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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 하나에 3천만원? 포켓몬 '덕후'들의 경이로운 순애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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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 하나에 3천만원? 포켓몬 '덕후'들의 경이로운 순애보
  • 김서진 기자
  • 승인 2021.10.09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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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에 올라와 있는 포켓몬 오레오 쿠키 /아마존 홈페이지

[핸드메이커 김서진 기자] 2021년 9월, 오레오(Oreo)는 애니메이션 포켓몬스터와의 컬래버레이션을 발표했다. 오레오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발표된 한정판 오레오에는 총 16가지의 포켓몬 캐릭터들이 쿠키에 새겨져 있으며, 제품 공개와 함께 1분 가량의 특별 애니메이션 영상도 공개됐다.

CBS는 9월 27일, 오레오의 한정판 쿠키가 경매 사이트를 점령하고 있다는 보도를 내놨다. 일명 포켓몬 '덕후'들이 자신들이 수집한 쿠키를 높은 가격에 재판매하고 있는 것이다. 어디서 많이 들어본 것 같지 않은가? 이것은 요즘 한창 유행인 리셀 문화와도 관련이 있다. 

포켓몬의 한 종류인 뮤가 새겨진 오레오 쿠키 /오레오 공식 인스타그램 

그 중에서도 ‘뮤’의 경우, 환상의 포켓몬으로 아주 소량만 만들어져 애니메이션에 등장하는 것처럼 가장 찾기 힘들다고 한다. 뮤가 새겨진 오레오는 희귀하다는 이유만으로 이베이에서 수백달러에서 수천달러까지의 금액이 상회하고 있다. 어떤 곳에서는 심지어 1만달러, 우리나라 돈으로 약 천만원에 쿠키를 판매한다는 것이다. 

CNN은 이 상황을 두고 “포켓몬 세계에서 뮤를 보는 것은 유니콘을 보는 것과 비슷하다”고 전했다. 쿠키 하나에 천만원이 넘는다니, 문장만 놓고 보면 이해가 가지 않지만 이 세계에서는 아주 당연한 일이다.


희귀해서? 귀해서 더 가치 있는 포켓몬 IP
 

갤럭시워치4 클래식 톰브라운 에디션 /삼성전자

요즘 리셀 시장이 그야말로 용광로처럼 끓고 있다. 명품 브랜드, 한정판 등의 인기 제품들을 모두 다 구할 수 있는 게 아니기 때문에 원하는 사람들이 많아질수록 재판매하는 가격 또한 올라가기 마련이다. 당장 9월 29일, 삼성전자가 한정판으로 선보인 '갤럭시워치4 클래식 톰브라운 에디션' 응모를 진행한 결과 하루 8시간 동안 총 20만명의 응모자가 몰렸다고 한다. 지난해 갤럭시Z폴드2 톰브라운 에디션도 총 23만명이 몰렸으며, 갤럭시Z폴드3·플립3 톰브라운 에디션 응모을 받고 총 46만명이 응모했다. 거의 한 대당 23만명이 몰린 것이다. 

심지어 당초 업계에서는 이번 갤럭시워치4 클래식 톰브라운 에디션이 스마트폰에 비해 큰 인기를 끌지 못할 것으로 예상했다. 갤럭시Z 시리즈 톰브라운 에디션 패키지에 이미 갤럭시워치4(일반 모델)를 포함시킨 바 있어 희소성이 떨어졌다는 이유다. 이번 에디션은 95만원이라는 꽤 고가로 출시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수십만명이 몰린 이유는 단 하나였다. 한정판이라는 이유 때문이다. 갤럭시Z폴드3·플립3 톰브라운 에디션이 출시되었을 때에도 이 아이템을 구하지 못한 사람들이 웃돈을 주고서라도 구매를 하겠다는 글이 수백개가 올라왔으며, 최대 230만원이라는 프리미엄이 붙어 팔리기도 했다. 

스타벅스 리유저블컵 이벤트 /스타벅스코리아

9월 28일, 스타벅스 파트너들의 트럭 시위를 야기케 했던 '리유저블컵' 대란이 벌어진 그 다음날 바로 되팔기 글이 속속들이 올라온다. 스타벅스는 28일 하룻동안 제조 음료 주문시 리유저블컵에 음료를 담아 준다는 이벤트를 열었다.

다음날 주요 중고 거래 플랫폼에는 리유저블컵 한 개당 5000원에서 9000원까지 내놓은 글들이 올라왔다. 이들은 단순히 공짜로 컵을 받고 음료를 마시는 것이 목적이 아닌 되팔기에 목적이 있었던 것이다. 1회 주문시 최대 20잔까지 구매 가능하게 해 두었기 때문에 개인이 최대 20개의 리유저블컵을 사고 또 되팔 수도 있었다. 

