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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민지 시대 잔재로 시작해 이국적인 인테리어로 부상하다, 콜로니얼 스타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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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민지 시대 잔재로 시작해 이국적인 인테리어로 부상하다, 콜로니얼 스타일
  • 김서진 기자
  • 승인 2023.03.15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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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콜로니얼 스타일의 유니온 뱅크 /flickr

[핸드메이커 김서진 기자] 어떤 나라가 한 나라를 지배하게 되면 지배를 당하는 나라에서는 지배하는 나라의 건축 양식이 많이 보이기 마련이다. 당장 우리나라만 해도 일제강점기 시절 우리의 한옥이 아닌 일본식 가옥들이 엄청나게 많이 들어섰던 적이 있었다. 콜로니얼 디자인은 그런 점에서 식민지 시대를 겪은 나라에 남아 있는 잔재 중 하나다. 

18-19세기 유럽의 식민지화가 극에 달했고, 식민지 개척자들은 미국 동부 해안을 따라 정착하며 영국풍의 시청 건물과 프랑스풍의 주택과 스페인풍의 상점을 지었다. 콜로니얼 스타일은 개척자들 출신 국가의 건축 양식과, 침략당한 국가의 설계 특성이 결합되면서 등장한 하이브리드 건축 양식으로 불린다.

개척자들은 자신들에게 친숙한 건축 양식을 가져와 이주한 나라의 새로운 기후에 맞춰 주택과 건물을 지었다. 이것은 '식민지 스타일'이라는 단어에 대한 뜻을 인정하며, 미국에서는 인기 있는 건축 양식 중 하나가 됐다.
 

프랑스 콜로니얼 스타일의 세인트앤드류장로교회 /flickr

미국이 독립하면서 미국에서 콜로니얼 스타일의 집은 별로 남지 않았지만 단순하고, 대칭적이며 2층 높이의 기본적인 틀을 가진 건물들은 지금도 주거 건축으로 인기가 많다. 사실 콜로니얼 스타일은 원주민들의 공동체를 무너뜨리는 데 큰 일조를 했다. 식민지 개척자들이 미국에 정착하면서 원래 살고 있던 원주민들은 추방당했고 이민자들을 위한 집을 세우기 위해 원주민들의 집을 포함한 전통 유산들 또한 파괴되었다는 점이 안타까운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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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로니얼 스타일은 일반적으로 고급스러운 크라운 몰딩, 중앙에 보이는 아름다운 벽난로(나중에는 이 벽난로가 벽 쪽으로 이동하게 된다), 직사각형 모양의 지붕, 대칭의 창문, 평평한 외벽 등을 특징으로 한다. 다만 현대의 콜로니얼 스타일은 대가족들이 거주할 수 있을 정도로 넓은 공간이 특징이다. 4층짜리 건물에 각각의 침실과 지하실이 있으며 손님들과의 파티를 위한 여가 공간까지 마련된 게 대부분이다.

초기의 콜로니얼 스타일은 단순하고 직설적이며 촌스럽다는 반응까지 있었다. 가구는 나무를 재료로 해 수작업으로 만들었고, 사람들은 수공예로 퀼트를 꿰매 패치를 만들었다. 디자인 자체가 엄청나게 단순했기 때문에 옛 콜로니얼 스타일의 주택들은 시간이 지나며 사람들이 이것저것 디자인을 추가하거나 변경할 수 있었던 백지나 다름없었다. 
 

프랑스 콜로니얼 스타일의 건물, 좌우 대칭이 눈에 띈다 /flickr

콜로니얼 스타일의 외부적인 요소는 다양하다. 우선 대칭은 콜로니얼 스타일의 가장 뚜렷한 특징이다. 집의 중앙에 있는 현관문을 열고 들어가면 널따란 1층 방으로 이동할 수 있는 중앙 계단이 있다. 2층으로 올라가면 계단은 침실과 욕실로 갈 수 있는, 중앙을 가로지르는 복도로 연결된다. 대부분의 콜로니얼 스타일의 건축물은 중앙 현관문 양쪽에 같은 수의 창문이 있고, 이 창문들은 단순한 모양의 사각형이나 직사각형 모양을 하고 있다.

지붕 스타일은 박공지붕(책을 엎어놓은 모양의 지붕 형식)과 맞배지붕(지붕면이 양면으로 경사를 짓는 지붕)형태가 흔했으며, 미국 북동부의 뉴잉글랜드에서는 폭설로 쌓인 눈이 아래로 흐르기 쉬운 박공지붕 형태를 선호했다고. 벽난로 같은 경우는 전기가 발명되기 전 집안 내부가 매우 추웠기 때문에 온도를 유지하기 위한 중앙 벽난로가 두 개의 방을 데우는 형태가 흔했다.
 

콜로니얼 스타일의 필수라 해도 과언이 아닌 굴뚝 /flickr

굴뚝 또한 집 전체에 따뜻함을 유지하기 위해 건물 중앙에 석재나 벽돌을 이용한 굴뚝을 세웠다. 초기 정착민들은 건축물을 짓기 위해 돌과 나무, 점토 등의 지역적 자재를 가져다 썼다. 셔터는 춥고 험한 날씨에 창문을 보호할 수 있는 유용한 방법이었지만 이후에는 장식적인 기능이 더 커졌다. 집을 칠하는 페인트의 색상은 어둡고, 차분했으며 주택 디자인은 단순하고 기능적인 것들이 일반적이었다.
 

