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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스케치] 시민들이 하나하나 모은 기억의 유산, 서울역사박물관 《시민이 만든 박물관》 개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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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스케치] 시민들이 하나하나 모은 기억의 유산, 서울역사박물관 《시민이 만든 박물관》 개최
  • 김서진 기자
  • 승인 2022.11.04 09:0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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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들이 기증한 유물' 특별전 /김서진 기자

[핸드메이커 김서진 기자] 서울역사박물관은 개관 20주년을 기념해 서울시민이 기증한 유물을 공개하는 전시'시민들이 기증한 유물' 특별전을 개최한다.

개관 전인 1996년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서울역사박물관은 시민들의 소중한 유물을 기증받고 있으며 올해까지 755명이 20만여 점의 유물을 박물관에 기증했다. 이는 박물관 소장 유물의 약 70%에 달하는 수량이다. 

서울역사박물관은 시민들로부터 기증받은 주요 유물을 한자리에 펼쳐 보이는 '개관 20주년 기증유물 특별전'을 연다. 지금까지 개최했던 기증유물 특별전을 중심으로 선대의 유품을 기증한 명문가 이야기, 일생을 바쳐 모은 유물을 미련 없이 기증한 수집가의 이야기, 손때 묻은 생활용품에 담긴 사연들까지 기증유물에 스며 있는 기증자의 소중한 기억과 삶의 흔적을 시민들과 나누고 공감하고자 한다.

전시 전경 /김서진 기자

서울역사박물관의 유물 기증사업은 개관 전인 1996년부터 시작되었다. '시민이 만드는 박물관'이라는 구호 아래 명문 종가의 문중을 비롯해 개인 소장가, 학자, 서울 토박이, 일반 시민들을 대상으로 대대적인 기증사업 홍보를 진행했다. 1996-2003년까지 이 시기는 2002년 박물관 개관을 앞두고 있었으므로 서울의 역사·문화를 광범위하게 해석해 다양한 범주의 유물을 수집했다. 따라서 일반적인 역사자료 외에도 도자류, 서화류, 공예품, 미술품, 민속품 등도 수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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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장수 황씨 사목 종중, 경주 최씨 충의공 종중, 진성 이씨 대종가, 광주 이씨 문익공 종가 등 명문 종가에서 대량의 유물을 기증받았으며 개인 수집가인 허영환, 전상운, 신상정, 이찬 등으로부터 수준 높은 유물을 기증받았다. 개관기에 기증받은 고지도, 민속품 등은 문화재적 가치가 높다고 평가받았으며 박물관 개관 전시 및 기증유물 특별전의 밑거름이 되었다. 
 

서정철 기증, '조선왕국지도' /김서진 기자

프랑스 왕실의 수로학자 '벨렝'이 만든 조선왕국지도다. 만주 일부분과 함께 조선을 그린 지도로 동해와 독도가 조선의 영토임이 표기되어 있다. 동해는 'MER DE COREE', 울릉도는 'Fan-ling-tau'로, 독도는 'Chan-shan-tau'로 표기되어 있다. 
 

이세준 기증, '을미의병일기' /김서진 기자

안동의병 참가자인 이긍연이 을미사변 이후인 1895년 12월 1일부터 1896년 10월 11일까지 직접 보고 들은 내용을 적은 일기다. 안동과 그 일대 유림들로 구성된 안동 의병의 을미년 결성과 활동, 해산 과정을 기록했다. 의병투쟁 당시의 실상과 군사력, 문중 간의 이해관계나 의병에 대한 태도 등 의변에 관련한 기록이 주를 이루며 격문 및 통문의 사항도 함께 담겨 있다. 을미의병의 대표적인 발상지 중 하나인 안동에서 의병활동 전모를 담고 있는 대표적인 상징적 자료다. 
 

신상정 기증, '태극선', '공작선' /김서진 기자

'우리네 사람들의 멋과 풍류'에서는 신상정 기증자가 청년 시절부터 수집해 온 민속품 300여 점을 전시했다. 신상정 선생은 개관 이전인 2001년부터 2006년까지 총 2,000여 점이 넘는 유물을 기증한 우리 박물관의 대표적인 기증자다. 이 기증유물은 개관 당시 상설전시의 주요한 전시유물이 될 정도로 종류가 다양하며 예술적, 문화적 가치가 뛰어나다. 특히 일반적인 공예품은 여성들이 사용한 장신구가 많은데 반해 신상정 기증유물은 부채 끝부분에 다는 선추를 비롯해 표주박, 장도, 호패, 인장 등 남성들이 사용한 공예품들이 많다.
 

