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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든 낭만적인 동네 서점으로 남을 수 있기를, 독립서점 삼월책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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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든 낭만적인 동네 서점으로 남을 수 있기를, 독립서점 삼월책방
  • 김서진 기자
  • 승인 2022.06.30 10: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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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월책방과 윤혜인 책방지기 /김서진 기자

[핸드메이커 김서진 기자]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오후, 고요한 동네 안쪽을 걷다가 모퉁이를 돌면 볼 수 있는 삼월책방은 윤혜인 책방지기가 운영하는 동네 책방이다. 지나가다 읽고 싶은 책이 혹시 있을까? 하고 들어가면 내가 원하는 책 말고도 책방지기의 추천까지 받아 책을 읽으며 커피를 마실 수 있는 곳이다. 아낌없는 재료와 책방지기의 마음까지 듬뿍 넣은 스콘, 쿠키들은 덤이다. 조용한 동네, 잔잔한 음악과 함께 삼월책방은 언제나 그곳에 있다. 

책방에 대한 소개를 부탁한다

독립서점에 대해 아직 익숙하지 않은 사람도 있겠지만 여긴 독립출판물만 취급하지 않고 기성 책들도 같이 취급한다. 일반 대형 서점에서 볼 수 있는 책도 있고, 독립출판물도 있는 작은 동네 서점이다. 커피와 쿠키도 같이 판매하고 있어 일반적인 카페처럼 이용하는 사람도 많다. 책이 좋고, 책이 있는 분위기가 좋아 오는 사람도 있다. 작은 전시회나 소규모의 음악 공연 같은 문화 활동도 할 수 있는 공간으로 운영하고 있다. 

책을 판매하는 데 있어 독립과 기성의 구분을 두고 싶지 않다. 독립출판물이나 기성 출판물을 구분하는 편견 없이 다 똑같은 책으로 취급하고 있다. 책들을 일부러 섞어 두거나 한다. 시나 문화 예술 등 장르로도 구분한다. 책의 다양성이 확보가 되니 서점을 오는 분들도 구분하지 않고 취향에 맞는 책을 고를 수 있어 좋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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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방 이름을 생일에서 따왔다고 들었다

책방 이름은 빨리 정했다. 생일이 있는 달이라 그런지 3월을 좋아한다. 뭔가 책방 이름에 영어를 쓰지 않고 싶었다. 정겹고, 서점이 주는 아늑함 같은 이미지가 좋았다. 짓고 나니 주변에서도 예쁘다고 해 만족스럽게 쓰고 있다.  
 

가지런한 서가 /김서진 기자

회사를 그만두고 책방을 오픈했다

책방을 하려고 회사를 그만둔 건 아니다. 회사 생활을 오래 하다가, 그냥 갑자기 다른 일이 하고 싶단 생각이 들었다. 원래는 전공이 영어여서 이민이나 유학 쪽과 관련된 일을 했다. 당시 일은 적성에 잘 맞았다. 잘 맞았는데....뭔가 내가 주도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이 적었다. 내가 기획을 한다든지 벌일 수 있는 기회가 별로 없었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을 벌이고 싶단 생각을 했다. 회사를 그만두고 여행도 다니면서 계속 고민했다. 내가 잘 할 수 있는 일, 좋아하는 일이 뭘까 생각했다. 제가 책 읽는 것도 좋아하고, 누군가에게 책을 선물하는 것도 좋아한다. 책을 업으로 삼아 읽고, 추천하는 일을 하고 싶단 생각에 책방을 열기로 마음을 먹고 주변 독립서점이나 책, 카페를 돌아다니면서 어떻게 운영해야 할지 공부했다.

그때만 해도 책방이 어떻게 운영되는지에 대한 정보가 별로 없었다. 어떻게 창업을 해야 하는지를 책방 사장님들이 쓴 책 위주로 읽으면서 공부했다. 책방의 일상을 다룬 책도 있었지만 현실적으로 책의 입고가 어떻게 되는지, 운영은 어떻게 하는지에 대한 내용이 있는 책들의 도움을 얻었다. 궁금할 때마다 인터넷을 뒤지고 또 뒤졌다.

