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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공행진의 물가에 대응하는 새로운 법, 콜키지 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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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공행진의 물가에 대응하는 새로운 법, 콜키지 프리
  • 김서진 기자
  • 승인 2023.03.29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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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와인들 /unsplash

[핸드메이커 김서진 기자] 흔히 서민들이 먹는 음식 중 하나로 알려진 소주나 맥주는 외식할 때 싼값에 먹기 좋은 술이었다. 소주나 맥주를 즐기다 특별한 날이 되면 와인을 한 잔 마시는 게 즐거운 날도 있었다. 그러나 언제부터인가 맥주나 소주 가격이 슬금슬금 오르기 시작하다가, 물가가 본격적으로 뛰기 시작한 요즘은 병당 5,000~6,000원대로 늘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주류 가격은 전년보다 5.7%상승했고, 지난해 소주값은 7.6% 상승하면서 2013년(7.8%)이후로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주류업계는 정부의 가격 인상 자제 요청에 당분간 가격을 동결할 것이라고 했지만 예전보다는 쉽게 사먹기 어려운 것이 됐다.

그래서인지, 요즘은 손님이 식당에서 술을 사는 것이 아닌 외부에서 술을 사서 들어와도 이에 대한 돈을 받지 않는 '콜키지 프리'를 시행하는 곳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 마트나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소주나 맥주의 인상값은 100-150원 정도라 상대적으로 식당에서 술을 사는 것보다 저렴하기 때문이다. 
 

코르크 /flickr

콜키지는 '코르크'와 비용을 지불한다는 의미의 '차지'의 합성어로, 콜키지 피(fee)는 식당에서 와인을 마시기 위해 직접 와인을 가져올 시, 식당에서 무료로 잔을 제공하고 코르크를 개봉해 주는 서비스를 뜻한다. 원래 해외에서는 콜키지 피라 부르며, 레스토랑에 와인을 가져갔을 때 지불해야 하는 돈을 뜻한다. 이것은 코르크를 따 주는 직원의 수고에 대한 보상과, 잔을 사용하는 이용료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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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키지 서비스 /flickr

손님이 와인을 가져오면 식당에서는 디켄팅과 칠링 서비스를 제공한다. 디켄팅은 오래 묵은 포도주의 찌꺼기를 제거하여 디켄터(탁상 병)에 옮겨 붓는 것으로 촛불을 켜서 그 불빛을 병의 입에 대고 찌꺼기가 들어가지 않도록 가만히 붓는 작업이다. 조금이라도 탁해지면 붓지 않고 찌꺼기가 가라앉는 것을 기다려 맛을 끌어올린다. 또한 칠링은 더 맛있게 먹을 수 있도록 와인이나 포도주 병을 차갑게 만드는 작업을 말한다. 콜키지 피는 이런 서비스에 대한 금액이다.

콜키지 피의 역사는 18세기부터 시작했다. 1970년대 당시 결혼식이나 연회에서 일한 요리사들은 행사가 끝나고 보상을 계산하기 위해 코르크 마개를 세어 와인과 그 외의 주류 가격을 청구하면서 만들어졌다고 한다. 콜키지 피는 식당이나 호텔, 기타 시설 안으로 들어오는 식음료에 대한 서비스 요금으로, 상품 서비스와 관련된 노동력의 양에 의해 결정된다.

코르크 마개를 따 주는 이 가격은 고정되어 있는 것은 아니며, 식당 상황에 따라 다르다. 와인의 종류에 따라, 와인의 핸들링에 신경써야 하는 샴페인이라면 금액은 조금 더 올라가기도 한다. 일반적으로 해외 식당의 경우 10유로(한화 13,000원)정도이며, 유명 프렌치 파인다이닝 같은 경우 병당 10만 원 전후의 금액을 지불해야 하는 곳들이 있다. 
 

