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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스케치] 팬데믹의 유산이 업사이클 작품으로 태어나다, 《엔데믹, 업사이클》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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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스케치] 팬데믹의 유산이 업사이클 작품으로 태어나다, 《엔데믹, 업사이클》展
  • 김서진 기자
  • 승인 2022.06.23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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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데믹, 업사이클' 전 /광명업사이클아트센터

[핸드메이커 김서진 기자] 광명업사이클아트센터는 코로나19로 발생한 다양한 소재로 만든 업사이클 예술 작품을 전시하는 《엔데믹, 업사이클》전시를 기획했다. 

《엔데믹, 업사이클》전은 팬데믹의 상처를 유산으로 변신시키는 취지로 열렸다. 어느덧 팬데믹 3년을 보내고 일상으로 돌아가고 있는 요즘 최소한의 방역 수단인 마스크, 집콕하며 외식을 대신한 배달 음식 용기들, 택배 상자 같은 팬데믹이 남긴 유산이 이번 전시를 통해 쓰레기가 아닌 업사이클 예술로 돌아왔다. 
 

전시장 입구 /김서진 기자

이번 전시는 팬데믹 폐자원 소재를 활용한 업사이클 제품 및 작품 발굴을 위해 개최된 업사이클 공모전 ‘엔데믹’의 수상작도 함께 만나볼 수 있다. 우리가 흔히 쓰고 버리는 택배 상자, 비닐, 페트병 등이 전혀 생각지도 못한 작품으로 곳곳에 전시되어 있다.
 

정현철 '적당한 죄' 외 5점 /김서진 기자

코로나 이후 배달이 늘면서 셀 수 없이 많은 택배 상자가 버려졌다. 버려진 택배 상자는 동물 작품으로 변신했다. 멀리서 보면 무심히 쓰고 버리는 골판지 상자들이 맞는지 싶을 정도로 전혀 다른 재질, 전혀 다른 모습들로 태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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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정See 'Plastic Green', '반짝이는 플라스틱이 마음을 삼키다' /김서진 기자
민정See 'Plastic Green', '반짝이는 플라스틱이 마음을 삼키다' /김서진 기자

실제 자연과 자연을 상징하는 녹색을 사용해 자연스러움을 추구하면서도 역설적으로 인공 녹색 쓰레기로 남은 '플라스틱 그린'을 표현했다. 코로나 팬데믹 속에서 무심코 버린 배달용기를 생각하며 작가는 플라스틱 용기를 하나하나 씻고 다시 포장해 연결했다.

작가는 플라스틱을 쉽게 만들고 버리는 인간의 마음을 거꾸로 된 하트 모양으로 표현해, 보는 사람들에게 경각심을 준다.
 

장선희 '즐거움' 외 6점 /김서진 기자
이 작품이 폐기물이었다고 하면 믿을 수 있을까 /김서진 기자

포장재 끈, 보자기, 커피 캡슐, 쓸모 없어진 넥타이 등 작가는 코로나로 쓸모가 없어지거나 많이 소비하는 폐기물을 이용해 각 자료에 하나하나 색을 입히고 손질해 작품으로 재탄생시켰다. 폐기물도 어떻게 생각하고 쓰냐에 따라 작품이 될 수 있다는 것이 업사이클링의 본질이다.
 

업사이클링 작품들 /김서진 기자
박성범 '흑사병 의사의 눈으로 본 팬데믹' /김서진 기자

마스크와 폐 선풍기, 일회 용기 등으로 만들어진 작품은 보기만 해도 섬뜩하다. 흑사병이 한참 돌았을 때 까마귀 모양의 마스크를 쓴 의사들은 흑사병이 공기로 전염된다고 생각해 마스크 부리 끝에 구멍을 내고 부리 안에 허브나 약초 등을 채워 병의 감염을 막으려 했다. 비말로 전염되었던 코로나19 팬데믹 상황과 무서울 정도로 흡사하면서, 그때의 공포스러움이 여기까지 전달되는 듯하다.
 

이준기 '폐자재로 재탄생한 우리 세계문화유산 문화재' /김서진 기자
권혜성 '마스크 한복' /김서진 기자

엔데믹 공모전에서 금상을 받은 마스크 한복과, 은상을 받은 택배 박스와 일회 용기로 만든 문화재 작품이다. 마스크로 한복을 만들 수 있다고? 잠깐 들었던 생각이 놀라움으로 바뀌는 순간이다.
 

정찬우 '생각하는 숟가락' 외 9점 /김서진 기자
머리를 감싸쥔 숟가락, 포크 /김서진 기자

팬데믹으로 폐업하는 식당이 늘면서 버려야 했던 식기들을 이용해 작가는 인생의 불확실성이라는 주제로 힘들었을 서민들의 애환을 표현했다. 숟가락, 포크, 젓가락들의 어려움과 고됨이 느껴진다.
 

이송준 'Symbiosistence - Elephant' /김서진 기자
이송준 'Symbiosistence - Pebble' /김서진 기자

작가는 펜데믹으로 폐업한 식당을 생각하며 폐 철제 그릇을 이용한 작품을 선보였다. 식당이 없어지고 같이 버려진 철제 그릇들이 슬픈 눈망울을 한 코끼리로 돌아왔다.
 

