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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생각] 음...'친환경'하려던 것 아니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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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생각] 음...'친환경'하려던 것 아니었나요?
  • 박정민 기자
  • 승인 2023.01.02 14: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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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핸드메이커 박정민 기자] 우리의 일상 속에서 너무나 익숙해져 버려서 없어서는 안 될 편의성을 주는 물품들 중에는 인류의 환경에 좋지 않은 영향을 주는 것들이 많이 있다. 그중 대표적인 것으로는 플라스틱, 비닐, 일회용품 같은 것들을 들 수 있다. 

오랜 기간 인류의 역사에 존재하지 않다가 갑작스러운 출현으로 인간에게 편의성과 나름의 유익함은 제공했지만 인류의 기후 환경에는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친 '내 인생을 망치러 온 나의 구원자'(영화 '아가씨' 대사 중) 정도 될까.

지난달 30일 방송된 티브이엔 '알쓸인잡'에 출연한 김상욱 물리학 박사는 "인간의 역사를 보면 상당히 오랜 시간 변하지 않았다. 변화가 중요해진 것은 19세기 산업혁명 이후"라며 "과학기술이 가져온 변화의 특징은 누구도 예상할 수 없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플라스틱이 만들어진 이후 어떤 미래가 올지 예상할 수 있는 사람은 없었다. 존재하지 않았던 물질이기 때문이다. 결국 이물질이 세상을 뒤덮을 지경까지 왔는데 아무도 몰랐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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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기술이 발전하면서 인간의 편의를 위해 세상에 나온 것들이 전인류의 역사를 봤을 때는 그리 길지 않은 시간 동안, 지구를 뒤덮고 환경을 파괴하면서 인류의 생존마저 위협하고 있는 것이다.
 

코로나바이러스균/ fixabay
코로나바이러스균/ pixabay

코로나19 바이러스도 이와 비슷한 선상에서 인간의 욕심이 지나쳐 동물을 해하다가 손대서는 안될 것에까지 손을 대 섭취하게 되면서 전인류가 '전쟁'에 버금가는 위협을 받은 것이다. 코로나 팬더믹(세계적 유행) 이후 전 세계적으로 '인간의 편리함' 그 너머의 것에 관심을 갖게 된 양상을 보이고 있다.

경제적인 부를 창출하는 것에 집중할 수밖에 없는 기업들도 이제는 성장, 발전의 기치만을 내세우는 것이 아닌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와 같은 나 아닌 내 주변의 것들, 공동체적 가치에 관심을 가지면서 코로나19가 전 인류적 가치관 변화에 큰 전환점을 가져다 주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기후 문제 해결책 제시 기업이 인류 선택받을 것"

SK 최태원 회장은 지난 1일 그룹 구성원에게 보낸 신년사에서 "기후변화, 질병, 빈곤 등의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하는 기업이 앞으로 인류의 선택을 받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으로 기업의 경쟁력은 '관계'의 크기와 깊이, 이해관계자들의 신뢰의 크기가 될 것이라고 했다.

최 회장은 그러면서 "이제는 기업에게도 관계(Relationship)가 중요한 시대로 나를 지지하는 '찐 팬'이 얼마나 있는지, 내가 어떤 네트워크에 소속되어 있는지가 곧 나의 가치"라고 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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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 의도는 좋지만 정부 정책은 '오락가락'

이러한 시대적 흐름 속에서 정부는 최근 들어 '친환경'· '탄소중립'· 'RE100' 등을 기치로 내세워 매장 내 플라스틱, 마트 편의점 비닐봉투 사용 금지 등의 정책을 시행하고 있지만 오락가락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정부는 지난해 10월 친환경 정책의 일환으로 편의점, 제과점을 비롯한 소규모 소매점에서 일회용 비닐봉투를 사용할 수 없도록 하겠다고 선언했다. 이른바 '자원의 절약과 재활용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이 한달 후인 11월 24일부터 시행된다고 발표한 것.