우여곡절도 있었지만 회사를 다녔을 때의 짬(?)이 있어(웃음)하나의 업무라 생각하고 궁금한 걸 계속 여쭤보고 하다 보니 운영에 적응을 했던 것 같다. 지금도 시행착오는 계속 겪는다. 책방이 사실....모든 책 관련 사업이 그렇겠지만 큰돈이 되는 일은 아니다. 나도 알고 시작했고, 운영을 해 보니까 예상한 게 맞았다 정도?였다.

애초에 책방 운영에 어떤 어려움이 있는지도 알고, 각오를 한 상태로 시작했다. 가끔 자신도 책방을 차리고 싶다는 이메일이 종종 오는데 현실과 동떨어지고, 낭만으로만 책방을 차리고 싶은 사람도 많은 것 같다. 그럴 때 걱정이 된다. 현실을 알아야 하는데, 하면서. 돈 욕심이 크게 없어야 할 수 있는 일이 아닐까 싶다. 책방은....물론 이건 정답은 아니지만, 내가 생각하기엔 그렇다.
 

멋드러진 조명이 눈에 띈다 /김서진 기자
책방지기는 일하는 중이다 /김서진 기자

책방을 리뉴얼하고 오픈했다

이 공간이 원래는 카페였다. 디저트 전문 카페였는데, 사실 열 때는 인테리어 비용을 좀 아끼겠다고... 쓰던 걸 가리고 하면서 나름 꾸며 봤다. 근데 동선도 안 맞고, 공간 활용을 내 마음대로 못한다는 점에서 한계가 있었다. 이미 짜인 공간이다 보니까 책장이나 테이블을 놓는 것도 내가 생각한 것에 제약이 많았다. 아예 다른 공간으로 이사를 가는 것까지도 고민을 했었다. 

근데 이 위치가 좋아서 와 주시는 단골손님도 있고, 코로나 기간 동안 1년 넘게 운영을 했기 때문에 여기서 제대로 일을 해 본 것 같지가 않았다. 그래서 몇 년간 더 여기서 손님들을 맞이하자는 생각을 했다. 이전에 있던 가구들을 다 뜯어내고 내가 원하는 색깔, 공간을 만들자는 생각에 리뉴얼을 했다. 결과적으로는 만족스럽다. 전에 오셨던 손님들이 혹시 바뀐 분위기를 맘에 들지 않아 할까 봐, 그게 제일 걱정이 컸다. 다행히 지금은 분위기가 더 좋아졌다고 좋게 봐준다.

책을 입고하는 기준이 궁금하다

아무래도 책방이 작고, 모든 책을 들여올 수 없다 보니 지극히 '내 취향'에 맞는 책을 가져올 수밖에 없다. 여운이 없는 책들, 너무 빨리 읽히는 책들은 좋아하지 않는다. 근데 이 기준이 사람마다 다르니까, 결국 내 취향이란 말과도 같다. 배울 점이 있는 책들을 좋아한다. 누군가의 일상에서 항상 배울 점은 많지만 내가 살아온 삶과 다른 삶을 살아온 사람들의 이야기, 내가 겪어보지 않은 것들에 대한 깨달음을 줄 수 있는 책들이 좋다. 그런 내용을 가진 문화 예술서나.....하루든 일주일이든 긴 여운을 줄 수 있는 소설이나 시 같은 책들을 좋아한다. 

리뉴얼 전에는 '책방지기의 소장도서칸'이 있었다. 리뉴얼하면서 그냥 책들 사이사이에 소장한 책들을 섞어 넣었다. 아무래도 구매하긴 좀 부담스럽다든지, 편하게 책을 읽다 가고 싶은 분들이 이 방식을 좋아해 주셨다. 책방지기가 읽은 책이니까, 책방지기는 이런 책을 좋아한다는 궁금증도 해소가 되었을 거고. 리뉴얼하기 전엔 샘플 책에 따로 표시를 해 두지 않았다. 서점 이용 방법을 모르는 분들은 소장 도서 칸에 있는 책만 읽어야 하는 줄 알았던 거다. 거기에 있는 책들만 보는 사람들도 있어 이번에 리뉴얼하면서 샘플북은 샘플북이라고 표시를 하고, 다른 책들 사이에 제가 읽은 책들을 꽂아 언제든 편하게 빼 읽을 수 있도록 했다. 

