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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스케치] MZ세대와 콜렉터들을 홀린 예술의 향연, 2022서울호텔아트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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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스케치] MZ세대와 콜렉터들을 홀린 예술의 향연, 2022서울호텔아트페어
  • 김서진 기자
  • 승인 2022.02.28 18:13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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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서울호텔아트페어 /서울호텔아트페어

[핸드메이커 김서진 기자] 갤러리들과의 최대한의 협업을 통해 시시각각 변하는 미술시장의 흐름에 발빠르게 대응하고자, 더아트나인과 정수아트센터, 갤러리41이 공동 주최하는 '2022서울호텔아트페어'가 2월 25일부터 27일까지 강남인터콘티넨탈호텔 코엑스 7, 8, 9층에서 개최되었다.

이번 아트페어는 70여개 화랑과 500여명의 작가들이 작품을 출품, 동시대 미술의 가치를 확보하며 새롭게 부각되고 있는 mz세대 예술가들과 갤러리들과의 가교를 표방하고자 한다. 기존 아트페어와의 차별화를 위해 MZ세대 작가군과 2040대 미술품 구매자, 기성 갤러리와의 만남의 장을 마련했다.

주최 측은 갤러리 및 예술가에 대한 메타버스 갤러리와 NFT 제작도 지원하며, 온라인 미술품 거래 시스템을 구축해 미술에 대한 투자가 특별한 사람이 아닌 보통 사람들의 시장임을 확인하고자 한다고 전했다.

전시 전경 /김서진 기자
침대에 나란히 전시된 작품들 /김서진 기자

이번 호텔아트페어는 호텔 7-9층, 객실 80여개를 빌려 미술 작품을 전시하고 판매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천경자, 이우환 등 유명 화가의 판화부터 시작해 여러 화가들의 다양한 작품이 출품됐다. 이전에도 17일-20일 해운대 웨스틴조선부산호텔 8층 전 객실에서 '제6회 도슨트와 함께하는 2022 블루아트페어'를 개최하는 등 호텔에서 전시와 판매가 이루어지는 형태의 미술 시장도 점점 활발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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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실, 그리고 작품들 /김서진 기자

객실뿐만이 아니라 객실 밖에도 작품을 전시하거나 하는 등 공간을 활용했다. 객실이니까 화장실도 있다는 점에 착안, 심지어 화장실 안에까지 작품을 전시하고 장식해 놓은 곳도 많았다. 물론 화장실과 작품이라니, 언뜻 보면 신묘한 풍경이다.

각 객실마다 갤러리들의 작품이 전시되어 있으며, 참석한 작가들이 참관객들을 응대하며 작품에 대한 설명을 하고 판매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침대 위에 가지런히 놓인 작품들, 또는 밖 풍경을 배경으로 한 작품들이 호텔에서 열리는 전시의 포인트라 할 수 있겠다. 보통 전시라 하면 넓은 곳에서 띄엄띄엄 전시되어 있는 것을 떠올리게 되는데 객실 안에 빼곡이 진열되어 있는 작품들의 풍경은 어딘가 묘하면서도 신선하다. 

김미량 작가의 '비밀정원' 을 비롯한 여러 작품 /김서진 기자

갤러리 자작나무는 국내의 작가들을 발굴해 전시하고 알리며, 유럽 현지의 화랑과도 협력 중이다. 국내 작가들의 작품을 유럽 및 해외 미술 시장에 알리고 유럽 작가들과 현지에서 활동하는 우리나라 작가들의 작품을 국내에 소개하고 있다. 

"제주의 하늘은 여전히 파랗고, 바다는 다양한 색으로 나의 마음을 흔든다. 바람 속에 있는 나는 제주의 바람을, 따뜻한 공기를, 아름다운 제주의 색을 캔버스에 담고 싶다. 그의 작품은 제주도의 자연을 원색의 독특한 화풍에 담는다"

제주에서 태어나 성장한 김미량 작가는 서울에서 미술을 공부했고, 제주도에서 작품 활동을 하고 있다. 그가 만들어내는 색의 조각들은 기억의 산물이며 향수를 자극하는 놀이터와도 같다고 말한다. 하나의 조각들이 모여 하나의 이미지를 만들어내고 흩어져 사라지기도 한다. 캔버스에 흩뿌리듯 뿌려진 조각들은 하나의 조각일 때는 큰 의미를 지니지 못하지만 수많은 조각들이 모여 만들어내는 화면은 강렬한 에너지를 만든다. 

