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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스케치] 사용자와 가구, 그 지속가능성에 대해 《홀 어스 트럭 스토어 2022 가구, 오래 쓰는 물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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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스케치] 사용자와 가구, 그 지속가능성에 대해 《홀 어스 트럭 스토어 2022 가구, 오래 쓰는 물건》
  • 김서진 기자
  • 승인 2022.08.31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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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 어스 트럭 스토어 2022: 가구, 오래 쓰는 물건' /김서진 기자

[핸드메이커 김서진 기자] 이번 예술의 전당은 실험적인 퍼포먼스의 가능성을 모색하는 공간이자 콘텐츠 브랜드로 '랩, 엑스'를 소개한다. 랩은 실험적인 공간을 뜻하며 엑스는 전시, 확장, 실험 시험, 경험, 즐거움 등 콘텐츠의 다양한 성격을 포괄한다.

랩엑스에서 진행되는 첫 번째 프로젝트는 디자이너들의 감각적인 위트가 돋보이는 '가구, 오래 쓰는 물건', 두 번째는 지구를 살리는 업사이클링 디자인 제품들을 선보이는 '소품, 다시 쓰는 물건'을 마켓 형태로 진행한다. 

《홀 어스 트럭 스토어 2022 가구, 오래 쓰는 물건》은 오늘날 우리의 일상을 더 가치있게 만드는 물건과 지식을 소개한다. 본 행사의 모본인 ‘홀 어스 트럭 스토어’는 1960년대 미국의 소도시들을 순회하던 오늘날 팝업 스토어 같은 로드 트립 트럭을 뜻한다.

당시 생활용품, 책, 옷, 목수∙벽돌공의 장비 등 일상에 유용한 상품과 도구, 그리고 창작과 자급자족에 필요한 도구와 지식을 판매하며 새로운 문화의 지속가능성을 실험했다. 이 로드 트립 트럭의 정신을 뒤따르는 《홀 어스 트럭 스토어 2022 가구, 오래 쓰는 물건》은 오늘날 다양한 창작자들의 작품과 상품, 그리고 지식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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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전경 /김서진 기자

홀 어스 트럭 스토어 2022의 첫 번째 취급 품은 우리의 생활 공간 속 작은 건축, '가구'다. 가구는 우리 일상 환경뿐만이 아니라 생활을 구조화한다. 사용자의 공간과 동반하는 물건이기에 미적으로 아름다워야 하고 우리의 신체와 직접적으로 접촉하기 때문에 만듦새가 튼튼해야 한다. 무엇보다 오래 쓰는 물건이기에 제작과 소비를 하는 과정에서 신중함을 요한다. 
 

윤소현 '윤슬' /김서진 기자
윤소현 '글로시 시리즈' /김서진 기자

'윤슬'은 햇빛에 반짝이는 잔물결을 본떠 자연 본연의 아름다움을 형상화한 작품이다. 작품을 만드는 모든 작업은 수작업으로 진행된다. 문양과 질감을 만들고 몰드에 부어 굳혀 만들기 때문에 시리즈의 모든 작품은 각각 다른 독특한 물결 패턴을 지닌다. 

'글로시 시리즈'는 자연 본연의 아름다움을 형상화한 작품이다. 작가는 보석 원석의 반짝임, 비정형적인 아름다움이 가장 자연 고유의 아름다움으로 느꼈고 이를 투명한 아크릴에 매립해 감상할 수 있는 가구로 만들었다. 작품 그 자체이자 작품의 재료인 원석은 자연물이기 때문에 각각 다른 형상과 색, 빛깔을 뽐내며 세상에 단 하나뿐인 아트피스로서의 가치를 지닌다. 
 

스튜디오 오리진 '컬러 플로우 ver.2' /김서진 기자
스튜리디오 오리진 '레코드 비주얼라이저' /김서진 기자

LP 스테빌라이저에 착안해 만든 '레코드 비주얼라이저'는 레코드판이 재생되는 동안 시각적으로 경험하는 음악을 형상화한 작품이다. 턴테이블이 돌아가기 시작하면 음악을 듣는 내내 돌아가는 LP 판을 보게 되는 것처럼 다양한 리듬으로 채워진 아트 오브제다. 

'컬러 플로우'는 렌티큘러 소재를 이용해 즉각적으로 인지되는 색을 변화시킴으로써 사용자가 사물을 지나치고 사용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상호작용을 극적으로 경험한다. 슬라이딩 도어를 열고 닫는 정도에 따라 달라지는 색감을 통해 사용자는 사물과 좀 더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음을 느낀다.
 