이원호 '마스크' /김서진 기자

마스크를 소재로 관객이 함께 참여할 수 있는 작품이다. 마스크라는 소재와 그에 얽힌 다양한 사건을 통해 우리 사회의 모습과 그에 내재된 다양한 욕망, 또다시 만들어 나가는 희망, 더불어 환경에 대한 책임을 이야기한다.
 

엄아롱 '북극곰' /김서진 기자

버려지는 페트병을 재료로 슬픈 표정의 북극곰을 제작했다. 작가는 지구 온난화로 인해 멸종 위기에 처한 북극곰의 모습을 아니러니하게도 환경 문제에 가장 대표적으로 등장하는 페트병을 갖고 표현했다.
 

김하늘 '오가닉 시리즈, 조명'과 '스택 앤 스택, 스툴&의자' /김서진 기자

이 작품은 폐마스크 원단 소재들을 유기적인 질감&형태로 가공하고 제작한 시리즈다. 유기적인 특징을 갖고 있는 만큼 다양한 카테고리의 작품들로 유연하게 확장될 수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스택 앤 스택은 '쌓이고 쌓인다'라는 의미다. 하염없이 쌓여만 가는 마스크 원단과 불량 마스크 등의 폐마스크를 쌓아 녹이고 굳혀서 만들었다. 코로나로 인한 환경 문제가 쌓여 만들어진 스툴이다.
 

한상화 '오름(좌)' '단절(우)' /김서진 기자

본 작품들은 총 네 작품이 시리즈인 '디바인 블루' 시리즈의 일부다. 코로나로 인한 우울함을 파란색이 주는 쾌활함과 밝음으로 다시 한번 힘을 내 보자는 긍정의 메시지를 담았다.
 

김현하 '숨' /김서진 기자

인간이 아프지 않기 위해 쓰는 마스크가 자연을 아프게 하는 도구가 되어 버린 아이러니한 상황을 보며 작가는 자신의 숨이 들어 있던 마스크를 소독하고 색칠해 쓰레기로 버리는 대신 작품을 만들었다.
 

최성임 '끝없는 나무' /김서진 기자
군데군데 보이는 요구르트병 /김서진 기자

작가는 팬데믹으로 아이와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밖에 나가지 못했던 아이를 달래며 간식으로 요구르트를 주었던 시간을 회상한다. 빈 요구르트병을 이용한 작품으로 팬데믹 기간 동안의 일상을 아름답게 표현했다.
 

이병찬 'Creature' /김서진 기자

마지막으로 마주하는 이 거대한 크리처는 코로나 상황에서 늘어난 것은 배달에 쓰인 비닐들이다. 작가는 비닐을 활용해 알 수 없는 유기물을 형상화한 작품을 선보였다. 코로나가 끝나고 다시 일상을 회복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담아 숨 쉬는 키네틱 아트를 제작해, 이 알 수 없는 크리처가 공기가 부풀어 오르며 꿈틀거릴 때마다 작금의 상황을 경고하고 있는 듯하다.
 

패브리커 '일루젼' /김서진 기자

웨딩드레스 자투리 천으로 만들어진 아트 라이팅 '일루젼'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지만 정작 가장 짧은 시간 동안 사용되는 웨딩드레스를 '꽃'의 형상으로 재해석해 조명과 결합한 작품이다. 신부를 빛나게 했던 웨딩드레스 조각이 모여 다시 한번 공간 한쪽을 밝게 비추는 꽃이 되었다.
 

전시 전경 /김서진 기자

이번 전시는 누구나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광명업사이클아트센터의 운영 시간은 오전 10시에서 오후 6시까지이며, 매주 월요일은 휴관이다.

광명업사이클아트센터 관계자는 “팬데믹이 남기고 간 폐자원이 사람의 마음을 치유하는 새로운 업사이클 작품으로 재탄생했다”라며, “이번 전시회를 통해 폐자원을 바라보는 색다른 관점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전했다.

전시에 대한 자세한 사항은 광명업사이클아트센터 누리집을 참고하거나 전화로 문의하면 된다. 전시는 12월 31일까지.
 

2017년 내내 뜨거운 감자였던 전안법은 현실과 다른 불합리함으로 수공예 작가들의 목을 죄어오는 올가미 같았습니다. 극적으로 개정안이 통과되면서 많은 작가들이 한숨 돌릴 수 있게 됐지만 아직 바뀌어야 할 부분이 많이 남아있습니다. 핸드메이커는 이러한 불합리에 ‘NO’를 외치기 위해 시작됐습니다.

손으로 무언가를 만든다는 것은 정말 매력적인 일입니다. 그들은 실을 꿰 엮기도, 펜과 물감 으로 그리기도, 흙을 빚어내기도, 금속을 녹여 두드리기도, 정성스런 요리를 만들어 내기도 하면서 작품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그들이 만들고 있는 세상을 함께 들여다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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