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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비의 꽃 ‘매화’, 한국 4대 매화 개화 시기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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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비의 꽃 ‘매화’, 한국 4대 매화 개화 시기는? 
  • 윤미지 기자
  • 승인 2021.02.26 10: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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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군자 중 선비의 곧은 절개를 상징하는 '매화'
강릉 오죽헌‧구례 화엄사‧장성 백양사‧순천 선암사의 한국4대 매화
2월말~3월초 만개 예측

[핸드메이커 윤미지 기자] ‘매난국죽’의 매화는 선비의 곧은 절개를 의미하는 꽃이다. 사군자의 맨 앞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매화는 조선 시대 선비들이 가까이한 꽃으로 시‧서‧화 등 우리 역사 곳곳에서 그 모습을 찾아볼 수 있다. 

한 언론사에 따르면 이번 주부터 서울에서도 매화의 향기를 맡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매화는 봄을 알리는 꽃이면서 추운 날씨를 이겨내고 고고하게 피어있는 꽃이라 하여 ‘동매’라고도 부른다. 때로는 눈 속에 피어나는 꽃이라 하여 ‘설중매’라고도 불렀는데 이러한 특성에 따라 선비의 모습을 투영한 꽃으로 사군자 중 선봉에 선다. 

문화재청은 천연기념물로 지정한 한국 4대 매화의 개화 시기에 관해 오는 2월 말부터 3월 초까지 매화의 꽃망울과 만개한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으로 알렸다. 지역별로 다소 차이는 있을 수 있으나 자세한 사항은 해당 지방자치단체나 산사에 문의하면 된다. 

2007년 문화재청은 매화 4곳을 천연기념물로 지정한 바 있다. 이를 한국 4대 매화라 하며 강릉 오죽헌 율곡매(천연기념물 제484호), 구례 화엄사 매화(천연기념물 제485호), 장성 백양사 고불매(천연기념물 제486호), 순천 선암사 선암매(천연기념물 제488호)가 이에 해당한다. 
 

장성 백양사 고불매(천연기념물 제 486호), 장성군청 제공
장성 백양사 고불매(천연기념물 제 486호), 장성군청 제공

특히 올해는 코로나19로 전 국민이 극심한 어려움 속에 불편함을 감수해왔다. 문화재청은 이 힘든 시기를 국민이 아름다운 자연유산과 함께 극복할 수 있도록 개화 시기를 알렸다. 

자연을 동경하는 마음은 선대부터 지금까지 이어져 변함없는 휴식을 누릴 수 있게 한다. 천연기념물인 한국 4대 매화의 개화로 은은한 향기와 자연스럽게 어우러진 문화유산을 둘러보며 많은 이들에게 일상 속에서 치유와 휴식을 찾는 기회가 될 것이라 여겨진다. 


매화를 사랑한 신사임당 ‘강릉 오죽헌 율곡매’

역사적으로 매화에 대한 애정이 각별했던 선현(先賢)들이 많다. 매화는 비단 우리 조상뿐 아니라 일본, 중국에서도 큰 사랑을 받으며 가까이에 두고 기르는 꽃이었다. 매화가 가진 특유의 속성을 높게 평가하는 이유도 있으나 매화의 모양새와 색이 보기 좋고, 무엇보다 은은하고 깔끔한 향을 느낄 수 있어 매화를 가리켜 ‘청객’이라 부르기도 했다. 

신사임당 역시 매화를 사랑한 조선 시대 선현 중 하나이다. 우리나라에 현존하는 주택 중 가장 오래된 오죽헌 내에도 매화나무가 존재한다. 오죽헌은 조선 초기 건축되었으며 이 가옥은 신사임당과 그의 아들 율곡 이이가 태어난 집으로 유서 깊은 역사를 갖고 있다. 우리가 흔히 접하는 오천 원권 지폐에서도 율곡이이와 함께 그려진 이 오죽헌의 모습을 찾아볼 수 있다. 