김현정 작가의 부스 /김서진 기자
Rebirth 016078 /김현정 작가 제공

2021 서울아트쇼에서도 만났던 반가운 그림이 눈에 띈다. 김현정 작가는 회화, 사진, 컴퓨터 등을 포용하는 멀티미디어 아티스트로서 활동하고 있으며 ‘현대미술작가 나비킴의 힐링나비’라는 주제의 동시대미술 표현으로 다양한 작품을 작업하는 '나비 작가'다. 그에게 나비는 유충의 모습과는 달리 화려한 날개를 펼치고 아름다운 모습으로 거듭나 수만 킬로를 비행하는 자유를 얻는 존재다.

작가는 이처럼 어려운 상황을 극복하고 아름답게 변화해 가는 나비의 모습에서 간절하고 강인한 생명력을 보고, 생명의 근원인 빛으로 나비를 표현한다. 그에게 나비는 현실을 극복하고 싶은 삶에 대한 열망이자 한줄기 빛과 같은 희망의 상징이다.

객실과 복도, 통행에 조금 불편했던 것 빼고는 /김서진 기자
복도에서도 볼 수 있는 작품들 /김서진 기자

7-9층 전체의 객실이 다닥다닥 붙어 있어 관람하고 다시 나와 옆방으로 들어가면 되는 식이다. 그러나 객실인 만큼 아무래도 좁은 편이라 사람들이 많이 몰리면 제대로 구경하기가 어려웠던 것이 아쉬운 점이라면 아쉽기도 했다. 인기가 많은 갤러리들은 입구에서부터 복도까지 사람들이 몰리기도 했다.

객실 안뿐만이 아닌 밖에도 작품을 진열해 지나가더라도 잠시 멈춰 구경할 수 있게 했다.

마레트라 /김서진 기자

'마레트라'는 텍스타일(섬유)을 위한 프린트 패턴을 그리고 디자인한다. 좋은 색감과 디자인은 우리 자신이 좋은 에너지의 상태일 때 자연스럽게 표현되는 무언가라고 이야기한다. 작업 중에 힐링을 가진 것들 특히 우주, 하나, 전체를 의미하는 심볼 만달라(mandala)를 그리고, 큰 용기를 얻고 힐링을 경험한다. 그 의미를 떠올리며 좋은 에너지를 담아 마레트라만의 디자인을 텍스타일 프린팅을 통해 표현했다.

유지 작가는 자유롭게 일하며, 일상 생활과 주변 환경에서 영감을 많이 얻는다고 한다. 제일 좋은 창조적인 작품은 자유로움 안에서 흐르듯 만들어짐을 이해하며, 그 또한 자연 안에서 시간을 보내고 때로는 명상하며 깊게 들어감으로써 들리는 메시지를 통해 디자인 작업에 대한 답을 찾는 데 도움을 받는다. 힐링에 관련한 모든 것들이 그에게 영감을 주며 삶과 디자인 작업에 있어 평온을 우선시한다. 이것이 자신이 가장 해야 할 일이고, 좋아하는 일이자 앞으로도 탐구해야 하는 일이라 그는 말한다.

구경하고 있을 때 직접 착용해 봐도 된다고 하여 놀랐다 /김서진 기자

실크 스카프 컬렉션을 비롯해 홈액세서리를 주로 만드는 마레트라의 아트워크를 담은 스카프들을 비롯해 유지 작가가 최근까지 작업한 스카프들을 구경할 수 있었다. 그의 스카프들은 단순히 보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관람객이 직접 만져 보고, 착용해볼 수도 있게 배려했다. 

