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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GER OR CAT?’ 2022년 트렌드와 엮어보는 핸드메이드 취미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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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GER OR CAT?’ 2022년 트렌드와 엮어보는 핸드메이드 취미생활
  • 전은지 기자
  • 승인 2022.01.17 09: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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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핸드메이커 전은지 기자] 온통 호랑이 기운이 도배된 2022년이 시작된 지 보름이 지났다. 야심 차게 세운 버킷리스트가 제대로 시행되고 있는지, 제대로 된 새해는 설이라고 외치며 ‘작심삼일’ 챌린지를 하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그러나 아직 늦지 않았다. 어쨌든 올해 안에만 바라는 목표를 이루면 되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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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나 ‘트렌드’에 민감하다면, 올해는 무엇이 유행할지 미리 알고 싶어질지 모른다. 트렌드 연구자로 유명한 김난도 교수와 서울대 소비트렌드분석센터 연구진이 함께 선정한 올해 대한민국의 트렌드 키워드는 ‘TIGER OR CAT’이다.

키워드에 맞는 트렌드를 살펴보며, 어떤 것이 유행하며, 그에 어울리는 취미생활은 무엇일지 살펴보았다. (트렌드 코리아 2022 키워드 자료 출처 = 네이버 책정보)

T : Transition into a ‘Nano Society’ 나노 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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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우리’보다는 ‘나’라는 개인이 중심이 된 사회가 익숙해지고 있다. 코로나로 인한 거리두기로 서로 만나지 못해 각자 생활하는 방식이 굳어지기도 했지만, 내가 소중해지는 사람들의 경향, 사회를 이끄는 MZ세대의 성향 때문일지도 모른다. 예전처럼 ‘공동체’보다는 ‘나’라는 사람이 어떻게 살아가는지를 깊게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모두가 이기적이라는 것은 아니다. 평소에는 개인이 움직이다가, 필요에 따라 뭉치는 것이다. ‘트렌드 코리아 2022’에서 나노 사회는 쪼개지고 뭉치고 공명하는 양상을 띠며, 사회적 갈등을 증폭시키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하며, 트렌드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근본적인 원인이라고 말했다.
 

혼자서도 쉽게 만들 수 있는 DIY 키트가 인기를 얻을 것으로 보인다 / Pexels (Victoria Emerson)
혼자서도 쉽게 만들 수 있는 DIY 키트가 인기를 얻을 것으로 보인다 / Pexels (Victoria Emerson)

아마도 2022년에도 개인적으로 할 수 있는 취미생활이 더 주목받지 않을까 싶다. 코로나라는 감염병 확산은 끝을 알 수 없이 이어지고 있고, 사람과 사람의 만남은 여전히 거리를 두게 된다.

온라인 취미 클래스 플랫폼의 인기가 지속되면서, 집에서 혼자서도 할 수 있는 DIY 키트도 인기를 얻지 않을까 싶다. 1회 정도 만들 수 있는 재료와 도구가 함께 제공되면서, 만드는 방법을 적은 설명서와 관련 영상을 보고 쉽게 도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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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스갯소리지만, ‘나노 사회’를 가장 잘 이해할 수 있는 취미는 ‘블록’이 아닐까 싶다. 작은 블록조각 수백 개가 흩어져있지만, 설명서를 보면서 하나의 조형물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블록을 우리 개인이라고 하면, 뭉쳐진 완성품은 공동체를 뜻한다. 한때 유행했던 취미이지만, 지금도 생화와 비슷한 형태의 꽃을 만들거나, 액자를 만드는 등 다양한 인테리어 소품으로 활용되고 있어 도전하기 좋은 취미다.

I : Incoming! Money Rush 머니러시

요즘 투자와 투잡이 기본인 시대다. 낮에는 회사원이었다가 퇴근 후에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변신해서 남들보다 2배의 하루, 2배의 시간, 2배의 인생을 사는 사람들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또한, 주식이나 코인을 안 하는 사람을 찾기 어렵다. 천정부지로 오르는 물가와 집값에 견디기엔 ‘월급’ 하나만으로는 살기 어렵기 때문이다.

