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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민정음 NFT? NFT의 지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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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민정음 NFT? NFT의 지금 
  • 윤미지 기자
  • 승인 2021.08.01 18: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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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송문화재단, 국보 훈민정음 NFT발행 추진하고 있어
세계 문화 예술 속 NFT

[핸드메이커 윤미지 기자] 국보 훈민정음의 NFT(Non-Fungible Token‧대체 불가능 토큰) 발행이 추진되고 있어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지난 7월 22일 간송미술문화재단의 입장문에 따르면 “훈민정음 해례본을 100개 한정 NFT로 발행하겠다”고 밝혔으며, “디지털 자산으로 영구 보존하고 문화유산의 보존과 미술관 운영 관리를 위한 기금 마련을 목표로 한다”고 전했다.
 

훈민정음 탁본, 국립중앙박물관
사진은 훈민정음 탁본. 기사 내용과는 무관 /국립중앙박물관

NFT가 세간의 관심을 끌면서 여러 예술 작품이 NFT로 발행되는 일을 심심치 않게 만나볼 수 있다. NFT는 대체 불가능한 가상 자산이다. 일반적으로 가상 자산은 발행한 곳에 따라서 같은 가치를 가지지만 NFT는 코인마다 다른 번호를 가지고 있고 고유 가치에 따라서 값이 결정된다고 생각하면 이해가 쉽다. 코인마다 다른 번호를 가지고 있으니 당연히 서로 가치 값이 다르다. 그래서 이를 대체할 수 없는 영역으로 분류하는 것이다. 

하나의 속성으로 존재하는 NFT 영역은 자연스럽게 예술계의 희소가치를 충족한다. 특히 각 코인은 블록체인을 통해서 정보를 저장하게 되는데 그러므로 최초 보유자의 소유권을 주장할 수 있는 기반이 된다. 

그간 여러 예술 시장에서 이 NFT 미술과 거래가 통용되어왔지만 훈민정음 해례본의 NFT 발행은 더욱 주목받고 있다. 지금까지 국보를 NFT화 하는 시도는 국내에서 거의 찾아볼 수 없었기 때문이다. 

훈민정음 해례본 NFT 발행에 관해서는 여러 관점에 의해 다양한 의견이 쏟아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우리 문화유산인 훈민정음을 상업적으로 이용하는 것이 아니냐는 비난도 일고 있으며 이에 법률적 근거에 따라 종합적인 검토를 거치겠다는 문화재 당국의 대응 역시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하지만 훈민정음의 NFT제작을 꼭 부정적인 측면으로만 바라볼 필요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간송미술문화재단의 입장문에 의하면 우리 문화유산인 훈민정음 NFT화를 위한 3원칙을 제시했다. 이는 미술관 운영 관리를 위한 기금 마련에 관한 내용도 있으나 첨단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우리 문화재가 영구 보존되고 세계화될 수 있는 부분에 기여한다는 의미도 담고 있다. 


다양한 분야에서 NFT의 지금 

NFT 시장이 본격적으로 활성화되며 여러 분야의 NFT코인 제작이 이어지고 있다. NFT 자산을 기반으로 한 플랫폼이 등장하는 것은 물론 예술 분야에서도 적극적으로 이를 받아들이고 접목하는 추세이다. 
 

shutterstock
문화, 예술 분야에서 NFT에 많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shutterstock

가장 대표적으로 NFT를 체감할 수 있었던 사례는 게임이었다. 블록체인 기술과 가상화폐 이더리움을 기반으로 한 게임 ‘크립토키티’는 NFT를 잘 설명해줄 수 있는 사례이다. 이는 수집형 게임이라 볼 수 있는데 게임 내 고양이 캐릭터마다 속성이 부여되고 이를 가상화폐를 통해서 거래할 수 있다. 희소한 매력을 가진 고양이일수록 높은 가치를 가지게 되며 고가에 거래된다. 

이를 예술계에서도 주목받게 한 시도는 ‘Beeple’이라는 작가명을 쓴 디지털 아트 아티스트에 의해서다. 그는 자신의 NFT 아트 작품 ‘매일:첫 5000일’을 약 797억이 넘는 금액에 팔았다. 당시 경매를 주관했던 경매소는 크리스티로, 이후 세계적으로 유명한 미술품 경매 회사인 소더비 같은 곳들이 NFT아트에 주목하게 되면서 세계적으로 이에 관한 관심이 쏟아졌다.

물론 국내 미술품 경매 회사에서도 디지털 아트에 관한 영역 확장을 이루고 있다. 서울옥션 역시 이에 관심을 보였으며 이러한 미술품 경매 회사의 행보는 국내 유명 작가와 신진 작가들도 디지털 아트에 관한 판로 확장을 시도하게 했다. 

이러한 사례들은 비교적 NFT의 초기 분위기를 짐작하게 하는 내용이라고 볼 수 있다. NFT가 가진 희소성의 가치에 집중되어 다양한 분야와 접목을 이뤘으며 이에 관한 시장 형성과 거래도 적극적으로 영역을 확장해나가는 추세였다. 

