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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래창작촌 예술가들 “안정적 창작공간, 온라인 플랫폼 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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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래창작촌 예술가들 “안정적 창작공간, 온라인 플랫폼 절실”
  • 전은지 기자
  • 승인 2021.05.28 09: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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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후하지만 저렴한 임대료에 30대 창작자들 집중
창작물 판매 위한 아트페어, 온라인 플랫폼 필요해
영등포문화재단 ‘2020년 문래동 창작환경 실태조사’

[핸드메이커 전은지 기자]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는 속담처럼, 비슷한 분야의 사람들이 모여서 하나의 거리, 하나의 문화를 만든다. 의류업 하면 동대문, ‘힙지로’로 떠오른 을지로 골뱅이 골목, 전자기기로 유명한 용산전자상가, 전통을 간직한 전주한옥마을 등이 대표적이다.

서울 영등포구 문래동에도 예술가들이 모여 ‘문래창작촌’을 만들고 매년 예술 활동을 펼치고 있다. 영등포구도 ‘예술 활동 거점지역 활성화 사업’ 자치구로 선정되면서 문래동을 포함해 영등포동, 당산 1동을 예술 활동이 지속 가능한 환경으로 만들기 위한 사업을 진행 중이다.
 

문래 1~4동에 거쳐 형성된 문래창작촌 / flickr(@Republic of Korea)
문래 1~4동에 거쳐 형성된 문래창작촌 / flickr(@Republic of Korea)

그렇다면 실제 창작가들은 어떻게 체감하고 있을까. 영등포문화재단은 워킹그룹 영등포활주로와 함께 문래창작촌 예술가·창작가 162명, 창작공간 70개를 대상으로 창작환경과 관련된 실태조사를 시행했다.

2016년과 2019년에 이어 진행된 이번 조사는 문래동 일대의 지역적 특수성과 환경적 변화 추이를 살피고 ‘예술 활동 거점지역 활성화 사업의 취지에 맞는 방향성을 모색하는 기초 자료로 활용하고자 마련됐다.


철공소가 가득했던 문래동, 창작자를 품다

문래동이 지금처럼 예술가들의 집합소가 되기 시작한 것은 2000년대 초반이다. 홍대, 대학로 등에서 활동하던 공연예술, 시각예술 등 창작자가 문래동 3가 54번지를 중심으로 모여들었다. 철공소가 많아 철강산업의 중심지였던 문래동이었지만, IMF와 환경오염 등의 문제로 공장이 이전하면서 공실이 많아졌다. 이런 공장이 비어있는 곳으로 창작자들이 옮겨온 것이다.
 

문래동은 현재도 철공소가 많이 있다. 창작자들은 철공소 위층이나 비어있는 공실에 작업실과 공방에 가지고 있다 / flickr(@Republic of Korea)
문래동은 현재도 철공소가 많이 있다. 창작자들은 철공소 위층이나 지하, 비어있는 공실에 작업실과 공방을 가지고 있다 / flickr(@Republic of Korea)

공장의 위층이나 다락, 지하 공간이 많았기 때문에 노후화되고, 열악한 환경이었지만, 그에 비해 저렴한 임차료 때문에 창작자들이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낮에 일하는 소상공인과 밤에 창작활동을 하는 예술가들의 생활시간이 분리된다는 점에서도 안정감을 찾았다.

이후 2010년 1월에는 문래예술공장이 개관하고, 다양한 창작 발표공간이 늘어나면서 창작자들은 기존 문래동 3가에서 문래동 1~4가로 활동 범위를 늘리게 된다. 이 시기가 문래동이 ‘문래창작촌’이 되는 발판이 되었다. 2012년에는 문래동에서 활동하는 창작자가 200여 명, 창작공간은 100여 개가 되었다고 한다.
 

문래창작촌 골목의 일부 / flickr(@Republic of Korea)
문래창작촌 골목의 일부 / flickr(@Republic of Korea)

활발한 문화교류가 이뤄지면서 관광객도 자연스럽게 증가하자 상업시설이 늘어났다. 2010년 중반부터 기존의 철공소와 철재상가 건물 1층을 중심으로 상업시설이 들어서고 임차료 상승 등의 변화가 일어났다. 젠트리피케이션이 우려되는 상황이지만, 2018년부터 현재까지 약 250명 정도의 창작자가 꾸준히 활동하고 있으며, 예술인 거점지역으로 자리 잡았다.