이 같은 현상으로 글로벌 스타벅스의 50주년과 세계 커피의 날(10월 1일)을 기념해 스타벅스의 지속가능성 가치와 다회용 컵 사용 권장에 대한 친환경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마련된 기획은 오히려 플라스틱 사용을 부추기고, 환경에 아무 도움도 되지 않는다는 비판만 나왔다. 심지어 제공되었던 리유저블 컵은 다회용도 아니며, 몇 번 쓰고 버리는 컵이라 어떻게 보면 친환경과는 거리가 멀다. 그러나 공짜로 받은 리유저블컵은 지금도 프리미엄이 붙어 팔린다. 

포켓몬스터의 마스코트, 피카츄 /pixabay

이렇듯 리셀 문화에는 단순히 돈을 벌기 위해 아이템을 사는 것도 있지만 쉽게 구할 수 없는 것, 희소 가치가 있는 것들은 자연스럽게 구하기가 힘들어지며 가격대 또한 천정부지로 올라간다. 그 중에서도 포켓몬은 '덕후'들이 많으며, 그들의 충성심과 애정 또한 엄청나게 크다. 그 뒤에는 덕후들을 열광시킬 수 있는 굿즈와 게임, 아이템 등 수많은 마케팅의 힘이 있다. 이미 포켓몬은 내놓는 한정판과 사람들의 수집 열풍이 더해져 그 양상이 과열되는 모습 또한 많았다. 

포켓몬 트레이딩 카드 /unsplash

2021년 5월, 미국의 소매점 프랜차이즈 타겟 코퍼레이션(Target Coporation 이하 타겟)은 현지 시각으로 5월 14일부터 자사 매장에서 ‘포켓몬 TCG’를 비롯한 MLB, NBA, NFL 등 트레이딩 카드의 판매를 별도 공지 전까지 중지한다고 밝혔다. 이유가 어떻게 보면 조금 무서운데, 타겟 측 대변인은 외신 폴리곤의 성명문을 통해 “손님들과 자사 직원들의 안전이 최우선이다”라고 전했다. 

5월 7일, 위스콘신주 브룩필드의 타겟 매장 밖에서 ‘포켓몬 TCG’의 카드를 두고 소비자들 간에 싸움이 벌어졌으며, 이용자들과 수집가들 사이에서 고가로 거래되는 카드가 수록된 팩이 입고되었을 때 매장 앞에 새벽부터 사람들이 모여들어 급기야 매장 측에서 경찰을 부르는 사건도 있었기 때문이다. 

미국에는 트레이딩 카드라는 것이 있다. 주로 수집의 목적으로 제작되는 카드로, 1950년대 MLB의 야구 선수들을 모델로 만든 트레이딩 카드 거래가 이루어지고 있었다. 이 카드를 단순히 모으는 것뿐만이 아닌, 정해진 규칙에 따라 게임을 하는 트레이딩 카드 게임(TCG)라는 사람들의 놀이 문화가 있다. 처음에는 스포츠에만 국한되었다가, 요즘은 포켓몬스터 같은 애니메이션을 원작으로 한 카드들도 발매한다.

TCG는 일정 갯수의 카드를 밀봉해 랜덤으로 담아 판매하는 방식이다. 우리가 모바일 게임에서 흔히 보는 '가챠'나 '뽑기'와 비슷한 형태다. 유저들은 원하는 카드를 얻을 때까지 카드 팩을 구매해 확인해야 하고, 자신에게 없는 카드는 매장이나 다른 유저와 교환하는 방식이다. 문제는 갈수록 발매량이 초기보다 늘고, 자연히 초기 발매된 트레이딩 카드의 가치는 엄청나게 높아질 수밖에 없다. 또 인기가 많은 특정 캐릭터의 트레이딩 카드는 수요가 폭증하면서 거래 금액 또한 올라간다. 

리자몽 카드 /PSA 홈페이지
거북왕 홀로그램 포켓몬 카드 /GCG

미국 ‘포켓몬 TCG’의 1999년 생산된 카드팩 ‘Shadowless’에 수록된 홀로 등급의 ‘리자몽’ 카드는 31만1,800달러, 약 3억5,061만원에 판매되었고, 1998년 거북왕 홀로그램 포켓몬 카드는 36만달러, 약 4억원에 낙찰되었다. 특히 거북왕 카드가 고가에 낙찰된 이유는 바로 뒷면이 인쇄되지 않은 유일한 카드였기 때문이다. 포켓몬을 서구에서 런칭 시기 시험 생산하는 과정에서 총 4장의 거북왕 카드를 만들었는데, 하나만 뒷면이 제대로 인쇄되지 않은 것이다. 이것은 세계에서 단 한장 뿐이라 희소했고, 높은 가치를 인정받은 셈이다. 

