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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Z세대의 취향을 저격하는 '핫플레이스'로 거듭나다, '팝업 스토어'의 똑똑한 활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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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Z세대의 취향을 저격하는 '핫플레이스'로 거듭나다, '팝업 스토어'의 똑똑한 활용
  • 김서진 기자
  • 승인 2022.12.30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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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유역점의 코닥(KODAK) 팝업 스토어 /롯데GRS

[핸드메이커 김서진 기자] 인터넷 웹 페이지 대문 한 귀퉁이에 흔히 보이는 팝업창, 엑스표를 누르면 순식간에 사라져 버리는 이 팝업창과 비슷하다고 해 이름 지어진 '팝업 스토어'는 말 그대로 짧은 기간 운영하는 임시 매장을 말한다. 특정 브랜드나 아이템을 대중에게 짧은 시간 효과적으로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즐겨 쓰인다.

팝업 스토어는 1990년대 후반 미국 LA에서 시작되어 2010년대 들어서 급속도로 증가했다. 시즌 동안 비어 있는 건물의 공간을 활용하거나, 할로윈 등 다양한 기념일에 잠깐 열리기도 스토어도 포함이다. 2018년 팝업 스토어로 인한 파급 효과는 약 500억 달러(한화 63조 원)정도로 추산했다고.
 

팝업 스토어 /flickr

팝업 스토어의 초기 모델은 1298년 12월의 비엔나 크리스마스 마켓을 포함한 유럽의 크리스마스 마켓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크리스마스 마켓에서는 계절 음식, 불꽃놀이를 할 수 있는 화약, 할로윈 의상 판매 등 다양한 이벤트가 열렸다.

본격적인 '팝업 스토어'라는 단어는 미디어 기업가인 패트릭 코리엘츠가 1997년 LA에서 'The Ritual Expo'라는 이름의 이벤트를 열었던 데서 시작한다. 단일 물품의 쇼핑에서 음악, 음식 패션 등을 더한 딱 하루 동안의 행사였다. 이 이벤트는 '궁극의 힙스터 몰'로 알려지기 시작해, 이에 대형 브랜드들은 단기간 동안 고객들에게 제품을 효과적으로 홍보할 수 있는 가능성을 발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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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미국의 통신 업체인 'AT&T', SPA 패션 브랜드인 'Levi-Strauss', '모토로라' 등 여러 기업들이 코리엘츠와 협업해 미국 전역에서 팝업 스토어를 열게 된다. 다양한 장소에서, 일시적으로 나타났다가 사라지는 팝업 스토어는 대중의 관심을 자연스럽게 이끌었다.

2013년 한국에서도 팝업 스토어는 빠른 속도로 확장해 나갔다. 화장품 업계, 유통업계 외에도 백화점이나 엔터테이너 업계들도 팝업 스토어를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팝업 스토어 /flickr

유통 업계가 팝업 스토어를 활용하는 이유는 비용과 효율 두 가지를 모두 충족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브랜드 입장에서는 비용을 적게 들여 소비자의 반응을 파악하는 동시에 관심을 끌 수 있고, 유통업체는 동반 성장을 중시하는 분위기 속 중소 업체나 신진 디자이너 브랜드를 발굴할 수 있다.

무엇보다 팝업 스토어는 매장을 여는 기업과 고객 모두에게 이점이 있다는 것이 매력적이다. 리테일 솔루션 제공 업체인 'retail-is-detail'은 팝업 스토어로 인해 소비자와 해당 브랜드가 얻는 여러 이점들을 소개했다.

일단 고객에게는 일반 백화점이나 소매 가게가 아닌 임시로 열렸다 사라지는 매장에서 새로운 브랜드나 제품을 찾아볼 수 있는 기회의 폭이 넓어지는 셈이다. 또 팝업 스토어는 일반 소매점보다는 물건 할인율이 높고, 추첨으로 경품을 증정하는 등의 이벤트를 열어 소비자들에게 제공하는 혜택이 상대적으로 많다. 
 

넥슨과 콜라보한 '메리 메이플' 팝업 스토어 /GS25

팝업 스토어는 기업이나 브랜드에게도 여러 이점이 있다. 우선 유동 인구가 많은 장소에 팝업 스토어를 설치하면 더 많은 사람들을 접할 수 있어 잠재적 고객들에게도 접근하기 유리하며, '팝업 스토어' 자체가 고객들에게 단기적이지만 즐거운 경험을 제공한다. 고객들의 긍정적인 참여는 브랜드 메시지를 긍정적으로 강화할 수 있으며, 자연스럽게 브랜드 충성도까지 확보할 수 있다.

또 소비자들이 좋아할 만한 프로모션이나 이벤트 등을 적극 활용하는 팝업 스토어의 특성상 소비자들의 취향을 파악하는 통찰력을 기를 수 있다. 팝업 스토어를 운영하는 건 길게 봤을 때 미래의 기업 전략을 세울 수 있는 '시장 조사'이기도 하다. 한 식품업계 한 관계자는 “팝업스토어는 사실상 단기 수익보다는 중장기 차원에서 브랜드 이슈화에 목적을 두고 운영하는 경우가 많다”고 귀띔했다. 