러시아 시간을 기준으로 지난 7월 26일 에르미타주 박물관 홈페이지에 따르면 에르미타주는 소장 중인 작품 중 몇 점을 NFT로 발행하겠다고 밝혔다. 에르미타주는 세계 3대 박물관으로 알려져 있으며 이번 NFT발행은 세계 최대의 암호화폐 거래소인 바이낸스와 함께한다고 알려졌다. 
 

State Hermitage Museum, Dennis Jarvis, Flickr
State Hermitage Museum, Dennis Jarvis /Flickr

바이낸스에서 NFT화 되어 판매되는 에르미타주 소장 작품은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마돈나 리타’, 조르조의 ‘주디스’, 빈센트 반 고흐의 ‘라일락 부시’, 바실리 칸딘스키의 ‘구성VI’ 그리고 클로드 모네의 ‘몽 주롱의 정원 코너’이다. 

각 작품은 두 개의 NFT로 발행될 예정이며 하나는 에르미타주가 소장하고 다른 하나는 바이낸스 마켓에서 경매로 판매된다고 한다. 박물관 홈페이지에 따르면 본 프로젝트의 주된 아이디어는 에르미타주의 컬렉션에 관한 새로운 수준의 접근성을 제공하는 것에 있다고 한다. 또한 미술품 수집 영역의 새로운 단계로서 디지털화의 중요성을 강조한다고 전했다. 
 

Attributed to Leonardo da Vinci, Public domain, via Wikimedia Commons
Attributed to Leonardo da Vinci, Public domain, via Wikimedia Commons

NFT 제작이 여러 문화 예술 분야에서 관심을 받는 가운데 애플의 공동 창업자 고(故) 스티브 잡스의 입사지원서가 NFT 경매로 나와 눈길을 끈다. 이 같은 내용은 CNBC가 현지 시간 22일 보도한 내용으로 1973년 애플 공동 창업자 스티브 잡스가 손으로 쓴 자필 입사지원서가 경매에 등장했다고 전했다. 

본 경매는 기업가 올리 조시가 지난 28일 주최했으며 종이로 된 원본 입사지원서 문서와 함께 디지털화한 작품을 함께 경매에 부쳤다고 알려졌다. 웹사이트에 따르면 원본 문서와 NFT를 모두 경매에 부친 것에 대해서 둘 중 더 높은 가치를 지닌 쪽을 알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스티브 잡스가 자필로 작성했다는 입사지원서는 정확히 어떤 회사에 지원하는지에 관한 정보는 나와 있지 않다. 다만 전자공학과 디자인 엔지니어에 관심 있다는 내용이 눈에 띈다. 잡스는 해당 이력서를 쓰고 3년 뒤 스티브 워즈니악과 함께 애플을 창업했다. 
 

스티브잡스의 이력서,Charterfields
스티브잡스의 이력서 /Charterfields

영화 주간지 ‘씨네21’도 디지털로 복원한 창간호를 NFT로 발행한다. 씨네21은 지난 28일 이와 같은 내용을 밝혔으며, 이번 창간호 디지털 리마스터링 발행은 당시 표지 모델이었던 배우 안성기, 문성근, 이병헌의 사인본 및 조선희 초대 편집장, 장영엽 현 편집장의 사인이 첨부된 NFT 상품이라고 전했다. 

이번 씨네21 창간호 NFT발행과 판매는 NFT마켓 ‘메타파이’를 통해서 만나볼 수 있으며 경매는 실시간 방식으로 진행된다. 


문화재 NFT 발행 시도, 문화재와 개인을 연결하는 또 다른 가능성 제시

훈민정음은 1443년 조선 시대 창제된 한글의 공식 이름이다. 또한 ‘백성을 가르치는 바른 소리’라는 의미가 있으며, 훈민정음에 대한 한문 해설서 책 역시 같은 명칭으로 부른다. 훈민정음은 우리나라의 상징적인 문화유산이라고 볼 수 있다. 유네스코에서도 세계의 여러 언어 중에서 한글을 최고로 평가한 바 있다. 

국보 제70호인 훈민정음의 정확한 명칭은 ‘훈민정음 해례본’이라 한다. 현재 간송미술관이 소장하고 있으며, 22일 간송미술재단이 이를 100개 한정의 시리얼 넘버를 붙여 NFT 발행할 것을 밝혀 화제가 되고 있다. 

훈민정음 해례본은 1940년 경북 안동 고택에서 발견됐다고 전해진다. 간송 전형필 선생이 당시 집 열 채 값에 해당하는 만 원에 천 원을 더 얹어 이를 구매해 보관했다고 알려져 있다. 더 정확한 내용으로는 당시 거간꾼은 훈민정음을 천 원에 팔려고 했으나, 간송 전형필 선생은 여기에 만 원을 더 얹어서 이를 구매했다고 한다. 훈민정음의 가치를 높이 평가하여 더 큰돈을 내놓은 것이며, 천 원은 거간꾼의 사례비로 지불했다. 

