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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의 물'로 시작한 위스키, 혼술족을 열광시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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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의 물'로 시작한 위스키, 혼술족을 열광시키다
  • 김서진 기자
  • 승인 2022.03.03 18: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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랭스(LANGS) /롯데칠성음료

[핸드메이커 김서진 기자] 코로나19로 인한 혼술이 사람들에게 대세가 되며 전통주나 막걸리뿐만이 아닌, 위스키 시장도 점점 커지고 있다. 옛날이라면 위스키는 어른들의 술이라는 인식이 있었고, 주로 중년 남성 소비자들에게 수요가 있었지만 코로나19 이후 혼술 문화가 정착하며 젊은층의 남녀노소 모두가 즐겨 마시는 술이 됐다.

위스키가 비싼 술이라는 인식을 깨고, 최근 롯데칠성음료는 위스키에 쉽게 입문할 수 있게 1만 원 대의 위스키를 출시했다. 블렌디드 스카치 위스키 ‘랭스(LANGS)’는 알코올 도수는 40도로 700ml 기준 약 1만원 대 가격이라 가성비가 뛰어나다는 평을 듣는다.

온더락(위스키를 얼음에 희석시켜 마시는 방식)으로 음용시 더욱 부드럽게 즐길 수 있으며, 사이다, 콜라, 토닉워터 등 다양한 음료를 섞어서 하이볼을 만들어 마시기에도 좋다. 집에서 직접 하이볼을 만들어 마시는 홈텐딩 족을 위한 하이볼 추천 레시피를 담은 넥텍도 함께 제공한다.

이마트에 따르면 위스키 매출액은 전년 대비 2020년에는 45%, 2021년에는 65.8%가 증가했으며 올해 들어 2월 초까지 53.9%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위스키의 인기가 이처럼 높아진 것은 젊은 세대들이 SNS에서 자신들만의 칵테일을 만드는 방법을 공유하고, 집에서 칵테일 등을 직접 제조해 마시는 '홈텐딩' 문화가 퍼진 것을 원인으로 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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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사들이 만들기 시작한 위스키, 전세계를 사로잡다

위스키 /unsplash

위스키는 맥아를 주원료로 하여 당화 ·발효시킨 후 증류하여 만든 술로, 아일랜드와 스코틀랜드에서 탄생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위스키라는 단어의 어원은 켈트어인 'Uisge Beatha'에서 유래한 것으로, 라틴어로는 '생명의 물'이란 뜻이다. 'Uisge Beatha'는 'Usque baugh'로, 나중에 'Usky(우스키)'가 되었다가 지금의 위스키로 완성됐다. 켈트족이 이 생명의 물을 만드는 데 열심이었던 이전부터 위스키는 대장균, 천연두 등 여러 질병을 치료하는 데에도 쓰였다.

고대 이집트인들은 이미 증류의 원리를 알고 있었지만 마실 수 있는 술이 아닌 주로 향수를 만들었다. 로마 제국이 쇠퇴하며 자연스럽게 이 증류에 대한 관심도 잠시 사라졌다. 당시 주류의 대세는 와인이었는데, 와인은 지중해 태양 아래 숙성도 잘 됐고 발효도 거의 필요하지 않아 만들기도 쉬웠다. 위스키는 아라비아를 여행하고 있었던 아일랜드인 수도승들이 곡물과 물을 증류하는 기술을 알고 있었던 덕분에 이들에게 처음 양조되었고, 이들이 아일랜드로 돌아왔을 때 본격적으로 이 음료가 만들어지기 시작했다.

아일랜드는 비도 많이 왔고, 툭하면 폭풍우가 몰아치는 등 날씨가 좋지 않아 사람들은 보리를 발효시켜 만든 맥주에 만족해야 했다. 그래서 아일랜드와 스코틀랜드의 수도원들은 와인을 만들 포도가 부족하니 대신 곡물을 으깨 발효시키는 쪽으로 방법을 틀었고, 이것이 현대 위스키를 만들게 한 첫 증류주였다. 이 음료가 사람들에게 인기를 끌면서 세계 다른 지역으로도 퍼지기 시작했다. 특히 스코틀랜드 사람들에게 길고 추운 겨울밤을 버틸 때 마시는 위스키는 효과적인 난방 시스템이나 다름없었다.

숙성 중인 위스키들 /unsplash

이후 영국의 헨리 8세가 수도원을 해산시키고, 많은 수의 수사들을 독립시키면서 이들이 새로운 생계 수단으로 위스키를 판매하기 시작해 위스키는 일반 대중들에게도 널리 퍼졌다. 1707년 잉글랜드 왕국과 스코틀랜드 왕국을 합병시켜 그레이트브리튼 왕국을 만들며, 위스키에 대한 세금을 엄청나게 거둬들여 대부분의 스코틀랜드 위스키 증류소들은 지하로 들어가 밤에만 생산할 수 있었다. 대규모의 증류소는 적었고, 대부분 가정이나 지하에서 소규모로 제조되던 게 많았다. 