천연기념물 제484호로 지정된 강릉 오죽헌의 율곡매는 신사임당과 율곡이이가 직접 나무를 가꾸었다고 하여 유명하다. 매화나무는 색에 따라서 꽃잎이 희면 백매라 하였고 붉으면 홍매라 하였다. 이 율곡매는 연분홍의 꽃잎이 나는 홍매이며 오죽헌이 들어설 당시인 1400년경에 식재되었다고 알려진다. 율곡 이이의 호를 따서 율곡매라고 부른다. 
 

하얀 꽃잎을 가진 백매. 사진은 본문과 관계 없음, 픽사베이
하얀 꽃잎을 가진 백매. 사진은 본문과 관계 없음, 픽사베이

신사임당의 매화 사랑은 자식의 이름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맏딸의 이름을 ‘매창’이라고 지었으며 고매도, 묵매도 등의 여러 매화 그림을 남겼다. 또한 맏딸이었던 매창이 그린 매창매화도 역시 유명하다. 매창매화도 서화첩 발문에는 매창이 부녀자였으나 군자의 면모를 가지고 있으며 일찍이 어머니의 교훈을 받들어 여자의 규범을 좇았다는 내용이 나온다. 
 

매창매화도, 국가문화유산포털
매창매화도, 국가문화유산포털

또한 율곡 이이가 직접 사용했던 용연벼루에도 매화가지가 새겨져 있다. 이는 율곡 이이에게 벼루가 닳도록 먹을 갈아 수학에 정진하여 매화꽃이 피고 열매를 맺듯 학문의 결실을 이루길 바라는 마음을 투영했다고 볼 수 있다. 
 

율곡유품, 벼루, 국가문화유산포털
율곡유품, 벼루, 국가문화유산포털

율곡매는 현재 문화자원인 오죽헌과 함께 보호되고 있으며 다른 매화나무에 비하여 굵은 알의 매실이 달리는 점을 특징으로 한다. 개화 시기가 오면 특유의 은은한 향이 오죽헌의 정취와 어우러져 아름다운 자연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척박한 환경 속에서 드높은 기개를 보이다 ‘구례 화엄사 매화’

천연기념물 제485호로 지정된 구례 화엄사 매화는 경내 작은 암자인 길상암 앞에 자리하고 있다. 인위적으로 가꾸지 않은 자연 상태의 들매화로 산책로 옆 남쪽 급경사지에서 자라 있다. 이 구례 화엄사 매화에는 추위 속에서 고고하게 핀 꽃의 특성을 담은, 사군자 중에서 드높은 기개를 상징하는 매화의 의미가 고스란히 담겨 있는 듯하다.

구례 화엄사 매화나무의 나이는 450년으로 짐작하고 있다. 비록 자연 상태의 들매화로 자랐으나 나무의 모양은 보기 좋게 자랐다는 것이 특징이다. 또한 들매화는 꽃과 매실이 작은 편이지만 진한 꽃향기를 가지고 있다고 알려졌다.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길상암 앞 매화나무는 흰색의 꽃잎을 가지고 있는 백매이다. 흐드러진 하얀 꽃잎이 아름다워 이를 보기 위해 화엄사를 찾는 이도 많다. 대나무숲을 통과하면 이 백매를 만날 수 있으며, 이 화엄사 매화는 사람 혹은 동물들이 먹고 버린 씨앗이 싹을 내어 자란 나무로 짐작하고 있다. 

봄에는 특히 이 화엄사를 찾는 이들이 많다. 천연기념물인 화엄사 백매를 보기 위한 발걸음도 많으나 경내에는 이외에도 아름다운 자연의 색을 입은 매화나무가 여럿 존재한다. 화엄사 안마당 각화전 옆에 있는 홍매화 등 여러 매화의 아름다움을 모두 만끽할 수 있어 봄이 오기 시작하면 다녀올 만한 곳이다. 


고불총림의 기품을 닮은 ‘장성 백양사 고불매’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는 장성 백양사 고불매는 부처님의 원래 가르침을 기리자는 뜻으로 결성한 고불총림의 기품을 닮았다 하여 고불매라 불리는 홍매화다. 천연기념물 제486호로 꽃의 빛깔이 아름답고 은은한 향기가 퍼져 산사의 고즈넉한 기품을 더욱 높인다. 