샘플 책에 책에 대한 구절을 적어 놓았다

'책에 표시가 되어 있거나 메모지가 붙어 있는 책들만 책방지기가 추천하는 책이다' 라고 오해시는 분들이 있다. 근데 그게 아니다. 책방지기는 책방에 들어오는 모든 책들은 다 읽었다고 생각하면 된다. 내가 읽어야 꽂을 수 있고 추천할 수 있으니까. 책을 읽을 때 어떤 책은 메모지를 붙여 놓거나 어떤 책은 표시 없이, 또 어떤 책은 밑줄을 그어 놓기도 하고 메모를 해두기도 한다. 

책을 고르는 건 온전히 손님들의 몫이지만 이 구절은 한 번쯤은 꼭 읽어 보면 좋아서 해 두었다. 그럼 책을 판단하는 데 도움이 될 것 같아서다. 이 구절만큼은 읽어봤으면 좋겠다, 싶은 책들은 문장 몇 구절을 빼어 적어 둔다. '메모가 없어도 그냥 전체적으로 다 보세요, 좋은 책들이에요' 란 마음이다. 그렇게 써 놓는 건 손님들에게 도움이 많이 된다. 처음이지만 어떤 책인지 판단하기 좋으니까.
 

샘플책과 구절 /김서진 기자
읽어 보면 도움이 될 구절들이다 /김서진 기자

쓰는 것도 좋아하나

글을 쓰는 건 어렵다. '사장님, 책은 안 쓰세요?' 라고 주변에서 물어보시는데 나는 SNS에 공지를 올리는 것도 힘들다. SNS 특성상 올리는 글이 짧지 않나, 글 한 문장을 쓰는 것도 힘이 든다(웃음) 쓰는 걸 조금 신중하게 하는 버릇이 있다. 감히 책을 내겠단 생각은 못 했다. 책방을 운영하면서도 그저 작가님들이 대단해 보인다. 나도 책을 써볼까, 란 생각을 하다가도 책을 읽다 보면 나 같은 게? (웃음)그런 생각을 하다가 주변 책방지기님들이나 작가님들이 최근에 용기를 많이 주셨다. 책 한번 써 보시라고. 그래서 요즘에 좀 쓰고 있다. 워낙 시집을 좋아해서 준비는 하고 있는데 딱히 목표를 두고 쓰는 건 아니다. 혼자 야금야금 쓰고 있다, 언젠가는 나오겠지 하고. 

시집을 쓰기 시작한 게.....슬픈 분위기의 시집을 좋아한다. 내면에 관한 이야기의 우울과 슬픔, 그런 주제로 언젠가는 쓰겠지 싶었다. 그 시기가 동물 학대나, 전쟁 같은 일이 발생했을 때부터 본격적으로 썼던 것 같다. 나도 모르게 그쪽으로 생각이 많아지다 보니까....아이들의 순수함이나 평화 같은 쪽으로 생각을 많이 하게 됐다. 인간이 지킬 수 있는 아름다운 것들, 그런 걸 생각하게 되더라(웃음) 그때그때 떠오르는 걸 쓰는데 그런 일이 계속 일어나는 것도 있고.
 

리유저블컵과 엽서들 /김서진 기자

비닐봉투가 제공되지 않는 것, 리유저블컵 판매 등 환경보호에도 관심이 많아 보인다

한동안은 종이봉투로 포장했다. 사실 서점에 가면 그냥 책만 주지 않는가. 독립서점이니까 대형 서점보다는 좀 특별하게 책을 가져가셨으면 좋겠다 해서 하얀 종이봉투에 책방 스티커를 붙이는 식으로 한다. 가급적이면 플라스틱 비닐은 쓰지 않았으면 해서. 디저트를 포장해 가는 손님들한테도 최대한 친환경 봉투 위주로 쓰고 있다. 

