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 2024-04-28 00:30 (일)
25억 고려청자 등장… 고미술품 가치 알아보는 감정 평가 기준은
상태바
25억 고려청자 등장… 고미술품 가치 알아보는 감정 평가 기준은
  • 윤미지 기자
  • 승인 2023.02.01 09:3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KBS1 ‘TV쇼 진품명품’에 등장한 국보급 고려청자
고미술품 감정 평가 기준은?

[핸드메이커 윤미지 기자] 지난 설날 TV 앞에 모여 앉은 시청자들을 놀라게 할 만한 고미술품이 등장했다.

지난 22일 방영된 KBS1 ‘TV쇼 진품명품’에 한 청자가 의뢰품으로 나왔다. 의뢰품은 ‘청자 음각 연화문 매병’으로 감정 결과 고려청자 진품으로 평가됐다. 강진요에서 제작한 왕실용 매병으로 추정되는 국보급 수준의 고미술품이었던 것.
 

KBS 홈페이지 갈무리
KBS1 ‘TV쇼 진품명품’ /KBS 홈페이지 갈무리

다수의 시청자가 브라운관을 통해 진귀한 국보급 작품을 감상하게 된 셈인데, 고미술품의 가치를 알아보고 이를 잘 보관·관리하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고미술품의 가치를 알아보는 방법에는 무엇이 있을까. 혹시 모른다. 집안에서 오랜 시간 고요히 잠들어 있는 골동품이 국보급일지도.

‘진품명품’ 역사상 최고가 감정 도자기 등장

핸드메이커는 문화·예술·산업 현장을 발로 뛰며 독립적인 기사를 전달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모든 문화·예술 작품이 ‘기회의 순간’이 될 수 있도록 핸드메이커와 동행해 주세요.

후원하기

지난 11일 KBS1 ‘TV쇼 진품명품’(이하 진품명품)에 의뢰된 ‘청자 음각 연화문 매병’은 감정가 25억 원으로 역대 최고 감정가 도자기를 기록하며 설 특집 방송 다운 화제성을 모았다. 현재 진품명품의 감정가 1위는 1,000회 특집에 등장했던 고산자 김정호의 ‘대동여지도 채색신유본’이다. 감정가는 25억 원으로 추정됐고 이번에 등장한 ‘청자 음각 연화문 매병’과 동일한 기록이다.

방송에 의하면 도자기로서 추정 감정 최고가를 기록한 ‘청자 음각 연화문 매병’은 크기와 형태, 빛깔, 문양, 제작 기법 등에서 주요한 특징을 가진 것으로 알려진다. 특히 매병과 뚜껑이 함께 보존되고 있어서 높은 희소 가치를 가진다.
 

KBS
추정 감정가 25억 원으로 역대 최고 감정가 도자기를 기록한 의뢰품 '청자 음각 연화문 매병'/KBS

본 방송에 출연한 김준영 도자기 감정위원은 “틀림없는 고려시대에서 만든 작품이다”라며 “음각기법이 성행했던 11~12세기 때 제작된 고려 청자”라고 설명했다. 특히 병과 뚜껑이 온전히 같이 보존된다는 점에서 더욱 귀한 도자기라고 볼 수 있음을 강조했다.

44cm의 압도적인 크기를 가진 의뢰품은 대형 매병에 속한다. 크기가 클 뿐만 아니라 아름다운 비색의 빛깔은 기품을 느끼게 한다. 또 방송을 통해 공개된 도자기의 외형을 살펴보면 세밀하고 은은하게 새겨진 연꽃무늬를 발견할 수 있다. 연꽃잎이 섬세하게 새겨져 있을 뿐만 아니라, 장수와 권위, 길상의 의미를 담은 유운문이 더해져 있다. 유운문은 흘러가는 구름 무늬라는 뜻을 담고 있다.

해당 의뢰품에 대해 김준영 도자기 감정위원은 강진요에서 제작한 매병으로 추정했다. 형태와 빛깔이 아름답고 한눈에 기품이 넘치는 모습은 물론, 비취색 청자의 경우 숙련된 도공도 만들기 어려운 작품에 속한다고 한다.

강진요는 고려시대 청자를 만들었던 가마터다. 고려시대 국가에서 운영한 자기소가 강진에 위치해 있고 청자를 특산물로 현물 세금 납부하도록 했다. 강진 고려청자 요지는 사적 제68호로 1963년 지정되기도 했다.

