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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속 식물을 배우는 시간, ‘식집사’ 독일카씨 김강호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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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속 식물을 배우는 시간, ‘식집사’ 독일카씨 김강호 작가
  • 윤미지 기자
  • 승인 2023.04.03 09: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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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카씨' 김강호 작가

[핸드메이커 윤미지 기자] 식물집사(이하 식집사)들에게 유명한 이름이 있다. 다양한 식물 이야기를 연재하는 유튜버이자 블로거인 ‘독일카씨’가 그 주인공. 그는 소문난 식물덕후이자 아픈 식물에 대한 솔루션을 제공해 준다. 놀랍게도 그의 본업은 피아니스트다.

식물을 사랑하는 피아니스트인 독일카씨는 신간 『식물을 배우는 시간』을 통해 자신의 식물 키우기 노하우와 식물이 진정 필요로 하는 것에 대해 흥미롭게 풀어냈다. 책은 교보문고에서 만나볼 수 있다. 본업인 연주회 준비로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는 ‘독일카씨’ 김강호 작가를 만나봤다.

식집사라면 대부분 알고 있지만, 아직 ‘독일카씨’를 모르는 독자들을 위해 간단한 소개 바란다

독일카씨로 활동하고 있는 김강호이다. 어린 시절부터 동식물을 굉장히 좋아했고 특히 식물이 자라는 모습을 관찰하는 것을 좋아했다. 그 영향으로 식물을 주제로 블로그를 시작했고 3년 전부터 유튜브 채널을 개설해 활동하고 있으며, 현재 이 채널들을 통해 꾸준히 다른 식물집사들과 소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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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에서 식집사로 활동하다 보니 많은 이들이 내가 식물과 관련된 직업을 가졌을 거라고 생각하더라. 본업은 따로 있다. 피아니스트로 활동을 하고 있다(웃음) 연주 활동을 하며 현재 선화예술중고등학교, 계원예술고등학교, 부산대학교, 평택대학교에서 학생들의 피아노 전공 수업을 가르치고 있다.
 

김강호 작가의 본업은 피아니스트. 식집사는 부캐라고 볼 수 있다. /김강호 작가 

이번에 신간 『식물을 배우는 시간』이 출간됐다. 이전에도 책 『식물이 아프면 찾아오세요』라는 책을 쓰기도. 식물을 아프지 않고 건강하게 키운다거나, 아픈 식물을 되살리는 것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가 있나

식물을 좋아하고 많이 키우다 보니 주변 친구나 지인들도 함께 식물에 관심을 갖게 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초보 식집사가 된 지인들의 식물에 대한 상담이나, 아픈 식물의 상태나 해결책에 대한 이야기도 많이 나눴다. 그러다 상태가 더 안 좋아지면 결국엔 아픈 식물을 데려와서 케어를 해주는 일도 많았다. 그렇게 아픈 식물들을 살려낸 경험이 많아지다 보니 노하우도 쌓이게 되더라. 건강하게 돌려보낼 때 굉장히 뿌듯하기도 하다.

블로그나 유튜브를 통해서도 아픈 식물에 대한 상담 의뢰를 많이 받는다. 요즘은 식물을 돌보는 방법보다 어떻게 하면 더 건강하게 키울 수 있는지 아픈 식물들을 어떻게 하면 회생시킬 수 있을지에 대한 관심이 많은 것 같다. 그런 고민과 경험들을 책에 잘 녹여내보고 싶다고 생각했다. 

처음에 난초의 한 종류인 ‘카틀레야’를 좋아하셨다고 들었다

가장 좋아하는 식물이 카틀레야이다. 독일 유학 시절 카틀레야를 처음 키우기 시작했는데 당시 서양란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여 만든 동호회가 있었다. 그곳에서 사용하던 활동명이 지금의 닉네임이다. ‘독일에 사는 카틀레야씨’라는 의미로 독일카씨가 되었다.

카틀레야. 화려한 꽃이 아름답다. /김강호 작가

카틀레야는 착생란의 한 종류인데 정말 화려한 꽃을 피우고 굉장히 강한 향기를 가지고 있다(물론 종류에 따라 향이 없는 것들도 있다). 또한 카틀레야 안에는 무수히 다양한 품종이 존재한다. 꽃이 큰 카틀레야도 있고 작은 꽃이 많이 피는 카틀레야도 있다. 누구라도 카틀레야의 화려한 모습과 향의 매력을 알게 된다면 푹 빠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식물을 잘 키우고, 또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기 위해 식물 공부를 한다고 들었다. 본업은 피아니스트인데, 식물 공부를 하다 보니 느꼈던 ‘식물’과 ‘음악’에 공통점이 있다면

식물과 음악의 공통점... 굉장히 어려운 질문이다. 관심을 가지고 노력을 기울이는 만큼 결과가 돌아온다는 것 정도일까? 아, 최근에 학생들에게 음악을 가르치는 교육자와 식물을 돌보는 식물집사로서 공통점을 크게 느낀 일이 있다. 피아노 전공생을 가르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학생 개개인의 음악적 특성을 잘 파악하는 것이다. 또한 이 학생의 연주가 어떤 식으로 발전하고 있는지, 부족한 점은 무엇인지 항상 관찰하고 캐치해야 한다. 오랜 시간에 걸친 이러한 훈련과 티칭을 통해 학생들의 연주 실력이 향상된다. 식물도 똑같더라. 식물 자체의 특성을 파악하고 현재 이 식물이 어떤 것을 필요로 하는지 항상 관찰을 하고 부족한 것을 채워주면 식물의 성장이 눈에 띄게 좋아진다.
 

