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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식물 집에 들이고 싶다면, 관리 필요없는 ‘이끼’는 어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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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식물 집에 들이고 싶다면, 관리 필요없는 ‘이끼’는 어때?
  • 전은지 기자
  • 승인 2021.01.29 15: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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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품, 액자 등 공예품으로 활용

[핸드메이커 전은지 기자] 집이 여러 가지 역할을 하는 공간으로 변하는 ‘레이어드 홈’이 올해 트렌드로 꼽히면서, 인테리어에도 많은 관심이 쏠린다. 기존의 집을 정리해 새로운 공간으로 탈바꿈하는 예능 프로그램 ‘신박한 정리’는 방송 이후 출연자 이름이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고, 인테리어 플랫폼 ‘오늘의 집’은 지난해 매출이 800억에 달할 정도다.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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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나, 요즘처럼 집콕하는 시간이 많은 때에는 ‘식물’에 대한 관심도 높다. 외출하기 어려운 현실을 극복하기 위해 집에 초록색의 식물을 두면 공기 정화에도 도움이 되고, 심리적 안정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반려식물’이나, 식물을 활용하는 인테리어를 뜻하는 ‘플랜테리어’라는 말까지 생겨날 정도다. 그런데 평소 식물킬러라면, 쉽게 시작하기 두렵다.

이런 사람들이 쉽게 접근하기 좋은 것이 있다면 ‘이끼’다. 평소 이끼라면 습기가 가득한 곳에 낀 곰팡이 정도로 생각해 지나쳤겠지만, 관리가 필요없다는 장점이 있어 식물 인테리어로 쉽게 이용할 수 있는 좋은 도구가 된다.


초록색 카펫을 깔아놓은 듯한 식물

이끼(moss)는 선태식물(Bryophyte)에 속하는 식물로, 잎과 줄기를 눈으로 구분하기 어려울 정도로 작다. 선태식물은 최초로 육상생활에 적응한 식물을 말하는데, 이끼가 처음 나타난 때는 4억 8540만 년 전부터 4억 4380만 년 전인 고생대의 2번째 시기 ‘오르도비스기(Ordovician Period)’다. 이끼의 조상 격이라고 볼 수 있는 고대 이끼는 약 4억 7천만 년 전에 나타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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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끼는 잎을 통해 물과 영양분을 흡수하며, 이산화탄소와 햇빛을 채취해 광합성을 한다. 다시마, 김처럼 물속에 살던 조류가 진화해 육지로 올라온 것이기 때문에 습한 곳에서 잘 자라며, 광합성을 통해 영양을 흡수하기 때문에 햇빛도 중요한 성장 요소가 된다.

그래서 이끼는 크게 환경적 영향을 받지는 않는다. 종에 따라 축축한 토양, 우거진 숲, 개울 가장자리, 나무껍질, 바위 등은 물론 콘크리트나 모래언덕처럼 건조한 곳에서도 적응할 수 있다.


미세먼지, 습기에 강해 일상생활에 도움

이끼는 단순한 생김새와 달리 다양한 역할을 해서 일상생활에도 많은 도움을 준다. 습기가 많은 곳에서 자라는 만큼, 제습이나 가습에 약간의 도움을 준다고 한다. 습도가 내려가면 딱딱해지고 습도가 올라가면 부드러운 상태가 된다.
 

이끼는 나무로 된 집의 틈새를 막는 용도로 사용했다 / pixabay
이끼는 나무로 된 집의 틈새를 막는 용도로 사용했다 / pixabay

산업화 이전에는 이끼를 건조해 생활 속에서 사용한 사례가 있다. 북아메리카 부족 등 극지방 사람들은 침구로 사용했으며, 열이 빠져나가는 것을 막기 위해 나무로 된 집 사이의 틈새나 부츠, 장갑 등의 의복에도 사용했다.

또한, 습기가 있는 곳에 자라는 성질 때문인지, 건조된 이끼는 의료용, 요리용으로도 쓰였다. 북미 부족은 기저귀나 생리대 대용으로, 태평양 북서부 부족은 연어를 건조하기 전에 연어를 깨끗이 닦는 용도로, 식량을 보관하는 바구니에도 이끼를 썼다고 한다.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은 요즘, 이끼가 유용한 이유는 미세먼지, 공기 정화에 도움을 주기 때문이다. 이끼는 섬유질로 되어있어 먼지가 쌓이거나 달라붙지 않는다. 실내 습기와 공중 유해 물질을 흡수한다지만 아주 극소량이다. 또한, 이끼를 벽에 붙이면 산뜻한 포인트를 주는 인테리어가 될 수도 있겠다.

f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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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품으로 이용되는 이끼는 특수 보존처리가 되어있어 직사광선을 피해야 하며 물을 주면 안 된다. 스칸디아모스 화분 소품을 제작하는 썸머트리 작가는 “물이 닿아서 이끼가 딱딱하게 굳게 되면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며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처럼 특별한 관리가 필요하지 않아 길게는 30년 이상 반영구적 소장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일본의 이끼 정원

무심코 지나칠 수 있는 이끼를 가꿔 정원에 활용하는 문화를 가지고 있는 곳이 있는데, 일본이다. 일본 정원은 인공 장식을 피하고 자연경관을 강조하는 전통을 가지고 있다. 식물과 낡고 오래된 재료를 사용해 자연이 가진 풍경과 그 시간을 그대로 표현한다.
 

