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튀르키예인의 국민 음식이 뜬다, 카이막&시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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튀르키예인의 국민 음식이 뜬다, 카이막&시미트
  • 김서진 기자
  • 승인 2022.11.03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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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막 /tvN 유튜브

[핸드메이커 김서진 기자] 거의 모든 나라에서 저마다의 개성 있고 맛있는 빵이 있다고들 하지만 유독 빵이라고 하면 튀르키예를 꼽는 사람들이 많다. 우리나라는 밀을 외국에서 수입해 오는 경우가 일반적인데 튀르키예 같은 경우는 밀가루를 100% 농업을 통해 자급자족으로 수확해 먹는다고 한다.(*터키의 국명 변경으로 '튀르키예공화국'이나 약칭 '튀르키예'로 해당 기사 작성됐습니다.)

최근에는 튀르키예의 전통적이면서 인기 있는 아침 식사 중 하나인 카이막과 튀르키예에서는 거의 국민 빵으로 알려져 있는 시미트가 사람들에게 주목받고 있다. 카이막은 소나 물소, 양, 염소의 젖으로 만든 프레시 치즈로 다른 음식과 곁들여 먹는 데 쓰인다. 시미트는 언뜻 보면 참깨가 많이 박힌 베이글 같은 느낌인데 프레즐처럼 고리가 꼬여 있는 모양을 하고 있다.
 

카이막 /tvN 유튜브

카이막은 2019년 방송된 '스트리트 푸드 파이터 2'에서 요리 연구가 백종원이 맛있게 먹는 모습이 유명해지면서 알음알음 우리나라에서도 많이 알려진 튀르키예의 대표적인 디저트다. 중앙아시아, 발칸반도, 튀르키예, 이란, 이라크 등지에서 즐겨 먹는다. 마치 클로티드 크림과 유사한 질감을 가진 프레시 치즈로 저온 살균하지 않은 우유로 만든다. 지역의 특성에 따라 소나 물소, 양, 염소의 젖을 활용하여 만들어지는데 그중 물소젖으로 만든 카이막을 최고로 친다고 한다. 

튀르키예의 전통적이면서 인기 있는 아침 식사 구성 중 하나이며, 튀르키예의 아피온카라히사르(Afyonkarahisar 아피온)지역에서 만든 카이막이 특히 유명하다. 우유를 오래 끓여 식힌, 응고된 크림 같은 카이막은 기원전 3000년 전, 튀르키예 최대의 온천 도시인 아피온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아피온에서는 우유를 응고시켜 크림을 만드는 조리법이 있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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튀르키예에는 카이막을 파는 상점들이 점점 늘어났고 17세기 이스탄불에서만 40개 이상의 상점이 생겼다고 한다. 응고된 카이막은 무화과나 살구 같은 말린 과일을 부드럽게 익혀 속을 채우는 데 쓰였다. 최고 품질의 카이막은 기름을 짜고 남은 양귀비 씨의 잔여물을 먹은 물소의 우유에서 얻을 수 있었다고 한다. 카이막은 전통적으로 목초지가 풍부하고 축산업이 발달한 지역에서 수 세기 동안 꾸준히 만들어졌다. 
 

훌륭한 디저트가 되는 카이막 /Wikimedia Common CC BY-SA 4.0

카이막은 일반적으로 꿀을 뿌려 먹거나 아침 식사인 빵과 차에 곁들여진다. 크림이라 느끼할 거라 생각되는데 막상 먹어 본 사람들은 너도나도 이보다 맛있는 음식이 없을 거라 단언한다고. 사실 카이막을 먹는 데 딱히 규칙은 없다. 어떤 사람들은 아침 식사로 먹고, 누군가는 반찬으로도 먹는다. 튀르키예인들이 아침으로 먹는 카이막은 다른 나라 사람들이 아침에 탄수화물을 주로 먹는 것과는 달리 부드러운 크림인데, 유지방 함유량이 60%라 탄수화물만큼 무거운 아침 식사가 된다.

카이막은 우유를 끓이고 식혀 굳히는 과정이라 만드는 데 큰 어려움은 없다. 특히 물소젖으로 만든 카이막은 버터의 풍미와 생크림의 부드러움 모두를 느낄 수 있는 천상의 맛이라고 한다. 카이막을 그냥 먹는 것이 아닌, 꿀을 뿌려 먹으면 그 맛이 극대화된다고 한다. 물론 클로티드 크림과 맛이 별반 다르지 않다는 평도 있다. 그러니 판단은 만들거나 사 먹는 사람들의 몫일 테다. 다만 튀르키예에서는 물소젖으로 만든 카이막을 많이 먹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일반 우유로 만들기 때문에 튀르키예에서 먹는 카이막과는 맛의 차이가 있다. 
 

카이막 /Wikimedia Common CC BY-SA 4.0

카이막은 물소젖으로 만드는 게 최고라고는 하지만 여기서는 구하기가 어려우니 생크림과 우유를 반씩 섞어 만들어도 된다. 우유를 4시간 정도 중탕으로 계속 끓이면 유지방이 위로 둥둥 뜨기 시작하는데, 이때 밥솥에 옮겨 담아 위에 뜬 유지방이 굳을 때까지 식혀 준다. 유지방이 충분히 굳었다 싶으면 밥솥 뚜껑을 닫고 보온 모드로 반나절 정도 가열한다. 그럼 유지방이 분리가 되는데, 실온에서 완전히 식힌 후에 냉장고에 하루 정도 숙성을 시켜 차갑게 만든다. 숙성이 끝났으면 꺼내 꿀을 뿌려 즐기는 일만 남았다. 
 