와인 한 잔 /pixabay

결혼식을 하는 경우 이 서비스는 조금 더 저렴하다. 결혼식에서 하객이 자신의 와인을 가져올 경우 요리사들이 하객에게 콜키지 피 서비스를 제공하는 경우도 있다. 콜키지 피 서비스 가격에는, 손님이 자신이 가져왔던 와인을 다시 가져가는 것에 대한 금액도 포함되어 있다고 한다. 이것은 식당에 있는 와인을 구매하지 않는 의미도 있다. 식당을 갔을 때 내가 원하는 와인이 없다면, 또는 여행을 하다 특별한 와인을 발견했을 때 바로 마시고 싶은 경우 식당에 일정 금액을 지불하면 자신이 가져간 와인을 마실 수 있는 편리한 서비스다. 

그럼 왜 돈을 받는 걸까? 식당 입장에서는 손님에게 제공하는 서비스와 동시에, 와인을 가져오는 손님에게는 식당의 와인을 판매하지 않음으로 인한 수익 손실을 보충한다. 또 혹시 와인잔을 깨뜨릴 수도 있는 위험을 보상하기 위한 가격이기도 하다. 식당마다 유형도 다양하며, 어떤 식당은 이 수수료를 받지 않고 심지어 손님들이 와인을 가져오도록 권장하는 반면 어떤 식당은 병당 100달러가 넘는 금액을 부과하기도 한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이 콜키지 피는 손님들이 어떤 곳에 사느냐에 따라 다르다고 한다. 뉴욕 맨하탄에서는 평균적으로 10~20달러 정도라 하지만 고급 레스토랑에서는 손님들이 와인 한 병당 400달러가 넘는 금액을 지불하기도 한다. 어떤 식당들은 와인을 기준으로 수수료를 부과한다. 10년 미만 된 와인에는 약 10달러 정도의 콜키지 피를 부과하며, 10년 이상 된 와인은 25달러 이상을 부과하기도 한다. 이벤트처럼, 한 달이나 일주일에 한번, 손님들이 자신의 와인을 무료로 가져오게 하거나 밤에는 식당의 와인만 팔게 하는 등의 행사를 여는 곳도 있다.

또 다른 식당은 미국산 와인에 대해 콜키지 피를 면제하거나, 반대로 미국산이 아닌 다른 와인에 대해서는 요금을 부과하는 곳도 있다. 와인을 가져왔다 해도 식당에서 와인을 주문한다면 콜키지 피를 내지 않아도 되는 곳도 존재한다. 
 

와인을 따르는 모습 /unsplash

손님들이 자신의 와인을 가져오는 이유는 다양하다. 우선 돈을 절약하기 위해서가 크다. 똑같은 와인이라면 와인 가격으로 30달러를 내는 것보다 콜키지 피로 15달러만 낼 수 있다면 손님들은 대개 이 방법을 선택할 것이다. 또 와인 선택이 까다로운 사람이라면 식당에서 고르는 것보다 자신이 좋아하는 와인을 그냥 가져오는 일이 더 쉬울 테다.

마지막으로 생일이나 프로포즈, 결혼식 등 특별한 기념일에 해당 식당이나 레스토랑을 찾는다면 저녁 식사에 자신이 선택한 와인을 가져오는 경우도 있다고. 식당 입장에서는 술을 판매하는 수익도 무시할 수 없기에 콜키지 피는 이 손실의 일부를 만회하는 기능을 한다. 단 미국 같은 경우 일부 주에서는 콜키지 피 서비스가 없는 곳도 있다. 와인을 가져오는 것 자체가 안 되는 곳도 있어 미리 알아보고 가야 한다. 
 

콜키지 프리 기획전 /캐치테이블 캡쳐

물가가 오르면서 술값 또한 비싸지고, 식당에서 밥 한 끼를 먹는 것에도 많은 돈이 들어가니 술까지 비싸게 먹기는 어려운 사람들이 맥주나 소주를 마트나 편의점에서 직접 사들고 식당으로 가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해외에서는 와인이나 포도주의 코르크를 개봉하고 글라스를 제공하는 서비스로 돈을 받는다면, 한국에서는 돈을 받지 않는 대신 술을 자유롭게 가져올 수 있도록 하고 있는 곳도 많다. 