친환경에 관심이 있다고 말하기는 아직 부끄럽다(웃음) 진짜 친환경적으로 살아가는 사람도 많은데. 제가 그냥 관심을 두는 건 정말 미미한 수준이지만.....환경에 관심을 두는 건 당연한 거라 생각한다. 조금이라도 노력을 하는 것과 안 하는 것엔 분명한 차이가 있다. 자기가 할 수 있는 선에서, 환경이 허락하는 선에서 하면 되는 거다. 각자의 위치에서 조금씩 노력하다 보면 안 하는 것보단 낫지 않을까. 결국엔 환경이 오염되면 피해를 보는 건 우리니까. 

언제 와도 안심감이 드는 책방이란 문구가 인상적이다

책방을 처음 열었을 때 써 뒀던 문구다. 인테리어를 하면서 이것저것 놓다가 인쇄해 둔 종이를 지금은 잃어버렸는데(웃음) 에쿠니 가오리의 책에 있는 문장이다. 책방을 찾아주는 이들에게 이런 느낌이었으면 좋겠다 싶어서 뽑아 둔 거다. 테이블에 놓고, 이 문구를 봤을 때 책방이 이런 곳이다 라고 공감하고, 이 책방을 이렇게 느꼈으면 좋겠다 싶어서. 

근데  그 문구를 사진으로 많이 찍었다. (웃음)책 어디 있냐고 물어보는 이들도 많고. 책방을 오는 모든 이들에게.....안심감이라는 게 마음 편하게 언제든지 머물다 갈 수 있는 공간이 되면 좋겠다는 의미도 있다. 마음에 드는 책이 항상 하나쯤은 있었으면 좋겠다는 의미도 있고. 안심감이 드는 책방은 그런 책방인 것 같다. 언제 들러도 내가 읽을 수 있는 책이 하나쯤은 꽂혀 있는 책방....그런 곳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책방을 운영하면서 기억에 남는 손님이 있나

단골들과는 친구처럼 지낸다. 기억에 남는 사람은... 책을 읽다가 눈물을 흘리는 사람이 있었다. 책방에 처음 온 날이었는데, 샘플 책 한 권을 읽다가 가슴을 울리는 문장을 만났는지 울다가 갔다. 그 뒤로도 가끔 그렇게 책을 읽다가 눈물을 흘리는 이들을 본다. 근데 그 사람이 처음이라 기억에 남는다. 책방에서 저렇게 책을 읽다가 온전히 자기감정에 몰입해 운다는 것이, 공간을 운영하는 사람 입장에서도 감동이었다. 내 공간이 그런 순간을 만들 수 있는 공간이구나, 그런 생각.

리뉴얼 오픈을 하면서 손님들에게 책방이 이렇게까지 큰 의미로 다가오는지 실감을 못했다. 그들이 꽃, 영양제 등 선물을 사오는 거다(웃음) 건강도 잘 챙겨 주신다. 요즘은 건강 관리를 하지만 예전엔 아파서 임시 휴무도 몇 번 내고하니 박카스부터 시작해 비타민 등. 밥도 사주고. 

저녁이 되면 '식사 아직 안 하셨죠?'라고 김밥도 사 온다. 그런 선물부터 시작해 축하한다고 꽃도 주고. 1년 넘게 이 자리에서 책으로 사람들과 교류를 한 보람을 느꼈다. 뿌듯하면서도 감동이었다. 사실 매번 감동을 한다. 젤리 하나 사 오는 것도 감동이고. 이게 책방이라 가능한 거라 하더라. 일반 카페나 식당은 그렇게까지 손님과 유대를 하기 쉽지 않은데, 이게 동네 서점의 장점인가 싶다.
 

정리 중인 책방지기 /김서진 기자
커피를 마시면, 책을 사면 엽서를 받을 수 있다 /김서진 기자

책이나 음료를 구매하면 엽서를 한 장씩 증정한다

뭐라도 주고 싶은데, 뭘 줘야 할지 모르겠는 거다. 책방에 와 주는 게 고마워 뭐라도 챙겨주고 싶었다. 큰 엽서는 갖고 다니기 부담스럽고, 작은 엽서는 책갈피로 쓰기 좋을 것 같아서. 책갈피로 쓰라고 증정한다. 책갈피로 쓰는 것 말고도 집에서도 엽서로 디자인을 많이 하지 않는가. 친구들에게 선물할 때, 편지를 쓸 때에도 엽서를 쓰기도 하고. 