취미도 ‘투잡’과 ‘투자’를 하기에 정말 좋은 분야다. 몇몇 취미 플랫폼에서는 클래스를 이끌어줄 사람을 모집하는데, 자신만이 세운 커리큘럼이나 활동 내용 등이 있다면 ‘강사’라는 새로운 직업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1명이 2개의 직업을 가지는 건 이제 낯선 모습이 아니다 / pixabay
1명이 2개의 직업을 가지는 건 이제 낯선 모습이 아니다 / pixabay

뿐만 아니라 재테크도 가능하다. 요즘 떠오른 몬스테라 알보처럼 식물을 키우는 식(植)테크를 한다거나 지난해부터 흐름을 이어가는 아트테크도 있다. 레고처럼 키덜트나 유명 브랜드 운동화 컬렉터 등 희소성에 따라 가격이 치솟는 재테크 시장도 여전히 존재한다.

‘트렌드 코리아 2022’에서는 머니러시 트렌드가 자본주의 사회의 속물화 현상을 드러내는 것으로 볼 수도 있지만 각자 ‘성장’과 ‘자기실현’의 수단으로 돈벌이에 나선다는 점에서 개인적 ‘앙터프리너십’의 발현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기업가 정신’이라는 뜻의 앙터프리너십은 새로운 기회를 탐색할 수 있는 능력, 새 비즈니스를 시작할 수 있는 역량과 기술을 말하기도 한다. 즐겁게 즐기는 취미를 통해 새로운 직업과 수익을 얻는다면 그보다 좋은 것은 없을 것이다.

G : ‘Gotcha Power’ 득템력

책에서 말하는 득템력은 ‘돈으로 살 수 없는 것을 얻는 것’을 말한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이라면 형체가 있건, 없건 구매할 수 있다. 하지만 세상에는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도 많다.

아마도 ‘득템력’이라는 단어와 잘 어울리는 것이 ‘핸드메이드’가 아닐까 싶다. 물론 재료 등을 사기 위해서는 자본이 필요하지만, 어떤 물건을 만드는 능력은 스스로 노력하지 않으면 가질 수 없다. ‘금손’을 돈으로 살 수 없다는 것이다.
 

‘금손’으로 일컫는 능력은 돈으로 살 수 없다. 노력을 통해 ‘득템’해야 한다 / Pexels (Katya Wolf)
‘금손’으로 일컫는 능력은 돈으로 살 수 없다. 노력을 통해 ‘득템’해야 한다 / Pexels (Katya Wolf)

또한, 책에서는 ‘희소한 상품을 얻을 수 있는 소비자의 능력’을 ‘득템력’이라고 정의했다. 핸드메이드로 만든 공예품처럼 희소한 것은 없으며, 그를 구매하는 소비자들은 점점 많아지고 있다. 그 중심에는 개성 넘치는 MZ세대가 있고, 이들의 ‘득템력’은 그야말로 최고라고 볼 수 있다.

E : Escaping the Concrete Jungle - ‘Rustic Life’ 러스틱 라이프

둘 중 하나를 고르는 밸런스 게임을 한다고 생각해보자. 마음 편히 살 수 있는 곳이 있다면 어디에 살고 싶을까? ‘편리한 도시’일까, ‘탁 트인 시골’일까. 예전에는 대부분 다양한 시설과 깨끗한 도시에 살고 싶다고 하겠지만, 요즘은 ‘시골’의 삶을 동경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김난도 교수와 연구진이 꼽은 ‘러스틱 라이프(Rustic Life)’의 뜻도 ‘시골 특유 소박한 삶’을 말한다. 그만큼 여유로운 삶, 자연 속에서 숨 쉬는 일상을 그리워하는 사람이 많다는 뜻이다.
 

Pexels (cottonbro)
Pexels (cottonbro)

그래서 사람들이 택한 것이 교외로 나가 텃밭을 일구는 주말농장을 하거나 차를 끌고 나가서 차에서 먹고 자는 ‘차박’, 모든 시설이 갖춰진 글램핑, 손맛을 느낄 수 있는 낚시에 빠지는 것이다. 사람과의 접촉이 덜한 시골로 가서 마스크에서 잠시 해방되고 싶은 마음도 있을 것이다.