30대 시각예술 창작자 많아

문래동은 교통과 상업공간이 적절히 배치된 지역이라는 이점 때문에, 젊은 창작자가 많았다. 성비를 보면, 응답한 예술가 162명 중 남성이 89명(55.3%), 여성이 72명(44.7%), 무응답 1명으로 남성이 많았지만, 비슷한 비율을 보였다.
 

문래창작촌 창작자 성비 (자료제공 : 영등포문화재단) / ⓒ핸드메이커
문래창작촌 창작가 성비 (자료제공 : 영등포문화재단) / ⓒ핸드메이커
문래창작촌 창작자 연령별 비율 (자료제공 : 영등포문화재단) / ⓒ핸드메이커
문래창작촌 창작자 연령별 비율 (자료제공 : 영등포문화재단) / ⓒ핸드메이커

연령별로 살펴보면, 30대가 63명(39.1%)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40대 49명(30.4%), 20대 26명(16.2%), 50대 20명(12.4%) 순으로 많았다. 젊은 창작자들이 작업실을 문래동에 마련한 이유는 ‘편리한 위치와 교통’이었다. 문래창작촌 근처에는 2호선 문래역이 있으며, 대로변에 있어 버스 등의 대중교통도 이용할 수 있다. 인근에는 1호선과 KTX를 이용할 수 있는 영등포역, 1호선과 2호선을 모두 이용할 수 있는 신도림역이 있다.
 

문래창작촌 근처는 아파트 등의 주거지가 있어 버스나 지하철 등의 대중교통과 대형마트 등 생활 편리 시설이 많다 / 네이버 지도
문래창작촌 근처는 아파트 등의 주거지가 있어 버스나 지하철 등의 대중교통과 대형마트 등 생활 편리 시설이 많다 / 네이버 지도

또한, 인근에는 대단지 아파트 등의 주거시설과 대형마트 등 생활 편리 시설이 있어 다양한 인프라를 이용하기도 편리하다. 이 때문에 영등포구에 거주하는 창작자는 38.8%(62명)이며, 창작촌이 위치한 서남권 지역에 거주자는 15.6%(25명)다. 전체적으로 문래동 인근에 거주하는 창작자는 약 54.4%에 달할 정도다. 작업실과 주거지가 일치하는 비율이 절반 이상인 셈이다.
 

문래창작촌 창작자 활동 분야 (자료제공 : 영등포문화재단) / ⓒ핸드메이커
문래창작촌 창작자 활동 분야 (자료제공 : 영등포문화재단) / ⓒ핸드메이커

예술에 여러 분야가 있듯, 이들이 활동하는 분야도 다양하다. 이 중 설치미술을 하는 창작자가 37명으로 가장 많았으며, 회화, 디자인이 각각 29명으로 시각예술 분야에 종사하는 이들이 대부분이었다. 이 외에도 공연 24명, 음악 21명, 연극 10명 등 공연예술 분야 창작자도 적지 않았다.

한 가지 특이한 점은 기획자로 활동하는 창작자가 27명으로 3번째로 가장 많았다는 점이다. 이들 중에서 기획만을 담당하는 창작자는 4명뿐이었으며, 대체로 기획과 예술 활동을 병행하는 이들이 많았다.
 

생계유지의 이유로 예술 활동과 기획을 병행하는 이들이 많다 / pixabay
생계유지의 이유로 예술 활동과 기획을 병행하는 이들이 많다 / pixabay

기획과 설치예술이 8명(29.7%), 기획과 공연 7명(25.9%), 기획과 회화 5명(18.5%) 순이었는데, 시각예술을 하면서 기획자로 활동하는 창작자가 55.6%로 과반수 이상이었다. 영등포문화재단은 이들을 기획자형 예술가, 예술가형 기획자라고 명명했다.

이들이 기획과 예술 활동을 병행하는 이유는 생계유지 때문이다. 2가지 활동을 병행하면서 창작활동을 지속하거나, 기획을 예술 활동의 한 부분으로 여기는 이들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온라인으로 판매하지만, 홍보 어려워

대부분 창작자들이 작품만 만드는 것은 아니다. 최소한의 생계유지와 지속적인 작품 활동을 위해 판매에도 뛰어든다. 문래동 창작자들의 대부분인 77.8%(126명)도 판매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다.
 

창작물 판매 경험 (자료제공 : 영등포문화재단) / ⓒ핸드메이커
창작물 판매 경험 (자료제공 : 영등포문화재단) / ⓒ핸드메이커

이들이 판매하는 창작물은 자신이 만든 유무형의 작품(83명)이다. 이는 작품 활동 경력에 상관없이 가장 많은 이들이 수익을 얻는 부분이었다. 5년 이하의 창작자 21명, 5년~10년 이하 창작자 27명, 10년 이상 창작자 35명이 작품 판매를 집중적으로 하고 있었다.