여기저기서 삼월책방이라 쓰인 이 물건이 유용하게 쓰이면 좋을 것 같았다. 오래 남았으면 좋겠단 생각에 한 장씩 주고 있다. 엽서가 소진되면 또 다른 이미지로 엽서를 만드는 재미도 있다. 손님들도 어떤 게 있을지 기대하고 모은다. 재밌게 하고 있다. 사실 내가 생각하는 범위가 그렇게 넓지 않아 할 수 있는 최대한의 범위에서 스스로 열심히 하고 있다(웃음)

지금은 많이 없어졌다고는 하지만 누군가에게 선물을 할 때 책 또한 고려의 대상이 된다. 책이 선물의 대상이 된다는 건 어떤 매력 때문이라 생각하나 

말로 다 할 수 없는 것을 책이 대신 전달해 주는 면이 있다. 말로 위로해 주거나, 축하를 해 주거나, 내가 당신을 이만큼 아낀다는 마음을 표현하기 어려울 때 책이 대신해 주는 것 같다. 책을 읽는 사람도 느낄 테니까. 책을 읽음으로써 다 느껴질 테니 자연스럽게 책을 준 사람의 마음도 같이 느껴지지 않을까. 

책을 고르면서 그 사람을 계속 생각하는 게 제일 큰 것 같다. 그 많은 책 중에서 그 사람을 위한 책을 골라야 하니까. 그 과정 자체가 굉장히 의미 있고 행복하단 생각을 한다. 일단 그 선물은 쉽게 버릴 수 없다(웃음) 읽든 안 읽든 책장에 꽂아 놓기 때문에 강제로 나를 잊지 못하도록 하는 거다(웃음)

책의 매력, 큰 서점이 아닌 동네책방의 매력은 무엇인가

마음 편히 머물다 갈 수 있는 공간인 것 같다. 혼자 와도, 둘이 와도 조용히 책을 읽다 갈 수 있는 공간. 책방지기와 언제든지 말을 할 수 있고 외로움도 달랠 수 있고. 책으로든, 책방 사장님으로부터든 위로받고 갈 수 있는 공간이라는 게 매력이지 않을까. 

대형서점과 다르게 동네책방은 책방지기의 생각과 감성을 알 수 있는 곳이다. 방문하는 사람들에게 삼월책방이라 하면 어떤 곳으로 기억되고 싶나

자주는 아니더라도 이 동네에 다시 온다면 들르고 싶은 공간. 머물다 가던, 잠깐 있다 책을 보고 가든 잠깐이라도 다시 들르고 싶은 공간이다. 한번 오고 가는 게 아닌, 10분이든 30분이든 와서 책을 살펴보고 갈 수 있는 공간. 친구와의 추억이 있어서든, 혼자 왔든 1분이든 그 기억이 좋아서 다음에 또 와야지 할 수 있는 그런 공간이 되었으면 한다. 
 

책방이지만 카페이기도 하다 /김서진 기자
꽂혀 있는 책들도 유심히 보자 /김서진 기자

독립서점을 열고 싶은 사람들에게 조언을 한다면

사실 답변을 쉽게 못 한다. 몇 차례 메일을 받는데 온전히 낭만으로만 생각하는 경우인지, 정말 현실을 알면서도 해 보고 싶은 경우인지를 알 수 있다. 현실적으로 생각하라고 말씀드리고 싶다. 어쨌거나 이 일을 업으로 삼는다는 건 월세도 내야 하고 책도 사야 되는 등 금전적인 부분이 정말 중요하다. 