기업이나 브랜드에겐 골칫거리인 재고 판매 또한 팝업 스토어로 활용할 수 있다. 온라인 거래가 대세라고는 하지만 여전히 오프라인 상점에서 대면 거래가 존재하는 요즘, 1-2주의 기간을 두고 진행되는 팝업 스토어는 고객들의 판매를 촉진시키고 재고를 처리하는 데 도움이 된다. 

팝업 스토어는 브랜드가 신제품을 출시할 때 고객들의 반응을 미리 알 수 있는 아주 좋은 수단이기도 하다. 매장 수를 확대하려는 브랜드라면 일단 매장을 만들기 전 새로운 지역이나 나라에서 팝업 스토어를 열어 어떤 위치가 좋은지를 확인하기도 한다. 
 

 야놀자의 '핑크홀리데이' 팝업 스토어 /야놀자

팝업 스토어는 일반 매장보다 운영 시기, 장소 등을 정하는 데 유연성이 있고 보증금이나 인테리어비 등 비용도 일반 매장보다도 저렴하다. 공간 활용이 자유롭고 효율적으로 쓸 수 있어, 브랜드 이미지가 고착화되어 있다면 새롭게 전환시키는 데에도 효과적이라 업계들도 선호하는 편이다. 특히나 요즘 소비와 트렌드를 주도한다 알려진 MZ세대들이 팝업 스토어를 적극 이용하면서 유통업계 또한 MZ세대가 마음껏 '경험'할 수 있도록 다양한 팝업 스토어를 열고 있다.

SNS에 인증샷을 올리듯 자신이 어딜 갔다 왔는지에 대한 것을 기록으로 남기는 것을 좋아하는 MZ세대들의 취향을 파악하고 '팬덤'을 구축했을 때 돌아오는 홍보 효과는 꽤 크다. 해당 브랜드에 관심이 없던 사람도 SNS에 올라오는 사진이나 영상을 보고 흥미를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것은 자연스럽게 바이럴 마케팅 효과를 얻을 수 있고, 단순히 매출뿐만이 아닌 장기적으로 브랜드 이미지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OMG! 누+진스(NU+JEANS) 팝업 스토어 /어도어
판매되는 뉴진스 케이크 /민희진 공식 SNS

인기 아이돌 가수 뉴진스는 팝업 스토어의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8월 데뷔해 더현대서울에 팝업 스토어를 열었을 땐 대기 시간만 4-5시간에 총 17,000여 명이 방문했을 정도로 화제가 되었다. 싱글 앨범 'OMG' 발매를 앞두고 디저트 브랜드 누데이크와 함께 1월 21일까지 누데이크 하우스 도산점과 성수점에서 홀리데이 시즌 'OMG! 누+진스(NU+JEANS)' 팝업 스토어를 운영한다.

누데이크 측은 "오전 9시 30분부터만 대기줄을 인정하고 순번을 배부한다"며 일찌감치 공지를 띄웠다. 팝업 스토어에서 판매되는 5종의 케이크는 싱글 앨범 ‘OMG’의 동명의 타이틀곡 ‘OMG’의 뮤직비디오에 등장하는 케이크이며 2층 건물 높이의 초대형 뉴진스 토끼 케이크 조형물이 전시되었다. 그 외에도 ‘NU+JEANS CAKE’와 ‘NU+JEANS GOODS’, 뉴진스의 친필 메시지 등을 선물로 받을 수 있는 복권 이벤트인 ‘NU+JEANS LOTTERY’도 준비되어 있다.
 

벨리토끼의 당근농장 팝업 스토어 /롯데홈쇼핑

롯데홈쇼핑의 대표적인 캐릭터 '벨리곰'은 내년 계묘년을 맞아 당근으로 변신해 '벨리토끼의 당근농장'을 운영한다. 롯데홈쇼핑 측은 ‘벨리토끼의 당근농장’ 팝업스토어가 내년 1월 11일까지 서울 잠실 롯데월드몰 1층 아트리움 광장에서 운영된다고 밝혔다. '벨리토끼의 당근농장'은 2023년 계묘년을 맞아 토끼로 변신한 벨리곰이 시민들의 행복을 기원하고, 새해 힘찬 출발을 응원하기 위해 기획됐다.

총 330㎡(100평) 규모로, 토끼 코스튬을 착용한 3m 크기의 벨리곰 조형물 2개, 2m 조형물 5개로 구성된 '포토존', 23년 벨리곰 굿즈 신상품과 인기 상품을 판매하는 '굿즈샵', 벨리곰 엽서에 새해 소망을 적어 보는 공간으로 구성됐다. '벨리곰' 굿즈는 지난 3월부터 현재까지 팝업 스토어와 자체 쇼핑몰을 통해 20억 원 이상 판매됐으며, 자체 쇼핑몰 매출액은 론칭월 대비 9배 이상 신장한 것으로 나타나 팝업 스토어를 적극적으로 활용한 사례로 꼽힌다.
 

