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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에서 빠질 수 없게 된 소스 토마토 케찹...스테디셀러의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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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에서 빠질 수 없게 된 소스 토마토 케찹...스테디셀러의 이유
  • 김서진 기자
  • 승인 2021.07.08 10: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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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뚜기 케챂 50주년 맞아
토마토 케챂 /오뚜기 

[핸드메이커 김서진 기자] 1970년대만 해도 고추장과 된장이 밥상을 지배했던 시절, 혜성처럼 등장한 오뚜기의 '토마토 케챂'이 (브랜드명 '케챂'으로 표기) 올해로 출시 50주년을 맞았다. 오뚜기는 8월 말까지 오뚜기 공식 온라인 쇼핑몰 '오뚜기몰'에서 '토마토 케챂 출시 50주년 기념 모음전'을 진행할 예정이다. 

당시 '도마도 케챂'이라는 이름으로 출시된 이 제품은 특유의 붉은 빛깔과 새콤달콤한 맛으로 소비자들을 사로잡았고 스테디셀러 소스로 인정받았다. 지난 해까지 판매된 오뚜기 토마토 케챂은 국내 기준 약 141만 톤으로, 이를 300g 튜브형 제품으로 환산하면 약 47억개다. 우리나라 국민 1인당 약 91개씩 소비한 것이다. 

오뚜기는 이번 행사를 통해 토마토 케찹을 34% 할인된 가격에 무료배송한다. 모음전에서는 오리지널 진한 '토마토 케챂'부터 '할라피뇨케챂'과 '카레케챂' 등 여러 케찹 디자인으로 한정판 리뉴얼된 스파게티까지 다양한 제품이 나온다. 행사 기간 동안 2주에 50명씩 구매 고객 대상 추첨을 통해 라이언 콜라보 굿즈도 증정할 예정이다. 올 하반기에는 오뚜기 케챂을 활용한 보드게임을 제작, MZ세대를 겨냥해 각종 온·오프라인 행사에 경품 등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케찹의 기원은 생선 소스였다 

토마토 케찹 /unsplash

고소하고 달콤한 맛, 적당한 양을 우리가 좋아하는 음식 위에 뿌려 먹는다. 아무리 냉장고가 비어 있어도 이것만은 유일하게 있을 것만 같은 제품이다. 우리나라에서도 흔히 먹으며 미국에서는 조미료의 영웅이라 불리는 케찹이다. 미국에서는 약 97%의 가정이 식탁에서 한 병을 소비한다고 할 정도로 많이 먹는 음식이지만 정작 기원은 따로 있다. 

케찹은 발효된 생선으로 만든 소스로, 무역상들이 베트남에서 중국 남동부로 이 소스를 가져온 것으로 추정한다. 이 생선 소스는 장거리의 바다 여행을 하는 동안에도 오래 먹을 수 있었다고 한다. 동인도 무역회사가 동남아시아에서 케찹을 발견했고, 이것을 모방해 서양인의 입맛에 맞게 바꾸려고 했던 것으로 보인다. 이 페이스트는 인도네시아와 필리핀으로 가는 교역로를 따라 퍼졌고 1700년대 초까지 영국 상인들은 이 짠 맛에 매료되었다. 

1732년 리처드 브래들리의 'Ketchup in Paste' 레시피에 따르면 약 18세기 즈음 본격적인 케찹의 형태가 갖춰진다. 케찹의 초기 형태는 달콤한 맛을 위해 호두, 버섯, 굴, 멸치 등 다양한 재료가 쓰였다. 하지만 이것은 오늘날 우리가 먹는 케찹은 아니었다. 초기의 케찹들은 대부분 어두운 색을 띠며 종종 수프나 고기, 생선과 곁들여졌다. 무엇보다 한 가지 중요한 것이 빠졌다. 바로 토마토였다. 

몸에 좋고 맛도 좋은 토마토 /pixabay

그러니까 이전까지의 케찹에는 토마토가 없었던 것이다. 토마토는 1500년대 남아메리카에서 영국으로 들여 왔는데, 사람들은 토마토에 독성이 있다고 생각해 당최 먹으려는 시도를 하지 않았다. 그래서 토마토는 주방이 아닌 정원으로 밀려났다. 영국인들은 이 케찹을 모방하면서도, 창의력을 더해야 했다. 콩은 당시 유럽에서 재배되지 않아 요리사들은 대신 버섯 등의 재료를 썼다. 케찹의 원산지를 실제로 방문한 사람이 거의 없었기 때문에 요리사들은 그들이 원하는 대로 상상력을 동원해 자유롭게 요리법을 적용하고 실험할 수 있었다. 