일본 교토에 있는 불교 사원인 사이호지에 있는 이끼 정원 / 위키미디어
일본 교토에 있는 불교 사원인 사이호지에 있는 이끼 정원 / 위키미디어
사이호지 이끼 정원 중앙에 있는 황금연못 / 위키미디어
사이호지 이끼 정원 중앙에 있는 황금연못 / 위키미디어

이런 정원 문화는 아스카 시대부터 시작됐다고 한다. 초기에는 중국의 정원 기술과 스타일을 따왔지만, 혼슈섬의 화산 봉우리, 계곡, 폭포, 호수 등 풍경의 영향을 받아 점차 일본만의 색을 갖추게 됐다.

나라 시대는 8세기 말 최초의 일본식 정원을 세웠다. 해안선과 돌의 배경 등을 살린 자연주의적인 정원이었다고 한다. 794년부터 1185년 헤이안 시대에는 정원에 물이 포함되도록 했는데 이는 풍수지리원칙에 따른 것이었다.

11세기 일본 정원 예술에 관한 최초의 책인 ‘사쿠테키’에서는 “냇물이 동쪽에서 도착하게 하고, 정원으로 들어가 집 밑을 지나 남동쪽에서 떠나게 하는 좋은 징조다. 청룡의 물은 집안의 나쁜 기운을 백호를 향해 운반해 줄 것이다”라고 서술하고 있다.
 

가쓰라 황실 별장. 집 어디에서나 정원을 볼 수 있다 / 위키미디어
가쓰라 황실 별장. 집 어디에서나 정원을 볼 수 있다 / 위키미디어

에도 시대에는 정원이 집의 일부인 것처럼 만들었는데, 자연경관을 살리는 것도 있었지만, 후지산과 같은 유명한 자연경관, 종교 속의 장면이나 시의 구절을 보여주는 풍경을 인위적으로 만들었다고도 한다.

근대화를 받아들였던 메이지 시대에는 옛 정원에 서양의 아이디어를 접해 개조하는 것이 유행했다가, 쇼와시대로 넘어와서는 산업계와 정치인들이 정원을 만들게 되면서 전통을 접목한 자연주의 정원 스타일이 현재까지 이어지게 됐다.
 

근대 일본정원을 보여주는 교토 도후쿠지의 이끼 정원 / 위키미디어(Hiro2006)
근대 일본정원을 보여주는 교토 도후쿠지의 이끼 정원 / 위키미디어(Hiro2006)
교토 난젠지 정원에 있는 폭포. 물과 이끼가 자연스럽게 어우러진다 / 위키미디어
교토 난젠지 정원에 있는 폭포. 물과 이끼가 자연스럽게 어우러진다 / 위키미디어

특히나 일본 정원은 서양의 정원과 다르게 철학적인데, 정원을 구성하는 물, 바위, 모래 등에 종교적인 상징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이끼 정원으로 유명한 사이호지도 사찰정원 중 하나이며, 유명한 정원은 선원 안에 많은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물은 돌과 함께 불교에서 음과 양을 보완하는 역할을 하는데, 행운을 끌어들이기 쉽다고 믿기 때문이다. 바위, 모래, 자갈은 일본 정원에서 필수적인데, 바위는 지구, 모래나 자갈은 해변이나 흐르는 강을 나타내는데, 앞서 설명한 것처럼 물과의 음양 조화 때문이다. 또한, 징검다리로도 바위를 쓰는데, 크기에 따라 하늘, 땅, 하늘과 땅을 잇는 다리인 인간을 나타낸다.

나무와 꽃은 계절을 나타내거나 연꽃이나 소나무와 같이 신성함과 장수 등을 상징했으며, 이끼는 정원이 오래되었다는 것을 암시하는 역할을 했다고 한다.
 

대만 뉴 타이페이 시의 물방울 기념관에 있는 일본정원 / 위키미디어(lienyuan lee)
대만 뉴 타이페이 시의 물방울 기념관에 있는 일본정원 / 위키미디어(lienyuan lee)
미국 브루클린 식물원의 일본식 힐앤폰 가든. 시오타 다케오 씨가 설계했으며, 미국 식물원에 처음 조성된 정원 중 하나라고 한다 / 위키미디어
미국 브루클린 식물원의 일본식 힐앤폰 가든. 시오타 다케오 씨가 설계했으며, 미국 식물원에 처음 조성된 정원 중 하나라고 한다 / 위키미디어
코스타리카 란케스터 식물원의 일본정원 / 위키미디어(Rquesada)
코스타리카 란케스터 식물원의 일본정원 / 위키미디어(Rquesada)
영화 ‘게이샤의 추억’에 나온 미국 캘리포니아 하코네 가든 / 위키미디어
영화 ‘게이샤의 추억’에 나온 미국 캘리포니아 하코네 가든 / 위키미디어

자연풍경을 그대로 살리는 일본정원은 해외에도 영향을 주어, 대만, 호주, 캐나다, 영국, 미국, 아르헨티나, 오스트리아, 벨기에 등에도 일본식 정원을 만들게 되었다. 1893년 영어권 커뮤니티에 일본정원이 소개되면서 서양 최초의 일본 정원을 만들게 됐으며, 일본의 조경사 시에몬 가츠모토는 200여 개의 영국 정원 개발에 참여했다고 한다.