트렌비 빈티지 팝업 스토어 /트렌비

중고 물품과 리셀 거래에 관심 있는 MZ세대를 위한 팝업 스토어도 열린다. 명품 플랫폼 트렌비는 내년 초까지 서울 서초동에 위치한 트렌비 본사 5층에 중고 명품 거래를 위한 팝업스토어 '트렌비 빈티지 팝업'을 선보인다. 트렌비가 매장에서 선보이는 중고 명품은 다수의 의류, 신발을 포함해 가방, 액세서리 등 총 2000여 점이다. 에르메스, 샤넬, 루이뷔통, 디올 등 유명 명품 브랜드 중고 제품이 진열되며 리퍼브 상품도 선보인다.

제품 라인업은 지속적으로 확장될 예정으로 정가 대비 최대 80% 할인된 가격에 구입할 수 있는 혜택을 제공한다. 트렌비 빈티지 팝업에 방문한 고객은 트렌비에서 설립한 한국정품감정센터에서 감정을 완료한 중고 명품을 직접 확인하거나 시착 후 구매할 수 있다. 또한, 보유한 제품을 판매하려는 고객은 전문가와의 상담을 통해 위탁 혹은 현금매입 판매도 가능하며 방문 고객들의 원활한 중고 명품 거래를 위해 매장에 트렌비의 명품 전문 감정사가 상주하여 고객의 중고 명품 거래를 도울 예정이다.
 

SK에너지 팝업 스토어 ‘SK 주(酒)유소’ /SK이노베이션

SK이노베이션의 석유사업 자회사 SK에너지는 올해 10월 한 달간 서울 종로구 청계천 인근에서 운영했던 팝업스토어 ‘SK 주(酒)유소’를 마감하고 수익금을 전액 기부한다. ‘행복을 나누고 채우는 공간’이라는 주제로 운영됐던 이번 팝업스토어는 국내 최초의 정유사로 출발한 SK이노베이션의 창립 60주년을 기념하는 동시에 고객이 주유소의 경험을 색다르게 체험하는 추억을 선사하고자 지난 10월 4일 첫 선을 보였다.

SK에너지는 수익금 전액을 서울 용산구 사회복지관에 기부할 예정이다. 기부금은 모두 지역 독거 어르신들의 난방용품을 구매하는 데 쓰인다. SK에너지는 이번 경험을 토대로 2023년부터는 더욱 재미있고 색다른 형태의 팝업스토어를 기획해 고객을 찾아갈 예정이다. SK에너지 관계자는 “일상 속의 SK 주유소 또한 기름을 넘어 삶의 에너지와 행복을 채우고 나누는 공간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몰티즈x오구 팝업 스토어 /현대백화점

현대백화점 이희석 상품본부 영패션팀장은 팝업 스토어가 주로 열리는 더현대서울의 '크리에이티브그라운드'를 두고 "MZ세대에게 팝업 스토어는 온라인으로만 만나던 브랜드와의 놀이 공간이다"라 표현했다. 판매와 매출을 엄격하게 따지는 일반 매장과는 달리 팝업 스토어는 이제 고객들에게 놀거리를 제공하고 SNS에 인증샷을 올리는 '핫플'이 되었다. 특별하고 이색적인 것들을 찾는 것이 습관이 된 MZ세대들의 즐거움을 만족시켜 주면서 한편으로는 기업이나 브랜드에게는 홍보 마케팅 효과까지 일석이조의 이득까지, 앞으로도 당분간 팝업 스토어라는 트렌드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2017년 내내 뜨거운 감자였던 전안법은 현실과 다른 불합리함으로 수공예 작가들의 목을 죄어오는 올가미 같았습니다. 극적으로 개정안이 통과되면서 많은 작가들이 한숨 돌릴 수 있게 됐지만 아직 바뀌어야 할 부분이 많이 남아있습니다. 핸드메이커는 이러한 불합리에 ‘NO’를 외치기 위해 시작됐습니다.

손으로 무언가를 만든다는 것은 정말 매력적인 일입니다. 그들은 실을 꿰 엮기도, 펜과 물감 으로 그리기도, 흙을 빚어내기도, 금속을 녹여 두드리기도, 정성스런 요리를 만들어 내기도 하면서 작품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그들이 만들고 있는 세상을 함께 들여다보려 합니다.

핸드메이커는 국내외 다양한 문화·예술·산업 현장을 발로 뛰며 취재하는 독립 매체로서 주체 적인 취재와 기사를 통해 여러 미디어·포털과 함께하고 있습니다. 기사의 가독성을 저해하는 광고 배너를 통해 수익을 얻을 수도 있겠지만 이는 독자를 위한 선택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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