스튜디오 오리진 '오버랩 테이블', '컬러 인 매터' /김서진 기자

'오버랩 테이블'은 기하학적 형태를 가진 두 개의 테이블이 겹쳐지는 이미지를 표현했다. 렌티큘러 소재의 면분할된 상판은 사용자의 위치와 움직임에 따라 각 면의 색이 달라짐으로써 다양한 색들의 조합을 경험하도록 한다. 

스툴 겸 사이드 테이블인 '컬러 인 매터'는 각기 다른 소재와 기법을 사용하는 4명의 작가들과의 공동 작업 중 하나다. 물성에 따른 색채의 차이를 보여주고 다양하게 색을 감각할 수 있는 경험을 제공하고자 했다.
 

이승미 '라이트 시리즈' /김서진 기자
실제로 보면 더 반짝반짝 빛난다 /김서진 기자

라이트 시리즈는 작은 소재가 모여 완성된 아트 오브제 스툴이다. 작가는 빛의 움직임에서 영감을 받아 자신만의 조형 언어를 개발했고 소재 연구를 통해 장식적이면서도 미니멀한 가구 시리즈로 디자인했다. 스툴이 발산하는 영롱한 빛의 발산은 가구가 자리한 공간에서 또 다른 빛을 생성해 새로운 공간으로 확장된다. 
 

김승환 '꽃잎스툴', '꽃잎소반' /김서진 기자
위에서 보면 꽃 모양이 확실하다 /김서진 기자

꽃잎 시리즈는 꽃잎 형태의 원목(호두나무)를 하나씩 가공한 후 다시 집성해 만든 작품들이다. '꽃잎스툴'은 기울어진 좌판과 곡선의 지지대를 통해 구조적인 조형미가 돋보이는 작품으로, 여러 개를 조합해 공간을 연출할 수 있다. '꽃잎소반'은 화려한 꽃잎 형태의 상판과 육각반의 다리를 조합해 전통적이면서도 세련된 느낌을 준다. 
 

왼쪽은 김기드온 'WMAC#2 Steltman_L', 오른쪽은 김기드온 'WMAC#1_size2' /김서진 기자

김기드온 작가의 와이어 메시 스툴 시리즈인 이 작품들은 각기 다른 매력을 자랑한다. 'WMAC#2: Steltman_L'은 와이어 메시 암체어 시리즈의 두 번째 작품으로 게리트 리트벨트의 'Steltman chair'의 구조를 오마주 했다. 와이어 메시 암체어의 성격에 맞게 비율과 표현기법을 적용시키는 새로운 시도로 형태와 구조를 디자인했다.

오른쪽의 'WMAC#1_size2'는 와이어 메시 암체어 시리즈의 첫 번째 작품이다. 와이어 메시 철망과 로프의 성질을 이용해 기본적인 조형원리인 점선 면을 직설적으로 표현하고자 했다. 암체어의 필수적인 요소만을 감각적이고 절제된 디자인 오브제로 구현했다.
 

시즘 '시즘 시그니처 가구' /김서진 기자

시즘의 시그니처 가구는 다양한 건축 재료, 조형 기법의 연구와 실험을 통해 만들어진다. 금속과 레진을 주재료로 해 제작된 스툴, 테이블, 거울과 조명은 예술 오브제와 일상의 사물로 변화시키며 아트테리어 가구 및 소품으로 사용자의 공간에 새로운 스토리를 부여한다.
 

라디오비 'RE5' /김서진 기자
폐플라스틱으로 만든 질감이 느껴진다 /김서진 기자

폐플라스틱이 분해되는 데 약 500여 년이 걸린다. 라디오비의 'RE:5'는 폐플라스틱을 분쇄해 3D 프린팅의 재료로 재탄생시켜 스툴, 테이블, 화분 등 일상에서 다시 실용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물건을 만든다. 작품의 제목은 각 작품이 만들어지는 3D 프린팅 소요 시간을 나타낸다.
 

김하늘 '스택 앤 스택' /김서진 기자

'스택 앤 스택'은 쌓이고 쌓인다는 의미다. 작가는 코로나19로 인해 하염없이 버려져 쌓여만 가는 마스크 원단, 불량 마스크 등의 폐마스크를 쌓아 녹이고 굳혀 만들었다. 작품이 이러한 환경 문제가 쌓여 만들어진 것과 같이 의자는 서로 또 교차해 쌓일 수 있다. 
 

