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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놀라 소비가 늘고 있다...대체식의 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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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놀라 소비가 늘고 있다...대체식의 진화
  • 김서진 기자
  • 승인 2022.01.03 18: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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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도 건강도 함께 챙기다
총 4종으로 구성된 포스트 그래놀라 /동서식품

[핸드메이커 김서진 기자] 사람들은 흔히 아침에 바쁘거나 입맛이 없을 때 시리얼을 찾는 편인데, 코로나19와 더불어 집에 있는 시간이 늘면서 그래놀라와 뮤즐리 관련 시장 규모가 점점 커지고 있다. 

시리얼 업체들의 그래놀라 판매량도 뛰었는데, 국내 시리얼 시장 점유율 1위인 동서식품의 올해 1~11월 그래놀라 매출은 391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1.5% 늘었다고 한다. 지난 2008년 국내 최초로 그래놀라를 넣은 시리얼 제품을 출시한 동서식품은 현재 ‘포스트 그래놀라’와 ‘포스트 골든 그래놀라’를 중심으로 다양한 맛의 그래놀라 제품을 선보이며 국내 그래놀라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소비 수준이 올라가고 코로나19 등으로 건강을 생각하는 소비자들이 늘면서 국내도 일본처럼 그래놀라를 찾는 수요가 늘었다"고 전했다. 

사실 건강을 생각한다면 그래놀라를 단순히 우유와 먹는 것은 좋지 않은 방법이다. 그래놀라에는 당 성분이 많아 견과류나 과일, 요거트 등을 추가하거나 당 성분이 최대한 적은 제품을 선택해 먹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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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을 생각한다면 조금 더 현명하게 먹어야, 그래놀라

그리츠 /flickr

사람들은 꽤 오래 전부터 아침으로 시리얼을 먹었다. 전통적으로 죽이나 그리츠 같은 따뜻한 시리얼이 일반적이었고 지금처럼 차가운 채로 먹는 시리얼은 19세기 후반에 등장했다. 주재료였던 오트밀은 북미에서 꽤 중요한 아침 식사였다. 북아메리카 인디언들은 옥수수를 갈아 입맛에 맞게 먹는 방법을 찾았고 그것이 지금의 그리츠다. 그리츠는 고대 영어에서 거칠게 으깬 곡물을 뜻하는 ‘grytt’에서 비롯된 명칭이며, 16세기의 인디언 부족인 머스코지(Muskogee)부족의 요리법에서 유래했다. 

유럽인들이 버지니아주 제임스타운에 정착하게 되면서 현지 원주민들로부터 으깬 옥수수의 요리법을 터득했고, 곧 미국인들의 주식으로 자리잡았다. 지금의 그리츠는 말린 옥수수를 거칠게 갈아내고 삶아 버터, 우유와 섞어낸 요리를 뜻하며 미국 남부에서 즐겨 먹는 음식으로 꼽힌다. 당시 그리츠는 남부에서는 주식이었지만 북부 사람들은 별로 좋아하지 않았고, 19세기 들어 개혁가들은 아침에 과도한 육류를 섭취하는 것을 지양했다. 

그래놀라와 견과류 /unsplash

사실 아침식사용 시리얼은 19세기 채식주의 운동에서 시작된 것과 다름없다. 당시 아침 식사는 달걀과 베이컨, 소시지, 소고기 등으로 요리된 것이 많았다. 그래서 고기가 아닌 귀리와 오트밀 등을 사용한 죽 형태의 시리얼이 아침 식사에서 인기가 많았다. 지금의 그래놀라가 탄생하기 전, 최초의 아침식사용 시리얼은 1863년 제임스 케일럽 잭슨이 개발했다. 채식주의자였던 그는 당시 사람들이 소화를 제대로 하지 못해 많은 질병에 걸린다고 믿었다. 

