최되고 있는 《볼로냐 일러스트 원화전 2022》는 2023년 올해 60주년을 맞은 세계 최대 규모의 도서전인 '볼로냐 아동도서전'의 핵심 프로그램으로 1967년부터 시작해 2023년 57회 전시를 맞이하는 역사 깊은 전시다. 

매년 세계 80개국에서 3,000여명이 넘는 아티스트가 이 전시에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최고의 전문가로 구성된 심사위원을 통해 최종 70여명의 작가들을 '올해의 일러스트레이터'로 선정하고 작품 전시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선정된 작품들은 일러스트의 현재를 가장 잘 보여줌과 동시에 실험적이고 감각적인 일러스트를 보여주고 있다. 

이번 전시는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그림책과 일러스트라는 테마로 함께 어우러진다. 2022년 선정된 78명의 일러스트 작품을 만날 수 있으며 관람 대상이 특정 연령대에 국한되지 않아 전문가뿐만 아니라 가족이 함께 즐길 기회를 제공한다.
 

페이신 조 '어부와 그의 영혼' /김서진 기자

'2021 International Award for Illustration - BCBF / Fundation SM'의 11번째 우승자인 페이신 조는 일러스트레이션과 애니메이션으로 이야기를 그려내는 비주얼 스토리텔러다. 현재 런던에서 활동하고 있는 그의 작품은 서사에 기반하며 감상주의와 자기성찰을 중심으로 그려내고 있다. 특히 전통적인 매체와 디지털 매체를 결합해 유형적이고 촉각적인 이미지로 내적 감정을 묘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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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부와 그의 영혼>은 오스카 와일드가 쓴 동명의 이야기를 각색한 페이신 조의 그림책이다. 사랑, 육체, 영혼의 연결에 관한 이야기다. 인어의 사랑을 위해 젊은 어부는 자신의 영혼을 멀리 보내기를 원했고 망설임 없이 그렇게 했다 영혼은 몇 년 동안 혼자 세상을 떠돈다. 하지만 영혼은 해마다 해안으로 돌아와 어부를 불러 선과 악으로 그를 유혹해 재회하게 했다. 
 

히로코 쿠보타 '장난꾸러기 생쥐의 하루' /김서진 기자

우리는 오랜 역사를 동물들과 함께 하며 사랑을 나누고 때로는 그들로부터 위로받으며 살아 왔다. 고양이, 강아지, 물고기, 곤충 등 다양한 동물들은 그림책에서 가장 자주 등장하는 소재다. 2022년 볼로냐 일러스트원화전 후보작 중 가장 많이 등장하는 소재도 동물이었다. 사랑스럽고 친근한 동물들은 이야기를 더 풍성하게 하고 독자들에게 편안한 교감과 위로를 전한다. 
 

테레지아 필로바 '베노' /김서진 기자

소녀에게는 '베노'라는 나이 많고 조용한 개가 있다. 베노가 너무 지루하게 느껴진 소녀는 자신만을 위한 완벽한 개를 상상한다. 도시만큼 큰 핑크 강아지, 털이 풍성한 노란 강아지 등 소녀의 상상 속에서는 원하는 무엇이든 될 수 있지만 아쉽게도 현실은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다. 상상의 나래를 펼치던 소녀는 마침내 베노가 자신에게 가장 완벽한 개라는 것을 깨닫는다. 적당한 푹신함, 크기 등 모든 것이 완벽한 개는 바로 베노였다. 
 

카티야 킬모바 '돼지 가족' /김서진 기자

<돼지 가족>은 2021년에 그린 돼지 '보리스'와 그의 가족에 대한 일러스트 시리즈다. 카티야 킬모바는 동물을 그리는 것을 좋아한다. '보리스' 가족을 그리는 동안 작업이 정말 즐거웠다고 말한다. 그는 얇은 종이에 마커와 연필로 밝고 살아 있는 듯한 그림을 만들어 냈다. 
 

한국 작가들의 작품들 /김서진 기자

2022년 라가치상의 픽션 부문 스페셜멘션에는 이수지 작가의 <여름이 온다>가, 논픽션 부문엔 스페셜멘션으로 최덕규 작가의 <커다란 손>이 올랐다. 2022년 볼로냐 국제아동도서전 일러스트 원화전 공모에는 92개국 3,873명의 작가가 도전했으며 그 중 치열한 경쟁을 뚫고 2%에 해당하는 최종 26개국, 78명의 올해의 일러스트레이터가 선정되었다. 78명 중 10명은 한국 작가로, 이들은 앞으로 그림책 분야를 이끌 기대주이며 과감한 시도에 도전하며 세계 그림책에 담긴 예술성의 미래를 그려 나갈 것이다. 
 