TV 예능 프로그램에도 이런 트렌드는 잘 반영되어 있다. 드라마 출연진끼리 산골 허름한 폐가를 고쳐서 일상을 보내거나, 배를 타고 낚시를 하거나, 아무것도 없는 야생에서 끼니를 해결하기도 한다.
 

어항은 집에서도 물멍을 할 수 있는 좋은 소품이다 / pixabay
어항은 집에서도 물멍을 할 수 있는 좋은 소품이다 / pixabay

도시를 떠날 수 있는 여유가 없다면, 집에서도 충분히 소소한 취미로 러스틱 라이프를 즐길 수 있다. 물멍, 불멍이라는 말처럼 어항이나 미니 화로 같은 인테리어 소품이 있다면 가능하기 때문이다. 캔들이나 인센스 스틱 홀더를 만드는 것도 일상을 벗어날 수 있는 취미가 될 수 있지 않을까.

R : Revelers in Health - ‘Healthy Pleasure’ 헬시플레저

사람들이 안부를 물을 때, ‘건강’을 빼놓지 않는다. 특히나 요즘 같은 시국에는 더더욱 중요하다. 면역력이 조금이라도 부족하면, 여러 질병에 노출되기 때문이다. 마스크를 쓰고 각종 운동 시설을 이용할 수는 있지만, 제약이 아직 존재하는 것은 사실이다.

그래서 먹는 것으로 건강을 유지하려는 모습이 트렌드로 자리 잡은 듯하다. SNS 광고를 봐도 건강을 위한 다이어트에 도움이 되는 다양한 보조제가 많고, ‘홈트’를 할 수 있는 기구도 판매한다. 요가 매트나 폼롤러, 덤벨 정도는 집에 필수품처럼 있는 것이 요즘이다.
 

운동도 하며 환경 보호를 할 수 있는 플로깅 / Pexels (Thirdman)
운동도 하며 환경 보호를 할 수 있는 플로깅 / Pexels (Thirdman)

지난해부터 유행처럼 번진 ‘플로깅’이 헬시플레져라는 키워드와 잘 어울린다. 스웨덴에서 2016년부터 시작된 ‘플로깅’은 쓰레기를 주우며 걷거나 뛰는 활동을 말한다. 환경오염도 막으면서 운동도 할 수 있는 일석이조의 취미활동이다.

요즘은 각종 단체 외에도 취미 플랫폼에서도 함께 플로깅을 할 사람을 모집하기도 한다. 마스크를 단단히 쓰고 장갑과 비닐봉지를 들고 운동을 즐기는 것도 좋은 활동일 듯하다.

O : Opening the X-Files on the ‘X-teen’ Generation 엑스틴 이즈 백

시대별로 유행을 이끈 세대를 칭하는 단어가 있다. 지금은 MZ세대가 대세라면, 90년대는 오렌지족이 있었고, 베이비붐이 있었던 X세대, 21세기로 넘어오면서 인터넷 등 정보통신에 강한 밀레니얼 세대, Y세대 등이 있었다.

그중에서도 김난도 교수는 MZ세대를 낳은 X세대의 시대가 다시 찾아올 것이라고 분석했다. X세대와 MZ세대의 성향이 비슷하기 때문에 이런 예측이 가능한 것으로 보인다.

사전에서 정의하는 X세대는 산업화와 함께 물질적, 경제적 풍요를 경험했으며, 가치나 관습에서 자유롭고 개인주의적이며, 좋아하는 것에만 집중하는 특징이 있다고 한다. 또한 대중매체에 영향을 받아 그들만의 문화를 형성하고, 그에 대한 소비에도 적극적인 수준이다.
 

CD플레이어를 쓰던 X세대와 스마트폰으로 소통하는 MZ세대가 공존한다 / Pexels (Alex sever, Jeremy levin)
CD플레이어를 쓰던 X세대와 스마트폰으로 소통하는 MZ세대는 같은 성향을 가지고 있다 / Pexels (Alex sever, Jeremy levin)

이는 MZ세대도 비슷하다. ‘개취존중’이라는 단어가 유행하는 것처럼, 내가 어떤 것을 좋아하든 남의 시선을 신경 쓰지 않는다. 과거 X세대가 TV나 PC통신으로 유행을 공유했다면, MZ세대는 스마트폰과 SNS를 중심으로 트렌드를 만들어낸다.