훈민정음 해례본이 국보로 지정된 것은 1962년이며 간송미술관에서 이를 소장하며 보관하고 있다. 여기까지 보면 간송미술재단의 훈민정음 NFT 발행은 큰 문제로 보이지 않는다. 문화재로 지정되기는 했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사유재산이다. 하지만 국가지정문화재의 경우 문화재보호법에 따르면 탁본‧영인하거나 문화재 보존에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는 행위를 할 때는 문화재청장의 허가를 받도록 규정하고 있다. 
 

간송미술관(澗松美術館), 출처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간송미술관(澗松美術館)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현재 일각에서는 국보를 상업적으로 이용하는 행위라고 언급하는 가운데 더욱이 훈민정음이 한글 창제 목적과 제작 원리를 알 수 있는 해설서인 만큼 더욱 상징적인 의미를 지닌 문화재이며 이를 구체적인 액수로 환산해 디지털화하여 판매하겠다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의견을 제시하는 관점도 존재한다. 

하지만 이를 꼭 부정적으로 평가할 이유는 없다. 간송미술문화재단이 입장문을 통해 공개한 ‘훈민정음 NFT화’를 위한 3원칙에 의하면 미술관 운영 관리를 위한 기금 마련도 포함되어 있으나 더 중요한 핵심으로 문화유산의 보존과 가치 계승 발전에 따른 의미도 언급되어 있다. 

간송미술관은 국내 최초의 사립 미술관이다. 간송 전형필 선생에 의해서 세워졌고 국내 귀중한 가치를 지닌 국보급 문화재를 보유하고 있다. 훈민정음 해례본이 이에 해당하며 이외에도 동국정운 원본과 우리에게 잘 알려진 조선의 화가 신윤복의 미인도, 겸재 정선의 작품 등이 이곳에 있고 다양한 국보급 유물들까지 소장하고 있다. 

간송미술관의 컬렉션이 이토록 특별한 이유는 일제강점기 당시 우리 문화재를 지키기 위한 간송 전형필 선생의 노력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그는 자신이 물려받은 큰 재산을 우리 역사를 대표하는 문화재를 구입하고 수집하는 데 썼다. 우리의 귀중한 문화유산을 지키고 보호하기 위한 노력이라고 볼 수 있다. 현재 간송미술관 역시 이러한 간송의 유지를 계승하여 운영되고 있다. 

간송미술관은 현재 추진 중인 훈민정음 NFT화 사업에 앞서 지난해 보물 제284호와 제285호를 경매에 부친 바 있다. 당시에도 미술관의 재정난이 큰 이유가 됐다고 한다. 보물 제284호인 금동여래입상과 보물 제285호인 금동보살입상은 경매에서 유찰되었다고 전하며 이후 국립중앙박물관이 이를 구입했다. 
 

보물 제 284호 금동여래입상(金銅如來立像),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문화재철 국가문화유산포털
보물 제 284호 금동여래입상(金銅如來立像),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문화재청 국가문화유산포털
보물 제 285호 금동보살입상(金銅菩薩立像), 국립중앙박물관, 문화재청 국가문화유산포털
보물 제 285호 금동보살입상(金銅菩薩立像), 국립중앙박물관 /문화재청 국가문화유산포털

NFT는 실물 자산과는 무관하며 이를 디지털화하여 하나의 작품으로서 존재할 수 있도록 하는 측면이 있다. 언뜻 100개 한정의 시리얼 넘버가 붙어 NFT가 발행된다는 소식은 훈민정음 해례본의 가치가 100개로 나뉜다고 생각할 수 있으나 이는 실제 국민이 느끼는 정서에 의한 것일 뿐 사실과 다르다. 이를 구매한다고 해서 국보인 훈민정음을 직접 만질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그 소유권을 주장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NFT의 불완전성에 관한 이슈는 항상 존재하지만 디지털 자산은 MZ세대와 문화예술계에서 큰 관심을 보이는 요소인 것만큼은 확실하다. 그런 점에서 소중한 우리 문화유산을 향유하는 하나의 방식으로서 디지털 기술의 접목은 일정 부분 필요성을 가진다고 볼 수도 있다. 단순히 문화재를 잘 보관하고 보호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이를 직접 향유하지만, 또 다른 디지털 자산으로서 존재하기 때문에 원작 가치의 훼손을 걱정하는 것은 다소 무리라는 생각이 든다. 

앞서 에르미타주 박물관이 세계적인 명작을 보유하면서 이에 관해 새로운 접근성을 부여하는 방식으로 NFT를 활용했듯, 문화재 NFT 역시 문화유산과 현대 개인의 연결고리를 형성하는 수단으로 여기는 것도 부정적으로만 볼 수 없다. 오히려 새로운 디지털 자산으로서 존재하여 인식되면서 원작 가치 훼손을 최소화하는 방식이라고 여길 수도 있다. 

여러 언론사 기사에 따르면 문화재청 관계자는 “동산 문화재 일부는 사유재산이고, 소장기관이 활용사업을 하기도 한다”고 답변한 바 있다. 아직 명확한 결론이 나 있지 않은 상황이기에 앞으로의 사업 진행에 더욱 귀추가 주목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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