주방으로 통하는 복도 /flickr
벽난로와 카펫 /flickr

내부에는 벽난로와 복도가 눈에 띈다. 주택 내부에는 여러 방으로 이동할 수 있는 중앙 복도가 있었고, 벽난로는 콜로니얼 스타일 주택의 필수적이었다. 실내 벽에 사각 프레임 형태로 장식 몰딩을 붙이는 형태의 웨인스코팅은 석고로 만든 벽을 병충해나 손상으로부터 보호하는 방법이기도 했지만, 단열과 장식 기능도 있었다고. 바닥재는 아무래도 목재를 제일 많이 썼다. 
 

내부 모습 /flickr
프랑스 콜로니얼 스타일의 건물 /flickr

콜로니얼 스타일의 가장 많은 형태는 프랑스, 네덜란드, 스페인, 영국 등 다양하다. 프랑스 콜로니얼 스타일은 미국 남동부, 특히 루이지애나에 많이 분포해 있다. 영국과 독일 정착민들이 북쪽으로 내려갔다면, 프랑스 정착민들은 미시시피와 루이지애나 등 남부 지역에 정착하면서 남쪽으로 내려갔다. 프랑스 식민지 개척자들은 프랑스의 건축 기술과 자신들의 경험을 결합해 집을 세웠다.

사각형 모양의 집, 대칭적인 스타일, 가파른 경사를 가진 지붕, 동그란 형태의 문이 특징이다. 현관문은 프랑스에서 흔히 보는 이중문 형태로, 집 중앙에는 두 개의 창문이 있다. 주택의 방은 단열 효과를 위해 높은 천장을 가졌고 환기를 위한 크면서도 얇은 창문을 두었다. 주로 2층 주택이 특징인데, 이들이 덥고 습한 지역에서 주로 발생하는 홍수에 대비하기 위한 것이라고.  
 

스페인 콜로니얼 스타일의 주택 /flickr

스페인 콜로니얼 스타일은 흰색의 벽과 소박한 외관으로 유명하며 미국 남동부와 남서부 지역 및 캘리포니아 전역에서 인기가 많다. 17세기 북아메리카에 나타난 스페인 정착민들은 정착한 순간부터 그들의 집을 짓기 시작했다.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도시인 플로리다 세인트 어거스틴의 초기 주거 형태는 판잣집으로, 초가지붕을 가진 작은 원룸형의 오두막집이 많았다고 한다. 지금까지도 볼 수 있는 주택들의 외관은 조개류의 껍질로 된 암석인 패각암으로 지어진 것들이 특징이다.  
 

네덜란드 콜로니얼 스타일의 주택 /flickr
양쪽의 굴뚝이 눈에 띈다 /flickr

네덜란드 콜로니얼 스타일은 특히 네덜란드식 지붕에서 알 수 있다. 대칭과 경사를 가진 맞배지붕이 눈에 띄며, 지붕은 꽤 넓고 기다란 처마가 양쪽으로 뻗어 있어 마치 주택이 아닌 헛간처럼 보인다. 주택은 대개 벽돌로 지었지만 현관문과 창문에 대는 덧문은 나무로 만들었다. 집 한쪽, 또는 양쪽 끝에 굴뚝이 있는 이 스타일은 18세기에 대중화되었고 미국 북동부 지역에서는 고전적인 스타일로 남았다. 
 

그리스 신전을 연상케 하는 영국 콜로니얼 스타일의 홀리 로자리 성당 /flickr
영국 콜로니얼 스타일의 건물 /flickr

영국 콜로니얼 스타일은 17세기 뉴잉글랜드의 정착자들에 의해 만들어졌다. 단순한 디자인이 특징으로 2층 주택과 집을 따뜻하게 만드는 방 한가운데의 벽난로가 특징이다. 굴뚝 또한 집 중앙에 위치했다. 고대 그리스인과 로마인들의 건축에 영감을 받은 디자인이 많으며 이는 집 주변의 기둥이나 창문의 덧문에서 알 수 있다. 나무와 벽돌은 이들에게 가장 흔한 건축 재료였다. 프랑스 콜로니얼 스타일처럼 대칭이 핵심이며, 집 2층에는 양옆의 대칭 창문들 사이로 정확하게 문을 배치했다. 지붕은 집 안으로 쌓인 눈과 물이 들어오지 않도록 외벽에 널빤지를 겹쳤다. 
 

조지아풍 콜로니얼 스타일 /flickr

미국 북동부에 위치한 조지아풍의 콜로니얼 스타일 또한 영국 건축 스타일에 영감을 받았다. 좌우 대칭의 창들이 보이고, 중앙 현관문이 있는 외부 디자인으로 인해 완벽한 대칭과 균형이 눈에 띈다. 다만 내부의 벽난로는 집의 중앙이 아닌 집 양쪽 끝에 위치했다. 
 

한때 호텔로 쓰였던 스페인 콜로니얼 스타일의 건물 /flickr

식민지 시절 동안 미국은 스페인, 프랑스, 네덜란드, 영국에서 건너온 사람들의 고향이 됐다. 이들은 미국식 주택에 스페인식, 프랑스식, 네덜란드식 건축 모티브를 더했다. 초기 주택들은 개척자들에게 친숙한 형태로 지어졌지만 현대적인 영향을 받아 커다란 침실, 스위트 욕실, 넓은 주방과 거실을 갖춘 개방적인 개념의 형태로 변화했다. 식민지라는 단어는 지금도 껄끄러운 느낌을 주지만, 어쨌든 식민지라는 단어를 살리면서 디자인적으로는 또 하나의 새로운 인테리어를 창조한 셈이다. 

 

2017년 내내 뜨거운 감자였던 전안법은 현실과 다른 불합리함으로 수공예 작가들의 목을 죄어오는 올가미 같았습니다. 극적으로 개정안이 통과되면서 많은 작가들이 한숨 돌릴 수 있게 됐지만 아직 바뀌어야 할 부분이 많이 남아있습니다. 핸드메이커는 이러한 불합리에 ‘NO’를 외치기 위해 시작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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