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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매일 특별한 OOTD] 셔츠와 와이드 팬츠의 조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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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매일 특별한 OOTD] 셔츠와 와이드 팬츠의 조화
  • 윤미지 기자
  • 승인 2021.08.03 18: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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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렌치 시크 패션의 한 갈래, 셔츠와 와이드 팬츠 스타일

[핸드메이커 윤미지 기자] 와이드 팬츠가 유행한 지는 꽤 됐다. 4~5년 사이 여성들은 통이 넓고 품이 넉넉한 패션을 선호하게 됐다. 불과 몇 년 전만 하더라도 대부분 신체에 딱 붙어 실루엣이 드러나는 의상을 고수하는 추세였지만 시대가 변하고 트렌드도 달라졌다.
 

편안한 아웃핏의 셔츠와 와이드 팬츠의 조합 /cottonbro, Pexels
편안한 아웃핏의 셔츠와 와이드 팬츠의 조합 /cottonbro, Pexels

2009년 그룹 소녀시대가 곡 ‘Gee’를 발매하고 바야흐로 스키니진의 전성기가 시작됐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그 전부터 스키니진이란 모든 학생의 패션 스테디셀러로 여겨져 오긴 했으나 소녀시대가 컬러 스키니진을 입고 뮤직비디오에 등장하며 본격적으로 국내 패션 시장에는 다양한 색상의 스키니진이 나오기 시작했다. 

사실 더운 여름 딱 붙는 옷만큼 짜증 지수를 높이는 것도 없다. 그런 의미에서 보면 와이드 팬츠가 유행하고 있는 것도 정말 고마운 일일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와이드 팬츠는 어떻게 기존의 스키니진을 몰아내고 K패션 트렌드에 한 자리를 차지하게 됐을까. 


패션 트렌드의 변화, 와이드 팬츠의 등장

사실 와이드 팬츠를 떠오르는 패션 트렌드라고 보긴 힘들다. 4~5년 전 와이드 팬츠가 막 인기를 끌기 시작했을 때 다시 복고 열풍이 돌아왔다는 이야기가 나오곤 했다. 유행은 돌고 돈다는 말을 증명하듯 결국 통이 넓은 바지는 과거 성행했던 패션 트렌드라고 볼 수 있는데 굳이 정확한 시점을 짚자면 1990년대라고 통용되고 있다. 

1990년대 유행했던 와이드 팬츠에 관한 기억은 오래된 잡지를 찾아보면 발견할 수 있다. 큰 링 귀걸이와 캡모자, 품이 넉넉한 셔츠 그리고 와이드 팬츠를 입은 이들이 거리를 활보하고 다녔으며, 조금 더 변주를 주자면 배꼽이 보이는 딱 붙는 크롭티에 청 와이드 팬츠를 입은 사람들도 많았다. 특히 배꼽티에 통 큰 청바지라니 굉장히 촌스럽다고 여길 수도 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최근에 MZ세대에게 가장 힙한 룩이라고 칭송받는 패션과 굉장히 닮아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Dmitriy K., Unsplash
크롭티와 와이드 팬츠 패션. /Dmitriy K., Unsplash
H.F.E & Co Studio, Unsplash
복고풍인 듯 하지만 MZ세대의 패션 트렌드와 닮아 있다. /H.F.E & Co Studio, Unsplash

최근 길거리를 돌아다니다 보면 통이 큰 바지 위에 딱 붙는 상의를 입는 경우를 많이 접할 수 있다. 주로 여성 패션 트렌드라고 볼 수 있으며 복고풍과 세련된 느낌을 절묘하게 섞은 스타일로 여겨진다. 여름이 본격적으로 오면서 더 많이 선택하는 의상인데 딱 붙는 하의보다는 비교적 통풍이 잘되고 시원하게 입을 수 있는 와이드 팬츠를 선택하면서 여기에 타이트하고 가벼운 상의를 매치하는 방식이다. 

타이트한 상의는 한층 볼드한 느낌을 덜어낼 수 있으면서도 적당히 상체 실루엣을 드러내 시각적인 조화를 보여준다. 상, 하의를 모두 큰 사이즈로 입었을 때 다소 체형이 통통해 보일 수 있으나 이 점을 보완하는 패션 스타일이기도 하다. 어찌 보면 와이드 팬츠를 가장 페미닌한 방법으로 매치하는 방법이기도 하다. 

