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 2024-04-27 21:20 (토)
[매일매일 특별한 OOTD] 나도 제니·레드벨벳처럼…’발레코어’
상태바
[매일매일 특별한 OOTD] 나도 제니·레드벨벳처럼…’발레코어’
  • 윤미지 기자
  • 승인 2023.04.19 09: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Edgar Degas, The Rehearsal Onstage, Public domain, via Wikimedia Commons
명화에 표현된 아름다운 발레복. Edgar Degas, 'The Rehearsal Onstage' /Public domain, via Wikimedia Commons

[핸드메이커 윤미지 기자] 지난해 아웃도어 의류를 일상복으로 입는 ‘고프코어’ 패션이 유행했다. 기능성 스포츠 의류의 일상 활용이 가능해지면서 업무를 마치고 바로 운동을 하기 위해 체육관으로 향하는 이들도 늘어났다고 한다.

최근에는 발레복을 일상복으로 입는 트렌드도 생겼다. 이는 유명 연예인이 무대 의상으로 입었던 발레복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증가하면서 생긴 현상으로 분석되는데, 최근 2030 여성 패션 트렌드로 떠오르는 ‘발레코어’룩에 대해 알아봤다.

‘미우미우’가 쏘아 올린 공, ‘발레코어’

발레코어는 근래 SNS를 점령하고 있는 패션 트렌드다. 언뜻 발레복을 일상복으로 활용한다는 게 믿어지지 않을 수 있다. 아무래도 발레복이라 하면 타이트한 상의와 짧고 나풀거리는 스커트 '튀튀'가 대표적으로 떠오른다. 지나치게 로맨틱하다고 느낄 수 있지만 의외로 발레를 키워드로 한 웨어러블한 아이템이 꽤 있다.
 

핸드메이커는 문화·예술·산업 현장을 발로 뛰며 독립적인 기사를 전달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모든 문화·예술 작품이 ‘기회의 순간’이 될 수 있도록 핸드메이커와 동행해 주세요.

후원하기
아름다운 형태의 튀튀 스커트 /픽사베이

유행을 제일 먼저 선도한 것은 이탈리아 명품 패션 브랜드 ‘미우미우(Miu Miu)’다. 발레하면 떠오르는 ‘발레 슈즈’(토슈즈)를 2022년 F/W 컬렉션 런웨이에 등장 시켜 패션 아이템화하는 데 성공했다. 특히 미우미우는 미니 플리츠 스커트와 발레 플랫 등의 인기로 영국 패션 마켓 플레이스 리스트(Lyst)의 ‘2022 올해의 패션 보고서’에서 ‘구찌’와 ‘발렌시아가’를 제치고 올해의 브랜드 1위에 오르기도 했다.
 

발레리나의 아이템, 발레 슈즈(토슈즈) /픽사베이
2022년 F/W 컬렉션 런웨이의 한 장면. 흰색의 새틴 발레리나 플랫을 신고 있는 모델의 모습. /미우미우 공식 유튜브 채널 갈무리
2022년 F/W 컬렉션 런웨이의 한 장면. 흰색의 새틴 발레리나 플랫을 신고 있는 모델의 모습 /미우미우 공식 유튜브 채널 갈무리
미우미우 공식 홈페이지 갈무리
2022년 F/W 컬렉션 새틴 발레리나 /미우미우 공식 홈페이지 갈무리

미우미우가 선보인 발레 슈즈는 특유의 우아함과 여성스러움이 느껴지는 아이템이다. 미우미우는 무용수들의 전유물이라 여겨졌던 이 신발을 간결하면서도 트렌디한 패션에 접목하면서 한층 더 웨어러블하게 선보였다. 또 도톰한 레그워머를 함께 매치함으로써 Y2K 감성까지 조화롭게 녹였다는 평이다.

특히 미우미우가 쏘아 올린 발레 슈즈 트렌드는 ‘토즈(Tod’s)’, ‘시몬로샤(Simone Rocha)’, ‘메종마르지엘라(Maison Margiela)’ 등으로 이어지면서 발레코어가 하나의 패션 키워드가 되는 현상을 발견할 수 있다.

이외에도 발레복의 상징적인 아이템인 ‘튀튀 스커트’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한 새틴이나 쉬어한 소재의 스커트 역시 다수의 브랜드 디자인으로 인기를 끌고 있으며, 마치 방금 발레 수업을 마치고 나온 듯한 인상을 주는 ‘레그워머’ 등의 매치도 여러 패션피플의 관심을 받고 있다.