무언가 공유하는 것, 각자가 좋아하는 것에 소비를 아끼지 않는다. 물론 그 소비가 가치 있어야 한다. ‘환경보호에 도움이 되는 것을 샀어’라고 자신의 신념을 SNS에 자랑하기도 한다. 넷플릭스나 디즈니플러스와 같은 OTT 서비스를 구독해 공유하는 모습, 자신의 취향에는 아끼지 않는 ‘플렉스’ 문화 등을 보면 이해가 쉽다.

X세대였던 부모와 MZ세대인 자녀가 비슷한 성향을 지니고 함께하는 취미를 만들어낼 수도 있지 않을까. 요즘은 부모와 자녀가 친구처럼 라이프 스타일을 공유하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개인 취향을 공감해주는 부모와 함께한다면 MZ세대 자녀는 더욱 개성 넘치고 자유분방한 이들로 성장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R : Routinize Yourself 바른생활 루틴이

나를 사랑하고 가꾸려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그만큼 하루를 쪼개고 쪼개서 정해진 시간에 정해놓은 일을 하려는 이들도 많다. 재택근무가 많아지면서 집이 사무실이 되었다가, 헬스장이 되고, 식당이 되는 등 여러 가지 역할을 하면서부터 루틴을 지키기 위해 ‘바른생활 루틴이’ 같은 키워드가 등장한 듯하다.
 

Pexels (Bich tran)
Pexels (Bich tran)

아마도 이런 사람들이 일명 ‘다꾸’, 다이어리 꾸미기에 열광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물론 말 그대로 꾸미는 것을 좋아하기 때문에 ‘다꾸’가 하나의 취미로 굳어진 것도 있지만, 보통 다이어리를 쓴다고 하면 ‘자신의 일상을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사람’이라는 인식이 있기 때문이다.

각종 핸드메이드 페어를 가면, 작가들이 다꾸에 쓰기 좋은 마스킹 테이프(마테), 스티커 등을 제작해 판매하는 모습이 많았고, 이를 구매하는 관람객도 적지 않았다.

온라인 취미 플랫폼 ‘클래스 101’에 따르면, 아날로그 다이어리부터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를 활용한 다이어리 꾸미기를 들을 수 있는 강좌가 많다고 한다. 이미 만들어진 다이어리를 예쁘게 꾸미는 수준에서 직접 북 바인딩으로 다이어리를 만들어 꾸미는 것이다.
 

Pexels (Jess bailey designs)
Pexels (Jess bailey designs)

북 바인딩도 처음부터 끝까지 수작업이 필요한 취미인데, 해당 클래스(유오이 스튜디오와 함께하는 커스텀 북바인딩)에서는 기초부터 문구류 제작, 북 커버와 내지를 개인 취향에 따라 만드는 방법을 배울 수 있다고 한다.

이는 디지털 다이어리도 마찬가지다. 여러 도구가 필요한 아날로그 다꾸와 달리, 태블릿PC는 그 안에서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어서 간편하다는 장점이 있다. 관련 클래스(소람 ‘아이패드 200% 활용법’, 남이 ‘디지털 스티커 셀프제작 및 활용법’ 등)에서는 앱을 활용해 속지와 플래너를 제작하는 법, 다이어리를 어떻게 효율적으로 기록할 수 있는지를 알려준다고 한다.

다꾸에 관심이 있었다면, 취미생활로 시작하는 것도 좋겠다. 나의 일상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그 일상을 ‘예쁘게’ 꾸밀 수 있는 아기자기한 취미는 덤이다.

C : Connecting Together through Extended Presence 실재감테크

인공지능이 대세 중의 대세다. 오죽하면 가상 인간이 나타나서 가수가 되어 노래를 부르거나 광고에 등장해 ‘누구지?’하는 궁금증을 유발한다. 형체가 없이 말로 명령을 하면, 실행하는 인공지능이 우리 눈앞에 현실이 되어 나타난 것이다.