오른쪽의 작은 두 작품은 스테인리스 스틸로 만든 신규 작업이라고 /김서진 기자
꽃과 나비는 그의 트레이드 마크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최지인 작가 공식 인스타그램

스테인리스 스틸 베이스에 여러 재료를 실험하고 작업하는 최지인 작가는 다양한 연령대의 많은 사람들이 그림을 즐기길 바란다. 그의 그림에는 꽃과 새가 화려한 모습을 보인다. 19세기 민중들에게 사랑받았던 민화 중에서도 사랑과 행복을 뜻하는 화조화를 재해석에 거울에 그리는 작업으로 유명하다. 

그는 거울에 작업을 하는 것으로도 유명한데, '거울에 비친 전시장의 풍경과 그림을 보는 사람이 작품 속에 들어가기도 한다'고 전했다. 거울에 비친 나 역시 꽃이다, 란 의미를 담은 그의 그림은 상처받고 외로운 자신 또한 아름답게 피어난 꽃이라 말한다. 타인의 상처에는 민감하게 반응하고 정작 자신의 마음은 살피지 않는 현대인들을 위로한다. 

오른쪽의 무지개는 그림이 아닌, 네온사인을 무지개처럼 표현한 것 /김서진 기자

실제로 만난 최지인 작가는 아주 유쾌했다. 객실 안에 진열된 작품 하나하나에 대해 설명해 주고 이날 하루 도슨트로 객실을 찾아준 모든 관람객들에게 최선을 다했다. 여담이지만, 그가 직접 찢어 쓴 메모지에는 또 다시 와달라는 메모와 함께 즉석으로 친필 사인까지 받을 수 있었다. 전시를 보며 할 수 있는 아주 특별한 경험 중 하나다. 

뚱이네 부스 /김서진 기자
뚱이 특유의 화려한 색배합이 눈에 띈다 /김서진 기자

노래부르는 것과 춤추는 것을 좋아하는 뚱이, 애니메이션과 캐릭터로 유명한 뚱이네도 이번 전시에 참가했다. 아마 이번 전시를 통틀어 제일 화려했던 부스들 중 하나였을 것이다. 사랑스러운 뚱이를 모델로 한 여러 작품과 굿즈들이 진열되어 있었다.

단순하게만 보면 그냥 캐릭터에 불과할 수 있지만 커다란 액자로 마주하는 순간 뚱이는 하나의 캐릭터에서 예술로 다가온다. 뚱이네는 이번 전시를 관람하러 들어온 모든 고객들에게 뚱이네 다이어리와 인형, 관련 팜플렛이 담긴 봉투를 하나씩 일일이 전달했다. 그래서 전시 내내 핑크색 봉투 하나씩을 들고 다니는 사람들이 꽤 많았다는 후문이.

위수트 폰니미트의 작품 /김서진 기자

이번 서울 호텔아트페어에서 콜론비아츠 갤러리는 태국의 인기 작가 위수트 폰니미트와 색에 대한 탁월한 감각을 캔버스에 펼쳐내는 서양화가 국대호의 작품들을 선보였다.

태국에서 태어난 위수트의 작품에는 인간의 따뜻함과 삶의 행복이 담겨 있다. 그의 작품에는 ‘마무앙(한국어로 ’망고‘)이라는 캐릭터와 그녀의 가족, 고양이가 등장해 일상의 이야기들을 만들어 낸다. “왜 좋아하는지 이유는 없어, 그냥 좋아.”, “네 손글씨가 내 마음을 어루만져줘.”, “너만이 네 꿈을 이룰 수 있어.” 등 사소하지만 다정한 그의 문장은 위수트 특유의 귀여운 그림체와 함께 삶을 관통하는 메시지를 보여준다.

이러한 메시지는 인간의 욕망과 감정에 대해 솔직하게 드러내며 한 권의 책을 읽은 것과 같은 감동과 여운을 남긴다. 한편 위수트만의 유머와 위트가 넘치는 귀여운 그림체와 아름다운 컬러는 시각적 즐거움과 함께 미술 감상의 기쁨을 선사한다. 작품에 담긴 메시지를 태국어, 일본어와 함께 한국어로도 번역해 한국팬들에게 보다 친숙하게 다가가고자 했다.