수북히 쌓인 시미트 /flickr

옛날부터 빵은 튀르키예 문화의 중심으로 존재했다. 튀르키예에 살았던 많은 유목민들은 예전부터 빵을 먹어 왔으며, 지금도 튀르키예인들이 먹는 식사에는 신선한 빵이 꼭 제공된다. 전통적으로 빵은 튀르키예의 모든 문화에 영향을 미쳤다고 한다. 튀르키예인들에게 있어 빵은 단순한 음식이 아닌 그 이상이다. 그래서 빵을 만드는 데 들어가는 노동 또한 사람들에게 존경받는다고 한다. 실제로 빵을 오븐에 넣기 전 신의 이름을 부르는 제빵사들도 있다고 하며, 빵집에서는 완벽한 빵을 만드는 그들만의 비밀이 있다고 한다.

재미있는 건 오스만 시대에 아담이 선악과로 인해 에덴동산에서 쫓겨난 후 대천사 가브리엘에게 빵을 굽는 법을 배웠다고 하여 제빵사들에겐 수호성인으로 알려져 있다고. 그래서 튀르키예의 제빵사들은 아직도 그들의 선조들이 아담으로부터 빵을 굽는 비결을 터득했다고 믿고 있다. 튀르키예의 종교적인 축제가 열릴 때에는 빵의 의미가 더 커진다. 기독교, 유대교, 이슬람교 등 여러 종교 축제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구워지고 맛을 내는 빵을 볼 수 있다. 

튀르키예라고 하면 현지에서 먹는 빵이 그렇게 맛있다는 평이 많은데, 일명 튀르키예의 땅은 젖과 꿀이 흐른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땅이 워낙 좋아 밀가루로 만드는 빵, 유제품과 치즈, 꿀 등이 특히 유명해 카이막이나 시미트 등 디저트들도 자연히 맛있을 수밖에 없다.
 

시미트 /flickr

튀르키예인들의 아침 식사에 카이막만큼 빠질 수 없는 게 시미트다. 시미트의 역사는 오스만 제국이 지배했던 아나톨리아로 올라간다. 술탄의 화덕을 '시미트 화덕'이라 불렀고 술탄 술레이만 2세가 재위할 당시 아침마다 30개의 시미트가 궁전에 반입되었다고 한다. 시미트는 술탄이 병사들에게 하사하는 선물이기도 했다. 라마단 기간 동안에는 술탄이 만찬이 끝난 후 길에 있는 병사들에게 시미트를 나눠주기도 했다고.

튀르키예 역사 속 600년 넘게 존재했던 시미트는 유일하게 제2차 세계대전 당시에만 없었다. 이 시기 밀가루 비축량이 부족해 시미트 생산을 전면적으로 금지했다고. 시미트는 왕이나 귀족들뿐만 아니라 대중들 사이에서도 맛있으면서도 값싼 음식으로 주목을 받았다. 도시 곳곳 노점상과 빵집에서는 시미트를 구워내는 게 흔했고, 어렸을 때부터 시미트를 접해 온 튀르키예인들은 누구든지 인상적인 맛으로 기억한다. 
 

시미트 덩어리들을 머리에 이고 다니는 상인 /flickr
노점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시미트 /flickr

시미트의 크기나 바삭함, 쫄깃함의 정도는 지역에 따라 조금씩 다르며 일반적으로 참깨나 해바라기씨 등이 콕콕 박혀 있다. 튀르키예에 가면 흔히 볼 수 있는데 그도 그럴 것이 노점상들이 시미트를 많이 판매한다. 이들은 시미트를 가득 쌓은 쟁반을 머리에 이고 다니며, 시미트를 하루 종일 구워낸다고 한다.

시미트의 기본 레시피는 수백 년 동안 거의 그대로 유지되어 왔다. 밀가루, 효모, 물, 소금으로 만든 반죽을 손으로 말아 길고 얇게 만든다. 반죽을 비틀어 고리 모양을 만들고 희석한 당밀에 담가 참깨를 뿌린 후 굽는 형태다. 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는 약 300개의 빵집에서 시미트를 판매하며 한 제과점에서는 천 개에서 약 오천 개의 시미트를 만들어낸다고. 튀르키예에서 시미트의 하루 평균 판매량은 약 250만 개 정도다.

시미트를 만드는 건 여타의 빵을 만드는 것과 크게 다르진 않다. 볼에 따뜻한 우유, 미지근한 물, 효모, 설탕을 넣고 잘 풀면서 오일, 식초, 소금을 추가로 넣고 계속 휘젓는다. 이후 밀가루를 조금씩 넣으면서 손에 달라붙을 정도의 반죽을 만든다. 반죽은 약 40분간 발효를 시키고 부풀어 오르면 반죽을 둘로 나눠 둥글고 길게 만든다. 양 끝을 이어 붙이고 꼬아 모양을 만든다. 이후 볼에 물과 당밀을 넣고 섞어 아까의 반죽을 넣은 후 깨를 뿌려 트레이에 올린다. 이 반죽은 약 20분간 더 숙성을 시키고 오븐에서 갈색빛이 날 때까지 구우면 된다. 
 

카이막과 시미트 모두를 먹을 수 있는 소문빵 세트 /알페도 베이커리 공식 SNS

빵이나 우유는 부유하거나, 가난한 사람들에게 상관없이 아주 오래전부터 모두에게 좋은 친구가 되어 주었다. 시미트 같은 경우는 동물들도 좋아한다고 하며, 페리를 타고 바다를 건널 때 날아다니는 갈매기들에게 시미트 조각을 던져 주면 좋아한다고 한다. 카이막은 빵에도 잘 어울리니 시미트 위에 카이막 한 덩이 얹어 먹는 것, 일상에서 발견할 수 있는 또 다른 즐거움 중 하나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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