제니·레드벨벳도 입었다…발레복이 무대의상으로

명품 브랜드 컬렉션이 발레코어 트렌드를 일으켰다면 제대로 불을 지른 것은 국내·외 셀러브리티(이하 셀럽)의 착용이다. 해외 셀럽의 경우 발레코어룩을 화보 외에도 일상생활에서 자연스럽게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예시를 선보였다. 지나치게 우아하고 페미닌한 이미지를 살리기 보다 일상적인 패션에 포인트 아이템으로 활용했다는 인상을 준다.

발레코어 패션을 가장 스타일리시하게 활용한 인물을 꼽자면 세계적인 패션모델 ‘벨라 하디드’가 있다. 벨라 하디드는 해외 유명 셀럽 중에서도 패션 트렌드를 가장 빠르고 민감하게 캐치하는 인물이다. 현재 가장 유행하는 패션 아이템을 알고 싶다면 그녀의 SNS를 참고하면 된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벨라 하디드는 레그워머 아이템을 활용해서 발레코어 룩을 시도했다. 트렌디한 키튼힐과 함께 레그워머를 매치했는데, 발레코어 아이템을 활용했지만 부담스럽지 않게 연출해 눈길이 간다. 이외에도 긴 원피스에 레깅스와 플랫한 신발을 함께 매치해 무용수 같은 분위기를 더하는 방식도 독창적이다.
 

레그워머를 매치한 벨라하디드의 발레코어룩 /벨라 하디드의 인스타그램 계정 갈무리 

또 스타일리스트이자 유명한 패션 인플루언서 ‘미셸 리’가 발레코어 룩을 선보이기도 했으며, 미국의 패션 인플루언서 ‘인디 블루’ 등 무수한 패션 피플들이 발레 아이템을 패션화하면서 트렌드에 동참하는 상황이다.

국내에서 발레코어룩을 가장 힙하게 선보이는 것은 걸그룹 블랙핑크의 멤버 ‘제니’다. 제니는 월드 투어 중 개인 무대를 설 때 마다 다양하게 해석한 발레코어 패션을 선보이고 있다. 제일 눈에 띄는 아이템은 역시 짧고 쉬어한 소재를 활용한 ‘튀튀’다. 나풀거리면서 실루엣이 고스란히 비치는 튀튀를 활용해 발레리나의 느낌을 살렸으며 상의는 주로 짧은 기장을 선택해 매치했다. 여기에 레그워머까지 착용해서 발레코어 특유의 로맨틱한 분위기까지 더했다.
 

튀튀와 토슈즈를 매치한 제니의 발레코어룩 /블랙핑크 제니의 인스타그램 계정 갈무리
튀튀와 토슈즈를 매치한 제니의 발레코어룩 /블랙핑크 제니의 인스타그램 계정 갈무리

걸그룹 ‘레드벨벳’은 본격적으로 발레리나 콘셉트을 통해 음반을 발표하기도 했다. 지난해 발매한 새 미니앨범 ‘더 리브 페스티벌 2022 – 필 마이 리듬’에서 발레리나로 변신한 모습을 앨범 자켓에 담았다.

2030 여성에게 ‘발레’ 수요 늘어나고 있어

발레코어 패션이 하나의 트렌드가 되어 가는 것에는 유명 셀럽들만 영향을 미친 것은 아니다. 최근 2030 여성 사이에서 요가, 필라테스에 이어 발레를 취미로 배우는 사례가 늘고 있다. 접근성이 높아지면서 자연스럽게 발레 아이템 등이 일상생활에 스며들고 있다는 분석이다.
 

발레를 배우는 20230 여성이 늘어나고 있다 픽셀스
발레를 배우는 20230 여성이 늘어나고 있다 /픽셀스

실제로 한참 MZ세대를 중심으로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운동 열풍이 불어왔는데, 이때 유행했던 패션이 ‘애슬레저’룩이다. 애슬레러 룩은 스포츠웨어를 일상복처럼 입는 패션 트렌드를 말한다. 비슷한 시기에 요가와 필라테스가 유행하면서 여성들 사이에서는 ‘레깅스’패션이 보편화되기도 했다.
 

