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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Z세대의 리사이클 리포트–지속 가능한 디자인에 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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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Z세대의 리사이클 리포트–지속 가능한 디자인에 대해
  • 윤미지 기자
  • 승인 2021.04.09 13: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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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건이 가진 가치에 집중한 싱가포르 전시 ‘R for rapair’
감성과 추억이 주제가 되는 MZ세대의 리사이클링 사례들

[핸드메이커 윤미지 기자] 우리는 삶 속에서 여러 가지 의미로 ‘리사이클링recycling’이란 화두를 던진다. 공예 분야에서도 리사이클링은 떠오르는 주제다. 많은 이들의 관심사가 집중되고 있으며 작가들은 이에 관한 니즈를 파악하고 새로운 소재 대신 기존에 익숙하게 사용했던 물건을 공예의 재료로 삼기도 한다.

재활용에 도전하는 이유는 저마다 다르다. 어떤 이들은 세계적인 문제로 지목받고 있는 환경오염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대안으로 리사이클링은 생활화하고 있으며 또 다른 경우엔 조금 더 개인적인 차원에서 리사이클링을 시도한다.
 

다양한 재활용 /픽사베이
재활용의 형태는 다양하다 /픽사베이

가령 오래된 물건을 추억하고 싶으나 물건의 기능과 수명이 다 할 만큼 사용하여 버리게 된 상태까지 이르렀을 때, 이를 버리지 않고 새롭게 사용하려는 방법으로 리사이클을 통해서 새로운 의미를 부여한다.

최근 공예 트렌드와 MZ세대의 리사이클 경험 사례를 짚어봤을 때 이러한 비슷한 경향을 발견할 수 있다. 과거에는 환경오염 같은 범지구적 문제에 대응하는 방법으로 리사이클링을 대했지만, 현재는 조금 더 개인적인 차원에 집중한다.


물건이 가진 가치에 집중하여 지속가능성을 찾다

싱가포르에서 열린 전시 ‘R for rapair’의 작품들은 리사이클과 공예를 접목한 작품을 선보여 주목을 받았다. 디자인싱가포르 카운슬DesignSingapore Council의 의뢰를 통해 진행된 본 전시는 한스 탄Hans Tan이 맡아 디자이너를 선정했으며 총 10명의 디자이너가 이 프로젝트에 응해 참여했다. 한스 탄은 현재 싱가포르 국립대학교에서 지속가능성과 디자인을 가르치는 교육자이자 작품 활동 중인 디자이너다.

본 전시는 지난 1월 13부터 2월 6일까지 진행되었으며 현재는 종료된 상태다. Hans Tan Studio와 DesignSingapore Council이 공동 발표했고 싱가포르 국립대학교, 산업 디자인 부서 및 국립 디자인 센터가 본 전시를 지원했다고 전한다.
 

전시 ‘R for rapair’ 포스터
전시 ‘R for rapair’ 포스터

디자이너이자 큐레이팅을 맡은 한스 탄은 자원이 귀하고 공예 제조에 관한 소스가 드문 싱가포르에서, 주변에 존재하는 사물과 때로는 쓰레기의 활용이 작품 활동을 관통하는 주제라고 말했다.

한스 탄의 큐레이션을 통해서 모인 10명의 작가는 본 전시에서 기능을 상실한 물건을 재활용한 공예 작품을 선보인다. 물건은 싱가포르 전국에서 공개 모집되었고, 물건 주인의 거주지에 방문하는 것에서 시작한다. 아티스트는 지원자의 집에서 물건이 놓였던 자리를 사진으로 기록하고 이에 관련된 히스토리를 들어 작업에 참고했다.

물건이 수리되는 기간은 한 달이다. 물건의 주인과 담당 아티스트는 화상 미팅을 통해서 물건 수리에 필요한 추가적인 대화를 나눴다고 전해진다. 이 프로젝트에서 중요하게 여기는 부분은 매우 다양하지만, 물건이 가지고 있는 의미에서 지속가능성을 찾는 작업이기에 작업자와 물건 주인의 감성 소통은 특히 필수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물건 주인 중 한 명인 탄 극 킴Tan Geok Khim은 해당 프로젝트에 어머니의 유품인 ‘컵’을 보냈다. 실수로 컵의 손잡이를 깨뜨렸는데 그 순간 자신에게 있어 어머니의 유품이었던 컵이 얼마나 소중한 가치를 지니고 있었는지 깨달았다고 한다. 비록 손잡이가 깨져버린 컵이지만 그는 소중한 어머니의 유품을 버릴 수 없었고 이 컵의 수리는 아티스트 아틀리에 호코Atelier HOKO가 맡았다.
 

