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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푸드라 불리는 배양육, 푸드테크 산업과 함께 진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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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푸드라 불리는 배양육, 푸드테크 산업과 함께 진화 중
  • 김서진 기자
  • 승인 2022.11.07 09: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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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이스F의 배양육을 이용해 만든 햄버거 /스페이스 F

[핸드메이커 김서진 기자] 11월 2일 '2022 코리아 푸드테크산업전'이 서울 코엑스에서 열렸다. 푸드테크산업전은 식품 스마트팩토리, 포장 기계 및 재료, 콜드체인, 식품 분석·안전기기, 신소재, 식품 유통 서비스 등을 선보이고, 미래 식품 시장과 기술 방향을 제시한다. 

총 895개 업체, 1479개 부스가 참가한 이번 박람회에서는 푸드테크 기술 중에서도 대체 단백질을 넘어선 '배양육'을 다룬 부스들이 눈에 띄었다. 지난 2020년 서울대학교 동물생명공학과, 세종대학교 식품생명공학과 교수들과 공동 창업해 설립된 푸드 스타트업 ‘스페이스 F’는 돼지고기 배양육 가공 제품을 푸드위크에서 선보였다. 

식물성 대체 달걀을 개발하는 '메타 텍스쳐'도 실제 닭이 낳은 달걀이라 착각할 정도의 계란과 계란 프라이 등을 선보였다. 메타 텍스쳐는 중앙대학교 식품공학과 대학생들이 모여 지난 2021년 설립된 푸드 스타트업이다. 이들이 만든 계란의 흰자는 콩 단백질로 만들고, 노른자는 단호박을 원료로 해 개발했다. 

김병훈 스페이스 F 대표이사는 “식약처가 내년 6월까지 배양육을 상용화하겠다고 한다. 정부 부처 및 업계가 모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만큼 상용화 시기가 더욱 빨라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메타 텍스쳐 관계자는 “식감 실험을 통해 실제 흰자와 90% 이상 일치하는 결괏값을 확인했다”며, “포화지방은 0에 가까운 반면 단백질은 일반 계란과 비교해 동일한 수준이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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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좋아하는 고기 /unsplash

가축을 키워 고기를 얻는 것은 인류가 생기면서부터 시작됐다. 동물을 도축해 얻는 고기는 식물에서 얻은 음식에 비해 맛과 영양 성분이 우수하여 일반적으로 사람들에게 인기가 많다. 그러나 가축은 식물을 장기간 먹이면서 살을 찌워야 하기에 인간이 식물을 음식으로 바로 섭취하는 것에 비해 훨씬 많은 자연 자원이 투입된다. 또한 고기를 얻기 위해 가축을 사육하는 과정에서 각종 가축 분뇨 등으로 환경을 오염시키는 등 환경문제도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육류가 환경 오염에 큰 지분을 차지한다는 건 꽤 오래전부터 대두된 문제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2019년 기준 전 세계에서 약 15억 7000마리의 소가 사육된다. 이 소들은 연간 약 1억 500만~1억 8000만 톤의 메탄을 트림과 방귀를 통해 배출한다고 한다. 소를 사육할 땐 엄청난 양의 물이 소비되는데, 식품 1㎏을 생산할 때 소고기는 약 1만 5415ℓ가 사용된다고 한다. 1주일에 소고기를 하루만 먹지 않아도 약 3개월간 자동차가 매연을 뿜지 않는 것과 동일한 결과라고 한다. 
 

배양육 /flickr

세포배양으로 이루어진 배양육은 일반 축산업에 비해 온실가스 배출량을 83%까지 줄일 수 있고, 물도 84% 이상 줄일 수 있다고 한다. 소나 돼지에서 얻은 고기가 아닌, 진짜 같은 고기를 만드는 과정에서 탄생한 배양육은 실험실과 같은 공간에서 동물의 세포를 직접 배양하여 만든다. 배양육은 세포공학 기술을 적용하여 실제 고기 세포를 배양한 것으로 실제 고기와의 차이점도 거의 없을 것으로 본다. 세포 기술을 적용한 배양육은 대체육과 가끔 헷갈릴 수 있는데 배양육은 동물의 줄기세포를 채취해 만들지만 대체육은 식물성 재료를 포함한 여러 대체재를 통해 고기를 재현한 식품이다.

2022년 7월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배양육 산업 육성을 위한 식품원료 인정 대상 확대를 추진했다. 기존에는 식품 원료 인정 대상을 농·축·수산물로 한정해 신기술을 적용한 식품은 원료로 인정받기 어려웠는데 이번 개정안에서는 세포 배양 등 신기술을 적용한 신소재도 식품 원료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한시적으로 기준·규격 인정 대상을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그동안 대체육은 푸드테크 산업에서 주목받고 있었지만 대중의 인식이 긍정적인 건 아니었고 국내 연구도 활발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번 개정안으로 식약처는 배양육 개발이 촉진되고 소비자에게 다양한 제품이 공급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될 것으로 기대한다는 입장이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2019년 세계 인구전망 보고서에서 2050년까지 세계 인구가 97억 명으로 증가하고, 소비되는 식량도 두 배 이상 필요할 것이라 한다. UN 식량농업기구는 기존의 무분별한 축산업 형태가 동물들의 희생은 물론 환경오염에 큰 기여를 하고 있다고 말한다. 인구는 갈수록 늘어나고 환경오염 문제도 심해져 자연히 '푸드테크' 산업도 발전하게 되자 동물에 기반한 육류 생산이 아닌 세포와 식물에 기반한 대체육이 등장하게 된다.