이어 디자인 상품이나 직접 만든 굿즈를 판매했는데, 작품 판매 경험자 중 17명이 굿즈도 제작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복응답이라는 것을 고려할 때, 작품 외에도 부수적인 활동을 하는 창작자가 적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기타 부분에서 수익을 얻는 창작자도 33명에 달했다. 주문 제작이나 출판물, 강연이나 기획, 미디어 작업 등 형태가 없이 노동이 집중되는 형태로 활동한다고 답했다.
 

창작물 판매 장소 (자료제공 : 영등포문화재단) / ⓒ핸드메이커
창작물 판매 장소 (자료제공 : 영등포문화재단) / ⓒ핸드메이커

창작자들이 작품을 판매하는 곳은 어디일까? 62명이 응답자가 ‘기타’라고 꼽았는데, 물리적인 공간이 필요하지 않은 온라인 판매를 많이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개인 웹사이트나 온라인 스토어 플랫폼 등을 이용하는 것이다.

이어 전통적인 방식이라고 할 수 있는 오프라인 공간에서의 판매도 여전히 많았다. 전시 공간에서 판매하는 창작자는 52명, 아트페어나 아트마켓은 32명, 공연장 21명, 편집숍 10명 순이었다. 특히, 창작활동 경력이 길수록 전통적 판매 방식을 이용하는 비율도 높았다.
 

요즘 1인 작가나 공방에서는 SNS를 통해 직접 스스로 홍보하는 것이 추세다 / pixabay
요즘 1인 작가나 공방에서는 SNS를 통해 직접 스스로 홍보하는 것이 추세다 / pixabay

하지만 언제나 창작물 판매가 쉬운 것은 아니다. 대중들과 직접적인 소통이 어려운 요즘은 오프라인 마켓이나 전시가 열리지 않거나 참여할 기회가 축소됐기 때문이다. 그래서 창작자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부분도 자신의 작품을 알리는 것과 판매처를 찾는 것이었다.

창작자 93명은 창작물 판매 시 홍보가 가장 어려웠으며, 그다음은 판매처를 찾는 것(62명)이 어려웠다고 꼽았다. 이 부분은 문래창작촌에서 활동 중인 작가들 외에도 대부분 작가가 고민으로 꼽는 부분이기도 하다.

기타 응답에서 특이한 점은 ‘큐레이션 및 가격 협상’이 어렵다는 점이었다. 창작물은 일정한 공정 과정을 거치는 기성품과 달리 제작 과정에 따른 표준 가격을 매기기 어렵다. 그래서 일반인들은 이해하기 어려운 가격이 책정되기도 한다. 기준과 근거를 마련해 줄 큐레이션이 필요하지만, 그것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이런 기준을 제시할 수 있다면, 창작품이나 핸드메이드 제품이 비싸다는 고정관념이 깨질 수 있지 않을까 추측해본다.


안정적인 창작공간 원해

문래창작촌의 작가들은 작품 활동을 이어가는 데 필요한 것으로 안정적인 창작공간과 예술을 공유할 수 있는 플랫폼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현재 문래동이 속한 영등포구는 서울시에서 진행 중인 ‘예술 활동 거점지역 활성화 사업(이하 예활거활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예활거활 사업은 2020~2023년 3개년 동안 젠트리피케이션 방지, 지역 예술 활성화, 예술인 복지 증진 등을 목표로 하는 종합적인 정책사업을 말한다.

창작자와 창작공간이 밀집한 홍대 앞, 대학로, 을지로 문래동 등을 중심으로 젠트리피케이션으로 인한 피해를 줄이고, 창작자들이 안정적인 창작환경을 마련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가장 큰 목적이다.
 

채현일 영등포구청장은 지난 1월 ‘2021 탁트인 구민 소통’ 행사의 일환으로 지역 예술인 7인과 비대면으로 의견을 나눴다. 이날 문래동 기반 예술 활동 거점지역 활성화 사업 등에 대해 논의했다 / 영등포구 제공
채현일 영등포구청장은 지난 1월 ‘2021 탁트인 구민 소통’ 행사의 일환으로 지역 예술인 7인과 비대면으로 의견을 나눴다. 이날 문래동 기반 예술 활동 거점지역 활성화 사업 등에 대해 논의했다 / 영등포구 제공

영등포구는 2023년까지 문래동, 영등포동, 당산 1동을 중심으로 영등포 예술 활동(창작활동)의 지속가능한 환경 조성을 목적으로 진행 중이다. 창작공간의 안정화, 창작물 재생산 구조 구축, 예술의 사회적 가치 확산을 세부 목표로 2020년 7개의 제안사업, 2개의 기획사업을 선정,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문래동에서 활동 중인 창작자들은 이 사업에 대한 인식이나 참여도가 반반인 것으로 나타났다. 간단히 말해, 아는 사람만 참여하고 있다는 것이다. ‘예활거활 사업에 대해 인지하느냐’에 대한 질문에 77명은 알고, 78명은 모른다고 답했다.
 