그럼 포켓몬 이야기를 잠깐 해 보자. 왜 포켓몬은 이렇게 전세계 사람들이 열광하는 하나의 현상이 될 수 있었던 걸까? 지금은 모바일 어플, 애니메이션, 만화책, 음식, 트레이딩 카드, 의류 등 모든 형태로도 포켓몬 캐릭터를 만날 수 있다. 역대 가장 높은 수익을 올린 미디어 프랜차이즈 순위권에 항상 존재했고, 역대 가장 많이 팔린 비디오 게임 목록에서도 마리오의 뒤를 이어 2위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수많은 포켓몬 게임 /unsplash

포켓몬스터를 만든 '게임 프리크 Game Freak'는 초기 단순한 동인 서클로 시작했다. 게임 프리크의 대표이사 타지리 사토시는 80년대 초 직접 동인지를 제작하고 편집을 했다. 포켓몬 프랜차이즈의 캐릭터와 미술 디자이너로 잘 알려져 있는 스기모리 켄은 한 가게에서 타지리가 낸 동인지를 발견, 일러스트를 그리고 싶어 타지리에게 연락을 한다. 이 퍼즐의 마지막 조각은 마스다 준이치로로, 1989년 타지리에게 작곡가로 합류해줄 수 없냐는 연락을 받는다. 마침 마스다는 사무직으로 일하고 있었어서 이 일에서 벗어나고 싶어했고, 그 제안을 받아들여 게임 프리크의 창립 멤버 중 하나가 된다. 

세 사람은 이후 1989년 게임 프리크(동인)를 게임 프리크(회사)로 바꾼다. 1999년 타지리는 타임지와의 인터뷰에서 '좋은 품질의 게임이 많지 않다. 우리만의 게임을 만들 것이다'라고 했고, 포켓몬은 여기서 시작한다. 초기에는 포켓몬스터가 아닌 캡슐 몬스터라 불렀다. 일본의 다양한 캡슐 장난감이 들어 있는 자판기인 '가샤폰'에 경의를 표하기 위해 지은 건데, 상표 이름이 될 수는 없어 궁리를 하던 중 결국 포켓몬스터란 이름이 만들어진다. 타지리는 고향인 도쿄 마치다에서 어렸을 적 곤충과 물고기를 수집하고 놀았던 것에 영감을 받아, 비디오 게임으로 이 느낌을 재현하길 원했다. 

모바일 게임 '포켓몬 고'에 등장하는 여러 포켓몬들 /flickr

타지리가 상상한 게임은 간단했다. 유저들은 어린 모습으로 포켓몬 150마리를 모두 수집해 도감을 완성한다. 또 포켓몬 마스터가 되기 위해 새 생명체들과 싸우고, 거래하고, 잡는 임무를 수행한다. 150여마리의 포켓몬은 스기모리, 타지리, 그리고 다른 아티스트들이 머리를 맞대고 약 300여개의 포켓몬을 만들어냈다가 최종 선발된 캐릭터들이다.

타지리는 이 프로젝트의 토대가 자신의 어린 시절 추억, 취미, 인생관, 친구들과의 경험이라 말한다. 그래서 게임을 즐기는 유저들 또한 어디에 있든 상관없이 할 수 있고 사랑할 수 있는 게임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이 생각은 곧 포켓몬이 이 자본주의 시장을 지배할 수 있게 만들었다. 

포켓몬이 게임으로써 인기를 끈 이유는 간단하다. 접근하기 쉽고, 이해하기 쉽다. 복잡하고 어려운 스토리도 없이 그저 모든 포켓몬을 모으고 마스터가 되는 것이다. 누군가는 이 게임을 단순하다고 비판할 수도 있지만 이것은 어른과 아이 모두 게임을 즐겁게 하는 긍정적인 요소가 되었다. 게임의 즐거움은 자연스럽게 덕후들을 몰리게 만들었고, 이들을 겨냥한 2차 시장이 자연스럽게 형성된다. 

