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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메일함, 정리가 필요한 이유는? 디지털 탄소발자국 줄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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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메일함, 정리가 필요한 이유는? 디지털 탄소발자국 줄이기
  • 윤미지 기자
  • 승인 2023.03.03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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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광고 등 수많은 메일이 쌓이고 있다/ pixabay

[핸드메이커 윤미지 기자] 환경오염에 대한 문제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가별로 대책을 세우는 상황이며 기업들도 친환경적 경영에 나서고 있다. 소비자들도 환경오염에 일조하지 않는 제품이나 서비스에 대한 니즈가 높다. 인류의 생활 양상도 점차 달라지는데, 소소한 개인의 노력이라도 환경을 지키기 위한 이들의 실천이 꾸준히 언급된다.

환경 오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개인이 행할 수 있는 일은 다양하다. ▲짧은 거리는 걷거나 자전거 이용하기 ▲일회용품 사용 줄이기 ▲탄소발자국 줄이는 로컬푸드 소비하기 ▲ 육류 소비 최소화하기 ▲재활용 등이 대표적이다. 간단한 것 같지만 개인의 기호에 따라 실천하기 어렵게 느껴지는 항목도 존재한다.

이보다 조금 더 쉬운 실천 방법을 찾는다면 ‘메일함 비우기’도 환경 오염을 막는 하나의 시도가 될 수 있다. 메일함을 비우는 일이 환경오염을 막는 것과 어떤 관계가 있는지 의아하기도 하지만, 개인이 실천하기에 어렵지 않고 간단한 방법인 만큼 유용하다.

현대인, 온라인에서 많은 시간 보내

IT 산업이 발전하고 인공지능을 도입한 각종 기술이 등장하며 사람들은 온라인에서 많은 시간을 보낸다. 특히 팬데믹 사태 이후로 비대면 사회 환경이 지속되면서 디지털 전환이 본격화되고 이에 대한 수요는 더 증가했다.
 

팬데믹 이후로 온라인 쇼핑 등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 됐다 / pixabay

지난해 3월 어도비는 팬데믹 기간인 2020년 3월부터 2022년 3월까지 2년 동안 미국 소비자의 전체 온라인 거래액이 1조 7천억에 달했다고 밝혔다. 팬데믹으로 인해 IT 사회 전환이 가속화되면서 디지털 경제 지수에도 영향을 미친 것이다.

특히 오프라인을 통해서도 구매할 수 있는 식료품 같은 품목의 온라인 거래액이 늘어난 것도 눈에 띈다. 어도비가 밝힌 내용에 따르면 미국 소비자는 팬데믹 이전 온라인 식료품 구입에 월평균 기준 31억 달러를 사용했으나, 팬데믹 이후 67억 달러를 사용했다고 한다.

온라인 쇼핑 외에도, 업무 환경은 물론 의료·교육 시스템이 디지털화되면서 인류가 온라인 내에서 보내는 시간은 더 길어진다. 게다가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등의 수요가 증가하는 것도 문제다. 자연스럽게 이를 처리하는 데이터 트래픽의 양도 크게 늘어날 수밖에 없다.

디지털 환경 오염 왜 발생할까

일반적으로 환경오염은 과도한 쓰레기 배출이나 육류 소비, 대규모 공장, 차에서 나오는 매연 등에 의해서 일어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온라인 공간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인간은 또 다른 디지털 탄소 발자국을 남기게 된다. 가만히 앉아 PC·스마트폰을 사용하는 것만으로 환경을 오염시킬 수 있다는 의미다.

환경부 자료에 따르면 전체 탄소발자국 총량 중 디지털 탄소발자국 발생량은 2018년 약 3%에 불과했지만, 2040년이 되면 14%를 초과할 것으로 추정했다. 한국환경공단에 의하면 2007년 탄소발자국 총량에서 디지털 탄소발자국이 차지하는 비율은 1% 정도였다.
 

온라인 활동으로도 발생하는 탄소 발자국/ pixabay

디지털 탄소발자국은 온라인상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에 발생한다. 데이터를 사용하며 이를 주고받고, 불필요한 데이터 보관 시에도 이산화탄소가 배출된다. 한 마디로 전화통화를 하거나 단순 인터넷 검색 시에도 탄소 발자국이 남는다. 간단한 디지털 기기 사용만으로도 환경오염에 일조할 수 있으니 동영상이나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 같은 경우엔 말할 것도 없다.

통계에 따르면 이메일 한 통을 전송할 때마다 4g, 전화통화 시 1분에 3.6g의 이산화탄소가 배출된다고 한다. 또 단순 검색에는 약 0.2g의 이산화탄소가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다. 0.2g의 이산화탄소는 수치상으로 많아 보이지 않지만 최근 챗GPT 같은 생성형 AI가 생겨나고, 이러한 작업이 단순 검색 보다 더 많은 에너지를 필요로 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앞으로 디지털 탄소 배출량은 더 늘어날 것으로 예측된다.