예술 활동 거점지역 활성화 사업 인지 여부 (자료제공 : 영등포문화재단) / ⓒ핸드메이커
예술 활동 거점지역 활성화 사업 인지 여부 (자료제공 : 영등포문화재단) / ⓒ핸드메이커

사업에 대해 알고 있다고 응답한 창작자 중 절반 이상(57.1%)은 영등포공유원탁회의, 문래마을예술인회의 등의 협의체를 통해 알게 되었다고 했으며, 지인 소개는 35.1%, 영등포구청이나 영등포문화재단을 통해 알게 된 이들은 22.1%였다.

이를 통해 추측해보면, 협의체에 참여하는 창작자 일부만이 다양한 정보를 받을 수 있는 셈이다. 이 사업에 대해 알고 있음에도 참여하는 이들은 56명 정도로, 사업 참여도가 높지 않은 부분은 아쉽게 다가온다.
 

예술 활동 거점지역 활성화 사업 역점 분야 (자료제공 : 영등포문화재단) / ⓒ핸드메이커
예술 활동 거점지역 활성화 사업 역점 분야 (자료제공 : 영등포문화재단) / ⓒ핸드메이커

창작자들은 문래동이 예술 거점지역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창작공간 안정화’가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모았다. 개인 창작자 52명, 공간과 단체 28곳 모두 1순위로 꼽았을 정도다. 작품 활동을 위해서는 작업실이나 공방과 같은 물리적인 공간이 중요하며, 한 곳에서 안정적으로 활동할 수 있어야 작품의 질과 창작 능력 모두 향상될 수 있기 때문이다.

문래동으로 많은 창작자가 모인 것도 그 이유에 있다. 문래동에서 작업실은 운영한 기간이 보통 1~5년, 5~10년 정도 된 이들이 큰 비중을 차지했다. 1년 미만에서 5년 이하가 42%로 가장 많았고, 5년 미만에서 10년 이하가 32.7%로 그 뒤를 이었다.

문래동에 작업실을 마련한 이유를 묻자, 창작자 95명은 ‘저렴한 임차료’라고 답했다. 개인 작업실의 월 임차료는 30~50만 원 이하 35.5%, 50~100만 원 이하 35.5%, 공동 작업실은 월 50~100만 원 이하가 가장 많았다.
 

문래동 작업실 마련 이유 (자료제공 : 영등포문화재단) / ⓒ핸드메이커
문래동 창작자 경력별 작업실 마련 이유 (자료제공 : 영등포문화재단) / ⓒ핸드메이커
문래동에서 작업실 이전 경험 및 사유 (자료제공 : 영등포문화재단) / ⓒ핸드메이커
문래동에서 작업실 이전 경험 및 사유 (자료제공 : 영등포문화재단) / ⓒ핸드메이커

2020년 기준 문래창작촌 내 16~20㎡(약 5~6평) 정도의 공간은 보증금 500만 원에 월세 50만 원 수준이었다. 월세 26만 원을 내고 활동하는 작가도 있을 정도로 임차료가 저렴하다. 74.1%(106명)가 임차료에 변화가 없었으며, 69%(109명)는 문래동에서 작업실 이전 경험이 없다고 답했을 정도다.