신상정 기증, '칠보바늘집노리개', '투호삼작노리개' /김서진 기자
조돈환 기증, '조경묘 철릭' /김서진 기자

대화문단으로 만든 상의하상의 홑철릭으로 조경묘에서 출토되었다. 상에는 0.3~0.4㎝의 잔주름이 잡혀 있으며 도련의 안단은 문사로 마무리했다. 겉깃은 칼깃, 안깃은 목판깃이며 소매는 탈부착이 가능한 분리 소매로 쌍밀이 단추가 달렸다. 고름은 이중 고름이며 고름바대는 직금단을 사용해 둘레에 일곱 땀 상침을 했다. 
 

노무라 모토유키 기증, '카메라와 스크랩북' /김서진 기자

노무라 모토유키는 목사이자 사회운동가로 일본 내 재일한국인에 대한 차별을 목격하고 한국인에 대한 봉사활동을 결심하게 된다. 한국인 차별이 일본 제국주의가 저지른 과거의 잘못에서 기인한 것임을 알게 되었고 이를 조금이나마 속죄하는 마음으로 봉사활동을 결심하게 됐다. 1973년부터 1985년까지 한국을 50여 차례 방문하며 빈민구호 활동을 펼쳤다. 봉사활동의 바쁜 일정 중에도 틈틈이 청계천을 비롯해 서울 도심의 모습을 담아냈다. 
 

이찬 기증, '조선팔도여지지도' /김서진 기자

16세기 간행된 목판본 지도다. 단독으로 된 인쇄본 전도 중 가장 오래된 것으로 추정된다. 지도에는 정유재란 이후 전라도 장성에 편입된 진원현과 경상도 창원에 편입된 칠원의 지명이 모두 남아 있어 제작 시기를 가늠해 볼 수 있다. 지도의 형태도 북부 지방이 상대적으로 작고 압록강과 두만강이 동서의 직선상에 놓여 있는 등 조선 전기에 제작된 우리나라 전도 특징을 갖췄다. 
 

이용범 기증, '문패' /김서진 기자
현군자 기증, '백자떡살', '다식판' /김서진 기자
'1998 운현궁 컬렉션' /김서진 기자

흥선대원군의 사저이자 고종의 잠저인 운현궁 기증유물은 박물관 최대의 컬렉션이다. 운현궁 기증유물은 개관 전인 1993년 운현궁이 서울시로 매입될 때 함께 수집되었고 서울역사박물관이 개관을 준비하던 1998년부터 수년에 걸쳐 반입되어 정리되었다.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운현궁에서 유물을 기증받았다.

2004-2007년 흥선대원군과 영선군 이준용 묘소 출토품, 은신군 신도비 등 석물들을 비롯해 흥선대원군 일가들이 책봉을 받을 때의 의궤인 '추봉책봉의궤'를 기증받았고 2016-2020년 흥선대원군 필 석란도 6폭병, 삼작노리개, 임인진연도병, 운현궁 사진첩 등을 기증받았다. 여러 차례의 유물 기증을 통해 운현궁에서 사용하던 목가구, 의식주 생활용품, 인장, 서화류, 사진첩 등 다양한 종류의 유물이 소장되었을 뿐만 아니라 조선시대부터 근현대 물품까지 아우르는 박물관 최대의 컬렉션이 되었다.
 

김채영 기증, '화로' /김서진 기자

흥선대원군이 사용하던 것으로 전하는 화로다. 놋쇠로 두텁게 만들어 중후한 무게감이 느껴진다. 전과 몸체, 다리 세 부분으로 구성되었는데 각각 제작하여 놋쇠 못으로 고정했다. 둥근 전은 외곽을 높이 세운 형태고 몸체의 어깨 부분에는 귀꽃 형태의 장식을 덧붙여 장식성을 가미했다. 귀꽃의 형태는 위가 네 개의 곡선이 맞닿은 형태고 아래가 여섯 개의 곡선이 맞닿은 형태다. 다리는 세 개로 구성되었는데 대체로 둥근 형태를 유지하다 하단이 오목하게 들어가도록 만들었다. 
 

김채영 기증, '투각 이화문 향로' /김서진 기자

운현궁에서 사용한 이화문 향로다. 뚜껑 손잡이에는 앞발을 세우고 앉은 동물을 조각했다. 뚜껑의 손잡이와 동체부를 각각 주조하여 이어붙였다. 뚜껑의 동체부는 투각 기법으로 면을 도려내거나 깎아서 이화문을 만들었다. 몸체는 입구 양쪽에 손잡이를 달고 아래 다리를 세 개 받친 형태다. 양쪽의 손잡이는 직사각형으로 가운데 직사각형의 구멍을 냈다. 동체부에는 장생불사를 의미하는 십장생과 대나무를 음각했다. 동체부를 지지하는 세 개의 다리는 각각 주조하여 이어붙인 것으로 상부가 두텁고 하부가 얇은 형태다. 
 