디지털 활동이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는 이유는 데이터 처리 과정에서 찾아볼 수 있다. 일반적으로 디지털 기기를 통해 정보를 이동할 때 서버로부터 정보를 불러오고, 네트워크를 거쳐 데이터 센터로 연결되는 과정이 필요하다. 정보를 이동하거나 저장할 때 전력 소비에 의해 화석 연료 에너지를 필요로 하는데 이 화석연료는 이산화탄소 발생의 주범이라 할 수 있다.

많은 양의 데이터를 처리하거나 저장할 때 서버에 발생하게 되는 열기를 식히기 위해 사용되는 냉각기의 소모 전력 또한 이산화탄소 배출에 원인이 된다. 24시간 돌아가는 데이터 센터 내의 온도 유지가 중요하기 때문에 이를 위한 전력 소모량이 많다.
 

많은 전력을 필요로 하는 데이터 센터들
데이터 센터는 많은 전력을 필요로 한다. 사진은 본문과 무관 / pixabay 

정보가 이동할 때도 이산화탄소가 발생하지만 정보를 저장할 때도 마찬가지다. 메일함에 무의미하게 쌓아 놓은 메일이 탄소 배출에 영향을 주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본지 기자가 대략 20년간 사용해 온 이메일 계정에 로그인 해봤다. 메일 수만 1만 5천여 개에 달하고, 무려 15년 전 메일이 남아 있었다. 대부분 광고 메일로 분류됐다. 본 기자는 필요치 않은 무수한 광고 메일을 보유함으로 알지 못하는 새에 디지털 탄소배출에 일조했던 셈이다.

디지털 환경 오염을 줄이기 위한 개인의 노력은

환경을 지키기 위해 일상에서 자전거를 이용한다던 지, 다회용 포장 용기를 사용하는 것처럼 디지털 쓰레기를 만들지 않기 위한 노력도 있다. 가장 쉬운 방법은 앞서 설명했 듯 ‘메일함 비우기’다.

아마 대부분 개인의 메일함을 확인할 때 방대한 메일 보관 수에 놀라게 될 것이라 예상된다. 오래된 메일이 잊혀진 새 저장되어 있다는 점도 놀라운데 종종 10년도 더 된 메일 내용에 첨부파일 사진까지도 그대로 남아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 이 많은 정보가 의미 없이 보관되어 있었다는 것에 반성하게 된다.
 

(위) 본지 기자의 메일함에 보관되고 있는 메일 수 (아래 왼쪽) 2023년 기준 15년 전 메일이 남아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아래 오른쪽) 보관 메일 수가 표시 기준을 넘어 999+로 표시되고 있다 /개인 메일함 화면 갈무리

이외에도 PC·스마트폰 등 전자 기기 사용 시 절전모드 설정을 해놓는 것도 에너지 절약에 도움을 주며 동영상이나 음악을 플레이할 때 스트리밍 서비스 대신 한 번만 데이터가 오가는 다운로드를 사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일상에서 상용화되어 쓰이는 스마트폰은 탄소 배출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고 업계 전문가들은 입을 모아 말한다. 2018년 영국의 비즈니스그린은 학술지 ‘클리너 프로덕션’의 논문을 인용하며 디지털 기기가 탄소 발생에 영향을 준다고 보도한 바 있다.

전화와 메시지, 메일 수발신은 물론 동영상 스트리밍, SNS 활동, 단순 검색 등 스마트폰을 통해 처리하는 일들이 점차 늘고 있으니 탄소 배출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도 당연하다. 스마트폰을 사용할 때 이를 유념하고 에너지 사용을 줄이기 위해 노력하는 것도 디지털 탄소 줄이기에 도움이 될 수 있다.
 

편리한 스마트폰. 하지만 디지털 탄소 발자국
편리한 스마트폰. 하지만 디지털 탄소 배출에 큰 영향을 미친다 / pixabay 

또 다수의 언론 보도에 따르면 스마트폰을 교체하는 주기가 점점 짧아진다고 한다. 대부분의 업무가 디지털로 전환되며 원하든 원하지 않든 스마트폰은 반드시 사용해야 하는 필수품이 됐지만, 기기가 고장나 사용이 불가한 상태가 아니라면 자주 교체하지 않는 것이 환경 오염을 막는 하나의 노력이 될 수 있다.

가장 큰 문제는 ‘다크데이터’

개인에 의한 데이터 이동이나 저장도 문제지만 기업 차원에서 운영되는 다크데이터는 더 큰 환경오염을 부른다. 다크 데이터는 저장은 되어 있지만, 사용하지 않는 많은 양의 데이터를 말한다. 기업은 개인 차원에서 저장하고 있는 정보보다 훨씬 많은 양을 보유하고 있기에 이는 저장하는 것만으로도 심각한 탄소 배출을 야기하게 된다.