요가, 필라테스가 인기 운동이 되면서 여성의 레깅스 패션이 트렌드가 됐다 픽사베이
요가, 필라테스가 인기 운동이 되면서 레깅스 패션을 일상생활에 선보이는 이들도 늘어났다 /픽사베이

최근 발레가 하나의 운동 트렌드로 자리 잡고 이를 배우는 수강생이 늘어나면서 발레복을 일상에서 입는 발레코어 패션도 그리 유난스럽게 느껴지지 않는다. 또 SNS에서는 발레복을 착용하고 발레를 배우는 모습을 올리는 인증샷도 심심치 않게 업로드되며 발레코어에 대한 관심도 증가하고 있다.

매우 화려했던 초기 발레복…권력 강화 수단이기도 했던 ‘발레’

무용수의 전유물로 여겨지는 다양한 무용복. 그중 발레복은 로맨틱하면서도 우아한 요소를 많이 가지고 있어 여러 예술 분야의 모티브가 되었다. 발레복의 세계를 알기 위해서는 먼저 발레의 역사를 알아야 한다. 초기의 발레복은 현대의 발레복과 상당히 다른 모습을 가지고 있었다.

발레는 유럽의 궁정과 귀족의 문화였다. 러시아 ‘볼쇼이발레단’이 워낙 유명한 탓에 이를 러시아에서 시작된 사교 무용이라고 생각하는 이들이 많지만, 발레는 13세기 이탈리아에서 시작됐다. 이후 발레는 이탈리아 문화의 영향을 받은 프랑스로 전해졌고, 프랑스 예술 양식에 따라 발레 의상도 조금씩 달라졌다고 한다.

14~16세기 르네상스 시대에는 발레 공연 시 특별한 의상을 추구하지 않았다. 당 시대에 유행했던 의상을 그대로 입고 춤을 추었다는 점이 독특한데, 이 점을 생각하면 의상이 꽤나 화려하고 장식적 요소가 많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발레리나 카마르고가 춤을 추는 모습 Public domain, via Wikimedia Commons
발레 동작을 잘 보이기 위해 단순해진 디자인이 이 정도. 초기 발레복은 매우 화려했다는 점을 추측할 수 있다. 발레리나 카마르고가 춤을 추는 모습. /Public domain, via Wikimedia Commons

이후 18세기부터 무용의 내용과 주인공의 특성에 어울리는 장식성이 가미되면서 의상을 디자인하는 디자이너도 등장했다. 18세기 디자이너 끌라우드 지요에 의해 ‘빠니에’가 무용복으로 무대 위에 처음 등장하게 되는데, 빠니에는 로코코 시대의 보정 속옷이다. 드레스 안에 입는 속옷으로 치마를 크게 부풀리기 위해 필요한 복식 종류 중 하나다. 옆으로 벌어진 형태의 빠니에는 처음에는 관중들에게 익숙하지 않았으나, 이는 곧 여성들에게 큰 유행을 이끌었다고 한다.

초기의 무대의상이 지금보다 굉장히 화려했다는 점을 알 수 있는 사례는 또 있다. 태양왕으로 잘 알려진 루이14세는 프랑스의 황금기를 이끈 왕이다. 그런 그가 직접 발레리노가 되어 무대 위에 올랐다는 점은 눈길을 끈다. 당시만 해도 춤을 춘다는 것은 남자들의 특권으로 여겨졌기 때문에 여자 무용수가 거의 없었다고 하니, 루이14세가 무대 위에 오른 것도 그리 이상한 일은 아니었다.
 

태양신 아폴로 역할을 맡은 루이 14세의 모습, Public domain, via Wikimedia Commons
태양신 아폴로 역할을 맡은 루이 14세의 모습 /Public domain, via Wikimedia Commons

루이 14세의 태양왕이라는 별칭 역시 절대주의 왕권을 확립한 것 외에, ‘밤의 발레’라는 작품에서 태양의 신 아폴론 역을 맡으며 생긴 별명이다. 루이 14세는 디자이너 앙리 지제이가 디자인한 태양을 상징하는 화려한 의상을 입고 무대 위에 섰다. 발레 자체도 왕족과 귀족의 문화였기 때문에 화려한 의상을 입고 춤을 추는 모습은 특권을 보여주는 행위였다. 당시 루이 14세는 왕권을 강화하는데 있어 무대 위에서 직접 태양이 된 것처럼 화려한 옷을 입고 발레 연기를 펼치면서 자신의 권력을 이미지화했다고 알려진다.