김지형 '미세미세한 맛 플라수프' /김서진 기자

알록달록 화려함을 뽐내는 플라스틱이 잘게 부서져 바다로 흘러가면 어떻게 될까. 아주 자그마한 미세 플라스틱은 바다에 머물며 물고기의 몸에 스며들고 오늘 우리의 밥상에 올라왔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김지형 작가는 값싸고 아름다워 무심코 사용하고 마구 버린 플라스틱 쓰레기가 미세 플라스틱이라는 이름으로 우리에게 돌아왔을 때 일어날 수 있는 일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카린 시렌 '슈퍼마켓 뒤에서' /김서진 기자

지루한 풍경 속 슈퍼마켓 뒤 나무 꼭대기를 발견하고 다양한 상상을 한 작가의 경험을 바탕으로 그려졌다. 콘크리트 건물에 둘러싸여 살고 있지만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자연은 훨씬 가까운 곳에서 살아 움직이고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클레르 슈바르츠 '곤충 호텔의 비밀' /김서진 기자

<곤충 호텔의 비밀>은 어둠과 익숙지 않은 공간에 대한 두려움을 이야기하고자 한다. 소똥구리 부즈만 가족은 휴가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폭풍우를 만난다. 다행히도 곤충 호텔을 발견하고 들어갔지만 호텔이 손님으로 가득 차 있었다. 소똥구리 '수지'는 더 아늑한 방을 찾기 위해 복도를 나서지만 무시무시한 존재가 있다는 소문을 듣게 된다. 
 

전시 전경 /김서진 기자
이원 황 '동물원의 비밀' /김서진 기자

이야기는 일상 속으로 깊숙히 파고든다. 그림책 속에서 슬픔과 기쁨, 감동의 드라마는 우리 곁에 있는 다양한 이웃의 모습으로 등장한다. 그 모습을 찬찬히 바라보고 있으면 바쁘게 사느라 잊고 있었던 소중한 것들을 생각하게 하고, 자기 자신의 다른 모습을 더욱 풍성하게 발견하도록 한다.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위로와 용기를 전하기도 한다.

이원 황은 대만의 일러스트레이터이자 아동문학작가로 2021년, 2022년 볼로냐 아동도서전에 선정되었다. 화려한 색감, 콜라주 스타일의 삽화, 창의적인 감각이 돋보이는 <동물원의 비밀>은 한 소년이 마법과 같은 환상적인 동물원을 여행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플라비아 루오톨로 '시간이 멈춘 날' /김서진 기자

사람들의 일상적인 순간들을 그린 그림책이다. 세상의 시간이 멈춘 어느 날 같은 시간에 서로 다른 곳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소개하며 다양함과 닮아 있음에 대한 단순하지만 깊은 메시지를 전달한다. 이야기를 통해 우리는 서로 다른 문화와 생활 방식을 이해할 수 있게 된다. 
 

엘레나 오드리오솔라의 작품 /김서진 기자

<ILLUSTRATION ANNUAL 2022>는 '볼로냐 일러스트 원화전 2022'에서 최종 선정된 일러스트 작가 78명의 작품 300여점과 전세계에서 모여즌 일러스트 작품을 선정하는 과정, 2022년 심사위원 5명의 심사 후기와 인터뷰가 담겼다. 2022 표지 작품은 '2021년 브라티슬라바 일러스트레이션 비엔날레(BIB)'의 수상자인 엘레나 오드리오솔라의 작품이다.

1967년 스페인에서 태어난 그는 화가인 아버지와 할아버지의 영향으로 어렸을 때부터 그림에 관심이 많았다. 장식 미술을 공부하고 1990년부터 광고업계에서 일하다가 동화를 쓰고 그림을 그리는 작가로 데뷔했고 1997년부터 전문 그림 작가로 활동하고 있다. 부드럽고 차분한 색조를 바탕으로 은은한 분위기를 만드는 여백을 잘 활용한다는 평을 받았다. 지금까지 100권이 넘는 어린이책에 그림을 그렸고 BIB 황금사과상, IBBY 명예상 등을 수상했으며 링글렌 기념상과 국제 안데르센상 후보에 올랐다. 
 