이 시기의 요리책들은 굴, 홍합, 버섯, 호두, 레몬, 심지어 자두나 복숭아 같은 과일들로 만든 케찹 요리법을 특집으로 다루곤 했다. 재료는 시럽 정도의 밀도로 오랜 시간 동안 소금과 함께 졸였다. 이 수많은 요리법 중 인기 있는 케찹은 세 가지 맛으로 추려졌다. 생선, 버섯, 그리고 호두였다. 특히 버섯이 들어간 케찹은 '오만과 편견'으로 유명한 영국 작가 제인 오스틴이 즐겨 먹었다고 한다. 이 케찹들은 모두 매우 짜고, 매운 맛을 갖고 있었는데 사람들의 입맛에 다 맞진 않았어도 오래 먹을 수 있다는 점이 케찹이 인기를 끄는 데 도움을 주었다. 

최초로 나온 토마토 케찹 조리법은 1812년 필라델피아의 과학자인 제임스 미즈에 의해 쓰여졌다. 그는 당시 토마토가 최음제 성분이 있다고 여겨진 것을 감안해 토마토를 '사랑사과'라 불렀다. 그의 요리법에는 토마토 펄프를 포함해 향신료, 브랜디 등이 들어 있었지만 막상 설탕은 들어 있지 않았다. 1817년 나온 조리법에는 토마토와 멸치가 들어가 있는데, 이것은 케찹의 원래 뿌리인 생선 소스에 멸치가 들어갔던 것을 기념한 것이다. 

한때는 배척받기도 했던 케찹 /pixabay

케찹이 성공할 수 있었던 건 1년 정도까지 보관이 가능해서였지만, 1년 내내 토마토 과육을 보존하는 것에 대한 문제는 여전히 존재했다. 토마토 재배 기간도 짧았고, 당시 생산되던 케찹은 붉은색을 내기 위해 이상한 방부제 등을 넣곤 했다. 이 때문에 1866년 프랑스의 요리책 작가 피에르 블롯은 상업용 케찹을 두고 '더럽고, 부패했고, 썩어빠진 것'이라 불렀다고 한다. 

그래서 상업용 케찹을 조사한 결과 사람에게 안전하지 않은 방부제, 즉 붉은 색을 내기 위해 첨가한 콜타르와 부패를 지연시키는 첨가제인 벤조산나트륨이 함유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19세기 말까지 벤조산염은 건강에 해로운 것으로 인식되었던 터라 이 이슈의 최전방에 서 있었던 하비 워싱턴 하일리 박사는 재료를 적절하게 사용하고 취급할 수 있다면 유해 보존제의 사용이 불필요하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하인즈 토마토 케찹 /unsplash

하비 박사는 헨리 하인즈라는 한 남자와 파트너십을 맺게 된다. 이 헨리 하인즈는 아시다시피, 미국인들이 가장 많이 소비하는 케찹 중 하나인 '하인즈'의 창업주다. 우리나라에 50년이 된 오뚜기의 국민 케찹이 있다면 미국에는 하인즈 케찹이 있는 셈이다. 당시 하인즈는 어머니의 조리법을 이용해 만든 고추냉이를 파는 회사를 세우고 난 지 7년이 지난 1876년부터 케찹을 생산하기 시작했다. 이전 회사가 파산하면서 그는 토마토 케찹을 생산했고 다른 케찹을 만드는 브랜드와 구별하기 위해 토마토 'ketchup'을 병에 새겼다. 

