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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미술사박물관 소장품전 ‘합스부르크 600년, 매혹의 걸작들’ 개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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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미술사박물관 소장품전 ‘합스부르크 600년, 매혹의 걸작들’ 개최
  • 곽혜인 기자
  • 승인 2022.10.25 13: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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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스부르크 600년, 매혹의 걸작들' 전시 포스터 /국립중앙박물관

[핸드메이커 곽혜인 기자] 한국과 오스트리아의 수교 130주년을 기념하는 특별전 ‘합스부르크 600년, 매혹의 걸작들’이 오늘(25일) 국립중앙박물관에서 개최됐다.

유럽에서 가장 긴 역사와 전통을 지닌 합스부르크 왕가는 한때 ‘해가 지지 않는 나라’라는 별칭을 얻을 정도로 유럽의 광활한 영토를 다스렸다. 1273년 백작 루돌프 1세가 신성로마제국의 왕으로 선출되면서 일약 왕가의 반열에 우뚝 서게 됐으며, 1차 세계대전 직후 마지막 황제 카를 1세가 퇴위할 때까지 장장 650년 동안 제국의 품격을 지켰다.

합스부르크 가문은 독일, 헝가리, 이탈리아, 폴란드, 터키, 체첸, 크로아티아, 세르비아 등을 포괄하는 다민족 제국으로 성장했다. 특히 18세기 중반 합스부르크 왕가는 보수적인 성향이 강했고 19세기 초반에는 혁명 프랑스에 반대하는 유럽 보수반동 정치세력의 보루가 되어 악명을 떨치기도 했지만, 19세기 후반부터 오스트리아-헝가리 이중 제국이라는 독특한 형태의 연방국가 모델을 창출하기도 했다. 그러나 1914년 6월, 황태자 프란츠 페르디난트 부처의 죽음이 계기가 되어 발생한 1차 세계대전에서 패배하면서 합스부르크 왕가는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이처럼 합스부르크 왕가는 30년 전쟁, 스페인과 오스트리아 왕위 계승 전쟁, 제1차 세계대전 등 굵직한 역사적 사건들과 깊은 관련이 있는데, 이 가운데서도 자연스럽게 서양미술을 배우며 남다른 안목으로 다양한 미술·예술품을 수집했다고 한다. 이들 수집품은 빈미술사박물관으로 집대성되며 오스트리아를 넘어 인류의 자산이 됐다.

이번 전시에서는 르네상스와 바로크 시기의 대표적인 예술품을 포함해 합스부르크 왕가가 15세기부터 20세기 초반까지 수집한 걸작 총 96점을 선보인다. 예술품 수집의 역사에 따라 총 5부로 나뉜 이번 전시를 통해 그동안 역사 속에서만 접할 수 있었던 합스부르크 왕가의 예술성을 새롭게 이해하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좌) <십자가 모양 해시계>, 1619년, 구리 합금에 도금, 높이 17.8cm 길이 12.1cm, 빈미술사박물관 소장 /국립중앙박물관
우) <야자열매 주전자>, 16세기 후반, 야자열매, 은, 도금, 높이 41.0cm, 빈미술사박물관 소장 /국립중앙박물관
좌) <페르디난트 2세 대공의 독수리 장식 갑옷>, 외르크 조이젠호퍼, 1547년, 높이 180.0cm, 빈미술사박물관 소장 /국립중앙박물관
우) <세로 홈 장식 갑옷>, 빌헬름 폰 보름스 1세, 1525-30년경, 높이 190.0cm, 빈미술사박물관 소장 /국립중앙박물관

1부 ‘황제의 취향을 담다, 프라하의 예술의 방’에서는 프라하에 수도를 두고 활발한 수집 활동을 펼친 16세기 루돌프 2세 황제의 이야기를 다룬다. 그는 탁월한 안목을 바탕으로 자신만의 진기한 예술품 수집해 ‘예술의 방’에 전시했고, 이는 현재 빈미술사박물관 공예관의 기초가 됐다.

2부 ‘최초의 박물관을 꾸미다, 티롤의 암브라스 성’은 오스트리아 서쪽 지역인 티롤을 다스린 페르디난트 2세 대공을 소개한다. 그는 암브라스 성에 전용 건물을 지어 진열장 설계와 전시품 배치까지 직접 결정했다고 한다. 2부에서는 16세기 유럽에 전해진 희귀한 소재 ‘야자열매’로 제작한 공예품 2점을 전시한다.

합스부르크의 황제들은 섬세한 세공과 당대의 지식을 결합한 공예품 수집을 즐겼다고 한다. 십자가형 해시계에 수학과 과학의 모든 지식을 집약시키고, 조개껍데기에 황제의 얼굴을 조각했으며, 누금과 금실을 꼬아 바구니를 만들고, 야자열매를 이용해 값비싼 공예품을 제작하는 등 정교한 세공술을 요구하는 작품들로 방을 가득 채웠다. 특히 왕실과 왕실과 귀족이 향유하던 ‘창’ 시합에서의 갑옷은 자신의 신분과 위용을 뽐낼 수 있는 필수품으로, 황제의 취향을 담은 공예품과 갑옷을 통해 16세기 유럽의 정취를 느낄 수 있다.
 