그러나 일부 창작자(23.1%, 33명)는 임차료가 상승했다고 답했으며, 이로 인해 작업실 이전한 경험도 24.5%(12명) 정도 되는 것으로 볼 때, 2010년부터 상업공간이 늘어나 시작된 젠트리피케이션이 가속화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예술을 공유할 수 있는 온‧오프라인 플랫폼 필요

안정적인 공간이 마련되었다면, 그다음은 안정적인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수단이 필요할 것이다. 창작자들 역시 그 부분에 공감하면서 문래동에서 가장 필요한 시설에 대한 질문에 아트페어나 아트마켓, 온라인 플랫폼과 같이 오프라인과 온라인 모두를 아우를 수 있는 플랫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창작물 판매를 위해 문래동에 필요한 시설 (자료제공 : 영등포문화재단) / ⓒ핸드메이커
창작물 판매를 위해 문래동에 필요한 시설 (자료제공 : 영등포문화재단) / ⓒ핸드메이커

응답자 중 71명이 아트페어나 아트마켓이 필요하다고 답했는데, 5~10년 이하, 10년 이상 작품 활동을 해온 작가가 가장 원했다. 반면, 온라인 플랫폼이 필요하다는 응답이 58명으로 2순위였는데, 여기는 5년 이하의 창작자들이 22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를 보면, 오래 작품 활동을 해온 이들은 전통적인 오프라인 방식을, 이제 막 작품 활동을 시작한 젊은 창작자들은 온라인 방식을 선호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또한, 그만큼 온라인 플랫폼이 창작물 판매 수단에서 중요한 부분으로 떠오르고 있다고도 보인다.
 

2013년부터 진행된 마을예술축제 ‘헬로우 문래’ / 영등포구 제공
2013년부터 진행된 마을예술축제 ‘헬로우 문래’ / 영등포구 제공

영등포구도 오프라인 형태의 행사를 진행해왔다. 2013년부터 진행한 마을예술축제 ‘헬로우 문래’는 예술인들은 창작품을 판매하고, 지역민들은 예술체험 프로그램으로 즐길 수 있는 행사다. 매년 다른 주제로 프리마켓과 공연, 체험 프로그램, 전시 등이 열렸다.

지난해에는 코로나 여파로 온라인을 중심으로 진행됐다. ▲유튜브, 페이스북 등 SNS 매체를 활용한 작품 전시 ▲워크숍별 제작키트를 배송받아 가이드 영상을 보고 따라 만들어본 뒤 완성제품을 온라인을 통해 인증받는 참여형 프로그램 ‘LIN:KIT’ ▲문래동 골목 곳곳에 숨어있는 공방, 전시 공간, 아트숍 등의 문화예술 공간을 찾아다닐 수 있도록 문래아트투어 지도를 제작하여 온라인 및 오프라인으로 배포했다.
 

작가들은 작품 활동에 도움이 되는 정보를 주고받을 수 있는 네트워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pixabay
작가들은 작품 활동에 도움이 되는 정보를 주고받을 수 있는 네트워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pixabay

그다음으로 창작자들이 원하는 것은 ‘네트워크 및 공동체’처럼 예술에 대한 정보 등을 공유할 수 있는 플랫폼이었다. 앞서 언급한 ‘예활거활 사업’과 같은 정보를 얻으려면 협의체에 속하거나 그 주변 지인을 통해야 했다. 그런데 이런 정보를 주고받을 수 있는 네트워크나 공동체가 있다면 좋겠다는 것이 작가들의 공통적인 답변이다.

작가들은 “사업이나 전시 등이 영등포공유원탁회의와 같은 지역 커뮤니티 내에서만 공유되는 듯하다”, “각종 지원사업이나 전시 등 다양한 소식이 업로드될 수 있는 대표되는 플랫폼이 필요하다”, “문래동뿐만 아니라 다양한 지역의 문화예술인이 관심을 가질 수 있게 유도할 수 있는 영역이 확장되었으면 한다”, “작가 중심의 커뮤니티가 더욱 활발해야 하며, 전시나 교류의 장이 생겼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문래창작촌 골목의 일부 / flickr(@Republic of Korea)
문래창작촌 골목의 일부 / flickr(@Republic of Korea)

과거 일제 강점기 방적공장이 가득했고, 공장의 방적기를 물레라고 불렀다 해서 ‘문래’라는 이름이 붙은 문래동은 철강산업의 황금기를 거쳐 높은 임대료를 피해 예술 활동을 이어가는 예술가들의 정착지가 되었다.

2000년 초반부터 지금까지 약 20여 년을 거쳐 형성되어 온 문래창작촌이 나아갈 방향은 이번 조사를 통해 어느 정도 드러난 듯하다. 안정적인 창작공간과 정보 공유, 창작물 판매를 할 수 있는 플랫폼은 단지 문래창작촌 작가들만 원하는 것이 아니다. 아마, 대한민국에서 창작자로 활동하는 이들은 모두 공감할 만한 문제다.

갱들의 소굴에서 예술인 마을이 된 미국의 소살리토처럼, 문래창작촌이 그 이름을 유지할 수 있도록 단계를 거쳐 해결해야 할 숙제가 쌓여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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