과거에는 오히려 문서화하지 않고 데이터를 통해 저장하는 방식에 대해 친환경적이라는 인식이 컸다. 눈에 당장 보이는 쓰레기가 없기에 가능한 생각이었다. 하지만 점차 디지털 전환이 급속도로 이뤄지며 무수한 기업들이 자료를 데이터 센터에 저장 보관하는 일이 늘어났다. 이를 보관하는데 드는 에너지가 탄소 배출에 기여하게 된 것이다.
 

데이터로 정리되는 무수한 정보들/ pixabay 

엔터프라이즈 데이터 보호 및 가용성 기업 베리타스코리아가 2020년 발표한 다크데이터 환경 비용 분석 결과에 따르면 해당 해에 약 580만 톤에 달하는 이산화탄소가 다크데이터에 의해 배출될 것이라 예상한 바 있다.

최근 화두로 떠오르는 생성형 AI의 경우 정확한 답변을 제공하도록 하는데 학습과 훈련이 필요하고, 또 이를 직접 사용하는 과정에서 더 많은 탄소 배출을 예상하게 한다. 기술의 발전이 점차 더 큰 데이터 사용과 에너지 소모를 부른다고 볼 수 있으며 이를 해결하기 위한 대책 논의도 이뤄지고 있다.

막대한 전력을 사용하는 빅테크 기업에서도 탄소 저감을 위한 노력을 보이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탄소 중립을 넘어 2030년까지 ‘탄소 네거티브’를 실현한다고 전했다. 지난해 구글도 2030년까지 데이터센터와 사업장 에너지를 무탄소 에너지원으로 사용하는 목표를 밝힌 바 있다.

환경오염 우려 부른 비트코인 채굴, 친환경으로 변화?

비트코인을 채굴하는 과정에서 많은 양의 전력이 사용됨에 따라 화석 연료 에너지 사용 활성화가 우려된 바 있다. 지난해 다수의 외신에 따르면 국제 환경보호단체 그린피스가 리플 공동창업자인 크리스 라센과 ‘기후가 아닌 코드 변경’ 캠페인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가상화폐인 비트코인의 채굴은 POW 방식을 통해 이뤄진다. POW는 ProoF of Work의 약자인데, 이를 번역하면 작업 증명이라는 의미가 된다. POW는 대규모의 작업 증명 과정을 통해서 그 보상으로 암호 화폐가 발급되도록 한다. 복잡한 컴퓨터 연산을 무수히 반복하고, 해당 작업에 참여했다는 것을 증명하며 많은 양의 전력을 사용하게 되는 것이다. 이 방식을 통해 암호 화폐가 안전성을 확보하게 되는 것으로 이는 비트코인의 핵심적인 부분이라 설명할 수 있다.
 

POW 방식 채굴은 많은 전력을 소비한다 /
POW 방식 채굴은 많은 전력을 소비한다 / pixabay 

하지만 많은 화석 연료 에너지 사용을 우려하기 때문에 이러한 채굴 방식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2021년 이더리움은 POW 방식이 아닌 POS(지분증명) 방식으로 가상화폐 채굴 방식을 전환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기후가 아닌 코드 변경’ 캠페인은 비트코인 채굴 과정에서 사용되는 전력을 줄이기 위해 이를 저전력화하자는 취지를 담고 있다. 환경 오염을 막기 위해 채굴 방식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지난해 외신 보도와 업계에 따르면 미국의 전기차 기업인 테슬라도 자체 태양열 전기 기술을 도입한 비트코인 시범 채굴장을 건설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지금은 ‘디지털 다이어트’가 필요한 때

지난달 27일 영월군은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디지털 탄소 다이어트 주간’을 운영한다고 밝혔다. 매월 초 참여 방법을 직원들에게 안내하고 이메일 삭제 및 각종 행정 업무 시스템과 업무용 PC에 저장된 불필요한 자료를 정리하도록 홍보한다고 전했다.

군 관계자는 “범지구적 기후 위기 대응을 위해 지역에서도 관심을 갖고 참여할 필요성이 있다며, 군 직원들이 앞장서서 탄소중립을 위한 노력에 동참함으로써 지역주민의 탄소중립 공감대를 형성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에서도 기업이나 각 지자체마다 디지털 탄소 저감을 위한 대책을 세우는 바람직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디지털 탄소를 줄이기 위해서는 개인의 역할도 중요한데, 만약 환경 오염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면 이제는 디지털 다이어트에 돌입해 봐도 좋을 듯하다. 점차 온라인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지는 현대인의 특성을 고려한다면 개인의 작은 실천이 환경오염을 막는 시작이 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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