타이트한 상의와 와이드 팬츠 코디는 전형적으로 복고풍 패션의 활용이라고 볼 수 있으면서도 MZ세대의 자유로운 감성을 잘 표현한 패션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와이드 팬츠는 기본적으로 굉장히 편안한 감성이 돋보이는 패션 아이템이라고 볼 수 있는데 상의를 타이트하고 컬러풀하게 매치하면서 보다 꾸민 느낌을 주고, 한편으로는 믹스매치의 유니크한 이미지를 가진다. 특히 전형적인 MZ세대가 추구하는 하이틴 패션과도 닮아있으면서 복합적인 유행을 보여준다. 

이러한 타이트한 상의 매치와는 정반대의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 코디가 있다면 바로 셔츠와의 매치다. 셔츠 매치는 편안한 감성의 와이드 팬츠 활용이 가장 돋보이는 사례라고 볼 수 있다. 타이트한 상의와의 조합은 다소 발랄하고 복고풍의 느낌이 있다면 셔츠와 와이드팬츠의 조화는 루즈하고 편안한 느낌을 준다. 감성적인 패션 스타일이면서 데일리룩으로 활용하기 좋은 조합이라 더 인기이기도 하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도 여성 패션 트렌드로 이 셔츠와 와이드 팬츠의 조합을 다수 언급한다.


‘상수룩’으로 통하는 셔츠와 와이드 팬츠 조합, 루즈한 무드가 특징 

셔츠와 와이드 팬츠의 매치는 사실 모든 패션이 그러하듯이 새로운 패션 코드라고 볼 수는 없다. 더 정확하게 표현하자면 이전부터 존재했으나 여성들에게 대중적인 인기를 끌지 못했다는 말이 맞을지도 모른다. 굉장히 편한 스타일임에도 큰 주목을 받지 못했던 이유는 단순하다. 셔츠와 와이드 팬츠 특유의 넉넉한 품이 여성의 아름다운 실루엣을 다 가려버린다는 점에서 이를 선호하는 사람들의 숫자가 적었다고 추측할 수 있다. 
 

편안함이 느껴지는 셔츠와 와이드 팬츠 조합
편안함이 느껴지는 셔츠와 와이드 팬츠 조합 /cottonbro, Pexels 

독특한 점은 이 셔츠와 와이드 팬츠의 조합 역시 최근 MZ 세대의 패션 트렌드를 관통하는 아이템이라는 것이다. 타이트한 상의 매치는 다소 꾸민 듯한 느낌을 주지만, 셔츠를 함께 코디함으로써 와이드 팬츠가 가진 편안함이라는 강점을 극대화하는데 이러한 특징이 최근 젊은 세대가 추구하는 자연스러운 무드와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보여주는 트렌드를 대변한다고 볼 수 있다. 

물론 셔츠와 와이드 팬츠가 굉장히 독창적인 패션 영역이라고 하기도 어렵다. 일단 이를 정의하자면 ‘프렌치 패션’의 한 갈래라고 보는 게 가장 이상적이다. 통이 큰 셔츠와 바지는 체형을 보완하기 위해 애쓰지 않아 시크하고, 또 과하게 꾸미지 않으면서도 멋스러운 느낌이 들어서 파리지엔의 이미지를 연상시킨다. 
 

cottonbro 님의 사진, 출처 Pexels4
프렌치 패션의 한 갈래인 셔츠와 와이드 팬츠 코디 /cottonbro, Pexels

국내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이 셔츠와 와이드 팬츠의 조합이 일명 ‘상수룩’으로 통하기도 한다. 상수룩이라는 단어를 처음 들으면 매우 생소하게 느껴진다. 이는 감독 홍상수가 즐겨 입는 옷이라는 뜻인데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밈(Meme)으로 많이 언급되는 단어이다. 실제 영화제나 시사회 등의 무대에서 그는 베이직한 셔츠에 일자 핏 슬랙스를 입고 등장하곤 한다. 

홍상수 감독 영화의 성공 유무와 높은 작품성을 제외하고 그의 대중적인 평판이 좋지 않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그를 이런 유머의 한 소재로 사용하는 것조차 거부감을 느낄 수 있지만, 한편으로는 루즈한 무드의 편안한 감성이 돋보이는 프렌치 시크룩을 입은 자신의 모습이 나이 있는 남자 감독의 스타일과 동일성을 가진다는 점 자체가 재미 요소라는 평이 지배적이다. 상수룩은 프렌치 시크룩을 표방하고자 했으나 ‘결과는 예상치 못하게 홍상수 감독’이라는 인상이 강하다.