스코틀랜드 최초의 증류소는 1824년 공식으로 설립되었고 싱글 몰트 위스키 양조장이 늘어나며 여러 식료품점에서도 직접 위스키를 제조했다. 제1차세계대전 때도 위스키는 계속 생산되었지만 전쟁은 위스키 산업에 큰 피해를 입혔고, 양조장의 수는 150개에서 15개로 감소할 정도로 큰 타격을 받았다.

제1차세계대전이 끝나면서 위스키는 옛날의 영광을 꿈꾸기 시작했지만 제2차세계대전이 또 터지면서, 식량 수입이 제한된다. 곡류 위스키의 생산이 완전히 중단되고 모든 보리는 식량의 목적으로만 쓰여야 한다는 법이 생기며 위스키는 또다시 쇠퇴할 수밖에 없었다. 전쟁이 완전히 끝남으로써 위스키는 지금 우리가 먹고 마시는 즐거움이 될 수 있었다. 

아이리쉬 위스키 /unsplash

위스키에는 두 가지의 표기가 있는데, 미국 법률에서는 스카치 위스키를 'Whisky', 아이리쉬 위스키는 'Whiskey'라 구분해 부른다. 아일랜드에서 만드는 위스키는 'whiskey라 부르며, 스코틀랜드와 캐나다에서는 위스키를 'whisky'라 부른다. 사람들이 즐겨 마시는 위스키는 싱글 몰트 위스키, 아이리쉬 위스키, 스카치 위스키, 버번 위스키 등 여러 가지가 있다. 요즘 꽤 핫한 싱글 몰트 위스키는 오직 맥아의 과정을 거친 보리 한 가지로 만들어지며 동일한 증류소에서 생산된 것을 가리킨다. 

스카치 위스키 /pixabay

오늘날 스코틀랜드에서 생산되는 스카치 위스키는 17세기 스코틀랜드 산악지대에서 맥아건조에 이탄(수목질의 유체가 퇴적하여 변화를 받아서 분해, 변질된 것)을 사용하고, 단식 증류기를 써 향기가 있는 위스키를 만든 것에서 시작했다. 몰트의 디아스타아제에 의하여 당화된 곡물의 거르기 전 술을 스코틀랜드에서 증류하여 최저 3년간 통에 담아 창고에서 익힌 것"이라 명명한다.

현재 시판하고 있는 스카치의 대부분은 몰트 위스키와 그레인 위스키의 혼합품으로 증류가 불완전하기 때문에 주정 이외의 몰트 특유의 물질이 섞여서 그것이 스카치 특유의 맛과 향기를 낸다. 버번 위스키는 미국에서만 생산하는 것으로, ‘최저 51 %의 곡식 발효 전국에서 증류된 것’이라는 규정이 있다. 검게 그을린 참나무 통에서만 숙성시켜야 하며 다른 위스키에 비해 꽤 강한 맛을 낸다.

이런 위스키의 인기가 심상치가 않다.  관세청 집계 결과 지난해 위스키 수입액은 1억7천534만4000달러로 전년대비 32.3%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2월 24일, 수입 주류 유통사 트랜스베버리지는 더 글렌그란트 제품군의 지난달 매출액이 전년 동기보다 2328%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더 글렌그란트 60년’의 국내 출시가 큰 폭의 매출 성장을 견인했다고 분석했는데, 전세계 360병 중 29병만 국내에 들어와 3천만원이 넘는 가격에도 출시 동시에 완판되는 화력을 보였다.

발베니 선물 세트 /윌리엄그랜트앤선즈코리아

2월 구정을 앞두고, 이마트나 코스트코 등 여러 창고형 할인매장에서 ‘발베니 12년 선물세트’를 판매한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매장 앞엔 개장 전부터 사람들이 줄을 지어 서는 '오픈런'이 일어나기도 했다. 매장 측은 고객의 대량 구입을 방지하기 위해 판매 개수를 제한했지만 개장한 지 5분도 지나지 않아 완판됐다. 이마트 측은 “발베니, 맥켈란 등 싱글몰트 위스키는 진열하기 무섭게 팔려나가고 있다. 일부에서는 ‘오픈런’ 현상까지 벌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발베니는 영국의 주류기업인 윌리엄그랜트앤선즈에서 생산하는 영국 싱글몰트 위스키로, 세계적인 양조 장인 데이비드 스튜어트가 만드는 위스키다. 보리 건조를 기계가 아닌 사람이 직접 손으로 뒤집으며 하는 수작업으로 유명하며, 보리 작황에 따라 생산량이 결정되어 ‘한정판 위스키’로도 유명하다. 