홍매는 특히 꽃의 색과 향이 특징적이다. 담홍색의 꽃이 흐드러지게 피어있는 모습은 옛 선비가 가진 고매한 자태를 떠올리는 것 외에도 매혹적이고 화려한 모습을 느낄 수 있다. 고불매 역시 홍매화의 특징을 고스란히 가지고 있으며 진한 향이 백양사 전경에 어우러져 문화유산의 경치와 함께 감상할 수 있다. 
 

장성 백양사 고불매(천연기념물 제 486호), 장성군청 제공
장성 백양사 고불매(천연기념물 제 486호), 장성군청 제공

백양사 고불매 안내 표지석에 따르면 원래는 현재 나무가 위치한 곳에서 북쪽으로 100m 정도 떨어진 옛 백양사 대웅전 앞뜰에 여러 그루의 매화나무를 심어서 가꾸어 왔다고 한다. 1833년 절을 옮겨 지으면서 홍매와 백매를 한 그루씩을 가져다가 옮겨 심었다고 하며 현재 그 백매는 죽어 없어지고 홍매만 남았다고 기록되어 있다. 

호남 5매로 분류되는 고불매는 백양사를 대표하는 나무이며 역사적으로 의미를 가져 현재 지속적인 보호에 있다. 


세계유산과 어우러진 매화의 아름다움, 순천 선암사 선암매

선암사는 대한민국 국보를 넘어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된 사찰이다. 2018년 ‘산사, 한국의 산지승원’으로 선암사가 세계유산목록에 등재되었으며, ‘산사, 한국의 산지승원’은 순천 선암사와 함께 양산 통도사, 영주 부석사, 안동 봉정사, 보은 법주사, 공주 마곡사, 해남 대흥사까지 총 7개 사찰이 포함되어 있다. 

세계유산으로 인정받은 선암사에는 아치형의 아름다운 승선교 외에도 또 눈에 띄는 요소가 존재한다. 바로 오래된 매화나무들이다. 선암사 선암매는 경내에 서식하는 매화나무들을 일컫는데 20여 그루가 자리하고 있어 매화가 피는 계절에는 은은하고도 맑은 매화의 꽃향을 가득 느낄 수 있다. 
 

순천 선암사 선암매(천연기념물 제488호), 문화재청
순천 선암사 선암매(천연기념물 제488호), 문화재청

선암사의 매화나무라고 하면 고매古梅를 많이 떠올린다. 나무의 나이가 150년 이상은 되어야 고매라 부르는데 선암사의 경내에는 350~650년에 이르는 매화나무들이 존재한다. 그중 원통전 뒤쪽에 자리한 600년 된 백매 한 그루와 무유전 돌담길에 자라 있는 홍매 두 그루가 천연기념물 488호로 지정된 매화나무다. 

고려 때 중건한 선암사 상량문에 와룡송과 매화 관련 기록이 남아있어 산암사는 매화와 깊은 인연이 있다. 순천 선암사 선암매는 무우전과 팔상전 주변 20여 그루의 매화가 조화롭게 활짝 피며 사찰 지붕이 온통 꽃으로 덮이고, 매향으로 산사를 뒤덮는 곳으로 세계유산으로 인정받은 사찰과 매화의 아름다움이 조화롭게 어우러지는 장소라고 할 수 있다. 


시‧서‧화에 등장하는 매화

우리에게도 익숙한 16세기 조선의 학자 퇴계 이황은 임종 전 유언으로 ‘매화에 물을 주거라’라는 말을 남겼다고 한다. 퇴계 이황은 성리학을 체계화하고 도산 서당을 건립하여 제자 양성에 힘을 쏟았다. 

지금의 도산 서원은 퇴계 이황이 세상을 떠난 후 그의 학문과 덕을 기리기 위해서 그의 제자들에 의해 건립되었다. 내부는 서당과 서원의 영역으로 나뉘는데 도산서당 주변에는 매화나무가 둘러싸고 서 있다. 도산서원 내에는 매화나무가 100여 그루 정도 존재하며 이들을 도산매라 부른다. 봄이면 매화꽃이 흐드러지게 피는 도산서원을 찾는 이들이 지금도 많다. 

