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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버덕 가죽으로 만든 파우치? ‘러버덕’ 공공 예술 넘어 친환경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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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버덕 가죽으로 만든 파우치? ‘러버덕’ 공공 예술 넘어 친환경까지
  • 윤미지 기자
  • 승인 2022.12.14 17: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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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 석촌호수에서 전시된 대형 오리 '러버덕'
업사이클링 굿즈로 변신하다

[핸드메이커 윤미지 기자] 석촌호수의 명물 ‘러버덕’이 굿즈로 재탄생한다. 러버덕은 지난 2022년 10월 잠실 석촌호수에 전시된 작품으로 현재는 전시가 종료됐으며, 이 대형 러버덕을 보기 위해 약 650만 명의 사람이 다녀갔다.
 

올해 10월 석촌호수에서 전시된 러버덕 /윤미지 기자

많은 이들이 러버덕에 관심을 가지면서 이런 초대형 작품은 전시가 끝나고 어떤 방식으로 처리될지 의문을 품는 사람도 있다. 공공 예술이란 모두에게 즐거움을 주지만 러버덕의 경우 높이만 해도 18m의 크기로 상당히 큰 편에 속한다. 자연스럽게 추후 전시가 끝나고 환경 오염 사례로 남을 것을 우려한 이들도 존재했다.

하지만 러버덕으로 인한 환경 문제는 걱정할 필요 없어 보인다. 롯데온은 롯데월드타워, 119레오와 함께 ‘러버덕 프로젝트 2022’를 진행하고, 전시를 마친 러버덕을 친환경적으로 재활용하겠다는 내용을 지난 7일 밝혔다.

국내 전시 두 번째, 귀여운 ‘러버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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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치 미술작품인 러버덕이 국내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가장 최근 전시는 지난 10월이지만, 거슬러 올라가면 앞서 8년 전에도 같은 장소인 석촌호수에 이 러버덕이 설치된 바 있다. 국내 첫 전시였던 2014년도에도 500만 명이 넘는 인파가 다녀간 것으로 알려지며 러버덕의 인기를 실감하게 했다.

크기부터 어마어마한 이 노란색 오리는 네덜란드 출신 공공미술가 플로렌타인 호프만의 작품이다. 러버덕은 ‘즐거움을 전 세계에 퍼트리다(Spreading joy around the world)’라는 주제를 가지고 2007년부터 전 세계 여러 도시에 전시되었다. 러버덕의 세계 여행은 지난 2007년 프랑스 생 라자르에 전시되며 첫 시작됐으며, 이외에도 전 세계 16개국에서 25회 이상 전시되며 많은 애정과 관심을 받았다.
 

토론토에서 전시된 러버덕 /픽사베이

2022년 10월 한국을 두 번째 찾은 러버덕은 지난 8년 보다 더 특별한 요소가 가미됐다. 우선 크기가 커졌다. 서울 중심부 석촌호수에 도착한 러버덕은 높이만 18m로, 2014년 러버덕(높이 16.5m)과 비교했을 때 더 큰 크기로 제작됐다.

또 세계 최초로 러버덕 친구들이 공개되기도 했다. 핼러윈 시즌에 맞춰 레인보우덕, 해골덕, 드라큘라덕, 고스트덕이 공개됐으며 롯데월드타워, 몰 내부에 위치한 9개의 포토존에서 이들을 만나 스탬프를 획득하는 스탬프 랠리 포토존 이벤트가 진행되기도 했다.

전시 기간 동안 러버덕은 거대하면서 귀여운 외관으로 많은 관람객의 애정을 받았으며, 전시가 종료된 현재도 석촌호수의 명물로 기억되며 오래 사랑받고 있다.

러버덕, 왜 이렇게 인기 있나

이후 꾸준히 공공설치 미술작품이 등장했으나 러버덕만큼의 대중성을 확보하기란 어려웠다. 약 한 달 정도, 31일간의 짧은 전시만으로 러버덕은 석촌호수의 명물이 되어버린 셈인데, 그 후 이어진 전시 <1600 판다+>, <슈퍼문 프로젝트>, <스위트 스완> 등 러버덕과 같은 장소인 석촌호수에서 여러 번 ‘공공 전시 프로젝트’가 진행됐으나, 많은 관람객을 동원한 것과는 별개로 러버덕만큼 대중적인 인지도를 가지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다.
 

많은 관람객이 동원됐던 '슈퍼문 프로젝트'. /롯데월드타워 인스타그램(@lotte_worldtower)

그렇다면 러버덕은 왜 이렇게 많은 애정과 관심을 받게 된 것일까. 러버덕의 작가 플로렌타인 호프만은 동심을 자극하는 작업과 함께 상상력에 기인한 특별한 작품을 만들어 내는 것으로 유명하다.