전시 전경 /김서진 기자
최달용 기증, '비디오 테이프 레코더' /김서진 기자

'응답하라 1994, 그 후 28년'은 서울 정도 600년을 맞이해 설치한 '서울 1000년 타임캡슐'을 통해 정도 600주년인 1994년, 가까운 과거의 서울 시민들의 생활상을 들여다보고자 기획된 전시다. 기증 자료를 활용해 20년 전인 1994년 당시의 시대상과 문화를 추억할 수 있도록 당시 사용하던 가전제품과 생활용품을 전시했다. 특히 이 전시에서 시민들의 현재의 기억을 수집하는 코너를 마련해 20년, 30년 후 서울의 미래유산이 될 자료를 기증받아 시민들의 큰 호응을 이끌었다. 

 

제니퍼 테일러 기증, '담배파이프', '앨버트 와일더 테일러 사진 액자' /김서진 기자

3·1운동 100주년을 기념해 개최된 기증유물 특별전 '딜쿠샤와 호박 목걸이'는 종로구 행촌동 붉은 벽돌의 서양식 가옥인 '딜쿠샤' 기증유물을 전시했다. 3·1운동, 수원 제암리 학살사건을 세계에 알린 미국 AP 통신 임시 특파원 앨버트 테일러의 손녀 제니퍼 린리 테일러가 박물관에 기증한 딜쿠샤와 테일러 가문 자료를 통해 테일러의 삶을 재조명했다. 부인 메리 테일러가 미국으로 돌아간 후 한국 생활을 중심으로 쓴 자서전 '호박 목걸이'에는 일제강점기 당시 서울 사람들의 생활 모습, 민속 신앙 등 메리 테일러가 조선에서 살며 보고 들은 내용이 담겨 있다. 
 

제니퍼 테일러 기증, '호박목걸이' /김서진 기자

브루스 티켈 테일러가 그의 어머니 메리 테일러의 '호박 목걸이' 유고를 모아 1992년 출간한 책이다. 책은 아들 브루스 테일러의 서문과 34장의 본론으로 구성되었으며 1917년 조선을 방문한 외국인의 기억과 시선, 태평양 전쟁으로 인해 한국을 떠났다가 1948년 한국을 재방문한 내용 등 메리 테일러의 경험이 담겨 있다. 책은 2014년 송영달이 번역해 한국어본으로 출간되었다. 
 

전시 전경 /김서진 기자

기증유물 하나하나의 가치는 말로 표현할 수 없다. 문중이나 종가에서 기증된 유물은 길게는 수백 년의 세월을 넘게 한 한 장소에서 보관된 것으로 역사적 의미가 매우 크다고 할 수 있다. 또한 개인 수집가들이 기증한 유물은 한 사람이 특정 주제를 가지고 수십 년간 모아온 것들로 분야별로 예술적 학술적인 가치가 높다. 

김용석 서울역사박물관장은 "이번에 소개되지 못한 자료들 또한 안전하게 지키고 보존해 후대에 전승할 것을 약속한다"며, "헌신적인 노력으로 유물을 지키고 숭고한 결단으로 뜻깊은 자료를 기증해 준 분들에게 감사드린다"라고 전했다. 

전시 기간은 내년 4월 9일까지며 더 자세한 정보는 서울역사박물관 누리집에서 확인하면 된다.
 

2017년 내내 뜨거운 감자였던 전안법은 현실과 다른 불합리함으로 수공예 작가들의 목을 죄어오는 올가미 같았습니다. 극적으로 개정안이 통과되면서 많은 작가들이 한숨 돌릴 수 있게 됐지만 아직 바뀌어야 할 부분이 많이 남아있습니다. 핸드메이커는 이러한 불합리에 ‘NO’를 외치기 위해 시작됐습니다.

손으로 무언가를 만든다는 것은 정말 매력적인 일입니다. 그들은 실을 꿰 엮기도, 펜과 물감 으로 그리기도, 흙을 빚어내기도, 금속을 녹여 두드리기도, 정성스런 요리를 만들어 내기도 하면서 작품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그들이 만들고 있는 세상을 함께 들여다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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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연 2022-11-04 16:2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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