홈플러스는 뜨거워지는 위스키 시장에 발맞춰 오는 16일까지 ‘와인장터’와 ‘위스키 페스티벌’ 행사를 진행한다. 와인장터에서는 약 11만병의 와인을 선보이며, 같은 기간 ‘위스키 페스티벌’ 행사를 진행해 발베니, 글렌피딕, 와일드터키 등 총 430종의 위스키와 리큐르 상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김홍석 홈플러스 차주류팀장은 “최근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홈술족’에게 더 다양한 술을 합리적인 가격에 선보이고자 이번 행사를 마련했다”고 전했다. 

롯데백화점 잠실점의 위스키 바 /롯데백화점
고든앤맥페일 글렌리벳 제너레이션스 80년 /롯데백화점

롯데백화점은 작년 12월 일찌감치 잠실점에 위스키 전문매장 '위스키 바'를 런칭해 독립된 공간에서 다양한 위스키를 즐길 수 있도록 여러 상품을 판매 중이다. 위스키 마스터가 직접 위스키에 대한 정보를 제공한다고. 오픈 후 20-30대 고객들이 약 20% 증가했다고 하며 최근 2억원이 넘는 초고가 위스키인 ‘고든액맥페일 글렌리벳 제너레이션스 80년’은 전시가 되자마자 예약 판매되었다.

롯데칠성음료는 올해 추진할 사업 중 하나로 '위스키 증류소 설립'을 계획 중이다. 그동안에는 수입한 위스키 원액을 블랜딩해 판매하거나 수입 위스키를 유통하는 식이라면, 이제 직접 위스키를 양조·증류해 국내 생산한다는 방침이다. 롯데칠성음료 관계자는 "코로나로 혼술·홈술이 늘면서 침체돼있던 위스키, 와인 시장이 주목받고 있는 점도 사업 추진의 한 요인"이라고 전했다. 주류업계 업계 관계자는 "대만이나 일본에서도 위스키를 직접 제조하고 있는 만큼 국내에서도 경쟁력 있는 위스키를 만드는 것이 아주 불가능한 일은 아닐 것"이라고 귀띔했다. 

여러 위스키들 /unsplash

MZ세대가 위스키에 열광하는 이유는, 아무래도 이들이 저도주나 달콤한 술을 좋아하는 만큼 위스키도 칵테일이나 하이볼 등 자신들만의 방법으로 만들어 여러 SNS나 유투브에 공유하고, 위스키를 즐기는 것이 하나의 즐기는 문화가 되어 인기가 많아졌다는 분석이다. 코로나19로 집에 있는 시간이 길어지며 전통주나 와인 등을 혼자 즐기는 '혼술' 문화가 떠오르며 영화나 드라마에서 특정 이미지로만 소비되던 위스키가 본격적으로 판도를 바꾸었다는 것이다. 

한 주류업계 관계자는 "온라인이 익숙한 세대가 소비 주체로 떠올랐고, 구독 서비스 등 위스키를 접할 기회가 많아진 점이 판매량 증가의 원인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입문자들이 즐기는 보급형 위스키뿐만이 아닌 수천만원에 이르는 위스키도 매니아층의 수요가 높으며, 희소성이 높아 소장 가치가 있다면 얼마든지 구매할 생각이 있는 MZ세대의 구매력도 한몫하는 듯 보인다.

다만 다양한 가격대의 위스키를 찾는 젊은층들이 주류 시장의 트렌드를 이끌고 있는 만큼 몇몇 위스키의 경우 오픈런 현상까지 일어나며 공급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해 물밑거래도 이루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주류판매 면허가 없는 일반 소비자들끼리의 거래는 불법이지만 희소성이 높고 구하기 힘든 제품일 경우 프리미엄까지 붙어 거래되는 등의 문제도 있는 실정이다.

실제로 주류업계에서는 위스키 시장에 거품이 끼어 있다는 것을 지적하며, 위스키가 방송이나 광고를 통한 홍보 마케팅으로도 쓰여 한정판과 희소성을 중요시하는 MZ세대들의 소비를 자극했다는 의견도 있다. 관계자들은 위스키의 인기가 많아지는 것은 좋은 일이지만, 개인끼리의 직거래는 되도록이면 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강조한다.  

위스키 /unsplash

코로나19가 장기화되어 가고 있는 요즘, 저마다 집에서 혼자 술을 즐기는 시간이 늘어나며 위스키 또한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아저씨 술이라는 인식이 컸던 위스키였지만 이제 사람들은 위스키를 스트레이트로 즐기기도 하며, 물이나 얼음을 더해 마시는 등 나름의 취향을 섞어 즐긴다. SNS에만 해도 수많은 칵테일 레시피를 볼 수 있으며, 위스키를 잘 몰랐던 사람들이라도 위스키 한 잔에 얼음을 채우고, 소다나 콜라 등 음료를 추가하기만 해도 멋진 술을 집에서 즐길 수 있으니 오늘 저녁에는 가벼운 위스키 한 잔, 어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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