좌) <흰 옷을 입은 마르가리타 테레사 공주>, 디에고 벨라스케스, 1656년경, 캔버스에 유화, 105.0x88.0cm, 빈미술사박물관 소장 /국립중앙박물관
우) <프랑스 왕비 마리 앙투아네트>, 비제 르브룅, 1778년, 캔버스에 유화, 273.0x193.5cm, 빈미술사박물관 소장 /국립중앙박물관
<주피터와 머큐리를 대접하는 필레몬과 바우키스>, 피터르 파울 루벤스, 1620-25년경, 캔버스에 유화, 153.5x187.0cm, 빈미술사박물관 소장 /국립중앙박물관

3부 ‘매혹의 명화를 모으다, 예술의 도시 빈’은 빈미술사박물관 회화관의 명성을 높인 명화를 집중적으로 선보인다. 카를 5세로부터 약 200년간 이어진 스페인 합스부르크 왕가에서 수집한 예술품과 스페인령 네덜란드 총독으로 브뤼셀에 부임했던 레오폴트 빌헬름 대공이 수집했던 이탈리아·플랑드르 지역의 회화는 수도 빈으로 모여 빈미술사박물관의 소장품으로 남았다.

4부 ‘대중에게 선보이다, 궁전을 박물관으로’에서는 18세기 마리아 테레지아의 시대를 살펴본다. 마리아 테레지아는 합스부르크 왕가의 수집품을 벨베데레 궁전으로 옮겨 전시하고자 했고, 아들 요제프 2세 때 대중에게 무료로 개방했다. 대표적으로 18세기 궁정 행사의 장대함을 볼 수 있는 <마리아 크리스티나 대공의 약혼 축하연>과 <프랑스 왕비 마리 앙투아네트>가 전시된다.

합스부르크 가문이 유럽의 패권을 쥔 시기는 유럽의 바로크미술이 가장 번성했던 때였다. 스페인령 네덜란드 총독을 지낸 레오폴트 빌헬름 대공은 일생 동안 1,400여 점의 명화를 수집했고 이 작품들은 현재 빈미술사박물관의 명성을 높이는데 일조했다. 그리스·로마 신화의 역동적인 이야기를 소재로 한 피터르 파울 루벤스, 스페인 최고의 궁정화가로 이름을 빛낸 디에고 벨라스케스, 사계절에 피는 꽃을 한데 모아 이상적인 꽃다발을 만든 얀 브뤼헐 1세 등 시대를 풍미한 거장의 명화를 3, 4부에서 만나볼 수 있다.
 

좌) <프란츠 요제프 1세 초상>, 라슬로 퓔뢰프 엘레크, 1899년, 캔버스에 유화, 146.0×95.0cm /국립고궁박물관
우) <엘리자베트 황후>, 요제프 호라체크, 1858년, 캔버스에 유화, 131.0x91.2cm, 빈미술사박물관 소장 /국립중앙박물관
<투구와 갑옷>, 조선, 1890-94년경, 마차박물관 소장 /국립중앙박물관

5부 ‘걸작을 집대성하다, 빈미술사박물관’에서는 19세기 프란츠 요제프 1세의 시대를 조명한다. 프란츠 요제프 1세 황제는 장장 30년에 걸친 도시 확장 프로젝트로 수도 빈을 문화와 예술의 중심지로 탈바꿈했다. 황제는 합스부르크 가문의 수집품들을 체계적으로 분류해 전시할 수 있도록 빈미술사박물관의 건축을 공표했고, 1861년 그 결실을 맺었다. 이번 전시에서는 프란츠 요제프 1세와 엘리자베트 황후의 초상화를 선보여 이들의 슬프고도 비극적인 19세기 말 황실 분위기를 전한다.

이번 전시의 마지막 작품은 고종이 프란츠 요제프 1세에게 선물한 조선의 갑옷과 투구이다. 빈미술사박물관은 이를 1894년에 소장품으로 등록하고 현재까지 보존 및 관리해왔다. 오스트리아와 조선의 수교 기념으로 주고받은 마음의 증표로써, 오늘날 한국과 오스트리아 수교의 의미를 되새길 수 있을 것이다.

합스부르크 왕가가 600년간 수집한 예술품들은 빈미술사박물관에 남아 열정적인 예술 수집가이자 후원자였던 그들의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이들에게 예술은 힘이자 지식, 권력이었기에 순탄하지 않은 역사 속에서도 예술품 수집을 이어왔다. 합스부르크의 유산을 새롭게 조명하는 이번 전시에서 매혹의 걸작들을 감상하며 합스부르크 왕가가 지켜낸 예술의 힘을 다시 한번 생각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빈미술사박물관 소장품 특별전 ‘합스부르크 600년, 매혹의 걸작들’은 오는 2023년 3월 1일까지 국립중앙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진행된다.

2017년 내내 뜨거운 감자였던 전안법은 현실과 다른 불합리함으로 수공예 작가들의 목을 죄어오는 올가미 같았습니다. 극적으로 개정안이 통과되면서 많은 작가들이 한숨 돌릴 수 있게 됐지만 아직 바뀌어야 할 부분이 많이 남아있습니다. 핸드메이커는 이러한 불합리에 ‘NO’를 외치기 위해 시작됐습니다.

손으로 무언가를 만든다는 것은 정말 매력적인 일입니다. 그들은 실을 꿰 엮기도, 펜과 물감 으로 그리기도, 흙을 빚어내기도, 금속을 녹여 두드리기도, 정성스런 요리를 만들어 내기도 하면서 작품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그들이 만들고 있는 세상을 함께 들여다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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