강진요는 왕실과 귀족이 사용한 것으로 추정하는 최고급 고려청자 출토지로 알려진다. 고려청자박물관 조은정 학예연구사 전시공연팀장은 본지에 “고려사 기록에 따르면 의종이 357년 ‘수덕궁’ 안 별궁인 ‘양이정’의 지붕에 청자기와를 올렸다는 내용을 찾아볼 수 있는데, 청자기와 파편이 강진 청자 요지에서 다량 발굴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전라남도 강진군에서 출토된 청자 음각 모란넝쿨무늬 기와 국립광주박물관
전라남도 강진군에서 출토된 청자 음각 모란넝쿨무늬 기와 /국립광주박물관
전라남도 강진국에서 출토 된 청자 압출양각 모란무늬 막새 국립광주박물관
전라남도 강진국에서 출토 된 청자 압출양각 모란무늬 막새 /국립광주박물관

이어 “문헌에는 언급되지 않았지만, 수덕궁에는 태평정이라는 정자도 존재했다”라며 “청자 발굴 조사 과정에서 ‘대평’이 새겨진 기와가 발굴되기도 했다”고 전했다. 이외에도 고려사에 기록된 역사적인 청자 유물들이 강진에서 생산됐다는 단서를 발견할 수 있는 근거는 다양하다.

다시 진품명품에 등장한 ‘청자 음각 연화문 매병’으로 돌아가면, 김준영 도자기 감정위원은 이를 강진요에서 제작한 왕실용 매병으로 추정했다. 의뢰품의 아름다운 형태와 빛깔, 제작 기법 등을 고려했을 때 최고급 고려청자가 만들어진 강진요에서 제작된 것으로 추정한 것이다.

국보급 수준으로 추정한만큼, 의뢰품은 국보로 지정된 고려청자 매병들과 큰 유사성을 가진다. 국보 254호인 ‘청자 음각 연화문 유개 매병’과는 유운문, 몸체의 연꽃 문양이 닮아 있으며, 국보 제97호 ‘청자 음각 연화 당초문 매병’과도 유사성을 가져 관심을 모았다.
 

청자 음각 연꽃무늬 매병 국립중앙박물관
청자 음각 연꽃무늬 매병 /국립중앙박물관

방송에서 의뢰인은 감정 결과에 대해 “국보급 보물이라고 하니까 더 귀하게 여기고 잘 보관해야 할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도자기, 감정 기준은? 안목감정부터 과학 감정까지

그렇다면 고미술품을 감정하는 기준은 무엇일까? 우선 고미술품의 분야마다 감정 기준이 다르다. 일반적으로 오래된 도자기를 떠올리는 경우가 많지만 이외에도 그림이나 글씨, 오래된 고미술품의 영역은 상당히 다양하다. 자연스럽게 분야에 따라서 감정하는 기준도 다양하다.

일반적으로 도자기 감정 시장은 전문가의 안목감정이 중점적으로 이뤄진다. 도자기가 가진 조형미와 제작 기법, 빛깔, 산화 정도 등 다양한 요소를 감정하여 도자기가 가진 가치를 추정할 수 있다.

해와달고미술품 이순정 대표는 본지에 “도자기가 가진 전체적인 조형미와 색상, 도자기 제작에 사용된 안료, 유약 등을 정밀하게 살펴보고 어느 시대에 만들어진 기물인 지 감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 도자기의 경우엔 특별하게 관찰해야 하는 요소가 있다고 한다. 바로 유약 속에 존재하는 미세한 기포다. 한국미술감정원 관계자는 본지에 “중국 도자기를 감정할 때 중요하게 판단하는 요소는 기포를 감식하는 것이다”라며 “그 외에도 조형미나 산화정도, 도자기가 가진 색 등을 감정한다”고 설명했다.

전문가에 따르면 전반적으로 안목감정에 있어서 도자기의 조형미가 주요 요소로 꼽혔다. 도자기가 가진 외형이 얼마나 기품 있고 아름다운지에 따라 가치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는 설명이다. 보다 정밀한 감정 요소로는 도자기 제작에 사용된 유약이나 안료 그리고 제작 기법을 살펴보는 방식이 있다. 또 도자기 보존 정도를 평가해야 한다.

최근에는 안목감정과 병행하여 과학적 분석을 토대로 도자기가 가진 가치를 감정하는 사례도 등장했다. 고배도자기과학감정원은 국내에서 유일한 X-ray 비파괴 분석장비를 통해 중국 도자기를 과학적 분석하는 곳이다.

고배도자기과학감정원 정세운 원장은 “고대 도자기는 순수한 식물성과 광물성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검측 장비를 통해서 의뢰품의 제작 성분을 분석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대의 5대 원소인 아연, 바륨, 스트로늄, 지르코늄, 르비늄이 일정 기준 이상 초과한 것은 현대의 화학약품 수치로 확인할 수 있다”라며 “기준치 이상의 도자기들을 1949년 이후의 현대 도자기로 구분한다”고 말했다.

의뢰품을 구성하는 물질을 검측 장비를 통해 과학적으로 분석해서 고대 도자기와 현대 도자기를 감정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전문가의 안목감정과 과학적인 분석이 더해져 더 정밀하게 의뢰품을 관찰하게 된다.