잭슨은 미국 전역에서 주식이었던, 영국의 영향을 받아 고기로 채워진 호화로운 아침 식사에 반대하던 입장이었고 그레이엄 밀가루로 건강식인 아침식사를 만들기를 다짐한다. 그가 만든 제품의 이름 ‘잭슨의 그래눌라(Jackson’s granula)’는 그레이엄 밀가루에서 이름을 따온 것이다. 뉴욕 북부에서 그는 병을 치료하는 방법으로 차가운 시리얼을 실험했고, 통밀가루 형의 밀가루인 그레이엄 밀가루를 반죽해 브리틀이라는 캔디를 만들었다. 다만 이것은 하룻밤 동안 물이나 우유에 불리고 나서야 먹을 수 있는 단점이 있어 많이 팔리진 않았다.

잭슨의 이 혼합물은 별로 인기가 없었지만, 이 차가운 시리얼은 이후 우리에게도 익숙한 '켈로그'를 만든 존 하비 켈로그에게 영감을 주었다고 한다. 참고로 지금의 '포스트'를 만든 찰스 포스트도 잭슨이 돌봤던 환자들 중 하나였다. '켈로그'로 유명한 존 하비 켈로그 박사는 잭슨의 제품과 매우 유사한 것을 만들었는데, 잭슨의 환자였고 재림주의 운동인 안식교를 이끌었던 엘렌 G, 화이트는 잭슨이 운영하는 스파에서 그래눌라를 즐겼다고 한다. 

현재의 그래놀라 /pixabay

이후 그는 켈로그에게 그래눌라와 비슷한 것을 만들자며 제안했고, 이것은 잭슨이 만든 것과 완전히 동일한 제품은 아니지만 비슷했다. 켈로그는 잭슨이 자신을 고소하자 법적 분쟁을 피하기 위하여 ‘그래놀라(granola)’로 명칭을 변경하고 제품 판매를 시작한다. 켈로그는 잭슨과 달리 그레이엄 밀가루를 압축 귀리로 대체해 시리얼을 만들었고 일주일에 약 2톤의 그래놀라를 팔았다고 한다. 잭슨의 그래눌라는 성공하지 못했지만 켈로그의 시리얼은 엄청난 호황을 누려 많은 제조업체들이 이 호황에 편승했다고도 한다. 

뮤즐리, 그래놀라와 잘 구분을 못할 정도로 비슷하다 /pixabay

이렇게 잭슨과 켈로그의 그래놀라 싸움이 한창일 즈음 스위스에서는 뮤즐리라는, 그래놀라와 매우 유사한 제품이 탄생한다. 뮤즐리는 스위스의 내과 의사였던 맥시밀리언 비르허-베너 박사가 요양원 환자들을 위해 새 아침식사 메뉴를 만들게 되면서 탄생한다. 부부가 알프스 산맥에서 하이킹을 하던 중 어떤 산장에 들러 생과일과 곡류로 이루어진 음식을 접하게 되고, 이것을 현대적으로 변형시킨 것이다. 

그래놀라는 뮤즐리와 비슷해 사람들이 많이 헷갈리는 편인데, 그래놀라는 오븐에 구운 것이지만 뮤즐리는 익히지 않고 납작하게 누른 귀리와 기타 곡류와 견과류를 혼합해 만든 시리얼이다. 특히 뮤즐리는 일반 시리얼과 달리 통곡물을 그대로 사용한다. 가열의 유무 차이가 그래놀라와 뮤즐리를 구분하는 일반적인 방법이다. 짧은 아침 식사 시간에 충분한 식이섬유를 섭취하기 원하는 사람들에게는 그래놀라보다는 건강식 뮤즐리를 권장하는 편이다. 

뮤즐리와 견과류 /unsplash

제2차세계대전이 끝나고 남자들은 미국으로 돌아오고, 여자들도 일터에서 수많은 시간을 보내고 난 후 주방으로 돌아간다. 이때부터 시리얼은 피로감을 느낀 주부들이 쉽게 준비할 수 있는, 아이들이 학교에 가기 전 빠르게 먹을 수 있는 음식이 된다. 수많은 아침 식사의 옵션 중 하나였던 시리얼은 곧 미국인들에게는 일반적인 음식이 되었다. 가족의 수가 늘어나고, 다들 할 일이 많아 바빠지면서 공을 들이는 아침식사보다 1분이라도 더 빨리 먹고 나갈 수 있는 음식이 인기를 끌게 된 것이다. 