책에서 말하는 ‘실재감테크’는 가상공간을 창조하고, 그 안에서 다양한 감각 자극을 제공하고, 인간의 존재감과 인지능력을 강화해 생활의 스펙트럼을 확장하는 기술을 말한다. 특히나 실제로 만나기 어려운 이 시대가 인공지능 기술이 빛을 발하는 때다.
 

메타버스 속 거리의 모습 / flickr (Ian Hughes)
메타버스 속 거리의 모습 / flickr (Ian Hughes)

가상의 공간인 ‘메타버스’에서 만나 회의를 하기도 하고, 게임도 할 수 있다. 심지어는 미술관도 생겨 전시도 가능하다. 아마 이런 기술을 통해 취미생활을 즐기는 모습도 발견하기 쉬워질 듯하다.

예를 들어, 수준 높은 기술이나 값비싼 재료와 기계가 필요해 도전하지 못했던 취미생활도 가상세계에서는 충분히 가능하다. 그림도 NFT로 판매되는 시대인데, 취미도 가능하지 말라는 법은 없다. 현실에서 작가의 공예품을 구매하듯, 메타버스 안에서도 공예품 거래가 이루어질 것이다.

A : Actualizing Consumer Power - ‘Like Commerce’ 라이크 커머스

과거에는 ‘입소문’이 중요했지만, 지금은 직접 보고 판단하는 시대다. 모든 제품을 직접 경험해보고는 구매할 수 없기 때문에, 대신 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는 매체를 이용한다. 쇼호스트가 등장하는 라이브 커머스도 있지만, 크리에이터가 직접 사용한 후기 영상을 보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그들이 써보고 ‘좋아요’라고 하면 사는 ‘라이크 커머스’ 시대가 온 것이다.

‘트렌드 코리아 2022’에서는 ‘라이크 커머스’를 쇼핑몰에 직접 들어가지 않고, SNS를 하다가 태그를 따라 들어가 구매하는 시대라고 설명했다. 크리에이터들이 남의 제품을 파는 데서 더 나아가 자기가 만들어서 자기가 홍보하고, 자기가 판매하기도 한다. ‘좋아요’에서 시작하는 D2C(Direct to Customer)인 것이다.

크리에이터들이 ‘내돈내산’이나 협찬이라는 이름으로 제품을 직접 사용해보고 진정성 있는 후기를 들려준다면, 소비자들은 혹할 것이다.
 

RM의 작업실. 책상 한 쪽에 반가사유상이 놓여있다 / BTS 공식 트위터 @BTS_twt
RM의 작업실. 책상 한 쪽에 반가사유상이 놓여있다 / BTS 공식 트위터 @BTS_twt

가장 좋은 예로 BTS의 멤버 RM이 이끈 ‘반가사유상 굿즈 대란’이 있다. 지난해 6월 방탄소년단 트위터에는 RM의 작업실 사진이 올라왔는데, 책상 한쪽에 반가사유상이 소품으로 올라와 있던 것이다. 평소 전시회나 미술관을 즐겨 찾는 RM이 국립중앙박물관에 방문해 직접 구매한 사실이 확인되자, 팬들이 나선 것이다.
 

국립중앙박물관에서 판매되는 반가사유상 미니어처 / 국립박물관 문화상품 뮤지엄숍
국립중앙박물관에서 판매되는 반가사유상 미니어처 / 국립박물관 문화상품 뮤지엄숍 홈페이지
해당 반가사유상 미니어처 판매 수량이 매진되었다 / 국립박물관 문화상품 뮤지엄숍 홈페이지
해당 반가사유상 미니어처 판매 수량이 매진되었다 / 국립박물관 문화상품 뮤지엄숍 홈페이지 캡처

자신이 좋아하는 가수가 가진 소품이기에 ‘나도 소유하고 싶다’는 생각이 강해진 것이다. 국보이기도 한 반가사유상은 엄연한 ‘불교조각품’이다. 물론 종교적인 이유를 떠나서 누구나 소유할 수는 있는 예술품이지만 이처럼 매진 대란을 불러오기엔 ‘글쎄…’라는 의아함을 불러일으킨다.

파스텔 컬러의 다양한 색상으로 생활 속 소품으로 접하기 쉽다는 점에서 상품성이 높기도 하지만, ‘RM’이라는 한 사람의 영향력으로 이 같은 현상이 발생했기 때문에 ‘라이크 커머스’의 영향력이 얼마나 큰지 알게 한다.

