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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비 프로젝트 ‘일상의 흠집을 채우는 방법’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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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비 프로젝트 ‘일상의 흠집을 채우는 방법’展
  • 곽혜인 기자
  • 승인 2022.04.27 15: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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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일상의 흠집을 채우는 방법’ 포스터 /아트비 프로젝트

[핸드메이커 곽혜인 기자] 사람들은 비슷한 듯 다른 루틴을 살며, 각자의 삶에서 다른 속도로 발생하는 변화에 끊임없이 적응하느라 애쓴다. 팬데믹에 무뎌진 채 살아가고 있는 요즘, 초기의 두려움은 어느덧 일상이 되었고, 새로운 루틴의 등장은 당연했던 것을 더 이상 당연하지 않게 만들었다.

일상에서 직면하는 일들은 각자의 시각에 따라 저마다 그 속에 새겨진 흠집을 채우는 다양한 방법이 존재한다. 아트비 프로젝트는 전시 <일상의 흠집을 채우는 방법>을 통해 누구나 겪었고, 겪고 있으며, 앞으로도 겪게 될 현재 우리들의 이야기에 대해 고찰한다.

이 전시는 누군가에게는 애잔한 위로를, 또 누군가에게는 사라짐으로 인한 불안감 해소를, 자신을 규정짓는 것들에 대한 경계와 내면의 생채기를 치유할 수 있도록 일상 속 이미지들을 재해석해 메시지를 전한다. 전시에 참여하는 김강원, 양지은, 송금희, 박새해 네 명의 작가들은 전시를 통해 일상을 마주하는 현대인들의 자세가 조금은 더 다채롭고 가벼워지길 바란다.
 

김강원, 화분2 /아트비 프로젝트

이룰 수 없는 욕망에 집착해 발생하는 삶의 틈 속 세세한 모순을 꼬집고, 위로하는 작가 김강원은 쇼룸이나 모델하우스의 한 부분을 그린다. ‘타인에 의해 만들어진, 좋게 보이기 위해 만들어진 공간들을 그대로 믿어도 되는가’에 대한 물음에서 시작된 그의 작품은 낮은 채도와 빛의 그림자를 통해 절제된 외로움을 표현한다.

집이라는 공간은 많은 사람들의 수많은 욕망 중에서도 경제적인 부를 나타내는 척도로서의 대상 또는 이상적인 삶의 안정을 추구하는 행복의 공간으로 대표되고 있다. 편안한 안정을 갈구하지만 이상과 현실의 괴리가 발생하는 거주 공간을 표현하기 위해 작가는 모델하우스를 다양한 방식으로 재해석하고 음흉한 위화감을 만들어낸다.

김강원 작가는 사람들의 일상에서 본래 기능을 잃은 것들이 만들어내는 모순을 끄집어내고 그 사이에 있는 균열, 타인을 향한 나의 편견을 되짚어보며 애잔한 위로를 전한다.
 

양지은, 정원의 균형 /아트비 프로젝트

양지은 작가는 일상 속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사물을 찾고 그 이미지에 생명을 불어넣어 새로운 메시지를 만든다. 인생의 갑작스러운 사건들을 마주했을 때, 또는 나에게 의미 있는 사물이 누군가에겐 아무 의미 없다는 사실을 발견했을 때 작가의 작업이 시작된다.

<정원의 균형>은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식물을 소재삼아 넘치는 생명력, 본성을 찾아가는 과정을 담은 작품이다. 조형적 질감과 터치, 색채들로 구성한 이 작품은 마치 은유적이고 환상적인 공간에 낯선 형체들을 새롭게 창조한 것처럼 느껴진다.

이는 곧 작가 스스로의 본성, 사건을 극복하려는 방식으로 볼 수 있다. 인생의 모든 일은 작은 점으로부터 시작해 하나씩 완성체를 이루고, 이 점들이 모여 한 사람의 세계가 된다. 마치 하나의 식물처럼 보이는 이 작품은 결국 한 곳에 모여 하나의 정원을 이루고 그 속에서 새로운 메시지를 찾는 과정이 된다.
 

송금희, 알고리즘 풍경 01·02 /아트비 프로젝트

푸른 바다와 청량한 하늘, 마치 외국의 휴양지를 연상시키는 풍경이 어딘 가에 갇혀 있는 모습이다. 송금희 작가의 <알고리즘 풍경>은 소셜 네트워크 안에서 볼 수 있는 대중적이면서도, 동시에 개인적인 이미지들을 풍자한 작품이다.

오늘날 대중문화는 이전 시대와 비교해 모바일, SNS 안에서 자유롭게 개인의 취향과 미적 기준을 드러내고 있다. 각자의 기준, 취향을 담은 이미지들은 타인에 의해 비슷한 이미지로 재생산되고 반복적인 형태로 온라인상에 모습을 드러낸다.

이와 같은 소셜 네트워크의 특징은 송금희 작가의 작업 소재가 된다. 작가는 해당 이미지들이 재생산될수록 풍요로움과 자기 비하적인 모습이 함께 공존한다고 말한다. 반복되는 이미지는 현실적이지도, 비현실적이지도 않으며 대중적이고도 개인적인, 자폐적 풍경으로 그려진다.
 

박새해, 사이에 흐르는 것 1 /아트비 프로젝트

박새해 작가는 공간에 남아있는 흔적들을 도시의 산책자이자 관찰자인 플라뇌르의 시선으로 읽고 수집한다. 작가에게 흔적이란 무의지적 기억임과 동시에 내재되어 있는 불안감이기도 하다. 이는 사라짐에 대한 불안으로, 흔적 자체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지만 부재들의 현존을 통해 느껴지는 공허한 감정을 말한다.

흔적을 남긴 대상이 사라지고 없을 때, 우리는 영원히 대상의 본질을 알 수 없고 추측만이 남을 뿐이다. 이 불투명한 흔적들은 부재에 대한 불안함과 수수께끼를 조성한다. 작가는 영원히 알 수 없는 이 대상의 본질에 다가가기 위해 부질없이 흔적을 수집한다. 조금이라도 그 대상을 파악하기 위해, 언젠가는 흔적으로 남겨질 자신을 위해 마지막 파동을 일으킨다.

나도 모르게 생긴 일상 속 작은 흠집들을 각기 다른 방식으로 채우는 네 작가들의 이야기는 전시 <일상의 흠집을 채우는 방법>을 통해 오는 5월 9일까지 아트비 프로젝트 갤러리에서 만나볼 수 있다.

2017년 내내 뜨거운 감자였던 전안법은 현실과 다른 불합리함으로 수공예 작가들의 목을 죄어오는 올가미 같았습니다. 극적으로 개정안이 통과되면서 많은 작가들이 한숨 돌릴 수 있게 됐지만 아직 바뀌어야 할 부분이 많이 남아있습니다. 핸드메이커는 이러한 불합리에 ‘NO’를 외치기 위해 시작됐습니다.

손으로 무언가를 만든다는 것은 정말 매력적인 일입니다. 그들은 실을 꿰 엮기도, 펜과 물감 으로 그리기도, 흙을 빚어내기도, 금속을 녹여 두드리기도, 정성스런 요리를 만들어 내기도 하면서 작품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그들이 만들고 있는 세상을 함께 들여다보려 합니다.

핸드메이커는 국내외 다양한 문화·예술·산업 현장을 발로 뛰며 취재하는 독립 매체로서 주체 적인 취재와 기사를 통해 여러 미디어·포털과 함께하고 있습니다. 기사의 가독성을 저해하는 광고 배너를 통해 수익을 얻을 수도 있겠지만 이는 독자를 위한 선택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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