그는 소비자들이 케찹에 화학 물질을 넣는 것을 별로 원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벤조산염 논란에 대한 답으로 하인즈는 빨갛게 익은 토마토를 이용한 조리법을 개발한다. 원래 케찹은 익지 않은 토마토가 쓰였고, 부패와 맛의 손실을 막기 위해 벤조산염이라는 방부제를 그동안 넣는 게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1900년대 초 식약청은 이 첨가물의 사용을 금지했고 하인즈는 최초의 보존제가 없는 케찹을 생산하기 위해 잘 익은 토마토의 양을 늘렸다. 그 외에도 자연 보조제라 불리는 펙틴, 부패를 줄이기 위한 식초의 양을 늘리는 등의 조리법을 만들었다. 이전의 케찹은 짜고 떫었기 때문에 하인즈는 단맛, 신맛, 짠맛, 쓴맛, 감칠맛을 모두 구현하는 조미료를 만들 수 있었다. 

유리병에 담긴 하인즈 케찹 /pixabay

방부제 없는 케찹을 생산하며 하인즈 케찹은 곧 시장을 지배하게 된다. 1889년 그는 처음으로 팔각형 유리병을 선보였고 특허를 받았다. 유리병은 단지 미적인 선택뿐만 아니라, 소비자들이 케찹의 품질에 대해 회의적이던 당시 유리병 너머로 훤히 보이는 케찹의 모습은 사람들의 신뢰를 받기 충분했다. 다른 유리병 디자인들도 존재했지만 팔각 유리병은 여전히 사용되고 있었으며 이 디자인의 일종의 상징이 되었다. 1905년, 하인즈는 케찹 500만병을 팔아치웠다.

하인즈는 1896년부터 회사의 슬로건을 '57 varieties' 라고 정해 놓고 마케팅을 했는데, 소비자들에게 다양한 피클 제품을 제공한다는 광고 효과를 노렸기 때문이라고. 여담이지만 숫자 57은 하인즈가 만든 숫자로 수제화 전문점의 '21 styles' 라는 광고 문구에서 영감을 받았으며 당시 하인즈는 실제 57개 이상의 다양한 제품을 생산하고 있었다. 하인즈는 지금도 영국, 네덜란드 등의 공장을 통해 유럽에서 80%, 미국에서 60%의 시장 점유율을 갖고 있다. 


토마토 그리고 케찹 

감자튀김과는 거의 한몸 취급인 케찹 /unsplash

흔히 케찹은 감자튀김이나 핫도그 같은 음식 위에 뿌려 먹는 조미료로 많이 쓰인다. 케찹에는 설탕과 나트륨이 들어 있지만 케찹을 통째로 많이 먹진 않기 때문에 조금만 신경을 쓴다면 건강하게 먹을 수 있는 조미료다. 물론 감미료가 첨가되지 않은 몇몇 케찹 브랜드들도 있다.

일반적인 케찹 한 접시는 15칼로리 정도 되며 4g이 조금 넘는 탄수화물을 함유하고 있다. 케찹은 지방 함량이 매우 낮으며, 1인분에 약 0.02g 정도 들어 있다. 주 성분인 토마토는 비타민C와 비타민A, 비타민K와 칼륨 등의 좋은 공급원이 될 수 있지만 케찹은 소량으로 소비되기 때문에 음식으로는 충분하지 않은 편이다. 그러나 마요네즈 같은 다른 드레싱에 비해서는 건강에 좋은 선택이 될 수 있다. 

토마토 케찹은 토마토의 과육을 갈아서 만든 토마토 퓨레를 졸여서 농축시키고 설탕, 소금, 식초, 향신료 등을 첨가해 만든다. 케찹에 쓰이는 향신료는 정향, 계피, 후추, 고추, 마늘, 육두구 등 17종이나 되는 향신료를 사용해 만드는 고급 제품도 있다. 식초는 보통 사과 또는 파인애플 등의 과일 식초를 배합해서 쓰는데, 그렇게 하면 더욱 풍미가 좋아진다고 한다. 케찹을 만드는 데에는 분홍색이 아닌 붉은색이 짙고 펙틴질이 많은 가공용 토마토가 사용되며 완숙한 토마토일수록 펙틴과 색소의 함량이 높아 좋은 제품을 만들 수 있다고 한다.