T : Tell Me Your Narrative 내러티브 자본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라는 프로그램은 인기를 얻어 시즌제에서 정규방송으로 정착했다. 역사적 사실을 마치 친구가 이야기하듯 들려주는 방식이기 때문에 흥미가 있기 때문이다. ‘이야기는 힘이 있다’는 말을 느끼게 해준다.

김난도 교수도 마지막 트렌드 키워드로 ‘내러티브 자본’을 꼽았다. 그냥 단순한 제품도 ‘이야기’가 더해지면, 인기 있는 제품이 된다. 쉽게 말해 ‘스토리텔링’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독특한 스토리의 광고를 만드는 ‘돌고래 유괴단’이 인기를 얻는 것도 이 이유로 설명된다.
 

라네즈 ‘검은농장’ 광고 / 라네즈 유튜브 영상 캡처 (https://youtu.be/pEJP2jmRfZ0)
라네즈 ‘검은농장’ 광고 / 라네즈 유튜브 영상 캡처 (https://youtu.be/pEJP2jmRfZ0)

보통 광고면 ‘SKIP’을 눌러 넘어가지만, 돌고래 유괴단이 만든 광고는 넘길 수 없게 된다. 최근 배우 김유정이 모델인 화장품 브랜드 ‘라네즈’의 ‘검은 농장’ 영상은 6분 54초로 길지만, 조회 수 165만 회를 기록할 정도로 인기를 얻고 있다. 이 역시 돌고래 유괴단의 작품이다.
 

이야기에는 힘이 있다 / Pexels (Andrea Piacquadio)
이야기에는 힘이 있다 / Pexels (Andrea Piacquadio)

본지와 인터뷰를 했던 주얼리 디자이너인 알루에티의 유혜인 대표도 스토리를 짜고, 웹툰을 그리며 그와 관련된 주얼리 제품을 선보인다. 유혜인 대표는 “웹툰은 어른들을 위한 동화다. 일상 속에서 느낄 수 있는 이야기를 담기 때문에 위로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공예품에 스토리가 있다면, 그 이야기를 듣는 재미와 완성된 공예품을 보는 재미 모두를 느낄 수 있으며, 공예품 구매로 이어진다. 핸드메이드 작가들도 자신만의 이야기가 담긴 공예품을 만든다면, 공예 분야의 경쟁력이 더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트렌드’가 답은 아니지만, 올해가 어떻게 흘러갈 것인지를 점쳐보는 즐거움이 있다. 10가지 키워드처럼 흘러갈 것인지, 내 취향과 맞는 트렌드는 무엇인지 맞춰보는 재미도 있다.

혹시나 올해는 무엇으로 내 삶을 엮어갈지 고민이라면 트렌드에 어울리는 취미생활을 시작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 내 삶이 ‘용맹한 호랑이’가 될지, ‘애교 많은 고양이’가 될지는 올해 마지막 날 나를 돌아보면 알 수 있을 테니 말이다.

2017년 내내 뜨거운 감자였던 전안법은 현실과 다른 불합리함으로 수공예 작가들의 목을 죄어오는 올가미 같았습니다. 극적으로 개정안이 통과되면서 많은 작가들이 한숨 돌릴 수 있게 됐지만 아직 바뀌어야 할 부분이 많이 남아있습니다. 핸드메이커는 이러한 불합리에 ‘NO’를 외치기 위해 시작됐습니다.

손으로 무언가를 만든다는 것은 정말 매력적인 일입니다. 그들은 실을 꿰 엮기도, 펜과 물감 으로 그리기도, 흙을 빚어내기도, 금속을 녹여 두드리기도, 정성스런 요리를 만들어 내기도 하면서 작품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그들이 만들고 있는 세상을 함께 들여다보려 합니다.

핸드메이커는 국내외 다양한 문화·예술·산업 현장을 발로 뛰며 취재하는 독립 매체로서 주체 적인 취재와 기사를 통해 여러 미디어·포털과 함께하고 있습니다. 기사의 가독성을 저해하는 광고 배너를 통해 수익을 얻을 수도 있겠지만 이는 독자를 위한 선택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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