시대가 발전하면서 감정 방식에도 다양한 절차와 방법이 도입되고 있다. 고미술품의 숨겨진 가치를 알고 싶다면 전문 감정원에 의뢰해 안내 대로 절차를 거치면 된다. 일반적으로 전문 감정사의 관찰에 따라 1차 안목감정이 이뤄지고, 이후 정확한 감정이 필요하다고 판단됐을 시 2차로 정밀감정이나 과학감정을 받게 된다고 한다.

만약 집에서 오랜 시간 잠자고 있는 골동품을 발견하게 된다면 전문 감정원에 의뢰해 보는 것도 고미술품의 가치를 찾는 하나의 방안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고미술품의 문화재 지정, 어떻게 이뤄지나

만약 고미술품의 감정 결과가 국보급 작품으로 역사적인 가치가 있다고 판단될 경우 실제 문화재로 지정될 가능성이 있을까. 개인 소유 고미술품이 실제 문화재로 지정되려면 어떤 과정을 거쳐야 할까.
 

청자 음각 연꽃 넝쿨무늬 매병
국보 97호 청자 음각 연꽃 넝쿨무늬 매병.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인 연관 없음. /국립중앙박물관 

문화재청 유형문화재과에 문의한 내용에 따르면 “개인 소유 미술품이 문화재로 지정되기 위해서는 먼저 지자체를 통해 신청이 들어와야 한다”고 설명했다.

국보급으로 추정되는 고미술품을 가지고 있을 경우 개인 소유자가 지자체에 조사를 의뢰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후 지자체에 의한 지정조사 신청이 들어오게 되면 문화재청은 확인 후에 전문가와 조사에 나선다. 유물에 따라 과학조사, 비교조사 등 필요하다고 여겨지는 적합한 조사가 이뤄진 후 문화재 지정을 논의하게 된다.

문화재청 유형문화재과는 본지에 “지정조사 신청이 들어오면 국립문화재연구원 팀과 대동하여 조사를 하게 된다”라며 “관공서 기관이 나가서 직접 조사를 해야 고미술품에 대한 정확한 감정을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2017년 내내 뜨거운 감자였던 전안법은 현실과 다른 불합리함으로 수공예 작가들의 목을 죄어오는 올가미 같았습니다. 극적으로 개정안이 통과되면서 많은 작가들이 한숨 돌릴 수 있게 됐지만 아직 바뀌어야 할 부분이 많이 남아있습니다. 핸드메이커는 이러한 불합리에 ‘NO’를 외치기 위해 시작됐습니다.

손으로 무언가를 만든다는 것은 정말 매력적인 일입니다. 그들은 실을 꿰 엮기도, 펜과 물감 으로 그리기도, 흙을 빚어내기도, 금속을 녹여 두드리기도, 정성스런 요리를 만들어 내기도 하면서 작품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그들이 만들고 있는 세상을 함께 들여다보려 합니다.

핸드메이커는 국내외 다양한 문화·예술·산업 현장을 발로 뛰며 취재하는 독립 매체로서 주체 적인 취재와 기사를 통해 여러 미디어·포털과 함께하고 있습니다. 기사의 가독성을 저해하는 광고 배너를 통해 수익을 얻을 수도 있겠지만 이는 독자를 위한 선택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핸드메이커가 다양한 현장을 발로 뛰며 독립된 기사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여러분의 후원이 필요합니다. 후원을 통해 핸드메이커는 보다 독자 중심으로 성장함과 동시에 미래를 관통하 는 시선으로, 독립적인 보도를 유지할 수 있습니다.

어떤 곳이든 ‘무언가’를 만들 수 있는 공간에는 항상 핸드메이커가 함께 하겠습니다. 작가들 의 작품이 누군가에게는 따뜻함으로,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기회의 순간이 되기를 희망합니 다. 앞으로 핸드메이커가 만들어갈 메이커스페이스에 동행해 주셨으면 합니다.

단 한차례라도 여러분의 후원은 큰 도움이 됩니다. 후원하기 링크를 통해 지금 바로 문화·예술·산업 현장을 응원해 주세요.

후원하기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 경기도 시흥시 은계로338번길 36 3층 301호(대야동)
  • 대표전화 : 070-7720-2181
  • 팩스 : 031-312-1014
  • 청소년보호책임자 : 최미리
  • 법인명 : (주)핸드메이커
  • 제호 : 핸드메이커(handmaker)
  • 등록번호 : 경기 아 51615
  • 등록일 : 2017-08-23
  • 발행일 : 2017-08-15
  • 발행·편집인 : 권희정
  • Copyright © 2024 핸드메이커(handmaker). All rights reserved. mail to pr@handmk.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