볼보스 '까마귀 동굴' /김서진 기자

연극 연출가였던 볼보스는 특유의 감성과 스토리텔링으로 예술과 상업적 사고를 결합한다. 2019년, 2022년 볼로냐 아동도서전에 선정되었으며 2020년 볼로냐 아동도서전 일러스트레이션 작품으로 선정되었다. 작가는 연극 연출가로 활동했던 작업적 경험과 살린 디자인과 일러스트레이션을 혼합해 다양한 이야기를 계속해서 선보이고 있다.
 

아델 베를랑당 '폴리와 세 마리의 개' /김서진 기자

오래 전부터 사람들의 입에서 입으로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들이 있다. 오랜 시간 수많은 사람들의 입을 거치며 변형되고 풍성해진 이야기다. 이 이야기들은 서정적이고 환상적인 내용으로 현재까지 그림책 작가들에게 좋은 소재가 되기도 한다.

같은 주제여도 작가들이 살아가는 시대와 문화에 따라 다른 해석을 제시하기도 하고 작가의 경험과 상상이 더해져 새로운 이야기처럼 각색되기도 한다. 이번 섹션은 기묘한 상상과 꿈의 잔상을 그림으로 기록한 작품들이다. 
 

마르코스 과르디올라 '운이 좋아 행복한 한스' /김서진 기자

그림 형제의 유명한 동화 '행복한 한스'를 원작으로 해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작품으로 파노라마 형태로 제작되었다. 전통적인 배경과 현대적인 이미지가 대조되며 고전적인 것과 새로운 것들이 잘 융화된 작품이라는 평을 받았다. 2023년 나미콩쿠르에서도 그랑프리를 수상하며 주목받고 있는 작품이다. 
 

리오르 벤 자켄 '세상에서 가장 긴 콧수염을 가진 남자' /김서진 기자

글 없이 그림으로만 구성된 그림책으로 단순한 이미지와 대담한 색상으로 스토리를 완성했다. 어린 시절 작가는 독특하고 신기한 기록들이 모인 '기네스북'을 정말 좋아했고 이에 영감을 받아 이 작품을 그렸다고 한다. 작품을 통해 우리 모두가 특별함을 갖고 있으며 그것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알아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전시 전경 /김서진 기자

그림책은 '내 손 안의 작은 미술관'이다. 손 안에 품을 수 있는 책 속 작은 그림들이지만 무한한 이야기와 세계관을 품은 독창적인 작품들이 된다. 그림책은 아이들만 본다는 생각은 이제 해묵은 편견이 된 지 오래다. 텍스트로만 가능할 줄 알았던 감성과 영감은 작가들만의 특성이 담긴 일러스트라는 형태로도 관객들에게 충분히 전해진다. 

전시 관계자 측은 "《볼로냐 일러스트 원화전 2022》에서 78명의 일러스트 작가들이 작은 그림으로 전하는 위로와 행복을 만나길 바란다"고 전했다. 전시는 6월 25일까지. 
 

2017년 내내 뜨거운 감자였던 전안법은 현실과 다른 불합리함으로 수공예 작가들의 목을 죄어오는 올가미 같았습니다. 극적으로 개정안이 통과되면서 많은 작가들이 한숨 돌릴 수 있게 됐지만 아직 바뀌어야 할 부분이 많이 남아있습니다. 핸드메이커는 이러한 불합리에 ‘NO’를 외치기 위해 시작됐습니다.

손으로 무언가를 만든다는 것은 정말 매력적인 일입니다. 그들은 실을 꿰 엮기도, 펜과 물감 으로 그리기도, 흙을 빚어내기도, 금속을 녹여 두드리기도, 정성스런 요리를 만들어 내기도 하면서 작품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그들이 만들고 있는 세상을 함께 들여다보려 합니다.

핸드메이커는 국내외 다양한 문화·예술·산업 현장을 발로 뛰며 취재하는 독립 매체로서 주체 적인 취재와 기사를 통해 여러 미디어·포털과 함께하고 있습니다. 기사의 가독성을 저해하는 광고 배너를 통해 수익을 얻을 수도 있겠지만 이는 독자를 위한 선택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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