국대호 화가의 작품들 /콜론비아츠 갤러리

이번에 출품된 국대호 화가의 작품들은 화려한 컬러의 변주들로 감상의 재미가 있는 <스트라이프> 연작, 붓의 힘과 속도가 만들어낸 스트로크가 돋보이는 색채드로잉 <컬러필드> 연작, 덜어내고 정제된 색칠로 고요한 색의 내면을 탐구한 <컬러블록>연작들이다.

국대호 작가의 'C201403' /콜론비아츠 갤러리

그의 그림을 보고 있노라면 몬드리안이 떠오른다. 가로와 세로 속 여러 원색의 직사각형에서 극도의 정제와 간결함이 돋보인다. 그림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수천 수만번의 붓질을 한 게 보인다. 단순히 몇번 덧칠한 게 아니라 붓질이 쌓여 결을 만들고 그림에 질감을 더한다.

그의 작품에서 흰색은 은은함이 빛나면서도 깊이가 있고, 단순한 빨간색 같아도 보는 각도와 비추는 빛에 따라 연하게도 짙게도 보이는 듯 하다. 벽에 걸린 'C201403'은 필자도 정말 탐난 작품이기도 했다. 어떻게 색을 저렇게 쓸 생각을 했을까? 싶은 작품이다. 가끔 작가가 공들여 만든 작품은 이해하는 데 필요한 전문적인 지식을 갖고 있지 않아도 느낌만으로도 주는 감동이 있다는 것을 상기시킨다.

콜론비아츠 갤러리 안선영 대표는 화가 국대호의 작품을 두고 "오랫동안 작업에만 정진해 온 작가만의 붓질과 색에 대한 타고난 감각. 이것이 회화의 정수(에센스)가 아닐까"라고 전했다. 

전시 전경 /김서진 기자

일반 전시와는 다르게 개최 장소가 호텔인 호텔아트페어는 갤러리가 객실을 빌려 전시, 판매해 짧은 시간에 다양한 작품을 집중적으로 감상할 수 있는 형태다. 이번 서울호텔아트페어도 작가의 등용문 역할뿐만이 아니라 작품 판매를 통해 지속적인 예술 활동을 돕고, 시민들도 누구나 예술을 누리고 소비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는 취지에서 개최되었다. 

2022 서울호텔아트페어 주최 측은 "이번 전시로 전국 중소 화랑과의 공동 마케팅을 통해 상생을 도모하고 젊은층 작가와 컬렉터들의 요구에 부응하는 아트페어를 만들고자 한다"고 전했다. 

 

2017년 내내 뜨거운 감자였던 전안법은 현실과 다른 불합리함으로 수공예 작가들의 목을 죄어오는 올가미 같았습니다. 극적으로 개정안이 통과되면서 많은 작가들이 한숨 돌릴 수 있게 됐지만 아직 바뀌어야 할 부분이 많이 남아있습니다. 핸드메이커는 이러한 불합리에 ‘NO’를 외치기 위해 시작됐습니다.

손으로 무언가를 만든다는 것은 정말 매력적인 일입니다. 그들은 실을 꿰 엮기도, 펜과 물감 으로 그리기도, 흙을 빚어내기도, 금속을 녹여 두드리기도, 정성스런 요리를 만들어 내기도 하면서 작품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그들이 만들고 있는 세상을 함께 들여다보려 합니다.

핸드메이커는 국내외 다양한 문화·예술·산업 현장을 발로 뛰며 취재하는 독립 매체로서 주체 적인 취재와 기사를 통해 여러 미디어·포털과 함께하고 있습니다. 기사의 가독성을 저해하는 광고 배너를 통해 수익을 얻을 수도 있겠지만 이는 독자를 위한 선택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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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3-02 12:31:03
기자님 필력이 대단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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