손잡이가 깨진 컵은 전시 ‘R for rapair’을 통해 새로운 작품으로 탄생했다 www.dezeen.com
손잡이가 깨진 컵은 전시 ‘R for rapair’을 통해 새로운 작품으로 탄생했다 (www.dezeen.com)

한눈에 빈티지한 감성이 느껴지는 시계 라디오도 수리 물품으로 전해졌다. 시계 라디오는 미국에서 구매했으며 전압이 다른 싱가포르에서 사용하려다가 퓨즈가 끊어져 버렸다는 사연을 가지고 있다. 수리를 맡은 아티스트 클레멘트 정Clement Zheng은 여기에 새로운 용도를 부여하여 작업을 진행했다. 퓨즈가 끊어진 시계 라디오는 시계 기능으로는 여전히 사용할 수 있지만 라디오가 아닌 11편의 새로운 이야기를 담는다. 스누즈 버튼을 누르면 LED 패널 위로 텍스트가 흘러가고 스피커에서는 백색 소음이 나온다.
 

전시 ‘R for rapair’에서 공예 소재가 되었던 고장난 시계 라디오 모습.  www.dezeen.com
전시 ‘R for rapair’에서 공예 소재가 되었던 고장난 시계 라디오 모습. (www.dezeen.com)

누구나 어린 시절 바닷가에 간 기억이 있다면 작은 조개를 주워봤던 경험이 있을 것이다. 응 지 닝이 본 프로젝트에 의뢰한 조개도 이와 비슷한 사연을 담고 있다. 응 지 닝에게 이 조개는 어린 시절 우정의 상징이다. 아티스트 림 치 쉬안은 여기에 혀와 유치를 만들어 해안에서 주운 조개와 유년 시절을 의미하는 유치를 연관 지어 작업했다.

이 외에도 다양한 작품을 선보인 본 전시는 시사하고 있는 의미와 새로운 공예적 시도 두 가지 모두를 잡은 특별한 프로젝트였다고 평가된다. 어떠한 공예적 자원을 이미 존재하고 있는 오래된 물건 속에서 찾은 것인데, 작업 과정을 수리라고 일컬으나 이는 어찌 보면 작품이 탄생하는 작가의 예술 활동인 셈이다.

전시의 의의에 관해서 주최 측은 현대 소비주의 문화에 새로운 강조를 선보이고, 이는 수리의 개념을 ‘복원’에서 그치지 않으며 긍정적인 자극과 변주를 통해 새로운 의미를 가질 수 있도록 했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리사이클링이 화두로 떠올라 대중적인 트렌드로 자리 잡은 근래의 근황을 살펴볼 때, 사회적인 측면이 아닌 개인의 이야기에서 재활용이 시작된다는 점은 굉장히 매력적인 요소를 지니고 있다.
 

오래된 목도리, 털이 뜯겨나갈 정도로 착용했지만 버리지 못하고 있다 /윤미지 기자

이러한 시도와 여러 가지 프로젝트는 새로운 공예적 자원과 소스를 조명하도록 한다. 식상 하지 않은 아이덴티티를 부여하면서 동시에 기존의 재료를 활용한다는 점은 환경적으로 긍정적인 신호가 될 것이라는 기대도 하게 된다.

최근에 리사이클은 완전하게 새로운 트렌드로 주목받는다. 여러 기업이나 브랜드에서는 환경친화적인 감성을 자사의 대표 이미지로 내세우기도 하며 한 시즌의 주제로 선정하기도 한다. 이러한 시도는 최근 소비 영역에서 두드러지는 움직임을 보이는 MZ 세대에서도 많은 공감을 얻고 있다.
 

여러 브랜드에서 리사이클링을 통한 프로젝트가 다양하게 진행되고 있다 /윤미지 기자

세계적인 패션 브랜드인 H&M은 헌 옷을 새로운 패션 아이템의 소재로 삼는 시도를 선보였다. H&M의 리사이클링 시스템 ‘루프looop’는 고객이 루프를 통해서 오래된 의류를 새롭게 재활용할 수 있도록 한다. 스톡홀름에 있는 드로트닝가탄 매장에서 지난해 10월 12일 공개했다.