독일카씨 유튜브 영상에도 소개 된 적이 있는 진천 온실 풍경 /김강호 작가
진천 온실 풍경 /김강호 작가
독일카씨 유튜브 영상에도 소개 된 적이 있는 진천 온실 풍경 /김강호 작가

신간 『식물을 배우는 시간에 「반려식물 컨설팅」 챕터가 있다. 꽤 흥미로운 부분이었는데, 사람과 식물에게도 궁합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실제로 사람과 식물이 서로 소통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고 보나

물론이다. 식물과 실제로 대화를 하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식물도 동물처럼 본인의 상태를 어떤 방법으로든 표현하잖는가. 물이 부족하면 잎이 쳐지고, 뿌리가 상하면 잎의 색이 노랗게 변하는 등 평소와는 다른 어떤 신호를 우리에게 보여준다. 식물의 모습을 유심히 관찰하면 그들이 현재 필요로 하는 것을 알 수 있기 때문에 소통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식물도 하나하나 나름의 특성을 가지고 있어서 키우는 사람의 성향에 따라 관리하기 용이한 식물도 있고 그렇지 않은 식물이 있다. 이런 것들을 통해 식물과 사람의 궁합에 대해 이야기해 본 것이 ‘반려식물 컨설팅’ 내용이다.

식물을 키울 때 포괄적으로 꼭 알았으면 하는 정보가 있다면 

초보 식물집사들이 키울 식물을 결정할 때 간과하는 것이 있다. 어떤 특성을 가진 식물인지 어떤 생육 환경을 좋아하는 식물인지 잘 알아보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저 꽃이나 잎이 너무 예뻐서 무턱대고 집으로 데려왔다가 환경이 맞지 않아 실패하는 경우도 많다.

최근에 반려동물에 대한 인식도 많이 바뀌었지 않는가. 그저 예쁘고 귀엽다고 데려오는 것이 아니라 적절한 환경을 제공해 줄 수 있는지, 보호자가 충분히 돌봐 줄 수 있는지 고민과 책임감을 많이 생각해 봐야 한다는 것으로.
 

적절한 환경을 제공할 때 식물을 울창하게 키워낼 수 있다. 사진은 37살 엄마고무나무 /김강호 작가
35살 아들고무나무 /김강호 작가

식물도 마찬가지라 생각한다. 식물을 선택할 때에는 그 식물의 특성을 충분히 공부하고 이해한 후 우리 집에서 잘 살아갈 수 있을지 생각해 보는 것도 중요하다. 

블로그와 유튜브 채널을 통해서 여러 식집사들과 소통하고, 아픈 식물에게 처방도 주는데, 가장 기억에 남는 식물과 처방법이 있는가

워낙 다양한 케이스가 있어서 하나의 식물이 딱 기억에 남는 것은 없다. 여러 상담들을 떠올려봤을 때 과습으로 인해 죽어가는 식물에 대한 상담이 가장 많았다.

다양한 식물에 대한 처방과 상담을 하고 있지만 보통의 경우 과습으로 인해 뿌리가 상하고 그로 인해 가지와 잎이 상한 경우가 많았다. 그럴 때는 배수가 잘될 수 있는 흙 배합을 알려주고 현재 식물이 심어져 있는 화분보다 한두 치수 작은 화분으로 분갈이를 하라고 말한다. 대부분 배수가 잘되지 않는 흙에서 물이 마르지 않고 오래 방치되었기 때문에 생기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잘 돌보고 싶다는 마음에 물을 너무 자주 줘서 문제가 생기는 경우가 많다.
 

과습으로 잎이 상한 로즈마리
과습으로 잎이 상한 로즈마리 /김강호 작가

그러면 보통 한 달 정도 후에 아프던 식물이 살아났다는 연락을 받는다. 식물이 건강해졌다 는 소식과 사진을 보았을 때 기쁨과 뿌듯함은 말로 다 표현 못한다.

식물을 키우다 보면 기쁠 때도 있지만, 슬플 때도 있다. 가령 식물이 죽었을 때 말이다. 식물의 죽음을 겪은 식집사들이 어떤 마음가짐을 가지면 좋을까

지극히 개인적인 의견이지만, 식물의 생과 사에 너무 큰 의미를 두지 않는 것이 정신건강에 좋은 것 같다. 식물을 좋아하게 될수록 많은 수의 식물들을 키우게 되지만, 사실 그 누구도 모든 식물을 건강하게 키울 수 없다. 나 또한 식물을 키우다 실패를 한 적이 많고 그로 인해 마음 아파한 경우도 많다. 특히 몇 년 이상 오래 키워온 식물이 어떠한 이유로 결국 죽게 되었을 때 굉장히 마음이 아프다.