러버덕은 흔히 욕실에서 욕조에 띄워 가지고 노는 고무 오리인형, 즉 우리에게 친근한 목욕오리가 원형이다. TOLO사의 러버덕 인형이 작품의 모티브가 된 것으로, 플로렌타인 호프만은 이 고무 오리인형을 큰 형태로 재해석해 공공설치 예술로 완성했다. 우리 일상에서 만날 수 있는 친근한 귀여움이 공공 예술로 완성되며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게된 것이다. 대형 러버덕이 인기를 끌면서 자연스럽게 원조 러버덕을 찾는 소비자 역시 늘어났다.
 

고무 오리인형. 사진은 본문과 무관 /픽사베이

대형 러버덕은 세계의 호수, 강 등을 욕조 삼아 전시되는데, 많은 관람객들은 욕실 장난감이었던 러버덕이 실제 호수나 강 위에 떠 있는 모습을 보며 재미와 귀여움을 느꼈다. 특히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 등을 통해서 여러 사용자는 이 대형 러버덕 전시를 사진으로 공유하기도 하고, 이 러버덕이 공공 예술로서 전시되면서 겪는 각종 수난기(?) 역시 하나의 귀여운 스토리로 완성되면서 더 큰 관심을 받게 됐다.

러버덕이 처음 국내에 전시됐던 2014년 당시에 러버덕의 상태에 따라 귀여운 밈(meme)이 탄생하기도 했는데, 바람 빠진 러버덕, 넘어져 있는 러버덕 등 네티즌들의 자유롭고 창의적인 해석에 따라 작품에 생동력이 더해졌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귀여운 러버덕 수난기 /SNS 갈무리

또한 대형 러버덕은 세계를 욕조로 사용하며 전시된다는 점에서 평화의 메시지까지 담고 있다. 러버덕은 인간처럼 국적이나 성별에 제한되지 않는 자유로운 오리인형인 것이다. 러버덕의 세계 여행이 기대되는 이유는 모두가 작품을 통해 즐거움과 행복을 느끼고 거대한 오리 인형 앞에 평등함까지 느끼게 되기 때문 아닐까.

실제로 러버덕 작품은 힐링과 즐거움이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주최측인 롯데물산은 ‘러버덕 프로젝트 서울 2022’에 관해 코로나로 지쳐 있는 우리 모두에게 힐링과 기쁨,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이 전시를 기획했다고 한다.

러버덕의 변신, 파우치로 업사이클링

이렇게 귀여운 러버덕에 관한 우려도 존재했다. 전시되어 있는 모습은 마냥 귀여운데, 전시가 끝나고 나면 이 거대한 작품은 어떤 방식으로 처리될지에 관한 문제가 대두됐다. 그도 그럴 것이, 러버덕의 크기가 어마어마한 만큼 여기에 들어간 재료의 양도 만만치 않다.
 

석촌호수에서 전시된 러버덕. 한눈에 어마어마한 크기 /윤미지 기자
석촌호수에서 전시된 러버덕. 한눈에 어마어마한 크기 /윤미지 기자

러버덕은 높이 18m에 가로 19m, 세로 23m에 달하는 대형 작품이다. 폴리에스터 원단 수백 개 조각이 이어져서 러버덕을 구성하고 있다. 환경적인 관점에서 고려할 때 단기 전시를 위해서 이렇게 많은 물자가 사용되고 버려진다는 것은 다소 불편한 내용이기도 하다.

하지만 다행히 러버덕은 탄생과 마지막까지 행복을 주는 작품으로 남게 된다. 롯데온은 지난 7일 롯데월드타워, 업사이클링 브랜드 119REO와 함께 ‘러버덕 프로젝트 2022’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본 프로젝트 내용은 전시를 마친 러버덕을 폐기하는 것이 아닌, 친환경 굿즈로 재탄생 시키는 것이다.

우선 러버덕을 만들기 위해 쓰인 폴리에스터 원단 조각은 2백여 장에 달한다. 이를 이어 붙여 작품으로 완성한 것인데, 이어 붙인 원단을 펼치면 약 1500㎡이다. 해당 원단은 전시 종료 이후에 폐기될 예정이었으나 롯데온의 기획으로 약 1천 개의 러버덕 업사이클 굿즈가 완성된다.

작품을 친환경적으로 처리하기 위해서 전시를 진행했던 롯데월드타워와 작가가 이를 무상으로 기증하기도 결정했으며, 러버덕 굿즈는 폐방화복 업사이클링 브랜드 119REO가 제작한다.