하지만 상수룩이라는 말이 또 아예 틀린 말이라고 볼 수는 없다. 홍상수 감독의 작품에서 프랑스 예술 영화를 떠올리는 사례가 많고 실제로 그의 영화가 프랑스 영화 비평가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고 있기도 하다. 홍상수 감독의 영화가 프랑스 영화제에 연속 진출하기도 했으며 영화 ‘다른 나라에서’(2012)에서는 유명 프랑스 여배우 위자벨 위페르가 주연 배우로 출연하기도 했다. 프랑스 문화와 밀접한 연관성을 가지는 그의 행보에서 프랑스 파리지엔의 이미지를 느끼는 것도 어찌 보면 크게 무리는 아니라는 것이다.


프렌치 시크의 정수인 셔츠와 와이드 팬츠룩

영화나 패션계는 여전히 프랑스 파리지엔의 감성을 주목하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프랑스 여성의 패션 감각은 독창적이고 특유의 멋스러움을 지니고 있다는 점에 누구나 동의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자연스럽다. 자연스럽다는 것은 여러 가지 의미를 내포하는데 그들은 유행에 참여하지 않고 자신만의 감각으로 옷을 고른다. 

파리지엔 스타일을 보고 있자면 어떤 옷을 입을지 심각하게 심사숙고하기보다는 아침에 대충 손에 집히는 편안한 옷을 입고 외출했을 것만 같다. 프렌치 시크를 쿨하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남의 시선을 의식하기보다는 개인의 취향을 담은 옷 그리고 무엇보다 편안하면서도 여유가 느껴지는 옷을 고른다. 어찌 보면 지금의 MZ세대의 가치관이 비슷하게 반영된 듯하다. 
 

Alena Shekhovtcova 님의 사진, 출처 Pexels
편안하면서도 여유가 느껴지는 코디 /Alena Shekhovtcova, Pexels
cottonbro 님의 사진, 출처 Pexels
활동성이 좋아 편하게 입을 수 있어 더 인기를 끈다 /cottonbro, Pexels

프렌치 시크를 꼭 셔츠와 와이드 팬츠로만 정의하지는 않는다. 다소 올드한 부츠컷 바지, 딱 붙는 스키니진, 하늘하늘한 원피스, 검정 재킷이나 목이 늘어난 티셔츠, 트렌치 코트, 모자까지 다양한 아이템이 프렌치 시크를 보여준다. 어쩌면 파리지엔의 이미지가 헝클어진 헤어와 마른 체형 등을 떠올리는 일이 많다 보니 어떤 아이템을 걸쳐도 신경을 많이 쓰지 않고 무심하게 입은 느낌을 주는지도 모른다. 
 

Eyup Beyhan 님의 사진, 출처 Pexels
아무렇게나 입은 듯 하지만 멋이 느껴지는 프렌치 시크 패션 /Eyup Beyhan, Pexel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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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안한 무드가 돋보이는 프렌치 시크 /Daria Shevtsova, Pexels

프렌치 시크의 특징이라고 한다면 주로 무채색 계열이 많고 어떤 옷이든 편하게 입을 수 있다는 점이 있다. 셔츠와 와이드 팬츠 조합은 이에 최적화되어 있는 면이 있다. 일단 몸에 밀착되지 않아서 활동성 면에서도 돋보이고 어떤 상황에서도 부담스럽지 않은 코디다. 간단하게 차려입었지만 당장 업무 미팅을 가도 문제가 없을 정도로 무난한 면을 가지기도 한다. 물론 지나치게 꾸민 느낌이 들지 않아 시크하고 멋있게 느껴지기도 한다. 
 

Michelle Leman 님의 사진, 출처 Pexels
시크한 느낌을 주는 셔츠와 와이드 팬츠의 조합. 소재 선택에 따라 다양한 방식으로 코디할 수 있다 /Michelle Leman, Pexels

셔츠와 와이드 팬츠로 표현할 수 있는 프렌치 시크 무드가 가장 두드러졌던 인물로는 제인 버킨이 있다. 그녀는 영국 출생이면서 프랑스에서의 활동도 두드러졌던 여배우이자 가수이다. 제인 버킨에 관해서 이야기하자면 끝이 없지만, 대표적으로 패션계에서 그녀가 남긴 영감은 실로 대단하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에르메스의 가방 버킨백도 제인 버킨의 이름을 따서 만든 제품이다. 
 

Silver Screen, flickr
프렌치 시크의 아이콘 제인 버킨 /Silver Screen, flickr

제인 버킨의 스타일은 지금 봐도 촌스럽다거나 유난스럽지 않다. 그녀의 패션은 주로 무심하게 코디한 느낌을 받을 수 있는데 헐렁한 셔츠와 통이 큰 와이드 팬츠가 특히 돋보인다. 살짝 헝클어진 헤어와 셔츠, 와이드 진의 조합은 당장 어제 찍은 사진이라고 해도 믿을 정도로 트렌디한 느낌을 준다. 