토마토에는 리코펜 외에도 다른 좋은 함유물이 많아 식사할 때 같이 먹는 과일로 알려져 있다. 학자들은 케찹 100g당 약 17mg의 리코펜을 함유하고 있는 반면 신선한 토마토는 100g당 3mg의 리코펜을 함유하고 있다는 것에 주목한다. 이렇게만 보면 케찹을 먹는 것이 더 이득인 것처럼 보이지만 문제는 한 번에 케찹 100g을 먹어야 한다. 당장 한 스푼의 케찹이 약 15g 정도 되니 말이다. 그렇다면 거의 7인분의 케찹을 먹어야 한다는 건데 사실상 불가능하니 이것보다는, 신선한 토마토 200g과 토마토 샐러드를 먹는 것이 더 낫다는 얘기다. 

여러 음식과 어울리는 케찹 /unsplash

이를테면 파스타를 먹을 때, 마요네즈나 치즈 대신 토마토 케찹으로 바꾼다면 탄수화물의 소비를 줄일 수도 있다. 케찹을 저염 생선구이나 닭가슴살 요리 양념에 넣어 식욕을 돋을 수도 있다. 즉 케찹은 별로 끌리지 않아도 맛을 돋우기 위해 쓰이는 것이다. 맛있는 음식에 뿌려 먹어도 된다. 햄버거 같은 패스트푸드는 지방과 콜레스테롤 함량이 높고 비타민 함량은 낮은데, 토마토 케찹은 잘 익은 토마토를 3배 정도 농축시켜 만든 거라 부족한 비타민을 어느 정도는 보충할 수 있다. 

이탈리아에서는 피자 위에 케찹을 뿌리는 것을 싫어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레바논이나 폴란드 같은 곳에서는 피자 위에 종종 케찹을 뿌려 먹는다고 한다. 일본의 나폴리탄 같은 요리들에도 케찹이 토마토 소스의 대용품으로 쓰이기도 한다. 필리핀에서는 2차세계대전 당시 토마토가 부족했을 때 케찹이 인기를 끌었으며 독일에서 가장 인기 있는 케찹은 노점상에서 파는 구운 소시지 위에 뿌리는, 카레 파우더가 덮인 케찹이다.  

하인즈 케찹 케이크 /emmymade 유투브 캡쳐

케찹과 케이크가 만난다면 어떨까? 2016년 하인즈의 캐나다 지사인 '캐나다 하인즈'는 설립 100주년을 맞아 케찹 케이크 요리법을 병 뒷면에 붙여 판매했다. 하인즈가 소개한 이 케이크의 이름은 '멋있는 캐나다 케찹 케이크 Great Canadian Ketchup Cake'로, 병 뒷면에는 케이크 한 조각을 담은 사진과 요리법을 적었다. 일반 케이크와 같이 밀가루, 베이킹파우더, 버터 등에 케찹을 넣었다. 미국의 소셜 뉴스 사이트인 레딧에 올라온 케찹 케이크 조리법에는 약 6,000여명이 넘는 사람들이 '좋아요'를 누르기도 했다. 


이젠 필수품이다, 토마토 케찹 

오뚜기 관계자는 이번 토마토 케찹 50주년을 두고 "지난 50년 동안 한국인의 입맛을 책임져 온 오뚜기 토마토 케찹은 소비자에게 맛있고 바른 먹거리를 제공하기 위한 노력의 산물"이라며 "앞으로도 철저한 품질 관리와 소비자 친화적 마케팅 활동을 통해 국내 1위 케찹 브랜드로서의 입지를 굳건히 해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미국인들이 즐겨 먹던 토마토 소스에 착안해 최초로 우리나라에서도 토마토 케찹이 나올 수 있었고, 지금까지도 사람들이 흔하게 먹으며 필수품이 될 수 있었다.

홈메이드 케찹 /flickr

시중에서 파는 토마토 케찹보다 조금 더 건강하게 먹고 싶다면, 직접 수제 케찹을 만들 수도 있다. 옛날 영국 요리사들이 무수히 많은 시도를 했던 때로 돌아가 보는 것이다. 준비하는 재료도 간단하며 토마토와 설탕, 소금, 식초만 있으면 된다. 냄비에 곱게 갈은 토마토를 넣고 설탕과 소금을 넣어 끓인 후 졸이다가 식초를 넣고 더 끓인 후에 식히면 토마토 케찹이 완성된다. 아무래도 시중에서 파는 것보다는 덜 달고 더 실 수도 있으니 재료의 양은 조절하면 되고, 오랜 보존을 위해 레몬즙 등을 넣으면 건강한 맛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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