러버덕 파우치 제작, 업사이클링 브랜드 ‘119REO’가 맡아

친환경 업사이클링을 통해 만들어지는 러버덕 굿즈는 두 종류로 러버덕 파우치와 러버덕 미니 파우치로 제작된다. 러버덕 파우치는 노트북을 보관할 수 있는 크기이며 미니 파우치는 필통이나 화장품 등 다양한 소지품을 보관하도록 하는 형태다.
 

러버덕 프로젝트 2022 /롯데온 공식 인스타그램 (lotteon_official) 

러버덕 굿즈를 제작하게 된 폐방화복 업사이클링 브랜드 119REO는 노트북 보관이 가능한 러버덕 파우치에 폐방화복을 활용해 완충재를 만들어 의미를 더했다. 업사이클링 되는 러버덕 파우치 119개는 송파지역 소방관에게 기부할 예정이라고 한다.

또 러버덕 굿즈 일부는 지구를 위한 친환경 활동에 직접 참여하는 고객에게 기념품으로 증정될 예정이다. 이달 18일까지 ‘지구를 생각하는 댓글 이벤트’가 진행 중에 있으며, 롯데온 홈페이지에 접속해 ‘러버덕 프로젝트 2022’에 ‘지구보호를 위한 나만의 방법’을 댓글로 남겨 참여할 수 있다. 참여 고객 중 777명을 추첨하여 러버덕 미니 파우치를 증정한다.

그렇다면 러버덕 원단을 이용한 러버덕 파우치는 어떤 과정을 통해서 만들어질까. 우선 석촌호수에 전시됐던 러버덕 원단은 재사용이 가능하도록 깨끗하게 세척 과정을 거친다. 흔히 업사이클링 제품을 처음 접하게 되면 폐원단이나 폐부자재를 사용해서 만들기 때문에 일반 새제품과 다를 것이라는 착각을 하기도 하지만 이것은 완벽하게 불필요한 걱정이다.

119REO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폐원단 활용에 관한 기자의 질문에 “폐원단은 공업용 세탁기를 통해 깨끗하게 세척하며, 다시 사용할 수 있는 원단인지 확인하기 위한 과정으로 유해 물질 검사도 거친다.”라고 전했다. 이렇게 준비된 러버덕 업사이클링 원단은 본격적으로 파우치로 제작되며 특별한 굿즈로 탄생하는 것이다.

러버덕, 2014년도에도 재활용됐다

친환경은 재사용, 재활용에서부터 시작된다는 말이 있다. 소비를 줄이는 것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있다면 바로 물건을 함부로 버리지 않는 정신이다.
 

pexels(@ready made)
친환경은 재사용, 재활용이 중요하다. 사진은 본문과 무관. /pexels(@ready made)

2014년 러버덕이 처음 한국에 상륙했을 때에도 업사이클링되어 에코백으로 변신한 적이 있다. 당시 전시가 종료된 러버덕은 쓸쓸히 보관되다 버려질 뻔했으나 친환경 굿즈로 제작되어 마지막까지 의미 있는 행보를 보였다. 2014년엔 러버덕 폐원단이 에코백으로 제작됐고, 프로젝트는 롯데백화점과 디자인그룹 패브리커가 함께 진행했다.

또 2015년 3월에는 롯데백화점 영등포점 롯데갤러리에서 러버덕 업사이클링 전시회 ‘Come Swing with Rubber Duck x Fabrikr’ 가 공개되기도 했다. 해당 전시에서는 러버덕 폐원단을 활용한 흔들의자 24개를 특별 제작했으며, 전시장의 천정과 바닥을 각각 바람과 물을 연상하도록 구성했다. 관람객은 흔들의자에 앉았을 때 마치 물 위에 뜬 러버덕을 탄 느낌을 받게 된다.

러버덕은 여러 번 재사용, 재활용되며 공공 예술 작품을 업사이클링한 사례로 손꼽힌다. 전시 기간에는 관람객에게 힐링을 주고, 전시 후에는 지구를 위해 새로운 굿즈로 업사이클링 됐다. 환경오염의 심각성이 대두되는 상황에서 러버덕의 변신은 다양한 예술 활동에 귀감이 되는 사례가 될 것으로 보인다.

2017년 내내 뜨거운 감자였던 전안법은 현실과 다른 불합리함으로 수공예 작가들의 목을 죄어오는 올가미 같았습니다. 극적으로 개정안이 통과되면서 많은 작가들이 한숨 돌릴 수 있게 됐지만 아직 바뀌어야 할 부분이 많이 남아있습니다. 핸드메이커는 이러한 불합리에 ‘NO’를 외치기 위해 시작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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