독특한 것은 그녀가 라탄 바스켓백을 주로 많이 들고 다녔다는 점이다. 일반적으로 가방은 패션을 가장 많이 반영하는 아이템이라 할 수 있다. 들고 다니는 가방에서 그 사람의 패션 철학을 느낄 수 있는 경우가 많은데 제인 버킨은 유행하는 명품백도, 고급스러운 가죽백도 아닌 라탄 바스켓을 자신의 잇템으로 선택했다. 

물론 그녀가 항상 라탄 바스켓만을 들고 다닌 것은 아니다. 하지만 지금도 그녀의 사진을 보면 다른 가방들보다 많은 물건을 편하게 넣고 다닐 수 있는 라탄백을 특히 애정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라탄백은 언뜻 도시의 일상과는 동떨어져 보이는 느낌을 준다. 하지만 파리지엔에게 다른 사람들의 시선이란 별로 중요하지 않으며 패션에 있어 실용성과 개인의 취향을 가장 우선시하는 것이 프렌치 시크의 시작이라는 점을 알 수 있게 해준다. 

프렌치 시크의 한 갈래인 셔츠와 와이드 팬츠 조합 역시 굳이 꾸미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방식보다는 편하게 소화할수록 더 멋진 스타일이라는 점을 기억하면 어떨까. 셔츠와 와이드 팬츠는 보기에도 편하지만 입었을 때 더 편한 옷이기 때문에 누구나 장식적인 요소 없이도 멋있게 입을 수 있는 옷이다. 


무심함이 매력적인 상수룩, 어떻게 입어야 할까 

다른 사람을 의식하지 않고 내 맘대로 입는 것이 프렌치 시크라고 하지만, 그래도 파리지엔의 감성을 재현해보고 싶은 날이 있다. 요즘 유행하는 상수룩을 더 제대로 입기 위해서는 어떤 점을 포인트로 생각해야 할까. 

우선 셔츠를 고를 때는 허리선이 들어가 있는 것보다는 헐렁하게 입을 수 있는 품이 큰 옷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바지 역시 일자 핏이 중요한데 본인의 허벅지를 기준으로 더 넉넉한 사이즈를 찾아야 한다. 신체에 달라붙지 않는 헐렁한 상, 하의가 상수룩의 핵심이라고 볼 수 있으며 전반적으로 직선적인 옷을 찾는 것이 적합하다. 
 

Liza Summer 님의 사진, 출처 Pexels
무채색의 헐렁한 셔츠는 상수룩의 핵심이다 /Liza Summer, Pexels
EKATERINA BOLOVTSOVA, Pexels
허벅지 보다 넉넉한 바지 핏을 고르는 것이 상수룩의 중요한 요소다 /EKATERINA BOLOVTSOVA, Pexels

프렌치 시크를 가장 잘 표현하는 방법은 덜어내는 것이다. 기본적으로 너무 꾸민 느낌을 주지 않는 것이 중요한데 그래서 화려한 색채는 셔츠와 와이드 팬츠룩에 어울리지 않는다. 채도가 지나치게 높지 않은 무채색의 계열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파스텔톤도 적합하며 가장 대표적인 상수룩은 하늘색 셔츠과 무채색 하의를 고르면 된다. 

무심함이 매력적인 셔츠와 와이드 팬츠 조합에서 가장 중점적으로 생각해야 할 요소가 있다면 바로 신발의 선택이다. 이는 공식으로 정해져 있는 영역은 아니다. 다만 격식이 느껴지는 신발을 신기보다는 운동화 같은 편한 아이템과 매치하는 것이 상수룩이 가진 매력을 가장 극대화하는 방법이다. 어글리슈즈 같은 볼드한 신발보다는 날렵하게 보일 수 있는 스니커즈 종류가 가장 잘 어울리며 여름에는 낮은 굽의 샌들을 신는 것도 나쁘지 않다. 
 

EKATERINA BOLOVTSOVA 님의 사진, 출처 PexelsEKATERINA BOLOVTSOVA 님의 사진, 출처 Pexels
운동화와 잘 어울리는 프렌치 시크 패션. /EKATERINA BOLOVTSOVA, Pexels

긴 상, 하의가 여름에 다소 덥다고 느껴진다면 두 아이템 중 하나는 반소매, 반바지를 입어보는 것도 좋다. 이때도 넉넉한 핏은 매우 중요한 요소다. 최근에는 너무 짧지 않으면서도 바람이 잘 통하는 5부 슬랙스도 다양하게 등장하고 있어 이를 잘 활용하면 더 멋진 룩을 연출할 수 있다. 