잭슨이 그랬던 것처럼 스파에서 먹는 영양가 있는 음식으로 개발되었던 그래놀라 같은 시리얼은 오늘날 사람들에게 디저트 같은 제품이 되었다. 2000년대까지 미국인들은 저당, 저탄수화물 다이어트가 건강을 지키는 길이라 생각해 이들은 시리얼은 영양가 있는 음식이 아닌 당분 덩어리의 정크 푸드로 취급했다고. 현재는 코로나19로 인해 재택근무가 늘어나고 집에 있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당분간 시리얼 시장은 굳건할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시간이 지나면서 잭슨이 운영하던 스파와 함께 그래눌라는 잠시 사라지고 켈로그의 가장 유명한 '콘플레이크'로 대체된다. 잭슨 주변에서는 사업에 정통한 사람이 없어 그래눌라 자체도 생산이 어려웠다. 그러나 1960년대에 들어 건강식품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고 히피 운동의 일환으로 히피들이 귀리를 기반으로 한 그래놀라를 되살리게 된다. 천연 곡물로 만들어진 음식인 그래놀라는 주목을 받으면서 큰 인기를 끌게 되었고 과일과 견과류, 꿀 등이 첨가된 형태로 발전했다. 현재는 수십가지의 맛, 브랜드를 가진 그래놀라를 마트나 슈퍼에서 흔히 볼 수 있다.

그래놀라 /unsplash

그래놀라는 곡물과 감미료, 과일과 기름을 섞어 구운 시리얼이다. 보관도 간편하고 장기간 보관이 가능해 등산객이나 여행객들에게는 최고의 선택지로 꼽히기도 했다. 그래놀라의 주재료 중 하나인 귀리의 주요 공급원은 베타글루칸으로, 이것은 인간 정상 세포의 면역기능을 활성화시켜 암세포의 증식과 재발을 억제하고 혈당과 혈중 콜레스테롤을 감소시키며 지질대사를 개선하여 체지방 형성과 축적을 억제하는 기능이 있다. 

일반적으로 말린 과일이나 감미료를 많이 첨가한 그래놀라는 당도가 높고, 견과류와 씨앗을 기반으로 한 그래놀라는 단백질 함량이 높다. 또 통곡물이 많은 제품은 섬유질이 많다는 특징이 있다. 통곡물, 견과류 및 씨앗이 베이스인 그래놀라는 비만이나 당뇨가 있는 사람들에게는 혈당 수치를 낮추고 조절하는 데 도움이 된다. 다만 스낵바로 만들어진 그래놀라도 있는데, 스낵바 같은 경우는 갖고 다니기는 편해도 첨가된 설탕이나 기름이 더 많을 수 있어 섭취에 주의해야 한다. 

그래놀라가 아무래도 간편해 많이 찾는 음식이긴 하지만 건강을 위해 먹는 음식으로는 마냥 적절한 건 아니다. 그래놀라에는 분명히 건강에 좋은 성분도 있지만, 칼로리가 높고 지방과 설탕이 많이 들어 있다. 식물성 기름, 코코넛 오일 같은 지방은 맛을 낼 수 있지만 과도한 칼로리가 문제로 제기된다.

미국 농무부는 당 섭취를 일일 총 칼로리의 10%로 제한할 것을 권고하는데, 성인 여성이 하루에 약 2000칼로리를 소모한다고 하면 약 12티스푼의 설탕량 정도가 해당된다. 이 당은 사람들에게 있어 항상 큰 문제가 되어 왔는데, 설탕을 너무 많이 섭취하면 당뇨, 비만, 충치, 심장병 등과 같은 질환을 유발한다. 