루프 기계는 오래된 의류를 먼저 세척하고 섬유로 잘게 찢은 후 새로운 원사를 제작한다. 이 과정을 통해 새로운 패션 아이템으로 거듭나게 되는데 별도의 소재가 필요할 때는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만든 소재를 최소한으로 추가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스톡홀름 드로트닝가탄 매장 에이치엔엠
스톡홀름 드로트닝가탄 매장 /H&M

의류의 지속가능성을 추구하고자 하는 본 브랜드의 의류 리사이클링 시스템은 의류 폐기물을 줄이고 환경을 보호하는 것에 일조한다. 본 리사이클링 시스템 외에도 H&M은 의류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화두를 끊임없이 던지며 여러 가지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사실 패션이라는 분야는 트렌드와 변화에 민감하다는 특성을 가져 시즌마다 공개되는 새로운 신상품의 등장을 막기란 어렵다. 여러 가지 브랜드들이 유행과 상관없는 베이직 라인과 시그니처 라인을 성장시키는 데에 주력하는 모습을 보이지만 적극적인 리사이클링을 시도하는 사례는 흔치 않다.

H&M의 리사이클링 시스템에 대한 대중의 평가는 아직 본 시스템이 대중적으로 적용되지 못한 세계의 각국에서도 높은 관심을 얻고 있다. 오래된 니트류를 여러 가지 이유로 버리지 못하고 간직하고 있던 사람들은 해당 리사이클링 시스템이 상용화되면 추억이 깃든 옷을 폐기하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에 기대감을 표현했다.

특히 기존의 아이템을 새로운 형태로 다시 착용해볼 수 있다는 점은 가족에게 물려받은 옷이나 자신에게 큰 의미가 있는 의류를 뉴 디자인으로 만나볼 수 있어 특별하다. 그렇다면 실제 MZ세대의 삶 속에서 소소하게 진행되고 있는 리사이클링 사례는 무엇이 있을까.


MZ세대의 리사이클 리포트

리사이클링이 공예 등 여러 분야에 접목되는 사례는 근래 들어 자주 발견할 수 있다. 하지만 리사이클링이 대중적으로 주목받는 이유는 실생활에서 누구나 도전할 수 있는 영역이라는 점이라고 생각된다. 공예 산업에서 종사하거나 실제 디자이너로 활동하고 있는 작가에게 실생활에서 리사이클링을 통해 추억을 보관한 경험을 질문했다.

전통 소재를 결합한 가구 디자인을 선보이는 전보경 작가는 자신의 작업 활동과 연관 있는 리사이클링 경험을 들려주었다. 그녀는 오래된 가구를 리폼한 사례에 관해 설명해주었는데 “예전에 친할머니께서 사용하셨던 가구를 버리기가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를 콘솔로 리디자인해서 활용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 리폼 작업을 시작했는데, 사실 처음에는 화장대와 콘솔 사이에서 리폼 목적을 조금 고민했다. 리폼의 매력은 여기에 있는 것 같다. 흔히 어떤 물건이 필요하면 목적성 있게 바로 구매하면 되지만, 리폼은 무엇이든 될 수 있는 성질을 가진다. 최종 결정은 콘솔로 하게 되었지만 무엇을 만들지 고민하는 시간마저 가족과의 추억을 떠올릴 수 있어서 행복했다”라고 말했다.
 

할머니의 거실장은 리폼을 통해 세련된 현대 가구로 변신했다 사진 제공 전보경 작가
할머니의 거실장은 리폼을 통해 세련된 현대 가구로 변신했다. /사진 제공 전보경 작가

그녀의 리폼 가구를 살펴보면 오래된 고가구라고 예상하지 못한다. 원래는 전 작가의 친할머니께서 살아오셨던 집에서 거실 장의 역할을 했던 가구는 새롭게 디자인되어 모형이 바뀌고, 페인트칠 되고, 오크나무 다리가 더해져 재창조됐다. 전 작가는 “외형은 트렌디한 가구로 변했으나 가족과의 추억을 담은 가구라는 생각에 더 애착을 갖게 되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MZ세대의 일상생활 속에서 쉽게 이뤄지는 재활용 트렌드는 대체적으로 추억을 보관하기 위한 목적이 많았다. 일러스트 스티커를 디자인하는 이누리 작가는 평소에 여행을 즐겼다고 자신을 소개한다. 그녀는 여행지에서의 추억을 기억하기 위해 그곳에서 마셨던 수제 맥주병을 활용해 디퓨저 병으로 사용하고 있다고 한다.