일본정원은 각국의 식물원이나 동물원, 공원 등에 자리해 사람들의 휴식처나 촬영에도 이용된다. 2005년 개봉한 영화 ‘게이샤의 추억’에는 캘리포니아 사라토가에 있는 하코네 가든이 등장하기도 했다. 각국의 일본정원은 자연의 모습을 그대로 살리면서도, 일본의 문화가 드러나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물속에 꾸미는 정원, 아쿠아스케이빙

이끼 정원을 집 안에도 꾸밀 방법이 있는데, 바로 아쿠아스케이빙(Aquascaping)이다. 쉽게 말하면, 수조를 나무나 수초, 이끼, 돌 등의 자연 재료를 활용해 멋지게 꾸미는 것을 말한다. 수초를 틈새에 직접 심어주거나 접착제로 붙여주어 연출하기도 한다.
 

아쿠아스케이빙 / flickr
아쿠아스케이빙 / flickr

아쿠아스케이빙은 인공적인 요소를 활용해 자연스럽게 꾸미느냐가 중요하다. 물고기가 있는 어항에 예술적인 요소를 더하는 것이다. ‘International Aquascaping Contest’라는 세계 대회까지 존재할 정도로 마니아 층에게 알려진 취미다.

어항이 하나의 풍경화처럼 보일 수 있도록 각 요소의 조화가 중요하며, 어떤 주제를 담고 있는지, 입체적으로 보일 수 있도록 구도를 갖추고 있는지 등을 고려해 평가한다고 한다.
 

아쿠아스케이빙 / pixabay
아쿠아스케이빙 / pixabay

콘테스트는 2000년에 시작돼 지난해 20주년을 맞이했으며, 11개 부문에 700팀 이상이 참가할 정도로, 최초의 아쿠아 스케이프 콘테스트다. 우리나라에서도 2018년부터 한국수경예술학회 주최로 ‘KOREA AQUASCAPING CONTEST’가 열리기도 했다.

‘물멍’이 하나의 트렌드로 떠오르는 요즘, 이왕이면 아쿠아스케이빙처럼 어항을 멋지게 꾸며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액자, 화분으로 집을 이끼로 꾸미다

이끼를 활용한 공예는 이끼 공예, 모스 공예라고도 불리는데 그 형태나 모양은 다양하다. 액자에 넣는다고 하면 자신이 원하는 그림으로 만들 수도 있으며, 화분이라면 동그랗거나 구름처럼 몽글몽글한 형태로 만들 수 있다.
 

스칸디아모스 / pixabay
스칸디아모스 / pixabay
스칸디아모스 화분 / 썸머트리(SUMMERTREE)
인테리어 소품으로 활용할 수 있는 스칸디아모스 화분 / 썸머트리(SUMMERTREE)

공예에 많이 사용되는 이끼는 순록 이끼라고 하는 유럽의 천연이끼인 스칸디아모스다. 그 모양이 순록의 뿔과 닮았기 때문이다. 자연 상태 그대로도 사용하지만, 여러 가지 색을 입혀 화려하게 사용할 수도 있다.

스칸디아모스로 사슴 액자 소품 등을 만드는 WONA_handywon 작가는 “50년 이상 된 북유럽 천연이끼를 가공해 미네랄 색소를 입혔다”고 설명했다.
 

모스 공예 액자 제작과정 / WONA_handywon
모스 공예 액자 제작과정 / WONA_handywon

모스 공예는 아주 어렵지 않아서 DIY 키트 등을 구매해서 만들 수 있다. 제작과정을 보면, 이끼로 만들고 싶은 그림을 밑바탕으로 그려 준 후, 접착제를 발라 조금씩 붙여준다. 분명한 형태가 나올 수 있도록 칼이나 가위 등으로 다듬어주면 된다.

지난해 롯데마트에서 발표한 자료 따르면, 공기 정화에 도움이 되는 관엽식물 판매량은 4월 19.5%, 5월 39.9% 증가했으며, 가전제품 기업에서는 앞다투어 식물재배기를 개발해 선보이고 있다. 이는 집에서 식물을 키우는 데 사람들의 관심이 높아졌으며, 식물이 집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도구가 되었음을 알 수 있다.

플랜테리어쪽 한 관계자는 "본격적으로 반려식물을 키우고 싶지만 금방 시들어버릴까봐 고민이라면, 이끼가 좋은 반려 식물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 평소 식물 키우기에 두려움을 가진 사람들이라면 고려해보는 것도 좋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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