퇴계 이황은 살아생전에 매화를 각별하게 생각하고 애정했다고 한다. 매화를 소재로 지은 시조가 많이 남아있으며 매화 분재 역시 지극하게 아끼며 키웠다고 전해진다. 오죽하면 그의 임종 전 마지막으로 남긴 유언이 매화나무에 물을 주라는 내용이었다. 

이는 퇴계 이황이 단양 군수 시절 만났던 아름다움 관기 두향과 관련이 있다는 이야기도 전해진다. 두향은 시문과 거문고에 능했으며 특히 매화를 좋아했다고 알려져 있다. 다만 이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설이 존재할 뿐 확실히 두향과의 인연만으로 퇴계 이황이 매화를 아꼈다고 보긴 어렵다는 관점도 있다. 그가 지은 백 수가 넘는 매화시들은 매화시첩으로 엮어져 있다. 
 

이황(李滉)이 매화를 읊은 시조만 모아서 펴낸 시첩을 목판으로 찍은 책. 매화시첩(梅花時帖), 국립민속박물관
이황(李滉)이 매화를 읊은 시조만 모아서 펴낸 시첩을 목판으로 찍은 책. 매화시첩(梅花時帖), 국립민속박물관
매화시첩(梅花時帖), 국립민속박물관
매화시첩(梅花時帖), 국립민속박물관

역사 속에는 매화와 관련된 이야기들이 아주 많다. 산청 운리 정당매는 오래된 고매로 나무의 나이만 해도 무려 640년이라고 한다. 보호수로 지정되어 있으며 고려 시대 말기부터 조선 시대 초기의 문신이었던 강회백이 이 매화나무와 많은 연관을 가지고 있다. 

정당매는 강회백이 직접 심은 매화나무 중의 한 그루라는 설이 있으며 또 하나는 그가 죽은 뒤 그의 후손들이 정당매 옆에 다른 매화나무를 심어서 가꾼 것이라는 이야기가 있다. 

강회백과 정당매의 연관은 그가 지어 읊은 시에서 찾아볼 수 있다. 그는 죽기 전에 자신이 심었던 정당매를 찾아와 그 앞에서 하나의 시를 읊었으며, 시 ‘단속사 수종매’의 내용은 지금까지도 전해지고 있다. 

우리에게 익히 알려진 조선 시대 풍속 화가 김홍도 역시 매화를 좋아했다고 한다. 그는 매화를 소재로 한 그림을 여러 점 남겼으며, 매화와 관련된 흥미로운 일화가 전해지기도 한다. 
 

백매, 김홍도, 공유마당, CC BY
백매, 김홍도, 공유마당, CC BY

매화를 판매하는 주인을 보고 김홍도는 이를 구매하고 싶어 값을 물어봤다. 매화 주인은 이에 매화값을 2000냥이라고 답했으며 김홍도는 당연히 그 매화를 살 돈을 가지고 있지 않았다. 

이때 김홍도에게 그림을 그려달라고 청한 사람이 있었다. 그는 그림을 3000냥에 팔았고 매화 주인에게 2000냥에 매화를 산 다음 남은 돈 대부분을 큰 잔치를 여는 것에 소비했다. 

그는 그 잔치에 벗들을 함께 불러 모아 매화를 감상하며 술을 마셨다. 당시 2000냥은 상당히 큰 금액이었지만 김홍도는 군자의 벗을 사는데 2000냥은 많은 돈이 아니라고 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붉은색 꽃잎을 가진 홍매. 사진은 본문과 관계 없음, 픽사베이
매화가 꽃 피면 봄이 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사진은 본문과 관계 없음, 픽사베이

매화는 사군자의 으뜸으로 기억되며 역사 속에서도 많은 그림과 시문에 등장하는 소재다. 선현들은 매화를 아끼고 직접 분재로 키우기도 했으며 매화나무마다 고유의 이름이 붙는 경우가 많아 이를 얼마나 아끼고 애정했는지 그 정도를 알 수 있다. 

매화는 세상이 추위로 떨고 있을 때 홀로 단아하게 꽃을 피워내 봄을 알린다. 다가오는 매화 개화에 맞춰 가벼운 산책길에 나서보는 것도 좋을 듯하며 자연유산 속에 힐링을 이뤄보는 것도 생각 이상의 만족감을 얻는 하나의 방법이 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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