건강하게 먹으면 그래놀라도 건강한 음식이 된다 /pixabay

이렇듯 그래놀라는 인공적인 지방과 설탕이 들어 있어 칼로리가 높기 때문에, 당분이 높은 제품보다 섬유질과 단백질이 많은 것을 선택하는 게 좋다. 단백질, 칼슘, 비타민D가 함유되어 있는 그릭 요거트와 신선한 베리류를 그래놀라와 먹는 것으로 상쇄하는 것이다. 아니면, 반컵의 그래놀라와 반컵의 오트밀을 같이 먹는 방법도 있다. 오트밀은 그 자체로 칼로리도 낮고 섬유질은 높아 오트밀로 칼로리를 낮추면서 그래놀라의 섬유질을 섭취하는 방식이다. 

그래놀라를 구매할 때 어떤 성분이 들어 있는지를 확인하는 것도 좋다. 섬유질과 비타민B 함량이 높은 귀리, 심장에 이로운 오메가3 지방산을 함유하고 있는 카놀라유, 견과류와 씨앗 등이 들어 있는 그래놀라를 선택하고 설탕과 감미료가 첨가된 제품은 피해야 한다. 단백질과 섬유질이 1인분당 약 3g에서 5g 정도가 들어 있는 제품이 좋을 것이다. 아침 식사로 그래놀라를 선택했다면 그날 간식은 최대한 먹지 않는 게 바람직하다.

농심켈로그와 데상트의 협업 라인업 /농심켈로그 

최근 농심 켈로그는 새해를 맞아 건강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을 위해, 스포츠 패션 브랜드 데상트(DESCENTE)와 함께 본격적으로 2022년 프로틴 시장 공략에 나섰다. 농심켈로그는 새해를 맞아 간편하고 맛있게 단백질을 즐길 수 있는 프로틴 라인업과 트렌디한 애슬레저 패션으로 인기를 얻고 있는 데상트와의 협업을 기획했다. 

이 컬레버레이션으로 인해 소비자들이 건강한 운동 습관을 기를 수 있도록 기획된 이번 협업은 식품·패션 브랜드 간의 시너지로 일상속에서 색다른 브랜드 경험을 선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농심켈로그 마케팅팀 김소영 차장은 "이번 컬레버레이션을 시작으로 건강한 라이프 스타일을 가꾸는 2030 소비자의 니즈와 트렌드에 맞춰 올해에도 국내 프로틴 시장을 공략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동서식품에 이어 농심켈로그도 프로틴 라인업을 구성해 분리 대두 단백이 강화된 특수 그래놀라를 넣은 ‘프로틴 그래놀라’, 우유를 넣어 단백질(약 17g)을 간편하게 섭취할 수 있는 ‘프로틴 그래놀라 쉐이크’, 자연 원물을 그대로 담은 ‘프로틴 바 아몬드 앤 호박씨’ 등을 내놓으면서 소비자들의 니즈를 충족시키고 있다. 

현대에 와서 우리는 건강을 위해 수많은 선택을 할 수 있다. 당이 많은 그래놀라가 끌리지 않는다면 통곡물을 쓰는 뮤즐리에 베리류를 추가해 먹는 선택, 그래놀라가 먹고 싶다면 섬유질과 단백질이 많은 그래놀라에 그릭 요거트와 꿀, 과일을 넣어 파르페처럼 먹는 선택 등이다. 단순히 간편하다고 해서 그래놀라만 먹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충분한 물을 마시거나, 신체적 활동을 늘리며 그래놀라를 건강하게 먹는다면 더 좋지 않겠는가. 
 

2017년 내내 뜨거운 감자였던 전안법은 현실과 다른 불합리함으로 수공예 작가들의 목을 죄어오는 올가미 같았습니다. 극적으로 개정안이 통과되면서 많은 작가들이 한숨 돌릴 수 있게 됐지만 아직 바뀌어야 할 부분이 많이 남아있습니다. 핸드메이커는 이러한 불합리에 ‘NO’를 외치기 위해 시작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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