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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현대미술의 거장 '다니엘 뷔렌' 개인전 12일 개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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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현대미술의 거장 '다니엘 뷔렌' 개인전 12일 개최
  • 곽혜인 기자
  • 승인 2022.07.06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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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핸드메이커 곽혜인 기자] 프랑스 현대미술의 거장으로 불리는 다니엘 뷔렌(Daniel Buren)의 개인전이 오는 7월 12일 대구미술관에서 개최된다.

국내 국공립미술관에서 뷔렌의 개인전이 개최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그가 직접 제작한 필름 <시간을 넘어, 시선이 닿는 끝에>와 대형 설치작품 <어린아이의 놀이처럼>이 아시아권 최초로 소개될 예정이다.
 

다니엘 뷔렌, 4 fois transparent(T1-T4), situated work_1986-2021 /대구미술관
다니엘 뷔렌, 8 Bandes roses, situated work_1987-2021 /대구미술관

1938년 프랑스 블로뉴-빌랑쿠르 출생의 다니엘 뷔렌은 꾸준한 작품 활동을 통해 끊임없이 변화를 추구하며 국제 미술계에서 찬미와 논쟁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1986년 파리 루아얄의 안뜰에서 공공미술 작품 <두 개의 고원>을 소개하며 다시 한번 큰 주목을 받기 시작한 그는 같은 해 개최된 제42회 베니스비엔날레에서 황금사자상을 수상하고 이후 뉴질랜드에서 리빙 트레져상, 슈투트가르트에서 국제 최우수 아티스트상, 일본 프리미엄 임페리얼 예술상 등을 수상하며 세계 곳곳에 자신의 작품을 남기고 있다.

1960년대 초부터 작품의 내용과 형식의 관계를 자유롭게 다뤘던 뷔렌은 작업 초기 원형과 줄무늬를 조합하며 작업의 간결성을 방법론적으로 구축해 나갔다. 이후 1965년부터 폭 8.7cm의 흰색과 유채색으로 구성된 산업용 천을 세로로 교차 배열하는 방식을 시도하면서 해당 소재가 가진 수많은 가능성으로부터 회화와 표현방식, 나아가 예술가가 개입하는 사회와 물리적 환경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했다.

1967년, 길거리를 시작으로 작품을 수용하는 공간에 질문을 던지기 시작한 그는 갤러리와 건축물로 시선을 옮기면서 인 시튜(In-situ) 개념을 고안한다. ‘제자리에’라는 사전적 의미를 가진 인 시튜는 다니엘 뷔렌에게 작품과 전시 장소와의 긴밀한 관계를 강조하는 장소 특정적 미술(site-specific art)로 작용한다.

이는 지금까지 그의 작품 세계를 설명하는 대표적인 모티브로 자리 잡았다. 뷔렌에 의해 일명 ‘시각적 도구(Outil visuel)’로 불리는 세로 줄무늬는 그의 인 시튜 작업이 어떠한 구조를 가지고 있는지 선명하게 보여준다. 회화, 조각, 건축물의 사이사이 혹은 특별하거나 복잡한 특정 장치 내부에 배치된 세로 줄무늬는 그가 작업하는 공간의 중요한 특징을 담담하게 폭로한다.
 

다니엘 뷔렌, Like-Child's-Play_2014 /대구미술관
다니엘 뷔렌, Like-Child's-Play_2014 /대구미술관

작품과 공간의 특정한 관계성에 주목하는 뷔렌의 이번 전시는 크게 세 공간에서 관람객을 맞이한다. 관람객이 가장 먼저 만나게 될 어미홀은 넓고 긴 홀에 흰색과 회색으로 도색 된 방이 조성되어 있다. 그 안에는 작가가 지금까지 프랑스, 이탈리아, 오스트레일리아 단 세 곳에서만 공개했던 대형 설치 작품 <어린아이의 놀이처럼(Like-Child's-Play)>이 소개된다.