적발되면 횟수에 따라 50~200만 원의 과태료를 부과할 것이라고 으름장도 놨다. 

해당 발표에 따라 GS25·CU·세븐일레븐·이마트24 등 편의점 프랜차이즈들은 비닐봉투 발주를 중단했다. 직전 발주분이 소진돼도 더이상 발주하지 않겠다는 거였다. 때문에 시행 전에도 소비자들은 편의점 등에서 비닐봉투를 이용할 수 없는 경우가 많았다. 
 

쓰레기더미/ flicker
쓰레기더미/ flicker

본지 기자도 집 근처 편의점에 들러 물품을 구매한 후 비닐봉투가 필요해 달라고 했더니, 정부 정책 때문에 비닐봉투를 줄 수 없다고 했다. 아직 시행 전인 것 아니냐고 물었더니 점원은 그제야 간직하고 있던(?) 비닐봉투를 꺼내서 내밀었다. 

그랬던 편의점인데, 며칠 전에 같은 편의점에 들러 물품을 계산하고 나가려는데 점원이 먼저 "봉투 필요하지 않으세요?"라고 물었다. 그 사이 정부가 '1년간의 계도 기간을 두겠다'라고 말을 바꾼 것이다. 

때문에 편의점 프랜차이즈 본사들은 다시 부랴부랴 비닐봉투를 발주하고, 소비자들은 장바구니를 준비했다가도 비닐봉투 필요하냐는 권유를 받게 되는 우왕좌왕하는 상황에 직면하게 된 것이다. 

PLA 봉투 개발했던 중소기업들 손해 막심

정부의 오락가락하는 정책은 또 있다. PLA 봉투와 관련된 것인데, 정부는 한때 생분해성 PLA 봉투를 친환경 봉투라며 권장해 중소기업들이 관련 개발에 착수했었다. 

그런데 또 지금은 PLA 봉투도 친환경 봉투가 아니라며 사용을 금지시켰다. 해당 봉투를 일반 쓰레기와 함께 버릴 수 있는 매립용으로 진행하다가 재작년 말 매립 문제와 관련해 불허가 나면서 관련 업체들의 손해가 막심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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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정책에는 시행착오 있어선 안될 것

지난해 4월부터 소비자들은 식당이나 카페 안에서는 테이크아웃되는 플라스틱 컵을 사용할 수 없다. 나름대로 일상생활화되어 가고 있다. 또 11월부터는 매장 내에서는 종이컵, 플라스틱 빨대도 사용할 수 없다. 이것도 처음에는 불편했지만 일상생활화되어 가고 있다. 

정부가 환경에 유해한 플라스틱 사용량을 줄이려 한 의도는 충분히 이해가 된다. 좋은 취지라고 본다. 그러나 전 국민을 상대로 정책을 시행할 때는 시행착오가 있어서는 안된다는 생각이다. 

직원 몇 되지 않는 작은 회사를 경영할 때도 회사의 방침을 바꿀 때에는 충분한 숙고 끝에 직원들에게 알려야 하고 갑자기 아닙니다, 1년 유예하겠습니다, 이렇게 해서는 안 될 것이다. 

하물며 5000만 명에 이르는 전 국민 대상으로 어떤 정책을 시행할 때는 더더욱 그럴 것이다. 앞으로 정책 입안자들은 아마추어같이 굴지 말고 최대한의 경우의 수를 따져보고 숙고한 뒤 제대로 나온 정책을 신중하게 국민들에게 알려주는 모습을 보여줬으면 한다.

 

2017년 내내 뜨거운 감자였던 전안법은 현실과 다른 불합리함으로 수공예 작가들의 목을 죄어오는 올가미 같았습니다. 극적으로 개정안이 통과되면서 많은 작가들이 한숨 돌릴 수 있게 됐지만 아직 바뀌어야 할 부분이 많이 남아있습니다. 핸드메이커는 이러한 불합리에 ‘NO’를 외치기 위해 시작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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