곰곰이 생각해 보면 과도한 애정을 쏟고 매일 들여다보는 식물일수록 실패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오히려 너무 바빠서 며칠씩 들여다보지 못했을 때 식물이 훨씬 더 잘 성장하는 모습을 본 경험이 있다. 사람과 마찬가지로 과한 관심이 해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느끼기도 한다.
 

목베고니아_스노우캡
식물을 크고 풍성하게 키우는 식집사 독일카씨도 식물 키우기에 실패한 경험이 있다고 한다. 사진은 울창하게 자라난 목베고니아 스노우캡. /김강호 작가 

그래서 되도록 식물이 원하는 부분을 케어해주며 지금의 내가 할 수 있는 것들을 해주려고 노력한다. 나도 이런 마음가짐을 갖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렸다. 식물이 떠나는 것도 운명이라고 생각하면서 덤덤히 받아들이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본 기자의 식물에게도 처방이 필요하다. 1년 넘게 키워온 겹캄파눌라가 말라죽었는데, 올해 여름에도 꽃을 피울 수 있을까

본 기자가 키우는 캄파눌라. 겨울을 거치며 죽어가는 모습이다. /윤미지 기자

예쁜 캄파눌라가 많이 아파 보인다. 전형적인 과습 증상으로 보인다. 잎이 많이 상하고 말라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는데 많은 사람들이 이때 물이 부족한 것이라 생각하고 물을 평소보다 많이 준다. 사진속에사도 물받침에 물이 한가득인 것이 보인다.

특히 겨울에는 대다수 식물들이 성장을 멈추거나 성장을 이어가더라도 생장기에 비해 굉장히 느린 편이다. 인간과 똑같다. 활동량이 많으면 음식을 많이 먹어야 하고 활동량이 적으면 굳이 많이 먹을 필요가 없는 것 처럼. 겨울에는 식물의 성장이 느려지기도 하지만 온도가 낮아 흙의 수분이 증발하는 데에도 시간이 오래 걸린다. 따라서 봄·가을 식물 최대 성장기에 비해 물을 적게 주어야 한다.

지금 이 캄파눌라에게 필요한 것은 분갈이다. 흙을 털어내고 상한 뿌리들을 정리하고 다시 심어주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직접 보지 못해서 확실히 알 수 없지만 만약 뿌리가 많이 상한 상태라면 지금보다 한 치수 작은 화분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기억하자. 분갈이. 사진은 고무나무 분갈이 모습. /김강호 작가
사진은 고무나무 분갈이 모습 /김강호 작가

뿌리를 정리하고 나면 뿌리가 많지 않기 때문에 큰 화분에 심을 경우 또다시 과습이 올 수 있다. 작은 화분에 심어 새로운 뿌리를 많이 내리고 새 줄기들과 잎을 내어준다면 올해 여름에는 많진 않아도 예쁜 꽃을 보여줄 거라고 생각한다.

봄은 맞은 모든 식집사들에게 마지막으로 한 마디

식물집사에게 봄은 가장 바쁜 계절이면서 가장 행복한 계절이다. 나 또한 봄이 되어 성장을 시작한 식물들을 보며 행복을 느끼는 중이다.

식물에 대한 관심이 늘면서 새로운 식물도 많이 소개되고 있는데, 항상 천천히 조심스럽게 다가가라고 말하고 싶다. 봄이 되었다고 꽃 시장에 가서 맘에 드는 식물들을 잔뜩 사 오는 이들도 있다. 한 번에 새로운 식물을 많이 데려오면 그 식물의 특성을 파악할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하기에 정말 마음에 드는 식물 한두 개씩 데려와서 어떤 식물인지 파악하면서 조금씩 식구를 늘려가는 것을 추천한다. 오늘도 일상 속에서 함께 식물을 배우는 시간을 가져보길 바란다.

2017년 내내 뜨거운 감자였던 전안법은 현실과 다른 불합리함으로 수공예 작가들의 목을 죄어오는 올가미 같았습니다. 극적으로 개정안이 통과되면서 많은 작가들이 한숨 돌릴 수 있게 됐지만 아직 바뀌어야 할 부분이 많이 남아있습니다. 핸드메이커는 이러한 불합리에 ‘NO’를 외치기 위해 시작됐습니다.

손으로 무언가를 만든다는 것은 정말 매력적인 일입니다. 그들은 실을 꿰 엮기도, 펜과 물감 으로 그리기도, 흙을 빚어내기도, 금속을 녹여 두드리기도, 정성스런 요리를 만들어 내기도 하면서 작품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그들이 만들고 있는 세상을 함께 들여다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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