이곳에서 관람객은 최대 6m 높이의 사면체, 정육면체, 원통형, 피라미드 또는 아치 형태의 기하학적 모양의 모듈들을 마주하며 대칭적으로 배치돼 있는 모듈 사이를 자유롭게 산책할 수 있다. 마치 가상의 대형 건축 게임 속을 걷는 듯한 이 경험은 관람자로 하여금 다색의 입체적인 공간감을 느낄 수 있게 한다.

이후 1전시실로 들어가면 작가가 직접 감독하고 제작한 6시간 30분의 다큐멘터리 필름 <시간을 넘어, 시선이 닿는 끝에>를 만나게 된다. 광활한 벽면을 가득 채운 이 영상은 작가가 그동안 걸어왔던 과거의 시간과 여러 에피소드들을 집약적으로 소개한다. 1968년 하랄드 제만의 전시가 있었던 스위스 베른에서 시작되는 이 필름은 뷔렌의 자서전과 같은 작품이다. 관람객은 이 영상을 통해 뷔렌이 얼마나 도전적이며 전위적이고, 용기 있는 작가인지 알 수 있을 것이다.
 

다니엘 뷔렌, The blue parallelepiped doubled, situated work, haut-relief Seoul No. 13_2015 /대구미술관
다니엘 뷔렌, The grid with 49 squares, situated work, Seoul No. 8_2015 /대구미술관
다니엘 뷔렌, 2 Black emerging triangular boxes, situated work, haut-relief Seoul No. 22_2015 /대구미술관

흥미로운 필름이 상영되는 어두운 방을 지나면 강렬하지만 순수한 채도의 여러 설치 작품들을 만날 수 있다. 뷔렌의 트레이드 마크인 줄무늬 패턴이 곳곳에 숨어있는 이 공간은 대부분 2015년 이후 제작된 최근작으로 구성되어 있다.

뷔렌은 1990년대부터 작품에 거울을 사용하기 시작했는데, 이번 전시에 출품되는 설치 작품 역시 거울이 종종 등장한다. 뷔렌에게 거울이란, 작품이 수용되는 장소를 확대하고 파편화하거나 변형함으로써 그 장소를 변모시키기 위해 사용하는 특별한 도구이다. 작품을 관람하기 위해 그 앞에 서는 순간 관람객은 작품의 일부분인 거울을 통해 관람자와 공간의 관계에 의도치 않게 관여하게 된다. 관람객이 뷔렌의 작품에 실존성과 환영을 가르는 중요한 기준점이 되는 것이다.

다니엘 뷔렌은 모더니즘적 미술 제도를 비판하거나 고정된 시각을 유발하는 미술사조의 틀을 거부하며 자신의 작업 세계를 구축해 왔다. 이는 곧 그가 매우 창의적이고 실험적이며 비판적인 논리를 추구하는 작가라는 것을 의미한다. 수많은 정보와 지식을 접하며 복잡한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지금, 단호하고 정제된 다니엘 뷔렌의 작품을 통해 예술의 본질을 순수하게 사색할 수 있을 것이다.

설치, 회화, 필름 등 다니엘 뷔렌의 작품 24점을 만나볼 수 있는 이번 전시는 오는 7월 12일부터 2023년 1월 29일까지 대구미술관 1전시실 및 어미홀에서 진행된다.

2017년 내내 뜨거운 감자였던 전안법은 현실과 다른 불합리함으로 수공예 작가들의 목을 죄어오는 올가미 같았습니다. 극적으로 개정안이 통과되면서 많은 작가들이 한숨 돌릴 수 있게 됐지만 아직 바뀌어야 할 부분이 많이 남아있습니다. 핸드메이커는 이러한 불합리에 ‘NO’를 외치기 위해 시작됐습니다.

손으로 무언가를 만든다는 것은 정말 매력적인 일입니다. 그들은 실을 꿰 엮기도, 펜과 물감 으로 그리기도, 흙을 빚어내기도, 금속을 녹여 두드리기도, 정성스런 요리를 만들어 내기도 하면서 작품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그들이 만들고 있는 세상을 함께 들여다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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