현대 발레복 형태, 19세기 등장

발레복이 보다 간결해지고 현대의 모습을 띄기 시작한 것은 19세기 전문 발레리나가 등장하면서다. 발레 역사에 있어 가장 두드러진 변화가 나타난 시기라고 볼 수 있는데, 이때부터 여성 발레리나가 등장했다고 한다.

발레리나는 의상을 자신이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었다. 자연스럽게 발레 의상도 변화하기 시작했다. 화려하고 풍성한 의상보다는, 춤 동작을 잘 보이도록 하고 움직임에도 불편함이 없는 의상이 중요해진 것이다. 이 시기 등장한 것이 우리에게 유명한 튀튀 스커트, 발레 슈즈다. 짧고 나풀 거리는 튀튀와 로맨틱한 발레 슈즈는 지금까지도 발레리나의 가장 대표적인 아이템으로 여겨진다.
 

튀튀
발레리나의 튀튀 /픽사베이

발레코어 룩, 웨어러블하게 입는 것 중요

처음 발레코어 룩이 화제가 될 때, 일각에서는 발레복을 일상복으로 입는다는 것을 유난스러운 시선으로 바라보기도 했다. 아무래도 발레하면 새틴 소재의 토슈즈, 나풀나풀하고 짧은 튀튀, 신체의 실루엣을 그대로 보여주는 레오타드를 떠올리는 경우가 많다 보니 무대에 적합한 의상으로 생각하는 사례가 많았다.

하지만 발레코어 룩은 방금 무대에서 내려온 것처럼 화려한 의상에 핵심을 두지 않는다. 발레복 요소인 몇 가지 아이템을 일상복과 얼마나 조화롭게 매치하는지가 중요하다. 발레복은 화려하고 노출이 많다는 편견에서 벗어나 각자만의 방식으로 발레코어룩을 즐겨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인용 논문 : 이희현. (2010). 15세기–19세기 발레 의상. 한국의상디자인학회지, 12(3), 105-119.)

2017년 내내 뜨거운 감자였던 전안법은 현실과 다른 불합리함으로 수공예 작가들의 목을 죄어오는 올가미 같았습니다. 극적으로 개정안이 통과되면서 많은 작가들이 한숨 돌릴 수 있게 됐지만 아직 바뀌어야 할 부분이 많이 남아있습니다. 핸드메이커는 이러한 불합리에 ‘NO’를 외치기 위해 시작됐습니다.

손으로 무언가를 만든다는 것은 정말 매력적인 일입니다. 그들은 실을 꿰 엮기도, 펜과 물감 으로 그리기도, 흙을 빚어내기도, 금속을 녹여 두드리기도, 정성스런 요리를 만들어 내기도 하면서 작품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그들이 만들고 있는 세상을 함께 들여다보려 합니다.

핸드메이커는 국내외 다양한 문화·예술·산업 현장을 발로 뛰며 취재하는 독립 매체로서 주체 적인 취재와 기사를 통해 여러 미디어·포털과 함께하고 있습니다. 기사의 가독성을 저해하는 광고 배너를 통해 수익을 얻을 수도 있겠지만 이는 독자를 위한 선택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핸드메이커가 다양한 현장을 발로 뛰며 독립된 기사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여러분의 후원이 필요합니다. 후원을 통해 핸드메이커는 보다 독자 중심으로 성장함과 동시에 미래를 관통하 는 시선으로, 독립적인 보도를 유지할 수 있습니다.

어떤 곳이든 ‘무언가’를 만들 수 있는 공간에는 항상 핸드메이커가 함께 하겠습니다. 작가들 의 작품이 누군가에게는 따뜻함으로,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기회의 순간이 되기를 희망합니 다. 앞으로 핸드메이커가 만들어갈 메이커스페이스에 동행해 주셨으면 합니다.

단 한차례라도 여러분의 후원은 큰 도움이 됩니다. 후원하기 링크를 통해 지금 바로 문화·예술·산업 현장을 응원해 주세요.

후원하기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 경기도 시흥시 은계로338번길 36 3층 301호(대야동)
  • 대표전화 : 070-7720-2181
  • 팩스 : 031-312-1014
  • 청소년보호책임자 : 최미리
  • 법인명 : (주)핸드메이커
  • 제호 : 핸드메이커(handmaker)
  • 등록번호 : 경기 아 51615
  • 등록일 : 2017-08-23
  • 발행일 : 2017-08-15
  • 발행·편집인 : 권희정
  • Copyright © 2024 핸드메이커(handmaker). All rights reserved. mail to pr@handmk.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