포켓몬 피카츄 일러스트레이터 카드 /이베이

덕후들이 몰리면 판이 커지고, 포켓몬으로 이루어진 시장은 일반 사람들은 조금 이해하기 힘든 그들의 세상이 된다. 포켓몬을 기반으로 한 카드 게임은 1996년 처음 만들어졌고 이 시장은 지금도 건재하다. 더 이상 생산도 안 되고 그래서 더 희귀한 '포켓몬 피카츄 일러스트레이터' 카드가 약 1억원에 이베이에 올라오는 걸 가능하게 만든다. 

이 카드는 전세계에 단 6장만 존재하며, 물품 감정 회사 PSA에서 10점 만점에 9점을 받은 물건이니 물론 탐이 날 수 있지만 트레이딩 카드 하나에 1억원이라니 현실과 별로 와닿지 않을 수도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이 시장은 생각보다 견고하며, 두텁다. 

영국에 본사가 있는 '리처드 윈터튼 옥셔너스'는 약 40개의 포켓몬 트레이딩 카드 세트에 대한 온라인 경매를 열기도 했다. 알렉스 캘러 대변인은 “포켓몬의 가치는 최근 몇 년간 절대적으로 치솟았다. 세계적인 현상이며 많은 요소에 기인하고 있다. 어릴 때보다 카드를 쉽게 구할 수 있게 된 사람들의 향수 때문일 수도 있다”고 밝혔다. 

포켓몬 고 게임을 하는 사람들 /pixabay

포켓몬 관련 덕후들의 세상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다. 카드 하나에 1억원이라는 것도 말이 안 되는데,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우리에게도 익숙한 모바일 게임 '포켓몬 고'의 계정 하나가 온라인 경매 사이트에 매물로 나온 적이 있다. 문제는 고객의 주문에 따라 원하는 포켓몬을 잡아 주는 계정의 가격이 무려 100만달러(11억원)였다는 것이다.

미국 CNBC는 증강현실(VR)을 기반으로 한 포켓몬 고가 전세계적으로 인기를 끌면서 계정을 사고 파는데, 사이트의 판매자들이 포켓몬 고 게임을 해 계정을 판매하는 것은 거의 `전일제 일자리`에 가깝다고 귀띔한다. 이 게임은 무료지만, 사용할 수 있는 아이템은 한정되어 있으니 일부 유저들은 돈을 들여서라도 게임 사양이 업그레이드된 계정을 구매하는 것이다. 여담이지만 포켓몬 고가 얼마나 인기가 있었는지, 덴마크의 한 IT회사는 구인난을 해결하기 위해 월급 일부를 `포켓몬 고 가상화폐`로 지급하겠다고 제안해 화제가 된 일도 있었다.


포켓몬, 사랑받는 데에는 다 이유가 있다
 

증강현실을 이용한 포켓몬 고 /pixabay

코로나19로 모든 세계가 침체에 빠졌지만, 포켓몬들은 이 혼란 속에서도 살아남았다. 2021년 2월 APF통신은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센서타워 자료를 인용, '포켓몬 고'가 지난해 10개월 동안 10억달러(약1조1000억원)의 수익을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일본 대중문화 연구가 브라이언 애쉬크래프트는 "포켓몬 고는 캐릭터들 자체가 매력적이고 실제 비디오 게임과 카드 게임의 체계를 잘 구현한 작품이기 때문에 그 인기는 시대를 초월한다"고 전했다. 

포켓몬이 만들어진 지 벌써 25년째다. 이번 포켓몬과 오레오의 컬래버레이션 쿠키를 수집하는 열풍은 당분간에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아직도 이베이와 아마존에는 포켓몬 쿠키를 높은 가격에 올려둔 사람들도 많고, 여전히 이 쿠키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도 많다.

포켓몬과 오레오 /오레오 

2월에는 포켓몬컴퍼니가 개최한 '포켓몬 프레젠트'에서는 '포켓몬스터' 시리즈의 25주년을 기념하는 행사가 열렸다. 포켓몬컴퍼니 대표 이사하라 츠네카즈는 "2월 27일은 포켓몬 시리즈의 원점이기도 한 포켓몬스터 레드·그린이 일본에서 발매된 날이고, 포켓몬이 탄생한지 벌써 25년이 지났다"라며, "전 세계 트레이너 여러분의 성원 덕분에 게임만이 아닌 다양한 형태로 지난 25년을 함께할 수 있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 사람의 추억에서 시작한 캐릭터가 게임이 되고 애니메이션, 만화, 굿즈, 카드게임 등 전세계를 휩쓰는 IP로 성장했다. 포켓몬이 새겨진 쿠키가 천만원이라는 가격에 팔린다는 다소 받아들이기 힘든 사실 뒤에는 든든한 포켓몬 덕후들의 순애보가 자리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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