김상규 '블루 스툴', '블루 스툴 시리즈-옷걸이', '블루 스툴 시리즈-벤치' /김서진 기자

블루 스툴은 플라스틱 스툴과 목재를 결합해 집, 사무실에 어색하지 않은 가구로 변형시켰다. 스툴이자 사이드 테이블로 활용할 수 있다. 또 옷걸이는 플라스틱 스툴의 가운데에 난 구멍을 활용해 기둥이 있는 안정적인 사물로 변화시켰다. 옷이나 가방, 모자를 걸 수 있고 작은 물건도 올려둘 수 있다. 테이블 위에 있는 작은 스툴은 역사적으로 유명한 미니어처 작품 형식을 차용해 플라스틱 스툴을 1/4로 축소한 것이다.
 

심승연 '멀티플 체어' /김서진 기자
금속 가공 질감이 포인트 /김서진 기자

'멀티플 체어'는 기성 금속 규격과 절곡, 용접, 파이프 프레스 등 기본적인 금속 가공 기술을 활용해 제작한다. 원형 파이프를 납작하게 만들어 평철을 결합해 제작한 등받이는 이러한 효율적인 제작 기법이 잘 드러낸다. 디자인에서는 복잡한 디테일이나 특수한 가공이 없더라도 기성 규격과 가공 방식만으로 독창적인 마감을 구현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스튜디오 페시 '루버 테이블' /김서진 기자

'루버 테이블'은 플라스틱 마블의 특성을 연구해 가구의 재료로 개발한 테이블이다. 일반적으로 바닥재 혹은 벽면재 가공에 사용되는 루버 가공을 플라스틱 마블 판재에 적용한 것이 독창적이다. 가공한 판재는 필요에 따라 길이를 연장할 수도 있고 색상을 교차 배치해 스트라이프 패턴을 구현했다. 
 

황회은 '서클 벤치' /김서진 기자

의자를 만드는 행위는 새로운 방향의 색다른 의자가 될 수 있는 개인적인 정신 활동이기도 하다. 작가는 의자가 갖는 다리의 구조에 다양한 시도를 보여주고자 했다. '서클'은 동그라미를 의미하면서 관심 등으로 연결된 사람들을 의미한다. 또 함께 앉아 편히 쉴 수 있는 사적이며 공적인 정신 활동이 시작되는 의자이길 바란다.
 

라바우언 '텐션 프로젝트' /김서진 기자

라바우언이 만드는 가구는 판재 각각의 색을 사용자가 직접 지정할 수도 있고 하나의 기능이나 목적으로 넘어 다양한 용도로 활용이 가능한 유연성을 지녔다. '텐션 프로젝트'의 가구는 건축에서 로프의 장력을 활용하는 방식을 연구, 가구에 응용해 단순한 구조에서도 높은 내구성을 가진다.
 

전시 전경 /김서진 기자

이번 스토어에서는 가구의 재료, 기법과 형태, 작업 방식에서의 실험이 돋보이는 작업을 선보인다. 관람객들은 시대의 요구에 부합하는 친환경적 재료나 공법을 활용하거나 기존의 방식에 대안을 제시하며 생산의 지속가능성을 제안하는 창작자들의 작업을 만날 수 있다.

2022년 8월부터 2023년 3월까지 한시적으로 진행될 이번 프로젝트는 장르와 형식에 구애받지 않는 예술 공간으로 다양하고 누구나 쉽게 접근 가능한 콘텐츠를 선보일 예정이다.

전시 측 관계자는 "홀 어스 트럭 스토어 2022'에 탑승한 창작자들의 제안이 당신의 집에 쓸모 있는 물건이나 혹은 누군가에게는 창작의 영감과 도구가 되길 바라며 또 다른 지속가능성으로, 새로운 시도로 이어지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전시는 9월 11일까지.

 

2017년 내내 뜨거운 감자였던 전안법은 현실과 다른 불합리함으로 수공예 작가들의 목을 죄어오는 올가미 같았습니다. 극적으로 개정안이 통과되면서 많은 작가들이 한숨 돌릴 수 있게 됐지만 아직 바뀌어야 할 부분이 많이 남아있습니다. 핸드메이커는 이러한 불합리에 ‘NO’를 외치기 위해 시작됐습니다.

손으로 무언가를 만든다는 것은 정말 매력적인 일입니다. 그들은 실을 꿰 엮기도, 펜과 물감 으로 그리기도, 흙을 빚어내기도, 금속을 녹여 두드리기도, 정성스런 요리를 만들어 내기도 하면서 작품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그들이 만들고 있는 세상을 함께 들여다보려 합니다.

핸드메이커는 국내외 다양한 문화·예술·산업 현장을 발로 뛰며 취재하는 독립 매체로서 주체 적인 취재와 기사를 통해 여러 미디어·포털과 함께하고 있습니다. 기사의 가독성을 저해하는 광고 배너를 통해 수익을 얻을 수도 있겠지만 이는 독자를 위한 선택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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