이누리 작가는 “일전에 강릉으로 국내 여행을 다녀왔었는데 그때 수제 맥주를 구매해서 마셨다. 병이 너무 예쁘고 마음에 들어서 바로 버리기가 아깝다는 생각이 들더라. 집으로 가져와서 인테리어 장식용으로 두려고 했는데, 마침 맥주병이 갈색이라 안에 내용물이 잘 보존되는 성질이 눈에 띄더라. 또 평소에 디퓨저랑 방향제 같은 것에도 관심이 많은 편이라 수제 맥주병을 디퓨저 병으로 활용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디퓨저 병으로 활용된 수제 맥주병 /사진 제공 이누리 작가

그녀는 직접 재활용을 실천한 경험에 관해 “작업실에 두고 있는데 들어갈 때마다 좋은 향이 나서 좋고, 종종 디퓨저 병이 눈에 들어오면 여행지에서의 추억도 되살아나는 기분이라서 아주 만족한다. 일반적으로 예쁜 디자인의 병을 하나 구매하는 것에도 어느 정도의 비용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인데, 재활용을 통해 지출을 줄이고 맥주병의 디자인도 마음에 들어서 만족도가 높다”라고 전했다.

흔히 접하기 어려운 사례지만 도장을 재각하는 방식을 통해서 리사이클링 할 수 있는 사례도 있다. 6년간 도장 디자인과 전각 작업을 해왔던 이정훈 작가는 자신이 일상생활에서 리사이클링을 했던 경험도 있으나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도장 재각을 맡겼던 한 사람의 일화를 언급했다.

이정훈 작가는 “한 20대 여자 손님이 오셨는데 작은 나무 도장을 가지고 오셨다. 가져온 도장을 재각해서 사용하고 싶다고 하더라. 사실 상아나 고급 재료로 만들어진 도장은 재각하는 경우가 더러 있지만 평범한 목도장이라 조금 궁금하게 여겨졌다. 알고 보니 돌아가신 어머니께서 생전에 사용했던 도장이고 간직하는 방법이 무엇이 있을까 고민하다가 재각을 맡기게 됐다고 하더라”라고 자신이 겪을 일화를 설명했다. 이어서 “도장을 재각하는 과정에서 도장의 이름 면을 갈아버리는데 그러면 어쩔 수 없이 길이가 조금 짧아진다. 그럼에도 굉장히 만족해하시면서 물건을 받아가셨다”라고 기억했다. 이외에도 “추억이 담긴 도장을 가져와서 짧게 다듬어 목걸이를 만들어 가는 사례도 종종 있다”라고 말했다.
 

할머니의 유품인 귀걸이 사진 제공 이정훈 작가
할머니께서 남긴 귀걸이 /사진 제공 이정훈 작가
브로치가 된 할머니의 귀걸이 사진제공 이정훈 작가
브로치가 된 할머니의 귀걸이 /사진제공 이정훈 작가

이어서 이 작가는 “실제 본인 역시 할머니께서 남긴 유품 귀걸이를 브로치로 제작해 코트에 매치하고 다녔던 경험이 있다”라며 “추억을 간직하고 싶어 재각을 맡기는 분들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었다”라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매듭 공예, 도예 등 각 분야의 작가를 취재하며 리사이클링에 대한 높은 관심도를 확인할 수 있었다. 그들은 구체적으로 리사이클링을 시도해 본 경험은 없으나 추억을 가진 물건을 소유하고 있으며 이를 버리는 것이 어려운 부분이라는 취지에 공감했다.

세계적인 환경오염 문제와 지나친 소비를 위한 대안으로 떠올랐던 재활용은 이제는 조금 더 개인적인 차원에서 스토리텔링을 이어나간다. 자신만의 추억을 간직하는 하나의 방식으로 분류되며 MZ세대의 많은 공감을 얻고 있는 리사이클링 문화가 앞으로 어떤 식으로 진전을 이어갈지 더 기대된다.


기사 본문 중 전시 ‘R for rapair’에 대한 자료 출처 : www.dezee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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