여성 패션 트렌드의 변화
실루엣 강조에서 시크하고 편안한 룩으로 


한때 유행이었던 스키니진은 이제는 초등학생들 사이에서 일명 ‘엄마 바지’로 통한다. 여러 온라인 게시판을 보면 스키니진을 엄마 바지로 부르는 내용을 확인할 수 있고, 과거 스키니진의 유행을 겪었던 세대는 시대가 지나면서 이를 엄마 바지로 일컫는 아이들의 모습에서 격세지감을 느끼게 된다. 

스키니진의 등장은 그 이전부터였지만 국내에서 이 아이템이 본격적으로 인기를 끌었던 것은 2009년부터였다. 당시 유명 아이돌로부터 시작된 유행이기에 젊은 세대를 대표하는 아이템으로 자리 잡았던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최근에는 스키니진을 코디하는 일이 아예 없다고 볼 수는 없으나 트렌디한 룩으로 인식하는 분위기는 아니다. 
 

Girls' Generation 소녀시대 'Gee' MV 한 장면, 유튜브 채널 'SMTOWN' 영상 캡쳐(https://youtu.be/U7mPqycQ0tQ)
Girls' Generation 소녀시대 'Gee' MV 한 장면, 유튜브 채널 'SMTOWN' 영상 캡쳐(https://youtu.be/U7mPqycQ0tQ)

사실 스키니진은 체형 보완을 완벽하게 해주는 코디라고 분류하기는 어렵다. 신체의 실루엣이 그대로 드러나는 의상이기에 잘못 매치했다가는 다소 부담스러운 룩이 연출되기도 한다. 한 가지 장점이라고 한다면 몸에 핏되는 아이템으로 신체에 긴장감을 주어 본래 모습보다는 부피감에 있어서 늘씬한 느낌을 주긴 한다. 하지만 이는 완벽한 장점이라고 볼 순 없다. 신체에 핏 되는 스키니진의 특징상 활동에 제약을 주고 이는 편하게 입을 수 있는 옷은 아니라는 점이 단점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전문가 칼럼에서도 몸에 꽉 맞는 옷은 부종을 발생하게 하고 이를 장기간 방치하면 혈액순환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의견을 내놓기도 한다. 

그럼에도 많은 이들이 스키니진을 입었던 이유는 가장 날씬해 보일 수 있는 옷이었다는 점에 있다. 스키니진 자체가 코디에 유용한 부분도 존재하지만, 기본적으로는 부피감에 있어서 사람의 몸을 둔하지 않고 날렵하게 보일 수 있도록 하는 아이템이라고 볼 수 있다. 아무래도 옷을 크게 입으면 더 뚱뚱해 보일 수도 있다는 점이 과거 더운 여름에도 스키니진을 고집하게 했던 이유가 아닐까. 
 

Michael Afonso, Unsplash
날씬함이 강조되는 스키니진 패션 /Michael Afonso, Unsplash

하지만 최근에는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기보다는 개인의 만족감에 더 집중하는 시대가 왔다. 남들에게 굳이 잘 보이려고 노력하기보다는 개인의 취향을 만족시키는 것이 더 중요하고, 지나치게 장식적인 것을 오히려 쿨하지 못하다고 인식하기도 한다. 

이러한 인식 변화는 패션계에도 적용된다. 자연스러운 꾸안꾸룩(꾸민 듯 안 꾸민 듯 자연스러운 코디)가 유행하는 것도 이와 비슷한 맥락이며 너무 부자연스러운 느낌은 촌스럽다고 여기는 경향이 높아졌다. 또한 성평등적인 인식 변화도 전반적인 패션 트렌드를 결정하는 것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있다. 
 

Nandi Gustian 님의 사진, 출처 Pexels
젠더리스룩이 인기를 얻고 있다 /Nandi Gustian, Pexels

조금 더 예쁘게 보이는 것보다는 편한 코디, 어떤 상황에서도 적응률이 높은 의상을 선택하는 것이 기본이 되면서 사람들은 자연스러운 의상을 추구하기 시작했다. 물론 셔츠와 와이드 팬츠 조합이 하나의 흘러가는 유행일지도 모른다. 중요한 것은 ‘편한 옷이 최고’라는 의견이 대세로 자리 잡고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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