이에 주류 매출은 이전보다 많이 빠졌어도 식당 측에서는 손님들이 부담 없이 가게를 찾아줄 수 있다는 게 긍정적이라는 분위기다. 고급 레스토랑의 와인뿐만이 아닌 요즘은 삼겹살이나 중식, 해산물, 초밥 등 다양한 음식점에서도 콜키지 프리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다. 술 판매의 마진은 조금 포기해도, 콜키지 프리를 원하는 손님들이 더 많이 옴으로써 손님을 유치하는 마케팅 전략이라는 것이다.
 

추천 해시태그에 떠 있는 콜키지프리 /캐치테이블 캡쳐
검색하면 나오는 콜키지프리 맛집들 /망고플레이트 캡쳐

식당·레스토랑 예약 플랫폼 ‘캐치테이블’은 최근 어플에 '콜키지프리'라는 신메뉴를 만들었다. 해당 어플로 들어가면 3월 31일까지 해당 어플을 통해 예약하는 400여 개 식당에서 콜키지 프리를 제공하는 '콜키지 프리' 기획전을 만날 수 있다. 추천 해시태그에도 콜키지 프리를 제일 먼저 발견할 수 있다. 검색만 해도 콜키지 프리를 제공하는 식당만 모아 편하게 볼 수 있으며, SNS에 '콜키지 프리' 검색을 해 보면 해당 서비스를 제공하는 식당들을 알 수 있다.

주류 시장이 다양해지면서 소주와 맥주, 전통주, 막걸리, 와인, 하이볼, 위스키 등 다양한 술들이 늘어나고 있지만 식당에서 모든 종류의 술을 판매하기는 힘드니 소비자들의 술 기호를 맞추기 위해 '콜키지 프리' 서비스가 늘어나고 있다는 평이다. 
 

검색하면 나오는 여러 콜키지 맛집들 /SNS

다만 이 서비스가 해당 식당들에게 항상 직접적인 수익을 가져다주는 것만은 아니다. 또 콜키지 프리가 아닌, 해외처럼 콜키지 피를 받는 곳도 점점 생겨나고 있다. 특급호텔 안에 있는 식당들은 술을 가져갈 시 한 병에 10만 원 정도를 받으며, 와인의 판매 가격의 일정 비율을 콜키지 피로 받는 곳도 있다. 콜키지 피를 받는 식당들 측은 현재 해외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콜키지 피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과 비슷한 이유다. 콜키지 비용에 얼음통이나 글라스 등 서비스 비용이 포함되어 있으니 어쩔 수 없이 콜키지 가격을 받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와인 한 잔 /unsplash

해외에서는 콜키지 피를 지불해야 하는 곳이 많지만, 국내에는 콜키지 프리나 콜키지 피를 받는 등 여러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이 늘어나고 있다. 맛있는 와인을 가져가 콜키지 서비스를 받고 싶다면, 모든 식당이 이 서비스를 제공하는 건 아니니 우선 식당에 전화를 하거나 웹사이트 검색을 통해 알아봐야 한다.

콜키지 피 서비스 요금은 식당 위치나 상황에 따라 광범위하니, 역시 식당에 먼저 물어보는 게 좋다. 식당들 중에서는 손님들이 몇 병의 술을 가져갈 수 있는지에 대한 제한을 걸어두니 이것도 확인하는 게 좋다. 만일 콜키지 피 서비스를 제공해도, 식당에 이미 손님이 가져가고 싶은 와인이 있다면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을 수 있다. 손님 입장에서는 와인을 가져간다면 와인과 어울리는 음식 메뉴가 있는지에 대해서도 알아보는 게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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