우리나라의 대체육 시장은 2016년 기준 약 573억 원 규모였지만 2026년 약 2억 1,600억 원의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 내다봤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의 '글로벌 육류시장 전망' 통계에 따르면 2025년까지 대체육이 육류 시장의 10%를 차지, 2030년에는 배양육과 비건육, 대체육으로 나뉘어 약 28%까지 증가할 것으로 봤다. 진짜 고기를 먹지 않아도, 진짜 달걀을 먹지 않아도 되는 시대가 아주 조금씩이지만 다가오고 있다. 
 

임파서블푸드의 대체육을 쓴 햄버거 /flickr

실제로 식품업계들도 이 흐름을 읽고 대체육 시장에 뛰어든 지 오래다. 원래 대체육 시장은 스타트업 기업들을 중심으로 시작했다. 미국의 '임파서블 푸드'와 '비욘드 미트'가 대표적인 스타트업 기업이다. 우리나라도 2017년 설립된 '지구인 컴퍼니'가 곡물을 활용한 대체육 개발을 연구했고 2018년 설립된 디보션푸드도 식물성 대체육을 통해 기존 육류 소비로 인한 환경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코로나19로 환경오염 문제가 크게 대두되면서 탄소 배출, 쓰레기 등을 줄이는 데에 육류 시장이 한몫하는 만큼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기 시작하자 이 흐름은 대형 식품업계로도 이어지고 있다.
 

비비고 플랜테이블 왕교자(오리지널) /CJ제일제당

CJ제일제당은 식물성 대체육사업을 위한 브랜드 '플랜테이블'을 론칭하고 인천 2공장에 연 1000t 규모의 자체 비건 생산라인을 구축 및 운영 중이다. 또 SK㈜는 지난해 대체 단백질 선도 기업인 미국 퍼펙트 데이에 약 540억 원을 투자한 데 이어 약 650억 원(5500만 달러) 규모의 추가 투자를 결정했다. 퍼펙트 데이는 2019년 세계 최초로 소(牛)에서 추출한 단백질 유전자로 발효 유(乳)단백질 생산에 성공한 이후 확고한 기술적 우위와 상업화 성공으로 1조 원 이상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은 글로벌 선도 발효 단백질 유니콘 기업이다.
 

시옥미트의 새우만두 /시옥미트 공식 홈페이지

대체육 시장은 앞으로도 계속 커진다고는 하지만 아직 걸림돌은 존재한다. 일단 만들어지는 가격부터가 비싸다. 배야육은 소의 태아 혈청을 활용하는데, 소 태아 혈청의 경우 2021년 기준 1리터당 약 1000달러(약 130만원) 정도 된다. 이에 대해 싱가포르의 스타트업 기업인 ‘시옥미트(Shiok Meats)’가 2019년 선보였던 새우만두 배양육 시제품은 생산 비용이 1㎏ 당 700만 원이 넘는 비싼 가격이었지만 내년 양산 제품을 출시하기 전까지 생산 비용을 1㎏ 당 7만원 정도로 낮출 수 있을 것이라 예상한다고. 

또 소 태아 혈청은 소 뱃속에 있는 태아의 혈액에서 분리해 낸 영양분에서 얻는 거라 생명윤리 문제도 제기된다. 그래서 소 태아 혈청을 사용하지 않고 배양육을 키우는 방법도 연구 중이다. 국내 기업인 셀미트는 작년 소 태아 혈청 대신 영양 성분과 성장 효소를 첨가제로 사용한 무혈청 배양액 개발에 성공했다.
 

배양육 독도새우 시제품 /셀미트

셀미트의 박길준 대표는 "무혈청 배양액이 기존 배양액보다 세포를 최대 250% 더 빠르게 성장시킬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셀미트는 자체 개발한 무혈청 배양액과 지지체 기술을 이용해 독도새우 배양육 시제품을 선보였다. 배양육을 만들어내는 기술은 점점 더 진화하고, 이들은 비싼 가격과 윤리의식이라는 논란에서 벗어나려 노력한다. 그리고 미래를 향한 배양육은 여전히 진화 중이다.

 

2017년 내내 뜨거운 감자였던 전안법은 현실과 다른 불합리함으로 수공예 작가들의 목을 죄어오는 올가미 같았습니다. 극적으로 개정안이 통과되면서 많은 작가들이 한숨 돌릴 수 있게 됐지만 아직 바뀌어야 할 부분이 많이 남아있습니다. 핸드메이커는 이러한 불합리에 ‘NO’를 외치기 위해 시작됐습니다.

손으로 무언가를 만든다는 것은 정말 매력적인 일입니다. 그들은 실을 꿰 엮기도, 펜과 물감 으로 그리기도, 흙을 빚어내기도, 금속을 녹여 두드리기도, 정성스런 요리를 만들어 내기도 하면서 작품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그들이 만들고 있는 세상을 함께 들여다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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