한마디로 쉽게 생각하는 이들도 있는 것 같아 쉽지만은 않은 일이라는 걸 인지하고 시작하면 좋겠다. 충분히 알아보고, 충분히 공부하고, 충분히 고민한 다음에 해야 한다. 생각하는 것보다 더 힘든 순간들이 온다. 책이 안 팔리는 시즌도 있고, 단순히 책을 꽂아 두고 기다린다고 사람이 오는 것도 아니다. 내 책방을 홍보해야 하고, 책을 꾸준히 소개해야 하고, 책을 매개로 사람이 모일 수 있게끔 해야 한다. 

나 같은 경우는 책방을 서점이라기보다는 복합적인 문화 공간으로서의 기능을 하고 싶어 전시나 공연 등을 추진하고 있다. 공간 운영에 대한 고민을 끊임없이 해야 한다. 몇 년 동안 운영한다 생각하고 고민을 해야 한다. 사소한 걸로 보이는 것들도 다 생각을 해야 하고 손도 많이 간다. 그만큼 큰 각오를 해야 하는 일이다. 물론 오는 이들 눈에는 낭만적인 공간으로 보여도 된다. 그런 공간으로 충분히 즐기다 가면 된다. 그러나 운영하는 사람들은 달리 봐야 하는 게 서점이다.
 

매거진 '로플' /김서진 기자

핸드메이커에게 어울리는 책을 추천해 달라고 했을 때 책방지기는 책방에 꽂혀 있는 '로플'이란 이름의 매거진 하나를 건넸다. 책도 결국은 손으로 만드는 것이다. 독립출판물 자체가 개인적으로 쓰고 만드는 것이니 핸드메이드 그 자체라는 말을 그는 남겼다. '로플'은 인터넷을 통해 책방지기가 직접 편집장에게 메일을 해 가져온 책이다. '로플'은 '로컬 피플 매거진'의 줄임말로 지역 구석구석, 자기 일을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룬 책이다. 각자의 위치에서 각자의 일을 해 나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삼월책방 /김서진 기자

책을 정리하고 커피를 내리며 자신의 일을 꾸준히 해 나가는 삼월책방의 책방지기는 비가 오든, 햇빛이 쨍쨍 내리쬐든 책방을 지키고 있다. 책방을 드나드는 손님들에게 안부를 묻고, 책을 한 권 권하고, 커피와 스콘을 대접하며 사람을 만난다. 사람을 만난다는 것은 책방지기에게는 서로의 이야기를 공유하고, 경험하지 못했던 삶의 한자락을 공유하며 즐거움을 나누는 일이기도 하다. 이 멋진 일들이 동네 서점인 삼월책방에서 매일 일어난다. 하루하루가 유쾌하고 재미있다는 책방지기에게 동네 서점이란 단골만큼이나 낭만적이면서도 오래오래 있고 싶은 공간이다. 
 

2017년 내내 뜨거운 감자였던 전안법은 현실과 다른 불합리함으로 수공예 작가들의 목을 죄어오는 올가미 같았습니다. 극적으로 개정안이 통과되면서 많은 작가들이 한숨 돌릴 수 있게 됐지만 아직 바뀌어야 할 부분이 많이 남아있습니다. 핸드메이커는 이러한 불합리에 ‘NO’를 외치기 위해 시작됐습니다.

손으로 무언가를 만든다는 것은 정말 매력적인 일입니다. 그들은 실을 꿰 엮기도, 펜과 물감 으로 그리기도, 흙을 빚어내기도, 금속을 녹여 두드리기도, 정성스런 요리를 만들어 내기도 하면서 작품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그들이 만들고 있는 세상을 함께 들여다보려 합니다.

핸드메이커는 국내외 다양한 문화·예술·산업 현장을 발로 뛰며 취재하는 독립 매체로서 주체 적인 취재와 기사를 통해 여러 미디어·포털과 함께하고 있습니다. 기사의 가독성을 저해하는 광고 배너를 통해 수익을 얻을 수도 있겠지만 이는 독자를 위한 선택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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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곳이든 ‘무언가’를 만들 수 있는 공간에는 항상 핸드메이커가 함께 하겠습니다. 작가들 의 작품이 누군가에게는 따뜻함으로,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기회의 순간이 되기를 희망합니 다. 앞으로 핸드메이커가 만들어갈 메이커스페이스에 동행해 주셨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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